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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5 이벤트 스토리

[도취의 봉사와 도착의 소나티네] 6화~10화

듀오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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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오웬과 훈련이라니 왠지 신선하네요.

오웬: 나는 한다고 한 적 없어. 지루해. 귀찮아. 돌아가고 싶어.

샤일록: 그렇게 말하지 마시고. 알찬 시간을 보내죠.

 

오웬: 너, 왜 즐거워 보이는데?

샤일록: 즐거우니까요. 당신과의 훈련을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했잖아요?

오웬: 훈련을 제대로 못하면 크게 다칠지도 모르는데? 내 기분을 상하게 하면 적들도 뿔뿔이 흩어질 거고.

샤일록: 후후…….

 

오웬: 뭐야, 히죽히죽거리고.

샤일록: 죄송합니다. 오싹해서요. 당신의 차갑고 아름다운 눈동자와 섞인, 마음에도 없는 살의나 적의가 담긴 말……. 굉장히 고혹적이에요. 당신에게만 있는 멋진 개성이 그곳에 있군요.

오웬: 아아, 그래. 뭐든 상관없지만.

샤일록: ……매정하셔라.

 


 

샤일록: 이번에는 저와 봉사 공부를 하도록 하죠.

오웬: 하……? 뭐야, 봉사라니. 그게 훈련이야?

샤일록: 누군가에게, 무언가 다하는 정신을 배우는 훈련이죠. 제가 가게를 깨끗하게 정돈하고 음료나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것처럼.

오웬: 우와, 최악. 내가 끝까지 하고 싶지 않은 일.

 

샤일록: 봉사의 정신은 공생을 위해 필요합니다. 당신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죠?

오웬: 하. 내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네 눈은 옹이구멍이야? 아니면 늙어서 누구랑 이야기하는 것도 모르게 됐다던가.

샤일록: ……오웬.

 

오웬: 뭐야. 나보다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잖아.

샤일록: 몇 백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죠. 그런 식으로 부를 거라면 형님이라고 해주시면 좋겠는데.

오웬: 싫어.

샤일록: 하아……. 정말이지, 곤란한 철부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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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오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와주셨군요.

오웬: 쌍둥이가 시끄럽게 굴었으니까. 저기, 돌아가도 돼?

샤일록: 이제 막 왔는데요?

오웬: 일부러 얼굴만 보이러 온 거야. 그 녀석들의 말은 이미 충분히 들었어. 이 다음에는 적당히 훈련을 했다는 걸로 해둬.

샤일록: ……기다리세요, 오웬.

 

샤일록: 여기에 앉아서 수다라도 떠는 건 어떤가요?

오웬: 싫어. 나, 바빠.

샤일록: ……당신의 그런 무정한 태도도 정말 멋지지만요. 저는 조금 외롭군요.

오웬: 그래서 뭐. 내 마음을 돌리려고?

샤일록: 아뇨, 저의 어리광입니다. 그야, 모처럼 둘이서만 있게 됐는데.

 

오웬: 하하……. 거짓말쟁이. 착한 아이인 척 하지 말고 쌍둥이나 오즈를 부르면 되잖아. 너희들은 그렇게 해서 우리들을 조종하지. 평소의 행동이 어떻다고 말하면서.

샤일록: 당신이 싫다고 한다면 무리하게 시키지는 않습니다. 저는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가는 서쪽의 마법사……. 당신과 마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것만은 용서해 주세요.

오웬: …….

 


 

샤일록: 우선은 현자님에게 배운 '메이드 봉사' 를 해보도록 하죠.

오웬: 메이드? 왜?

샤일록: 현자님의 세계에서는 인기인 봉사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조금 특별한 봉사를 한다고……. 이 메모를 봐주세요.

오웬: ……?

 

오웬: 오리지널 칵테일을 만든다. 오믈렛에 토마토 소스로 낙서……. 저기, '체키' 가 뭐야?

샤일록: 손바닥 사이즈의 그림같은 거라고 하더군요. 거기에 사인을 한다던가 낙서를 한다던가.

오웬: 낙서는 좋네. 그런게 봉사라니, 현자님의 세계는 이상해.

 

샤일록: 한마디로 말하자면 봉사라고 해도 취미 취향에 맞게 다양합니다. 현자님의 세계에도 여러가지 취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 방문하셨다고.

오웬: 흐응……. 뭐, 됐어. 낙서라면 해줄 수 있는 기분이 됐으니까.

샤일록: 근사하군요. 그 상태로 가도록 하죠, 오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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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이 빨갛고 걸쭉한 거랑 초콜릿 리큐어. 그리고 이 크런치도.

샤일록: 알겠습니다. 재료는 이게 전부인가요?

오웬: 뭐, 일단은. 이걸 섞으면 되는 거잖아?

샤일록: 아아, 기다리세요.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거든요. 베리 무스는 마지막에 플로트로 하죠. 우선은 우유와 초콜릿 리큐어를 섞어서…….

 

샤일록: 네, 잘하고 계십니다. 스푼에 천천히 부어서……. 아아, 완성됐군요. 오웬의 오리지널 칵테일.

오웬: 헤에. 술이란 건 생각보다 쉽게 만들 수 있구나.

샤일록: 가게 주인에게 맡기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선택해서 만드는 것도 재밌죠?

오웬: 잘했어?

샤일록: 네, 엄청요. 부디 마셔주세요.

 

오웬: 후후……. 맛있어.

샤일록: 그거 다행이군요. 이름은 뭘로 하시겠나요?

오웬: 이름?

샤일록: 이 칵테일의 이름입니다. 당신이 재료를 선택해서 만들어낸 것이니, 이름을 지어주세요.

오웬: 뭐든지 좋지만, 그렇네…….

 


 

샤일록: 아아, 안돼. 슬슬 정말로 훈련을 시작하지 않으면 …….

오웬: 이대로 느긋하게 있으면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샤일록: 아쉽지만 그렇게 둘 수는 없어서요.

오웬: 같이 혼나줄까? 샤일록 선생님.

샤일록: 후후,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의 역할의 명예가 훼손되어서요. 수다도 떨고 술도 마셨으니 우선 출발해볼까요.

 

오웬: 저게 적이야? 기다리다가 많이 지쳤나본데. 내가 처리하는게 빨라. 너는 물러서있어.

샤일록: 아뇨……. 제가 유도해드리죠.

오웬: 하?

샤일록: 매료의 마법은 특기라서요. 달콤한 꿈으로 포장하는 동안 보내주시길.

 

오웬: ……그게 더 빠르다고? 칵테일의 이름도 정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샤일록: 네, 맞습니다. 중요한 것이니까요.

오웬: 하하……. 뭐, 그렇네. 나는 아직 술을 더 마시고 싶은 기분이니까.

샤일록: 기우군요. 그러면 갈까요. '인비벨'

오웬: '쿠아레 모리토'

 


 

오웬: 자, 오믈렛 완성. 

샤일록: 이건……. 토마토 소스에 덮여서 새빨간 덩어리가 되었군요.

오웬: 글자도 써져있어. 가운데에 초콜릿 소스로 '네가 싫어' 라고. 저주의 글자가 써져있는 것 같지?

샤일록: 개성있는 마무리네요. 하지만 이렇게 보면 마치 신선한 고깃덩어리…….

오웬: 아아……. 뭐랑 닮았나 싶었더니. 하하, 역겹네.

 

샤일록: 저의 오믈렛은 이쪽입니다. 소스로 고향의 풍경을 재현해 봤어요.

오웬: 풍경화!?

샤일록: 포도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답죠?

오웬: 아니, 너무 리얼하잖아! 내 고깃덩어리도 리얼하지만……. 이게 낙서야?

샤일록: 아마도요. 대충 그렸으니까.

 

샤일록: 이 오믈렛……. 모처럼이니 현자님에게 맛을 봐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오웬: 좋네. 먹으면 혀가 저리는 마법도 걸어놓을까.

샤일록: 그 전에, 메이드 봉사에서는 요리의 마무리에 주문을 말한다고 합니다.

오웬: 아아, 메모에 써져있던 거. 잘 모르겠지만, 그 주문을 말하면 되는 거야?

샤일록: 네. 하나 둘…….

샤일록 / 오웬: 맛있어져라, 모에모에큥!

 

 


6화 

샤일록: 다칠 예정은 없네요. 라운지 영업이 곧이라서요.

 

오웬: ……너 말이야. 정말로 나를 카페 바에서 일하게 할 셈?

 

샤일록: 네. 당신은 분명 잘 맞을 거예요. 당신은 자주 심술을 부리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파고드는 말을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람을 보고 있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얼마 전에도 조금 이야기했지만, 당신과 저는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서요.

 

오웬: 하? 어디가.

 

샤일록: 서로 개인주의적인 부분이. 오웬 뿐만이 아니라 북쪽의 마법사들은 모두 강인함 때문에 고고한 존재지만요. 당신의 치밀한 태도에서는 특히 미학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타인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좋아한다. 대화하는 방식은 개성적이지만.

 

오웬: …….

 

샤일록: 저는 사람이나 주위의 경치가 완전히 달라져도 혼자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윽고 가게를 열고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었죠. 혼자서도 살 수 있지만 사람을 좋아해요. 자신 이외의 누군가와 말을 주고 받는 일도.

 

오웬: 어이가 없어서……. 몰려다니고 싶어하는 건 약한 녀석이 하는 거잖아. 나는 너희들과는 달라. 내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괴롭히고 슬픈 얼굴을 보는 것이 재밌어서야. 두려움과 실의와 악의가 나에게 힘이 돼. 개미를 밟듯이 마음을 좀먹고 쓸모없게 만드는 것은 기분이 좋으니까.

 

샤일록: 그런 생각도 당신답고 멋지군요. 당신밖에 없는 당신만의 감성이 거기에 있어. 그래서 당신도 저를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주 조금만이라도.

 

오웬: 나는 너에게 호감을 사고 싶지 않아. 나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안 드는데.

 

샤일록: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원래부터 좋아해서요. 당신처럼 변덕스럽고 손이 많이 가는 분은.

 

오웬: ……나를 쫓아낸 주제에?

 

샤일록: 죄송합니다. 뭐, 가끔은 고집을 부리고 싶어져서요. 다름이 아니라 저만의 미의식……. 긍지를 위해서.

 

오웬: …….

 

샤일록: 리큐어를 손에 넣으면 다시 한 번 당신에게 그 칵테일을 대접하도록 하죠. 그리고 화해를 해요.

 

오웬: 화해……. 하하…… 뭐야. 나이도 많으면서 어린애같은 말투.

 

샤일록: 사랑스럽나요?

 

오웬: 시끄러워. 너, 나보다 연상이잖아. 그것보다 초콜릿 음료는?

 

샤일록: 그랬었죠. 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마르죠. 깔끔한 것으로 하시겠나요?

 

오웬: 단 게 좋아. 목에 걸릴 정도로 무겁고 걸쭉한 거.

 

샤일록: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마중이 오기 전에 서둘러 만들어드리죠.

 

오웬: 흥…….

 

오웬: 서쪽의 녀석들은 이상한 것들 뿐이고, 엮이면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너와는, 또 얘기할 수 있을지도.

 

샤일록: 그거 다행이군요. 화해할 예정은 맡아주시겠나요?

 

오웬: ……뭐, 좋아. 이번만큼은 어울려줄게.

 

 

 

 

 

 

 

 

 

 

오즈: ……시간이 됐다. '복스노크'

 

샤일록: 이런. 벌써 30분이 지났나요?

 

오웬: 콜록콜록! 한번에 마셨더니 숨 막혀…….

 

미틸: 샤일록 씨, 오웬 씨!

 

둘 다 어서오세요……!

 

눈부신 빛에 휩싸여 돌아온 두 사람은 맥이 빠질 정도로 서로 정신이 없는 분위기였다. 일단 싸운 기색은 없는 것 같아.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오즈: 살아있군.

 

샤일록: 네, 보다시피. 마중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래서, 그……. 화해는 했나요?

 

샤일록: 아직입니다만 예정은 잡아뒀습니다. 라운지에도 와주기로 했어요. 그렇죠, 오웬?

 

오웬: 뭐, 나는 앉아만 있으면 된다 했고. 콜록…….

 

매서운 기색은 어느 정도 희미해져 그들다운 여유와 침착함을 되찾고 있다. 낯서 ㄴ사람들끼리 식사를 둘러싼 뒤처럼 서로만 아는 것을 공유하는 듯한 분위기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나는 상상이 안가지만.)

 

자세히 묻는 것도 멋이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내가 느낀 변화는 아마도 좋은 쪽 같았으니까.

 

 

 

 

 

 

 

분주하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드디어 영업 당일. 라운지에 도착하자 샤일록의 오랜 팬이라는 오너가 함박웃음으로 맞이해줬다.

 

오너: 샤일록. 잘 와줬어……! 어젯밤은 기대하느라 잠도 못잤어.

 

샤일록: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테리어도 말씀드린 대로 아름답게 다듬어 주시고.

 

오너: 너를 위한 거야. 오늘은 기대하고 있을게!

 

샤일록: 네. 당신도 꼭 즐겨주세요. 바로 오늘 라운지의 멤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자 아키라예요.

 

사크리피키움: …….

 

미틸: 미틸이에요. 안녕하세요!

 

오즈: 오즈다.

 

오너: 아아, 잘 부탁해…… 라니. 오즈!? 설마 그 오즈인가!? 아니, 이 위엄……. 분명 맞아!

 

샤일록: 참고로 미틸은 치렛타의 아들입니다. 저의 바에서 만난 적이 있죠?

 

오너: 뭐라고!? 대마녀 치렛타의 아들에,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마법사, 다른 세계에서 오신 현자님까지……. 아싸아싸! 오늘은 우리 라운지에 남는 역사적인 하루가 될 수도 있어! 그런데 샤일록. 저쪽에 있는 그는?

 

오웬: 크림 케이크, 초콜릿, 마카롱에 과일……. 흥, 뭐 그냥 그렇네.

 

샤일록: 실례합니다. 소개가 늦었네요. 그는 오웬. 이미 오늘의 배역에 들어갔습니다.

 

오너: 오웬……!? 설마 오웬까지 이 라운지에!? 그 무서운 북쪽의 마법사…….

 

오웬: 그런데?

 

오너: 히이잇! 이럴 수가! 그, 그래서? 이 훌륭한 멤버로 오늘은 도대체 어떤 테마를……!? 너희들의 분장으로 예상하면 하인처럼 보이지만…….


7화

 

샤일록: 그냥 하인이 아닙니다. 다름 아닌 현자님께 조언을 받아서요. 그렇죠?

 

네, 네! 이번 테마는…….

 

 

 

 

 

 

샤일록: 과연……. 현자님의 세계에서는 하녀로 분장해 접객을 하는 것이 인기였다고.

 

딱 생각나는 건 역시 그거예요. 메이드 씨가 오믈렛에 소스로 그림을 그리거나 요리가 맛있어지는 주문을 함께 부르거나 하거든요. 제 지식도 편중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샤일록: 아뇨, 흥미롭군요. 저는 봉사계이기 때문에 그런 컨셉이 더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약간 신선미가 떨어지네요.

 

그렇죠……. 이 세계에서는 하인에세 보살핌을 받는 것은 그렇게 드물지도 않고, 마법사도 진짜이니 주문도 있고. 그리고 역시 오웬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으음…….

 

샤일록: ……그러면 이렇게하는 건 어떨까요?

 

 

 

 

 

내 눈짓을 받은 샤일록이 흐르듯 눈을 감고 여유롭게 열린다. 나른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눈동자는 여느 때의 그와는 조금 다르다.

 

샤일록: 오늘은 왠지 기분이 안 나는군요. 제가 봉사하기를 원한다면, 주인님께서 봉사할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세요.

 

오너: 오오……!

 

……이런 느낌의, '제멋대로에다가 변덕스러운 하인' 이에요!

 

오너: 좋아! 엄청나게 좋습니다! 아름다운 하인의 엉덩이에 깔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는 법이니까.

 

오즈: 있나……?

 

미틸: 있을까요……?

 

오웬: 아……. 크림을 바닥에 흘렸어. 뭐, 됐나. 마법으로 청소할 생각도 안 드니 그냥 둘래.

 

오너: 변덕스러워……. 그렇게 질질 흘렸으면서 그대로 두다니…….

 

오즈: 오웬…….

 

오웬: 우물우물……. 냠냠…….

 

오즈: 오웬. 옷에 크림이 묻었다.

 

오웬: 그래서? 나는 내 마음대로 있어도 된다는 이야기였잖아.

 

미틸: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가게가 크림투성이가 되어 버려요. 아, 또 흘렸어!

 

오즈: ……이 상태로 괜찮은 것인가.

 

샤일록: 걱정하지 마세요.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는 분이니까요. 무엇보다 이곳은 첫눈에 반하는 라운지.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나름의 대접이 필요하죠. 개성적인 언동이나 태도도 반드시 기뻐할 것이고…….

 

그때, 문 너머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오늘은 샤일록이 출점하고 있네? 

 

???: 어떤 테마의 가게일까? 아아, 못 기다리겠어……!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문 너머로 전해진다. 개점 시간이 다가오면서 로비에 손님들이 찾아온 것 같다. 각자가 자리를 잡고 미틸이 문을 열어준다. 사쿠 쨩도 카운터 끝의 의자 위에서 얌전하게 둥글게 앉아있다.

 

미틸: 에, 엣헴. 여러분, '첫눈에 반한 라운지' 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이기적이고 변덕스러운 하인들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그들의 눈길을 끄는 행동을 꼭 즐겨주세요!

 

샤일록: 이런……. 주인님. 벌써 돌아오신 건가요?

 

플로어의 웅성거림을 모르는 척하며 느긋한 목소리가 닿는다. 카운터석에 걸터앉아 고개를 들고 파이프를 부는 샤일록이 달콤하게 웃었다.

 

샤일록: 조금 더 천천히 오셔도 됐는데.

 

검은 옷의 손님: 아아~~!! 그런 느낌인가……!

 

머리가 긴 손님: 엄청 매력적이고 나른한 느낌……! 아아, 두근두근거려!

 

샤일록: 후후,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 자리로 안내해드리죠.

 

손님들: 고마워~!

 

미틸: 그쪽 아가씨는 이쪽으로!

 

도련님은 이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머리가 긴 손님: 네에! ……와앗!

 

오즈: …….

 

머리가 긴 손님: 미안해요. 너무 기대돼서 뛰다가 부딪혀서……. 경비원? 아니, 그 복장은 여기 점원……?

 

오즈: 경호원이다. 빨리 자리에 앉도록.

 

차례차례 찾아오는 손님은 베넷의 술집 단골손님과 오너의 지인, 라운지의 팬 등 다양했다. 층이 북적이는 가운데 중앙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는 오웬이 가까운 자리의 부부에게 말을 건다.

 

오웬: 너, 그 봉투는 선물이야? 테이블 위에 있는 과자라도 넣는 게 어때.

 

드레스의 부인: 아, 잠깐…….

 

정장의 신사: 아아! 봉투가……!

 

샤일록: 오웬. 너가 아니라 사모님이요. 게다가 포장을 열 때는 적어도 열어도 괜찮냐고 한마디 정도는 여쭤봐야 합니다.

 

소파 등에 몸을 기댄 샤일록이 식판에 있는 과일을 포크에 꽂았다. 아, 하고 입을 연 오웬의 앞에서 쭉 포크를 넣는다.

 

샤일록: 예의 바르게 할 수 있겠나요? 그러면 과일에 크림을 듬뿍 뿌려드리죠.

 

오웬: 명령은 안 받을 거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해.

 

샤일록: 그걸로 됐습니다. 당신답게 특등석에 군림하여 가게의 분위기를 띄워주세요. 단, 고객의 호칭만은 잊지 않도록.

 

오웬: 네네.

 

오웬이 귀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샤일록은 과일을 풍성한 크림에 집어넣는다. 높은 곳에 있는 아기새처럼 입만 연 오웬이 그것을 받아먹었다.

 

오웬: 냠.

 

샤일록: 착하네요.

 

히죽히죽 미소지은 샤일록이 오웬의 입가에 남은 크림을 손끝으로 닦는다.

 

샤일록: 주인님, 저희 가게의 간판 고양이는 기분파라서 가끔 날뛰기도 한답니다. 손이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8화 

 

오웬: 저기, 그것도 줘.

 

오웬이 샤일록의 손을 끌어당긴다. 손가락에 남은 크림을 날름날름 핥아먹었다.

 

샤일록: 자. 이렇게 먹히고 싶지 않다면.

 

모자를 쏜 손님: 좀 좋을지도…….

 

목걸이를 한 손님: 응, 좋아…….

 

라운지 전체가 숨을 삼키고 물드는 기색이 역력하다. 거기에 딱 울리는 소리가 났다.

 

미틸: 저건…….

 

카운터 안쪽에서 지켜보는 오너 옆에 앤티크한 사이폰 메이커 같은 것이 보인다. 거기서 유리병 받침으로 붉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저것이 그 마도구……?

 

오즈: 그런 것 같군. 저 물방울이 리큐어의 원료다.

 

오웬: 흐응……. 심심하지만 이렇게 마음대로 있으면서 꿀이 고이는 건 나쁘지 않네. 빨리 저 병을 달콤한 꿀로 채우자고.

 

샤일록: 네, 잘 부탁드립니다.

 

검은 옷의 손님: 저기, 샤일록. 손이 비었다면 술 한 잔 더 따라줄 수 있을까?

 

샤일록: 그렇네요……. 공교롭게도 지금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럴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검은 옷의 손님: 예를 들면……?

 

샤일록: 달콤하게 애태워주세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가 따른 술을 마시고 싶다고……. 당신의 말로, 말해주세요.

 

검은 옷의 손님: 말할래. 말할게 무조건! 내 말로 절대로 돌아서게 할 거야!

 

머리가 긴 손님: 샤일록, 최고! 사랑해~!

 

샤일록: 저도요, 아가씨. 그리고 저는 떪은 와인과 소금기가 있는 견과류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싶은 기분입니다만.

 

머리가 긴 손님: 가지고 올게~!

 

저기 테이블, 분위기 좋네.

 

금발의 손님: 어라, 현자님이신가? 그쪽은 미틸 쨩이지.

 

짧은 머리의 손님: 베넷의 술집에서 몇 번 봤어. 이번에는 이쪽에 있어도 될까?

 

물론이에요. 저희는 바가 아니라 카페 담당이지만.

 

미틸: 즐기실 수 있도록 열심히 서비스 해드릴테니 느긋하게 있어주세요!

 

금발의 손님: 그러면 너도 주제에 따른 접객을 해주는 거지?

 

짧은 머리의 손님:  좋네. 꼭 보고 싶어!

 

미틸: 에? 에……. 이기적이고 변덕스러운……. ……모, 몰라요. 저에게 명령하지 말아주시겠어요?

 

미틸: 와아, 죄송해요!

 

손님들: ……귀, 귀여워~!

 

금발의 손님: 더 보고 싶어! 더 해줘!

 

짧은 머리의 손님: 저기, 현자님도!

 

아키라 / 미틸: 에에……!?

 

귀걸이를 한 손님: 여어. 네가 오웬이라면서? 샤일록이랑 무슨 사이야? 멋진 의상이네. 그 케이크 맛있어?

 

오웬: 시끄러워. 편하게 말 걸지 마.

 

귀걸이를 한 손님: 뭐, 뭐라고……!?

 

오웬: 말 걸지 말라고. 그래도 그 잔은 받아줄게. 자, 건배.

 

귀걸이를 한 손님: 멋대로 내 음료를 마시고 있어……. 이런 횡포! 심쿵.

 

샤일록: 죄송합니다. 장난꾸러기라서. 한 잔 더 만들어 드리죠. 다 마신 것은 당신이니까, 대신 레시피를 생각해 줄 수 있을까요?

 

오웬: 그러면 쇼콜라 리큐어에 녹인 마시멜로를 넣는 건 어때? 크림이랑 꿀이랑 카라멜도 잔뜩. 토핑도 잔뜩.

 

귀걸이를 한 손님: 뭐야, 그 넣는 것밖에 없는 칵테일은!? 그런 달짝지근한 거, 속이 더부룩해서…….

 

오웬: 마시는 건 나야. 너는 그 빈 잔에 물이라도 타달라고 하지?

 

귀걸이를 한 손님: ……! 너, 전혀 봉사할 생각이 없구나! 정말로! 진심으로! 그게 나쁘지는 않지만!

 

오즈: …….

 

센 얼굴의 손님: 무슨……. 카운터 옆에 서있는 점원은 혹시 마왕 오즈가 아닌지……? 

 

붉은 머리의 손님: 경호원이라고 했으니까 아마 그렇겠지. 역시 샤일록. 발이 넓어……. 오즈에게 접객을 받다니, 앞으로 평생의 자랑이 될 거야. 너, 말 좀 걸고 와 봐.

 

센 얼굴의 손님: 왜 나!? 네가 먼저 가.

 

붉은 머리의 손님: 아니, 너 먼저…….

 

넓은 층은 거의 만석인 대상황이었다. 샤일록은 물론 오웬의 거친 태도도 고객들에게 반기고 있다. 하지만…….

 

미틸: 꿀이 쌓이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네요.

 

오웬: 뭐야 이 녀석들. 꺄르르 떠드는 것에 비해 저것밖에 안돼?

 

으음……. 손님들도 오웬의 접객하지 않는 태도에 익숙해진 걸지도 몰라요. 뭐든지 신선할 때가 제일 떨리잖아요.

 

오웬: 그게 뭐야. 어이, 너. 좋아하는 척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몸집이 큰 남자: 그, 그런 건…….

 

오웬, 안 돼요! 손님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면……!

 

오웬: 내가 뭐 때문에 여기에 있는 줄 알아. 꿀이 안 고이면 이 녀석들이 무슨 상관이야. 죽기 싫으면 두근두근 거리라고.

 

아…….

 

오웬이 손님을 흔든 찰나에 딸랑딸랑 소리가 나면서 도자기 티세트가 바닥에 떨어졌다. 찬물을 끼얹는 듯 라운지의 공기가 휙 얼어붙는다.

 

오즈: ……오웬, 손을 놔라.

 

오웬: 싫어.

 

오즈: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 소파에 누워만 있는 거라면 죽어도 상관은 없겠지.

 

오웬: 하하……. 뭐라는 거야.

 

어깨를 들썩이는 오웬이 오즈를 돌아보자 싸늘한 바람이 살갗을 어루어만졌다. 눈가를 어른거리는 것은 눈 알갱이. 오웬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듯 나타난 눈보라가 라운지로 번져간다.


9화 

 

샤일록: 오웬…….

 

손님과 담소를 나누던 샤일록이 앞치마를 휘날리며 카운터 밖으로 찾아온다. 사쿠 쨩도 이쪽으로 달려왔다. 서서히 땀이 흐르는 손으로 미틸이 나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미틸: 현자님, 이쪽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지켜드릴게요.

 

미틸…….

 

오즈: ……역시 이 남자에게 접객따위는 무모했다. 샤일록, 선택해라. 라운지의 손님을 죽게 둘 건지, 내가 오웬을 죽이게 둘 건지.

 

샤일록: 그건……. 둘 다 별로 아름답지는 않네요.

 

귀걸이를 한 손님: 마, 맞아! 너희들, 지나치다고!

 

모자를 쓴 손님: 이 라운지는 오늘 샤일록의 가게야. 날뛰고 물건을 부수는 흉내는…….

 

오웬: '쿠아레 모리토'

 

샤일록: 오웬!

 

샤일록의 목소리를 가르듯 테이블 위에 있던 포크가 날카롭게 허공을 갈랐다. 소리를 지른 손님의 뺨을 스치고 벽에 꽂힌다.

 

오웬: 그렇게 이 가게를 좋아한다면 여기를 너의 무덤으로 만들어줄까? 정말 좋아하는 샤일록의 눈앞에서……. 응? 주인님.

 

차가운 시선을 받은 손님들은 덜덜 떨며 자신의 어깨를 껴안았다. 공포마저 흥분으로 돌리는 서쪽의 마법사답게 볼을 붉히며.

 

귀걸이를 한 손님: 무, 무서워…….

 

모자를 쓴 손님: 죽을 거야……!

 

그때, 딱 소리가 나더니 마도구에서 몇 방울의 꿀이 쏟아졌다. 붉게 고인 수면에 녹아드는 것은 진한 와인같은 색.

 

보랏빛 꿀……?

 

오너: 무슨 일이지? 이런 색의 꿀은 본 적이 없는데!?

 

파랗게 질려 있던 오너가 꿀의 일부를 숟가락으로 건져 올렸다. 손등에 한 방울 떨어뜨려 입을 댄다.

 

오너: 이건……! 마, 맛있어! 너희도 먹어봐!

 

에!? 아, 네. 꿀꺽…….

 

미틸: ……! 맛있다!

 

오너: 아아! 감칠 맛과 깊은 맛.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진한 꿀맛을 절묘하게 돋보이게 해. 그야말로 위험한 사랑의 맛 같은…….

 

위험한 사랑의 맛. 그 말에 라운지의 손님들이 얼굴을 마주본다.

 

(즉, 공포의 두근두근거림의 효과……!?)

 

오웬: …….

 

갑자기 오웬이 손을 내렸다. 그가 놀리듯 라운지를 바라보자 손님들이 몸을 움츠린다. 꿀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곱슬곱슬한 손님: 아, 아, 용서해줘…….

 

오웬: 뭐를. 너…… 내 트렁크의 안을 보고 싶어?

 

곱슬곱슬한 손님: 트렁크……?

 

오웬: 맞아. 내 강아지가 살고 있거든. 지옥의 파수견 케르베로스가 말이야. ……자.

 

곱슬곱슬한 손님: 히익! 지, 진짜다……!

 

오웬: 아하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바닥을 기다니, 꼴불견. ……후후. 불쌍한 마님께 서비스 해줄게.

 

곱슬곱슬한 손님: 아, 커피……. 식었지만…….

 

오웬: 내 커피를 못 마시겠다고?

 

곱슬곱슬한 손님: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감사합니다…….

 

주위의 손님: 뭐야 이 기분……. 공포와 고양과 혼란에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어!

 

주위의 손님: 그의 악의나 살의는 진짜인데, 그게 또 견딜 수가 없어……!

 

보랏빛 꿀이 차례차례 병에 떨어진다. 서서히 라운지의 균형이 돌아올 기미가 보였다.

 

오웬: 뭐야. 이게 더 쉽잖아. 진작에 이렇게 할 걸.

 

샤일록: ……오웬. 최상의 꿀을 얻기 위해서는 당신과 고객 모두 필요합니다. 주는 것이라면 즐길 수 있는 범위의 공포뿐. 과도한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금물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당신이 만들어낸 깊고 감미로운 꿀이 쓰고 검고 탁해져 버릴 것입니다. 부디 신경써주시길.

 

오웬: 흥…….

 

샤일록: 할 수 있겠죠? 당신은 제가 할 수 없는 것을 많이 할 수 있는 고명한 마법사니까.

 

오웬: 글쎄. 이 녀석들 하기 나름인 것 같은데.

 

오웬은 코를 킁킁거리며 다시 소파에 걸터앉았다.

 

오웬: 너희들, 좀 더 두근거려. 흥분하고 고양하라고. 내 꿀을 위해서.

 

공갈!?

 

오웬: 자, 오즈도 지팡이 치워. 나는 손님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어. 그런데 아직도 나를 죽일 셈?

 

오즈: ……변덕스러운 남자다.

 

샤일록: 오즈, 감사합니다. 큰일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게다가 드디어 오웬이 분위기에 타고 온 것 같네요.

 

샤일록……. 혹시 이게 의도였나요?

 

샤일록: 확신은 없었지만 어쩌면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양이나 흥분이라고 한마디로 말해도, 전혀 다른 맛이 생기는게 아닐까 하고……. 칼날은 예리할수록 아름답다. 위험과 매력은 한끝 차이니까요.

 

샤일록의 시선 앞에서 한 명 한 명 손님들이 오웬에게 다가간다. 사자의 꼬리를 밟듯 두려움과 흥분에 가슴을 뛰게 한다.

 

샤일록: 혀로, 시선으로, 손끝으로, 마법으로 ……. 능수능란하게 뿜어져 나오는 오웬의 매력은 달콤한 독을 마신 하룻밤의 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쓴 맛만 있으면 균형이 잡히지 않겠네요.

 

오웬의 접객에 들끓는 객석을 곁눈질하며 샤일록은 다시 플로어로 향한다. 오즈도 지팡이를 제자리로 든 채 다시 돌아왔꼬, 미틸과 나에게도 주문이 모였다. 숨을 돌린 듯 라운지가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다. 달콤하게 녹은 샤일록의 행동과 오웬이 베푸는 수상하게 위험한 자극이 섞여…… 사탕과 채찍이 빚어내는 듯한 함성과 비명에 휩싸이면서.


10화

 

샤일록: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부디 조심히 돌아가시길.

 

아키라 / 미틸: 감사합니다!

 

오즈: ……무사히 끝났군.

 

네…….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마지막 손님을 내보내고 영업은 상황리에 무사히 종료했다. 병은 꿀로 가득 차있었다. 짙고 아름다운 붉은색과 보라색이 뒤섞여 넘쳐흐른다.

 

오너: 근사하군……! 이렇게 깊고 아름다운 빛깔도, 향기로운 꿀도 지금까지 없었어. 이걸로 만드는 리큐어는 틀림없이 최고의 걸작이 될 거야! 최고의 하루를 줘서 고마워!

 

자랑스러운 얼굴로 오너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악수를 청했다. 샤일록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말을 이어간다.

 

오너: 샤일록도 고마워……. 예전에도 한 번 출점을 해줬었는데, 두 번째 또 해줄까 불안했거든. 역할놀이는 좋아해도 영업이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잖아? 사람도, 너 자신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너니까.

 

샤일록: ……확실히 평소에는 치장하지 않고, 신경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위해서 가게를 경영하고 있습니다만 저도 서쪽의 마법사. 아름답고 세련된 욕망과 자극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매우 즐거웠어요.

 

그렇게 말하고 샤일록은 웃었다. 대화에는 들어가지 않고 소파에 앉은 채로 지루하다는 듯이 손끝을 만지작거리는 오웬에게 말을 건다.

 

샤일록: 오웬도 수고했습니다. 당신 덕분에 고객들이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특별한 고양을 맛보게 되었어요.

 

오웬: 그래……. 그리고? 특상의 꿀도 충분히 구했고 손님도 바보처럼 기뻐했어. 말할 것도 없이 나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샤일록: ……그렇네요. 물론, 말씀드린 대로.

 

 

 

 

 

 

 

 

 

 

다음 날, 샤일록의 바는 평소보다 더 붐볐다.

 

클로에: 기대된다~! 최고의 꿀 리큐어로 만든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니!

 

라스티카: 현자님과 미틸은 꿀 맛을 이미 맛보셨죠?

 

무르: 어땠어? 맛있었어? 구체적으로 어떤 맛이 났어?

 

그렇네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틸: 위험한 사랑의 맛?

 

리케: 미틸은 사랑의 맛을 알고 있나요?

 

샤일록: 후후, 리케도 먹어보면 알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화제에 꽃을 피우는 가운데 꽃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옅은 색의 유리에 그려진 보라색 꽃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 꽃병, 새로 들인 건가요? 세련되고 멋있어요.

 

샤일록: 네. 저기 모퉁이가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꽃병을 찾았습니다. ……사실, 아주 조금 그림의 떡이었기 때문에.

 

에?

 

북적이는 바 안에서 샤일록의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목소리를 낮춘다.

 

샤일록: 오웬이 하던 말입니다. 가게나 꽃병이 망가져서 제가 삐져있다고. 마음에 드는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고집을 부리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꽃병은 돌아오지 않아도 리큐어 정도는 졸라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어린아이처럼 행동했군요.

 

샤일록이 희미하게 웃으며 수줍은 듯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샤일록: 하지만 부상의 공명이랄까요. 덕분에 그와 마주할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군요. 저도 그도 정면을 향해 마음을 고백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오웬: 뭘 소곤소곤거리는 거야?

 

아……. 오웬.

 

바의 입구에 소리없이 나타난 오웬이 모자를 살짝 누른다. 영업시간에 그가 찾아온 것은 출입금지 선언을 받은 이후로 처음이다. 모두의 시선이 오웬에게 쏠리는 가운데 샤일록은 싱긋 웃었다.

 

샤일록: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웬: 그 리큐어, 도착했잖아. 누구보다도 먼저 나한테 내야지.

 

샤일록: 네. 이것만은 양보할 수밖에 없군요.

 

오웬은 오늘도 카운터석 끝에 걸터앉았다.

 

오웬: 엄청 진하게 해줘, 주인님.

 

샤일록: 어쩔 수 없는 도련님이군요. 예의바르게 기다려 주세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는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온도와 아늑함이 있다. 친숙한 사람 같은 분위기를 담고 있어도 바를 나오면 두 사람은 다시 타인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또 변덕스럽게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마치 가끔씩 나타나는 따르지 않는 고양이와 낯익은 주인이 나누는 엇갈린 인사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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