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해 모양이 나쁜 호박이나 너무 익어버린 호박 등, 랜턴의 재료가 될 것 같은 것들이 순식간에 모여간다.
히스클리프: 우선은 칼로 안을 빼는 거죠?
네. 이렇게 호박을 뒤집어서…….
양손으로 작은 호박을 손에 들고 칼로 바닥을 자른다.
네로: 호박은 껍질이 단단하니까, 힘을 넣을 때는 조심해.
네, 네.
무사히 호박의 바닥을 잘라 마을 사람에게 빌린 숟가락으로 내용물을 파낸다.
내용물을 전부 꺼내고, 다음에는 껍질을 조각해서…….
호박에 얼굴의 형태를 미리 초안해 그것을 따라가면서 칼을 넣어간다.
(실제로 해보니 상당히 어렵네…….)
히스클리프: 현자님. 위험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이런 건 특기거든요.
아……. 고마워요. 와아, 손재주 좋다!
히스클리프는 나의 호박을 손에 들고 손쉽게 칼로 얼굴 모양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호박 랜턴이 완성되었다.
마을의 사람: 오오! 꽤 귀엽잖아.
마을의 사람: 이거라면 누구든지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샤일록: 아무런 특징도 없는 호박에 조금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바뀌는군요.
마지막으로 호박 안에 불을 넣으면 훌륭한 랜턴이 돼요. 저의 세계에서는 잭 오 랜턴이라고 불렸어요.
카인: 왠지 멋진 이름인데!
시노: 아아, 강해보여.
네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거야……?
히스클리프: 이거라면 얼굴 형태 말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네. 안에 촛불을 켤 수 있다면 어떤 디자인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클로에: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거야? 재밌다!
클로에! 의상은 전부 끝났나요?
클로에: 응! 무사히 끝나고 모두 옷을 갈아입었어. 채소로 랜턴을 만들고 있는거지? 아까 마을 사람들에게 현자님의 제안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즐거워 보여! 나도 만들어보고 싶어!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물론이에요!
각각 모두 좋아하는 호박을 골라 조속히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마을의 아이들은 호박에 얼굴의 초안을 그리거나 내용물을 빼는 것을 담당하고 어른들은 칼로 조각하는 것을 담당한다. 꾸준한 수작업이었지만, 모두 공작의 시간처럼 랜턴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네로: ……뭐, 이 정도인가. 작은 것은 번거롭네.
카인: 역시 네로는 평소에도 요리하고 있으니까 굉장히 손쉽게 하네.
네로: 하하,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굉장하다는 건 저런거지.
클로에: 히스의 랜턴, 굉장해……! 이거, 성이지!?
샤일록: 훌륭하군요. 이건 이제 예술입니다. 이렇게 치밀하게 성을 잘라낼 수 있다니.
히스클리프: 그만 열중해 버려서……. 간단한 작업이지만 굉장히 즐겁네요.
시노: 좋아, 다 됐다. 현자, 이것 좀 봐.
와아, 귀여운 얼굴이네요! 조금 멍 때리는 것 같은 분위기가…….
시노: 이건 너의 얼굴이야.
에, 저요!?
시노: 닮았잖아. 그렇지, 파우스트.
파우스트: 훗…….
(웃고 있어……!)
오즈: …….
오즈도 모두와 교제하며 묵묵히 호박에 구멍을 뚫고 있다. 그 완성은 꽤 귀여운 모양이었다.
오즈, 손재주가 좋네요. 이 입의 형태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요.
오즈: ……옛날에 아서에게 가면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다. 멋있는 걸 원한다고 해서……. 이 입의 형태를 가장 기뻐했었지.
마을의 아이: 엄마, 이것 좀 봐!
마을의 사람: 어머, 잘했네.
마을의 사람: 저기, 나랑 같은 모양의 랜턴으로 하지 않을래?
마을의 사람: 좋네! 어떤 모양으로?
잘해도 잘하지 못해도 모두 즐거워보인다. 두근두근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것을 맞이하는 시간도 마음이 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히스클리프: 아……. 호박을 다 써버린 것 같아. 가지고 와야지…….
검은 개: 왕.
히스클리프: 와, 가져와 준 거야? 고마워. 너는 똑똑하구나.
랜턴을 만들고 있는 동안에도 검은 개는 계속 히스클리프에게 붙어있었다. 호박을 물고 가져오거나, 도구를 옮기거나, 히스클리프의 도움이 되는 것을 헌신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시노는 때때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노: …….
히스클리프: ……시노, 왜 그래?
시노: 아무것도 아니야.
짧은 말을 걸어놓는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갈 길을 가버렸다. 서로 신경을 쓰면서도 거리는 가까워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직, 평소대로라고는 할 수 없었다. 어색함을 남기면서도 의식의 준비는 꾸준히 끝나간다.
카인: 이걸로 랜턴의 준비는 전부 끝났나?
클로에: 응. 이제는 이걸 장식하면 돼!
마을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나무에 매달리거나 의자 위에 늘어놓거나 개성 풍부한 랜턴이 마을 안에 장식되어 간다. 그리고 밤이 내릴 무렵, 마을에 장식한 모든 랜턴에 모두 불을 밝혔다.

장관이네요……!
클로에: 응. 엄청 예쁘다……! 열심히 한 보람이 있네!
오늘 밤은 하늘을 두꺼운 구름이 덮고 있기 때문에 달이나 별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무수하고 따뜻한 빛이 어둠에 부드럽게 떠오르고 있었다.
카인: 준비는 확실하게 됐어. 그리고 저 제단에 불을 켜면 의식의 순서는 일단락되는 것 같아.
가면과 같은 화려한 화장을 하고, 갖추어진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의식에 참가하기 위해 마을 중심에 있는 광장에 잇달아 모인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석조 제단이 있었고, 모닥불용 장작이 놓여있었다.
시노: 생각보다 쉽네. 누가 불을 붙이는거지?
에, 그게……. 현자의 마법사의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촌장 씨가…….
카인: 에에!? 중요한 의식이잖아. 괜찮은 건가……?
매년 촌장 씨가 하는 것 같았지만, 올해는 허리가 안 좋아지신 것 같아서요. 의식을 할 수 있는 건 현자의 마법사 덕분이니까, 마을 분들도 납득하고 있기 때문에 꼭 부탁드리고 싶다고.
시노: 헤에. 그러면 우리들의 촌장을 고르면 되는 건가.
샤일록: 촌장……. 장이라면 현자님일까요.
시노: 아니, 촌장은 가장 강한 녀석이야. 하지만 오즈는 밤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낙선이다.
오즈: …….
파우스트: 원래 강한 자가 집단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적재적소라는 말이 있으니까.
시노: 그러면 젊은 순으로 하는 건 어때?
네로: 젊은 녀석이 마을을 다스릴만한 편한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러가지 책임이 있기도 하고…….
(시노, 혹시…….)
히스클리프: …….
아무래도 시노는 불을 붙은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 등을 바라보는 히스클리프가 시선을 헤매고 있다. 망설이면서 입을 열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닫혀버린다.
저기…….
검은 개: 왕!
히스클리프: 아.
7화
그때 히스클리프의 옆에 앉아있던 검은 개가 시노 쪽으로 달려갔다. 검은 개는 시노의 옷자락을 입에 물고 히스클리프에게 데려가려고 열심히 당기고 있다.
시노: 우왓, 뭐야 이 녀석. 어이, 그만둬……!
히스클리프: …….
그걸 본 히스클리프는 각오를 다진 것처럼 입을 열었다.
히스클리프: 시노……!
그때, 미지근한 바람이 소리를 내고 광장에 거칠게 불기 시작했다.
우왓!?
마을을 비추고 있던 랜턴의 불이 일제히 사라져 눈가리개를 한 것처럼 어두워졌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모두는…….)
카인: 현자님.
소리와 빛이 사라진 어둠으로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난다. 등에 살짝 큰 손이 닿았다.
카인: 옆에 있으니까 괜찮아. 내 곁에서 움직이지 말아줘.
네, 네…….
카인의 말에 불안해진 기분이 조금 완화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건에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을의 사람: 등불이 사라졌어……!
마을의 사람: 어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마을 사람들이 패닉이 된 가운데 아무런 느낌도 없이 밤하늘이 부자연스럽게 밝아진다.
카인: 뭐지……?
너무 눈부신 바람에 무심코 눈을 가늘게 떠버린다.
샤일록 / 파우스트: 저건…….
빛에 시야가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
그 모습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등골에 얼음이 기어가는 듯한 싫은 느낌이 난다. 빛의 정체는, 아침 해도 달빛도 아닌 엄청난 수의 푸른 하얀 빛의 구슬이었다. 수백, 아니. 수천 개가 하늘을 덮고 있다.
뭐, 뭐야……!?
마을의 사람: 꺄악!?
마을의 사람: 뭐, 뭐야 저건!?
무수히 날아다니는 소름끼치는 빛을 본 마을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거기에 패닉에 빠져 있었다.
검은 개: 킁. 왈왈!
히스클리프의 옆에서 검은 개는 하늘을 향해 크게 짖으며 전신의 털을 털고 있었다.
오즈: 윌오위스프다.
지팡이를 든 오즈가 내 옆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윌오위스프……?
오즈: 저 빛의 알갱이 하나하나가 마물의 본체다. 뭉친 채로 돌아다녀서 거대한 모습을 연상시키지.
카인: 마물…… 이라는 것은 여시 이 마을의 의식에는 의미가 있었던 건가?
오즈: 그렇다. 저것들은 불꽃의 빛을 싫어한다. 제단의 불꽃은 물론, 이 마을 일대를 비추는 랜턴을 피하고 있었겠지. 이 근처 일대에 숨어있었던 것인지, 액재의 영향으로 수가 늘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것은 눈도 귀도 없다. 기척으로만 먹이를 덮치지. 이 마을을 노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마을의 사람: 마물이 마을을 덮치러 왔다고……!?
마을의 사람: 의식이 늦었던 거야! 누가 좀 도와줘……!
광장은 공포에 싸여 사람들이 도망친다. 여러 비명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문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큰 낫을 꺼낸 시노는 빗자루에 올라타 하늘로 뛰어올랐다.
히스클리프: 시노!
네로: 히스, 기다려! 우선은 상황을 정리해야 해……!
이어서 빗자루를 손에 꺼낸 히스클리프를 네로가 제압한다. 상공에서 무수한 빛을 부추기듯 시노가 바람을 낫의 칼날로 베었다.
시노: 흐흥, 기다리고 있었다고. 드디어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어!
무수한 윌오위스프가 새 같은 속도로 이쪽으로 향해온다. 그것을 시노가 큰 낫으로 베어버렸다. 그러나, 잇달아 빛의 구슬이 시노에게 향해간다.
카인: 우리도 가자!
카인과 클로에도 빗자루를 꺼낸다. 그러나 뛰어오르려는 두 사람을 오즈와 파우스트가 막았다.
파우스트: 기다려.
카인: 왜 그래?
오즈: 쓰러뜨려도 소용없다. 저것의 힘은 약하지만, 한계가 없어. 항상 분열하면서 수를 늘리지.
클로에: 그런……! 그러면 쓰러뜨려도 의미가 없다는 거야……?
오즈: 힘으로 하는 공격은 안된다. 이곳을 지킬 거라면 마을에 다시 등불을 가져와서 의식을 성공시켜라.
파우스트: 아아. 마을의 등불이야말로 녀석들의 약점이다.
샤일록: 그런 거라면 맡겨주세요. 저희가 다시 랜턴에 불을 켜드리죠.
긴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여유로운 웃음으로 샤일록이 파이프를 털었다. 연기가 하나의 실처럼 광장으로 흘러간다.
샤일록: 랜턴을 장식한 저희라면 대략적인 위치를 알고 있으니까요. 카인, 클로에. 당신들은 이곳을 도와줄 수 있겠나요? 하늘의 싸움은 동쪽의 마법사들에게 맡기도록 하죠.
샤일록의 말에 모두가 시선을 맞추고 수긍한다. 마치 자신의 역할을 확인하듯이. 그렇게 등불을 향해 빗자루에 올라타 어둠으로 뛰쳐나갔다. 마을의 빛을 되찾기 위해.
히스클리프: 우왓, 너도 올 거야?
히스클리프의 빗자루에 앞발을 건 검은 개는 그대로 점프하더니 히스클리프의 등에 몸을 얹었다.
히스클리프: 함께 싸워주는구나. 고마워.
앞으로 날아간 파우스트와 네로의 등을 쫓는 것처럼 히스클리프도 그대로 상공으로 날아갔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파우스트: 시노, 괜찮나!
시노: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수가 많을 뿐이지.
파우스트: 그 수의 많음이 이 녀석들의 강점이다. 빗방울이 모이면 때로는 모든 것을 삼키는 홍수가 되는 것처럼.
네로: 말하는 도중에 오고 있다고!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가 동쪽의 마법사들을 둘러싸려고 하고 있다.
네로: '아도노디스 옴니스!'
빛을 내고 있는 커틀러리가 사방에 쏟아져 무리를 공격해간다. 빛에 닿은 윌오위스프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리 없애도 계속해서 나타난다.
시노: 젠장, 수가 전혀 줄어들지 않아. 끈질기네!
히스클리프: 지금 클로에들이 의식을 준비하고 있어. 오즈 님이 의식이 성공하면 이 녀석들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파우스트: 우리의 역할은 의식이 성공할 때까지 이 녀석들을 마을에 접근시키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하면 확실하게 효과는 있을 거야.
윌오위스프는 당하고만 있지 않고 동쪽의 마법사들을 몇 번이나 용서없이 덮치고 있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외워진 주문과 함께 파우스트의 손가락이 유연하게 하늘을 가리켰다. 윌오위스프를 저격하듯 그의 손끝에서 방사선으로 퍼진 마법진이 차례대로 그들을 잡아간다. 그러나 푸른 흰색 빛은 지워져도 다시 태어난다. 하늘을 덮을 정도의 수가 있으면서도 마을을 습격하지는 않는다. 어째서인지 동쪽의 마법사들만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서 그들만…….
8화
파우스트: 저것은 근처의 기척을 덮쳐서 노린 것을 둘러싸고 빛 속으로 삼킨다.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한 마을은 안전하겠지.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동쪽의 마법사들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이다. 장기전은 불리해.
오즈의 말에 숨을 삼킨다. 그들이 아무리 없애도 하늘을 수영하는 푸른 불덩어리의 기척은 전혀 약해지지 않는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시노는 윌오위스프에게 크게 낫을 내리쳤다. 푸른 빛 덩어리가 튀어날아간다. 그러나 시노의 낫을 피한 윌오위스프 몇몇이 히스클리프에게 달려간다.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히스클리프는 마도구를 내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그의 빗자루를 타고 있던 검은 개가 윌오위스프에게 뛰어들어 물었다.
검은 개: 왈!
검은 개에게 물린 무수한 윌오위스프는 그대로 연기처럼 사라져갔다. 검은 개는 중력에 따라 땅에 떨어진다.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가 당황하면서 떨어지는 개의 쪽으로 빗자루로 날아갔다.
히스클리프: 괘, 괜찮아!?
검은 개: 왈!
걱정하는 히스클리프의 옆에서, 검은 개는 칭찬해 달라는 듯이 꼬리를 크게 흔들며 히스클리프의 뺨을 핥았다.
히스클리프: 아하하……. 고마워. 너, 용감하구나.
시노: 흥……. 꽤 하잖아.
카인: 나와 샤일록은 두 쪽으로 나뉘어서 광장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랜턴에 불을 붙이자.
샤일록: 알겠습니다.
카인: 클로에는 광장 주변을 부탁해도 될까?
클로에: 응. 알았어!
마을의 사람: 저기, 우리도 도울 일은 없을까? 마을의 일인데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은 싫어!
마을의 사람: 저 빛은 무섭지만……. 당신들의 힘을 빌리기만 하니까, 우리들도 도와주게 해줘!
카인: 모두들…….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그렇다면 체력에 자신있는 사람은 나와 같이 와줘. 마을 밖으로 가자. 아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는 클로에와 함께 이 근처를 부탁해. 광장 근처가 동쪽의 마법사나 오즈가 있어서 제일 안전하거든.
마을의 사람: 알았어!
샤일록: 후후, 과연 전 기사단장.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군요.
카인: 고마워. 하지만 모두가 힘을 빌려주는 덕분이야. 자, 서둘러서 랜턴에 불을 켜자!
마을의 사람: 서둘러 서둘러. 의식을 완성시키는 거야……!
마을의 사람: 아아, 이런 무서운 일이 생기다니. 위쪽을 보지 못하겠어…….
마을의 사람: 궁시렁거리지 말고 빨리 불을 켜자고. 그렇게 하면 그 마물이 사라질 거야!
클로에: (모두 열심히 해주고 있지만, 역시 굉장히 불안해 보여……. 나도 서둘러 불을 켜지 않으면. 하지만 마을 사람들도 걱정이야…….)
클로에: (……그렇지. 오늘은 마력을 많이 사용해 버렸지만, 이 정도라면……!)
클로에: 에잇!

마을의 사람: 뭐, 뭐야!? 길가의 랜턴에서 작은 불꽃놀이가 튀어서…….
마을의 사람: 길가의 랜턴에 점점 불이 켜지고 있어!

클로에: 위를 보고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를 보고 싶지 않을 때 밑을 보는 건 어때?
클로에: 어쩌면 뭔가 좋은 것이 떨어질지도 몰라. 예를 들어, 좋아하는 맛의 사탕이라든가!
마을의 사람: 어라? 정말이다. 도대체 누가 떨어뜨린…….
클로에: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마을의 사람: 우왓!? 랜턴이 됐어!? 게다가 불이 켜져있어!
마을의 사람: 대단하네, 너! 다시 한 번 해주지 않을래?
클로에: 에헤헤, 물론!
샤일록: 후후, 저도 같은 서쪽의 마법사로서 질 수는 없겠네요.

샤일록: ……후우.
마을의 사람: 뭐지? 어디서 와인 같은 향기가…….
마을의 사람: 대단해……! 저 마법사, 랜턴에 숨을 불자마자 불이 켜졌어……!
마을의 사람: 왠지 좋은 기분이 됐는 걸. 불을 붙이는 것도 즐거워졌어…….
샤일록: 후후, 녹을 것 같을 달콤한 기적과 버릇이 될 것 같은 자극적인 기적. 어느 쪽이 마음에 드시나요? '인비벨'
클로에: 샤일록!
샤일록: 수고했습니다, 클로에. 이 근처는 불이 돌아온 것 같네요.
클로에: 그렇네. 나머지는 카인들이……. 아! 돌아온 것 같아!
카인: 모두들, 기다렸지! 이쪽은 다 끝났어.
샤일록: 네. 그리고 마지막 하나, 제단의 등불 뿐입니다.
카인: 그러면 나와 샤일록은 마을 사람들을 광장으로 부르자. 클로에는 먼저 빗자루로 가서 제단의 불을 부탁해도 될까?
클로에: 에!? 무, 물론 괜찮지만……. 그……. 내가 해도 되는 걸까. 시노도 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샤일록: 당신이 의식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더던 것은 그를 포함한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은 히스를 위해 다가가 주었으니, 당신이라면 반드시 시노도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클로에: ……응, 알았어. 나, 다녀올게!
광장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몸을 맞대고 소름끼치는 빛과 마법사들의 싸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모두가 지금 기도하듯이 의식의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
오즈: 윌오위스프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오즈가 그렇게 말하며 눈을 응시하고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확실히, 조금 전보다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즈: …….
상공을 주시하고 있던 오즈가 문득 시선을 앞을 향했다. 어둠 너머에서 무언가가 맹스피드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클로에! 그리고 저건…….
그 뒤에 펼쳐지는 광경에 눈을 바라본다. 눈치를 채보니 온 마을에 창백한 빛을 쬐어주는 따뜻한 주황색의 등불이 켜져있었다.
오즈: 현자, 손을.
……에?
내밀어진 오즈의 손을 반사적으로 잡는다. 마침 광장에 도착한 클로에가 빗자루에서 뛰어내렸다.
클로에: 기다렸지. 현자님, 모두들! 마을은 이제 괜찮아. 모두가 장식한 랜턴에 전부 불이 켜졌어. 그리고…….
클로에는 마도구를 꺼내 제단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다.
클로에: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마도구인 재봉도구가 빛을 내뿜더니 가느다란 실이 소용돌이 치면서 기세 좋게 불꽃이 제단으로 향해 튀어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큰 불기둥이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그러자 생각보다 빠르게 태양이 폭발한 것처럼 상공에서 뭔가 튀어오른다.
아키라 / 클로에: 우왓!?
광장에 폭풍이 불고 거칠어져서 서있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대, 대단한 바람…….)
모두가 걱정이었지만 너무 눈부시고 바람이 강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날아가지 않도록 오즈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 그 순간 …….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주문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즈: ……윽.
오즈!
9화
순간, 폭풍이 거짓말처럼 멈추는 동시에 손에서 힘이 빠졌다. 풀린 손을 당황하면서 다시 잡으며, 얽힌 몸을 지지하자 중심을 놓친 오즈가 험한 얼굴로 지팡이를 다시 들었다.
시노: 빛의 막……. 오즈의 결계인가! 살았어. 날아가는 줄 알았다고.
히스클리프: 아……. 저것 좀 봐. 윌오위스프가……!
결계 건너편에서 엄청난 수의 윌오위스프는 먼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마을의 사람: 제단에 불이 붙었다!
마을의 사람: 위를 봐! 마물이 사라지고 있어……!
이윽고 바람이 먼지를 어딘가로 옮기고 있다. 거기에 퍼져 있던 것은, 원래대로의 조용한 밤하늘이었다. 오즈는 작게 숨을 쉬고 지팡이를 치웠다. 그러자 빛의 결계도 사라졌다. 주위에는 제단의 불꽃과 랜턴의 따뜻한 빛만이 퍼지고 있다.
(……혹시, 이번에는 내 힘이 잘 적용되지 않은 건가……?)
저기, 오즈…….
오즈: ……문제 없다. 매우 취약한 결계였지만, 조금의 틈만 있으면 밤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늘을 바라본 채 오즈는 그렇게 말했다. 하늘이라기보다는 히스클리프가 안고 있는 검은 개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조용히 나에게 시선을 흘린다.
오즈: ……윌오위스프는 모두 소멸했다. 당분간은 저런 약한 마물은 마을에 다가가지 않겠지.
광장에 모여온 마을 사람들은 제단에 불이 붙는 불꽃과 조용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환희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제단 주위에는 많은 요리와 음료가 운반된다.
마을의 사람: 당신들 덕분에 마을이 지켜졌어. 정말 고마워……!
마을의 사람: 의식도 성공해서 정말 다행이야!
카인: 당신들이 협조해줘서 잘 된 거였어. 부상자도 없는 것 같고, 일단 안심이네.
마을의 사람: 너, 좋은 사람이네. 자자, 잔뜩 먹어줘!
마을의 사람: 의식의 밤은 진수성찬인게 당연하지. 너도 먹어줘!
클로에: 와아, 고마워! 식사도 디저트도 잔뜩 있어서 맛있을 것 같아~! 아……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봐, 카인. 모두가 춤을 추고 있어!
카인: 아아, 즐거워보이네! 모닥불 주위에서 춤을 추면 한 해는 좋은 해가 된다고 하잖아.

카인: 그러면 우리도 출 수 밖에 없겠지!
마을의 사람: 오빠, 분위기를 잘 타네!
카인: 하하, 마법관에 오고 나서 춤출 일이 늘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겟네! 자, 모두 춤추자. 의식의 성공, 마을의 부흥, 모두에게 축복을!
클로에: 나, 초대를 받아볼까. 샤일록도 같이 춤추자!
샤일록: 후후,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먼저 가주세요. 제가 춤을 출 거라면 조금 더 늦은 밤이 좋을지도 모르니까요.
카인: 아하하, 확실히 너의 춤은 어린아이가 자고 나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네.
클로에: 그러면 나중에 함께 춤을 추자. 카인, 가자!
샤일록: 그건 그렇고, 당신은 춤추지 않나요?
네로: 아니, 어떻게 생각해도 춤출 타입은 아니잖아.
파우스트: 나는 활기찬 장소를 좋아하지 않아. 구석에서 술을 먹는 게 딱 좋아.
샤일록: 당신들 답군요. 그러면 어른의 환담은 어떠신지. 사람에게는 각자 적합한 즐기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면…… 오늘 밤의 분위기에 잘 맞는 괴담이나 사랑의 이야기같은…….
네로: 우와……. 서쪽 마법사의 괴담과 사랑의 이야기…….
파우스트: 그것은 어느 쪽도 괴담이 아닌가……?
모닥불을 둘러싸고 마시거나 먹거나, 사람의 웃음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 이쪽도 즐거운 기분이 된다. 엄격한 의상과 이상한 메이크업이 오가며 랜턴의 등불로 둘러싸인 광장은 조금 신기한 분위기다. 모두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오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주위를 바라봤다. 그러자 광장의 한쪽 구석에 혼자 있는 오즈를 발견했다. 그 시선의 끝에는 히스클리프의 옆에서 편안하게 있는 검은 개가 있었다.
……오즈, 저 아이가 신경쓰이나요?
오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너희들은 저걸 어떻게 할 거지.
…….
시노는 의식이 끝나면 그 개를 없애겠다고 했다. 그 마음은 분명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즈: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그 개의 힘은 약하다. 언젠가 사라지겠지. 사라져버리면 더 이상 말을 걸 수 없다.
……그렇네요.
차가운 말처럼 들렸지만, 그것이 오즈의 상냥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즈는 아서와 살고 있을 때의 아서의 옷이나 책, 방까지도 태워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는 그것을 후회했다.
감사합니다, 오즈. 히스들이 있는 쪽으로 갈게요.
오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을 사람들에게 받은 와인의 유리잔을 돌리는 것을 보고 그 자리를 뒤로 했다.
시노, 히스. 즐기고 있나요?
시노: 현자. 아아, 들었던 대로 활기차네. 밥도 맛있어.
히스클리프: 느긋하게 있거나 말을 하거나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즐거운 기분이에요.
시노: 딱딱하지 않은 의식은 어떤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축제같은 느낌이네.
검은 개: 왈.
시노: 뭐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마법사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조금 떨어진, 조용한 장소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히스클리프의 옆에 있는 검은 개도 자세를 잡은 채 어른스럽게 있다. 시노에게 짖거나 하지도 않았다.
시노: 배가 부족해. 음식을 더 받고 싶어.
히스클리프: 비스킷이라면 있어. 아까 마을의 아이들이 줬거든.
시노: 히스가 주는 거라면 뭐든 좋아. 포상이니까.
히스클리프: 이런 건 나눠먹는 거라고 하는 거야. 괜찮다면 현자님도 부디.
시노: 감사하면서 먹으라고.
아하하, 고마워요.
히스클리프: 어이, 현자님께 실례잖아. 아……. 너도 먹을래?
시노: 이 녀석, 도발적이라고. 네가 조금 전 내 옷을 당긴 건 잊지 않았으니까.
히스클리프: 아, 그건…….
히스클리프가 조금 신경쓰듯이 입을 열었다.
히스클리프: 미안. 내 탓…… 이라고 생각해. 시노와 화해하고 싶어서…….
시노는 조금 눈을 크게 뜨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흔들리는 모닥불의 불빛에 속눈썹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그리고 곧바로 히스클리프를 바라본다.
시노: 나는 바로 그 녀석을 없앨거야.
히스클리프: …….
시노: 그 녀석이 지켜야 할 주인은 더 이상 없어. 그 녀석이 더 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내가 정화한다.
시노의 말에 히스클리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히스클리프는 맛있게 비스킷을 먹는 검은 개에게 슬픔도 없는 바람처럼 부드러운 시선을 돌렸다.
히스클리프: 오늘은 엄청나게 도움을 받았어. 함께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
10화
히스클리프가 푹신한 검은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더니 검은 개는 몸을 맡기고 기분 좋게 붉은 눈을 가늘게 떴다.
시노: …….
모닥불이 불꽃을 튀면서 연주한다. 활기찬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려 우리의 어깨에만 조용한 날개가 쉬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개를 내려다 보면서 시노는 입을 벌렸다.
시노: ……뭐, 히스를 지키려고 한 것은 좋게 평가해줄 수도 있어.
그렇게 중얼거리고 검은 개의 머리에 손을 뻗었다. 그 손이 닿기 직전, 무언가를 알아챈 것처럼 갑자기 검은 개가 일어서서 달려나간다.
시노: !? 어이, 어디로…….
히스클리프: 아…….
개가 똑바로 달려간 앞에는 한 소년이 있었다. 모닥불의 그림자가 닿지 않는 어둠에 따뜻하게 반짝이는 색조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것은 마치 랜턴의 등불처럼 보였다. 두꺼운 구름이 바람에 흐르고 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은빛 달의 빛이 그들을 비췄다.
(저건…….)
히스클리프와 닮은 아름다운 금빛 머리카락의 소년이었다. 마을 사람들과 같은 의식의 의상을 입고 있다.
금색 머리의 소년: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 계속, 언제나, 정말 좋아해.
활기찬 목소리에 섞여 들린 잡담을 잘못 들은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소년이 꽉 껴안자 검은 개는 대답을 한 것처럼 달콤한 목소리를 냈다.
검은 개: 왈.
소년에게 껴안겨진 검은 개는 히스클리프와 시노를 되돌아본다.
시노: …….
히스클리프: …….
두 사람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기뻐보이고, 어딘가 자랑스러워보였다.
아…….
어디서 모인 옅은 빛에 검은 개와 소년이 감싸져간다. 그렇게 하여 두 사람은 달의 빛 아래에서 흔들리고 빛이 되어 사라져간다.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가 눈꺼풀을 덮으려고 할 때, 뭔가를 깨달은 것처럼 시선을 되돌렸다.

검은 개의 봉제인형…….
두 사람이 있던 곳에 낡은 봉제형이 떨어져 있었다. 시노가 쭈그리고 앉아 그걸 주워올린다.
시노: 오즈가 말했던 그 녀석의 본래 모습이다. 원래 대단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었을 거야. 윌오위스프와의 전투에서 힘을 다썼겠지.
시노의 말을 듣고 히스클리프가 봉제인형을 살짝 건드렸다. 그리고 꽃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히스클리프: 분명,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일 거야.
히스클리프: 그 아이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나를 닮은 금색 머리카락의, 밝고 장난꾸러기인…….
혹시 아까의 아이는…….
저택에 살고 있었다는 마법사의 아들. 그 검은 개가 지켜야할 진짜 주인의 모습. 그것은 '거대한 재앙' 이 보여준 환각일지도 모르지만…….
히스클리프: ……검은 개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데리러 와준 걸지도 몰라. 불길이 흔들린 그림자를 마을의 누군가와 잘못본 걸지도 모르지만…….
히스클리프는 부드럽게 눈꺼풀을 닫았다. 긴 속눈썹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는데, 나도 시노도 눈치채지 못한 척했다. 나도 쏟아낼 것 같은 것을 견디듯이 목소리를 짜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비록 '거대한 재앙' 이 보여준 환상이라고 해도, 이 세계는 신기한 일로 넘치고 있으니까요.
시노: 만약 그렇다고 하면 액재도 꽤 멋진 일을 하는 녀석이군. 뭐, 어느 쪽이든 좋지만. 어쨌든 끝까지 건방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이었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봉제인형을 손으로 들어주는 시노에게 히스클리프도 웃었다. 품위있고 어른스러운 얼굴을, 평소보다 조금 소년답게 정돈하면서.
히스클리프: 여전히 너는 솔직하지 못하네.
클로에: 세 사람, 모두 찾았다!
목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클로에와 카인이 손을 흔들면서 이쪽을 향해 걸어온다.
클로에: 모두들, 빨리 가자. 이제부터 샤일록이 괴담 이야기를 해준대.
카인: 어라? 검은 개는 어디갔어?
히스클리프: ……소중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갔어.
시노는 들고 있던 검은 개를 카인에게 보여주자, 카인은 조금 놀란 얼굴을 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카인: ……그렇구나.
그런 카인에게 시노는 희미하게 말을 걸었다.
시노: 안심해, 카인. 그 개는 제대로 역할을 해냈어.
자랑스러운 검은 개의 얼굴처럼 시노는 자신있게 웃었다.
히스클리프: 하하, 역시 시노와 그 아이는 닮았어.
시노: 하? 나의 어디가 그 녀석과 비슷하다는 거야. 내가 더 강하고 멋있어.
히스클리프: 봐, 그런 점 말이야.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에게 클로에와 카인이 눈을 맞춘다.
클로에: 제대로 화해한 것 같네.
카인: 아아. 역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것이 안심된다니까.
히스클리프: 시노. 그 봉제인형, 내가 대신 받을 수 있을까.
시노: 상관없지만……. 안의 내용물이 튀어나오고 한쪽 눈의 구슬도 망가졌어.
히스클리프: 물론 그래도 상관없어. 그 아이 자신인 것은 변함 없으니까.
히스클리프와 시노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클로에가 문득 웃는 얼굴을 띄웠다.
클로에: 이 정도라면 바로 고칠 수 있어. 세탁하면 깨끗해지고!
히스클리프: 정말로?
클로에: 응. 나라도 괜찮다면 고치게 해줘. 히스의 소중한 친구를.
히스클리프: 그런 건 아니지만……. 고마워, 클로에. 잘됐네, 너.
히스클리프는 시노에게서 봉제인형을 받자 소중히 두 손으로 안았다. 상처나 얼룩도 신경쓰지 않고, 모든 것을 감싸듯이. 그러자 광장의 중심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파우스트: 어이. 정말로 아이들에게 들려줘도 괜찮은 이야기겠지.
샤일록: 이런, 신용이 없군요.
네로: 그야 서쪽의 마법사니까…….
오즈: 아아…….
눈치채고 보니 마법사 전원이 모닥불 앞에 모여있었다. 술을 마시거나, 요리를 먹거나, 즐거운 웃음이 들린다.
클로에: 이제 가자! 빨리 가지 않으면 샤일록의 이야기가 시작될 거야.
시노: 아아.

시노: 히스, 현자. 가자.
시노: 어딘가에 있을 그 녀석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이 축제를 즐기지 않으면 안되니까.
어두운 밤에 빛나는 시노의 붉은 눈동자에 흔들리는 불꽃이 비친다. 그것이 장난스럽게 호를 그려 우리를 들여다보았다. 축제의 밤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히스클리프: 응!
네!
따뜻한 불꽃과 랜턴의 불빛이 비추는 광장에 우리는 웃으면서 달려갔다. 귀를 기울이면, 밤의 틈새로부터 기뻐보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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