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미틸: ……저기, 여러분. 멋대로 도와주고 싶다고 해서 죄송해요. 휴가를 위해 모처럼 데려와 주셨는데……. ……파우스트 씨도 화내실까요.
피가로: 괜찮아. 파우스트는 이런 일로 화내거나 하지 않아. 물론, 나도 샤일록도.
샤일록: 맞아요, 미틸. 제 지인을 돕고 싶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가로와 샤일록의 말에 미틸은 안심한 듯 가슴을 두드려 내렸다.
피가로: 그렇지. 모처럼이니 결정 만들기를 과외 수업으로 하는 건 어때?
루틸 / 미틸 / 리케: 과외 수업?
피가로: 응. 간단히 말하자면 나와 오즈에게 배우는 것 이외의 마법 공부려나. 결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력을 잘 다룰 필요가 있을 것 같고. 그건 분명 너희들에게 도움이 될 거야.
샤일록: 그렇네요. 로벨에게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배움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꽤 오래 산 마법사니까요. 물론, 저희도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도와드리겠습니다.
클로에: 과외 수업이라니, 왠지 두근두근거려!
샤일록: 이런. 그렇게 말씀하시니 왠지 질투가 나에요.
클로에: 무, 물론 샤일록의 수업도 좋아해!
샤일록: 후후, 감사합니다.
미틸: 피가로 선생님, 샤일록 씨. 그리고 모두도, 감사합니다!
리케: 미틸. 결정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거리의 사람들을 위해서 함께 힘내요!
미틸: 네!
그렇게 결정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로벨 씨에게 안내받고 재료를 수확하기 위해 다같이 뒷마당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훌륭한 나무가 몇 그루나 서있고, 달걀 정도의 크기의 둥근 열매가 대량으로 있었다.
미틸: 붉은색에 노란색, 녹색……. 여러 색의 열매가 있네요. 게다가 엄청난 양…….
로벨: 결정 만들기에는 이 열매가 천 개 정도 필요하니 말일세.
미틸 / 리케: 천 개!?
로벨: 음. 좋아, 이 붉은 열매는 절대로 만져서는 안되네. 맹독을 가지고 있어서 만지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이 녹아버릴 걸세.
클로에: 그거 엄청 위험하지 않아 ……? 왜 그런 걸 키우는 거야?
로벨: 홋홋홋. 사실은 말일세, 이것이야말로 결정의 재료구먼!
루틸 / 미틸 / 리케 / 클로에: 에?
로벨: 이것은 오드 드롭. 서쪽 나라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열매로, 변방에 자란 나무에서 열리지.
루틸: 오드 드롭……. 파우스트 씨들이 찾으러 간 것이죠.
리케: 네.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은……. 파우스트와 레녹스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요.
피가로: 그렇네. 로벨, 이 열매를 몇 개 나눠줄 수 있을까?
로벨: 아아, 쉬운 일일세. 결정 만들기를 도와주는 답례로도 할 겸 가지고 가게나.
피가로: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그러면 나는 두 사람을 찾아올게. 샤일록, 잠시 현자님과 아이들을 부탁해도 될까?
샤일록: 네, 물론입니다.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나서 피가로는 빗자루를 타고 거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에 손을 흔들고 미틸은 로벨 씨를 걱정스럽게 돌아보았다.
미틸: 파우스트 씨가 원하던 것을 발견해서 다행이지만……. 이걸로 결정을 만들면 거리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요? 게다가 실수로 거리의 사람에 이곳으로 오기라도 한다면…….
로벨: 안심하게나. 이 과원은 인간이 들어올 수 없도록 마법을 걸고 있네. 물론 결정에도 그대로 사용하면 대참사가 되지. 여기서 결정 만들기의 포인트 중 하나일세. 녹색 열매는 독이 정화되어 있는 것이다. 정화된 오드 드롭은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되는 걸세.
클로에: 정화는 어떻게 하는 거야?
로벨: 북쪽 나라의 산맥에서 채취한 녹은 물을 매일 주면 되네. 하루라도 끊어지면 독이 스며나와 열매가 붉은 색으로 되돌아가지. 이 물을 긷으러 가는 것이 상당히 힘들어서. 마법으로 저장해 둔 분도, 올해 분을 다 만들면 마지막일세.
리케: 그렇다면 다음부터는 오즈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는 제 선생님이에요.
로벨: 오즈……? 서, 설마 그 오즈 말인가?
리케: 그 오즈……? 말을 잘 못하고, 항상 멍하고, 포토푀를 좋아하는 오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로벨: 훗훗, 실례. 사람을 착각한 것 같군.
(아마 착각한게 아닐 거예요, 로벨 씨…….)
로벨: 매일 끈질기게 물을 주고 정화한 오드 드롭을 준비할 수 있는 건 좋은데……. 그 후의 공정은 그대들에게 엄격할걸세. 나 혼자의 힘으로는 마력이 시들어버릴 때까지 힘내도 결정 만들기는 커녕, 열매 채집조차 늦었을테니…….
클로에: 그래서 울고 있었구나…….
미틸: ……로벨 씨, 괜찮아요! 저희가 있으니까요. 꼭 시간에 맞추죠!
리케: 네, 반드시요. 정화가 끝나면 이제 열매를 따면 되죠.
로벨: 일부 붉은 열매는 아직 독소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네. 정화가 어중간한 노란 열매도 있지. 결정 만들기에 사용되는 것은 정화된 것 뿐. 녹색만 얻을 수 있도록 마법을 사용해보게나.
미틸: 네!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미틸이 주문을 외친다. 그리고 눈부시게 빛나는 빛이 퍼지자 녹색의 열매가 은은하게 떨어졌다.
리케: 그러면 저도……. '산레티아 에디프'
루틸 / 미틸 / 클로에: 와앗!?
세 사람의 놀란 목소리와 로벨 씨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샤일록: 후후, 리케는 원래 마력이 강하니까 조절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군요. 그렇지만 예쁘게 녹색 열매만 떨어뜨렸습니다. 역시 오즈의 학생이네요.
실제로 결정을 만들기를 돕는 네 명은 물론, 샤일록도 어딘가 즐겁게 모두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피가로가 파우스트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수확을 계속하는 미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들을 마중나갔다. 파우스트는 왠지 조금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거리에서 무슨 일 있었나요……?
피가로: 거리의 인파에 지친 것 같아. 서쪽 나라의 주민은 활기가 있으니까.
파우스트: 축제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상혼이 강한 노점상이 많았어……. 클로에가 만든 옷의 솜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계속 말을 걸더군. 어느 재봉사가 만든 옷인지 알려달라고.
아하하, 본인에게 말해주세요. 분명 엄청 기뻐할 거예요.
레녹스: 숙소도 찾으려고 했는데 축제로 거리에 사람들이 늘어나서 어디에도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오드 드롭도 숙소도 둘 다 찾아서 다행이군요. 이 집의 마법사에게는 저희도 나중에 감사 인사를 전하겠습니다.
피가로: 그런데 아이들의 상태는 어때? 상당히 마력을 소모하는 작업을 돕게 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샤일록과 함께 있어요. 마법의 정도에도 점점 익숙해진 것 같아서, 모두 힘내고 있어요.
피가로: 천천히 마력 사용법을 조정하는 것도 공부가 될 테니까. 너무 힘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게 하고, 그 아이들의 좋은 경험이 되도록 지켜보자.
7화
다음 날, 어떻게든 녹색의 오드 드롭 채집을 마치고 우리는 주방으로 모였다.
대단해……. 이만큼 모이다니 장관이네요.
로벨: 홋홋홋, 그렇지. 정말로 잘 모아줬네.
미틸: 정화된 녹색 열매는 저희들이 다 따버렸지만, 파우스트 씨가 가져간 건 괜찮을까요.
클로에: 괜찮지 않을까? 파우스트가 갖고 싶어한 건 독이 남아있는 열매라고 했으니까.
리케: 지금 뒷마당에서 수확을 하고 있죠. 레녹스와 피가로와 함께.
루틸: 샤일록 씨도 함께예요. 오드 드롭의 잎은 잘 처리하면 향긋한 허브가 된다고. 허브 와인용으로 조금 받고 돌아가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에! 여러 용도로 쓰이는군요.
로벨: 물론. 이건 단순한 독의 열매가 아니다. 그러면 우리도 결정에 마력을 붓는 작업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이 큰 냄비에 오드 드롭을 끓여 한 시간에 한 번 슈가를 넣으면 되네.
클로에: 슈가를 넣는 거야?
로벨: 아아. 슈가의 달콤함과 거기에 담긴 마력을 이용해서 우선은 오드 드롭 잼을 만드는거지. 3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계속 끓이면 일곱 색으로 빛나는 잼이 되네.
일곱 색으로 빛나는 잼……! 멋진 울림이네요.
로벨: 정중하게, 천천히, 타지 않도록 끓이는 것이 요령일세.
리케: 후후. 기대되네요, 미틸!
미틸: …….
리케: 미틸? 무슨 일인가요.
미틸: 아……. 죄송해요. 조금 걱정이 되어서요. 사흘 밤낮으로 슈가를 만드는 건 해본 적이 없어서……. 제 마력이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게다가 어제 오드 드롭을 채집하기 위해 많은 마력을 썼고…….
리케: 그러고 보니 저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마법을 계속 사용하는 건 해본 적이 없을지도.
미틸과 리케의 표정이 굳어진다. 그런 두 사람을 알아차린 클로에가 태양 같은 미소를 지었다.
클로에: 자신 없는 일을 하는 건 엄청 무섭지. 나도 그 마음을 알아. 실패하면 모두에게 폐를 끼친다든가, 혼나면 어떡하지라든가, 그렇게 생각하면 더 무서워져서.
미틸: 클로에 씨…….
클로에: 하지만, 나는 자신이 없는 일일수록 더 도전하고 있어.
미틸 / 리케: ……에?
클로에: 자신감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실패하거나 실수하는 것은 굉장히 무섭고, 할 수 없는 자신은 부끄럽지만……. 해보고나서 됐어! 라고 생각하지 못하면, 아마 자신감 따위는 계속 없는 그대로일 거야.
가슴에 손을 얹고 클로에가 웃는다. 그리고 상냥한 기억을 회상하듯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클로에: ……전부 라스티카에게 배운 거야. 게다가 마법은 마음으로 쓰는 거라고 둘 다 배웠지? 처음부터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잘 될 것도 잘 안 될지도 몰라.
루틸: 클로에의 말대로야. 다같이 협력해서 교대하면서 하자. 피곤하면 무리하지 말고!
클로에와 루틸의 말에 미틸과 리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틸: 좋아, 그러면 작업을 시작하자! 냄비에 불을 붙일게. 그리고 슈가를 넣고 저어서…….
네 명이 협력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냄비에서 자작하게 녹색의 김이 나기 시작했따. 냄비 안에서는 바삭바삭하고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잠시 후, 종소리 같은 소리가 방에 울려퍼진다. 그와 동시에 빛의 입자가 냄비에서 흘러나왔다.
……! 냄비 안의 오드 드롭이…….
클로에: 파란색이 됐어!
로벨: 홋홋홋. 지금의 소리는 색이 변하는 신호. 끓이는 동안 점점 색이 변하네. 이대로 일곱 색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하면 된다. 무지개색 잼이 되면 나머지는 그걸 금 숟가락으로 떠서, 마법으로 하나하나 작은 별 모양으로 굳히면 결정이 완성되네!
루틸 / 미틸 / 리케 / 클로에: 네!
수프와 샌드위치, 쿠키, 초콜릿……. 선물, 많이 샀네요.
샤일록: 네. 저도 그만 눈이 끌려버려서. 결정이 내리는 날이 드디어 내일로 다가오고, 거리도 노점도 한층 활기차 있었습니다.
미틸들이 작업을 시작한지 5일째. 무사히 잼 만들기를 마치고, 마지막 결정화에 힘쓰는 그들을 위해 우리는 거리로 나가 기념품을 찾고 있었다.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이 사신 건 술이 아니었나요?
피가로: 싫네, 쥬스야. 신선한 눈 녹은 포도를 사용하고 있대.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아? 참고로 이쪽은 우리 전용인 어른의 포도 쥬스. 와인의 풍미.
파우스트: 술도 산 거잖아…….
아하하, 좋네요. 작업이 끝나면 아이는 쥬스로, 어른은 와인으로 건배해요. 미틸들은 잘 되고 있을까.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로벨 씨의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를 맞이한 것은 미틸과 리케의 밝은 미소였다.
미틸: 여러분, 어서오세요! 이것 좀 봐주세요!
달려온 미틸과 리케가 내민 손 안에는 일곱 색으로 빛나는 작은 결정이 있었다.
리케: 저희가 처음 만든 결정이에요!
미틸: 여러분이 빨리 봐주셨으면 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제대로 잘 됐을까요?
파우스트 / 피가로: …….
피가로: 둘 다 대단하잖아! 처음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모양도 빛도 매우 아름다워.
파우스트: 아아, 아주 잘 되어있다. 여기까지 잘했어.
미틸 / 리케: 아싸!
은은하게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미틸도 리케도 익숙하지 않은 작업으로 피곤할텐데 충실감이 있는 미소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누그러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레녹스: 마력을 소모해서 배가 고프지. 거리에서 기념품을 사왔으니 조금 휴식하자.
레녹스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방 안쪽으로 달려가는 즐거운 목소리에 나는 왠지 기쁜 기분이 들었다.
미틸: 그러면 마법을 걸게요.
리케: 분명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미틸, 힘내세요!
전원이 미틸을 지켜보는 가운데 긴장한 표정을 지은 미틸이 힘찬 목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미틸: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 피르쳬'
금색 숟가락에 올라간 일곱 색 잼이 빛을 내뿜는다. 그 눈부심에 눈을 감았다. 빛이 가라앉아서 눈을 뜨면, 그곳에는 무지개를 가둔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별 모양의 결정이 있었다.
미틸 / 리케: 해…….
로벨: 해냈다! 이 정도의 결정이 있으면 충분하네!!
클로에: 와아!
미틸과 리케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빨리 결정 만들기를 지켜보던 로벨 씨가 환희의 소리를 낸다. 그의 기분에 호응하듯 실내에 불꽃놀이가 터져 새와 꽃잎, 색종이가 춤추고 있었다.
8화
샤일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5일간 정말 힘들었죠.
미틸: 에헤헤, 확실히 힘들긴 했지만 수업에서는 별로 해본 적 없는 마법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로벨 씨, 정말 감사합니다.
로벨: 홋홋홋.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건 내쪽일세. 전에도 조금 이야기했지만, 처음에는 약간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시작한 결정 만들기가 지금은 내 삶의 보람이다. 올해도 결정이 완성되어서 정말 다행일세. 너희들 덕분이군.
파우스트: 장난을 위해 그 맹독의 열매를 가공하려고 한 건가?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있었을텐데.
로벨: 그렇지. 장기간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일주일 동안 고열이 나서 죽을 뻔하거나…….
(정말 죽을 뻔했구나…….)
로벨: 하지만, 그것도 지금은 좋은 추억일세.
미틸: ……역시 로벨 씨는 대단해요. 누군가를 미소 짓게 하는 것은, 분명 굉장히 어렵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들 매일을 여러가지 기분으로 보내고 있고,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을 때도 있으니까.
마음을 쓰듯 미틸은 정성스럽게 말을 엮는다. 상냥함과 헌심으로 물든 목소리에 로벨 씨도 다른 마법사들도 온화하게 귀를 기울였다.
미틸: 하지만, 로벨 씨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매년 변함없이 행복과 미소를 전해왔어요. 저도 로벨 씨처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마법사가 되고 싶어요.
미틸: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야. 당신이 거리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어요!
로벨: 홋홋홋, 그런가.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클로에: 저기……. 거리 사람들에게 로벨 씨의 정체를 말하는 건 어떨까. 다들 아마도 너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았어.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면 분명…….
로벨: 거리의 사람들은 나를 묘한 마법사라고 말하지. 하지만 그걸로 됐네. 드롭 스노우가 내가 내리는 것이라는걸 모른다고 해도, 모두가 행복하면 좋으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마치 마법같다고 기뻐해준다면, 그걸로 만족하네. 하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하는 로벨 씨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듯 슬프게 목소리를 떨어뜨렸다.
로벨: ……그것도 모두 제자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지. 나 혼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결정 만들기를 계속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네…….
미틸: ……저기, 제자분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로벨: ……. 그렇군. 그 녀석은…… 입도 성격도 나쁜 녀석이었네! 솔직하지도 않고!
미틸: 에?
로벨: 매년 결정 만들기를 도우면서 불평만 했네! 제대로 밥을 먹어라. 규칙적인 생활을 해라. 아주 시끄러웠지!
레녹스: 그런가. 상당히 보살피는 것을 좋아하는 제자였던 것 같네.
로벨: ……나는 이제 이 나이일세. 앞으로도 결정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 그러니까 제자에게 내 기술을 전부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그 녀석은 그걸 전하자마자 웃기지 말라며 나가버렸네!
리케: ……로벨은 결정 만들기를 그만두려고 했나요?
로벨: 아아. 나이가 들면서 마력도 체력도 쇠약해져서, 결정을 만들고 있어도 제자의 발목을 잡는 일이 많았으니. 그런데 그 녀석은 내가 양보하고 싶다고 했더니 거절하면서……. 화를 내고……. 우으…….
클로에: 어째서……? 계속 같이 해왔잖아.
로벨: ……그 녀석은 내가 억지를 부려서 제자가 된 느낌이네. 내가 북쪽과 서쪽의 변방에 있는 산에 약초를 가지러 갔을 때의 일이지. 거기서 도적에서 습격할 뻔한 녀석을 구해줘서. 서쪽의 마법사답게 나는 물건을 변화시키는 마법을 잘했다. 그때도 나뭇잎을 늑대로 변화시켜 도와줬네.
로벨: 그게 나답지 않아서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몇 번이나 말을 걸어와서 깨닫고 보니 함께 결정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본심은 빨리 그만두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네. 이제 나에게 정이 다 떨어진걸세. 꺼이, 꺼이꺼이꺼이…….
미틸: 우, 울지 말아주세요. 죄송해요. 제가 이상한걸 여쭤봐서…….
로벨: 하지만 이제 그것도 됐네! 뭐니뭐니해도 올해도 무사히 결정을 만들 수 있었으니! 홋홋홋!
로벨: 모두, 노인의 장난에 어울려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네. 드롭 스노우는 올해가 마지막이 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결정으로 축제를 마음껏 복돋울 생각이네.
로벨 씨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어딘가 쓸쓸하고 무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나 거리 사람들의 미소를 바라는 사람인데, 왠지 가슴이 아프네…….)
미틸: …….
밤도 깊어지고 결정의 준비도 모두 갖추어졌다. 나머지는 내일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모두가 취침 전 몸단장을 마쳤을 무렵, 미틸이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미틸: 로벨 씨의 제자분, 결국 돌아오지 않았네요.
그렇네요…….
제자에 관한 건 이야기만 들었을 뿐,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그래도 미틸은 아까 로벨 씨의 이야기를 듣고 부모의 귀가를 기다리는 아이 같은 얼굴로 계속 창밖을 신경쓰고 있었다.
미틸: 저, 제자분은 로벨 씨가 싫어져서 나간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분명 제자분도 로벨 씨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해서. 그렇지 않으면, 건강을 걱정하거나 돌봐주지도 않을 거고……. 힘든 결정 만들기를 수십 년 동안 계속 도울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클로에: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왜냐하면 나도 라스티카를 돌보는 건 라스티카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소중한 스승님이니까 무언가를 해주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어.
미틸: 게다가 제자분만 그런게 아니라, 로벨 씨도 불평하면서도 너무 외로워 보여서…….
루틸: ……로벨 씨는 억지로 제자가 된 거라고 얘기하셨지만, 그 사람은 무언가를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네.
피가로: ……그는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거야.
미틸: 에……?
쓸쓸하게 시선을 떨어뜨리는 젊은 마법사들에게 피가로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 말에 샤일록도 고개를 끄덕인다.
샤일록: 이 집을 방문한 이후로 계속 다른 마법사의 기척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마치 로벨을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그런가요?
레녹스: 네. 아까 로벨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저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싫증이 나서 나간 것 치고는, 조금 위화감이 있네요.
피가로: 사실은 뭔가 다른 사정이 있었을지도 몰라. 어떻게 생각해? 파우스트.
파우스트: 글쎄. 스승을 버리는 제자의 마음도, 제자를 버리는 스승의 마음도 나는 몰라.
피가로: 미안 미안. 민감한 이야기였네. 핀트를 잘못 잡은 내가 나빴어.
파우스트: 시끄러워. 그것보다 결정을 내리는 건 내일이다. 아이들은 일찍 쉬는 것이 좋아.
피가로: 그것도 그래. 모처럼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우선은 축제를 성공시켜야지.
레녹스: 그렇군요……. 저희도 이제 쉬도록 하죠.
샤일록: 로벨도 이미 쉬러간 것 같고, 여러분도 너무 늦지 않도록.
리케: 네, 안녕히 주무세요.
루틸: 좋은 꿈 꾸세요.
미틸: …….
미틸, 괜찮나요……?
미틸은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헤매고 있다. 끙끙거리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미틸: 저기……. 현자님들에게 상담이 있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나요?
9화
루틸 / 리케 / 클로에 / 아키라: …….
미틸: ……저, 가능하면 로벨 씨와 제자분이 화해했으면 좋겠어요. 아까 피가로 선생님들께서 이 집에는 다른 마법사의 기척이 느껴진다고 하셨죠. 다투고 헤어진 느낌이 아니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그것이 정말로 제자분의 기척이라면 무언가가 계기로 스쳐간채로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미틸: 만약 제가 같은 입장이었다면 그렇게 피가로 선생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채로 있다니, 너무 슬플 것 같아서……. 두 분을 돕고 싶어요.
리케: ……미틸의 마음은 알았어요. 저도 두 사람이 헤매고 길을 잘못 가고 있다면 손을 내밀고 싶어요. 하지만, 저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미틸: ……제자분에 대한 건 잘 모르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있을 거예요.
그렇게 말한 미틸의 목소리는 조금 딱딱했다. 눈동자를 흔들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망설이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미틸: ……하지만, 그렇게 하면 로벨 씨를 싫은 기분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몰라요.
무릎 위에서 잡힌 미틸의 손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미틸이 지금의 말을 얼마나 용기를 내어 말했는지 고통스러울 정도로 전해진다.
리케: 그것은,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뭔가 나쁜 짓을 한다는 건가요?
미틸: ……네. 분명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받지 못할 정도로, 나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틸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것이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해도, 선량한 그는 자신이 악인이 되거나 그것을 제안하는 것에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건 어떤 일인가요? 미틸이 상처받는 일인가요? 그런 수단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을 위해 미틸이 상처받는 것은 저는 별로 찬성할 수 없어요.
리케: 저도요. 게다가 미틸이 함부로 악행에 손을 댄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어요.
리케의 목소리는 엄했다. 하지만 미틸은 겁을 먹거나 말을 멈추지 않았다.
미틸: 그렇지 않아요. 리케들의 말대로, 경우에 따라서는 저는 로벨 씨들에게 오해를 받아 악당이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미틸이 살며시 눈을 감는다. 정중하게, 신중하게, 그의 생각이 말에 실려간다.
미틸: 지난 5일간 결정 만들기를 돕는 건 매우 힘들었지만……. 저희가 만든 결정을 보고 거리의 사람들이 웃는 얼굴이 되어주는 것을 상상하니 피곤함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운이 나는 것 같았죠!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점점 몸 안쪽에서 힘이 솟아올라서……. 제자분도 분명 이렇게 멋진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미틸: 거리의 모두에게 행복을 전해온 멋진 두 분이 앞으로도 결정 만들기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미틸의 눈빛은 강력했다. 불안의 그림자를 남기면서, 한마음으로 건장하게 흔들리는 홍채가 살며시 이쪽으로 향한다.
미틸: ……그러니까, 현자님. 해봐도 될까요.
……알겠어요. 어쩌면 미틸이 하려고 하는 것은 언뜻 보기에는 칭찬받을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저희도 피가로나 다른 모두도, 당신이 남의 마음에 다가서는 상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미틸의 마음을 전하면 분명 모두 이해해 줄 거예요.
미틸: 현자님…….
클로에: ……누군가를 생각해서 한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상대나 자신이 상처받을 수도 있어. 하지만 미틸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오해받을 각오도 한 후에 제안해 주는 것이라면 나는 도전해보고 싶어. 왜냐하면, 자신이 없는 것도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루틸: 그렇네. 로벨 씨와 제자를 생각해서 한 일이란 걸, 제대로 말하면 선생님들도 알아주실 거야.
클로에: 맡겨줘, 미틸. 우리가 잘 설득해볼게!
루틸: 리케는 어때? 물론 무리하게 도울 필요는 없어. 그래도 괜찮다면 미틸에게 협조해 줬으면 해.
리케: …….
질문을 받고 리케는 찡그린 얼굴로 눈을 감았다. 선악에 남들보다 더 엄격한 그의 당당한 목소리가 미틸을 향한다.
리케: 어떠한 경우에도 나쁜 짓을 하는 건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겉모습만 있는 악이라고 한다면 일률적으로 더럽혀졌다고 단정짓는 것은 마음이 좁은 자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미틸이 생각한 작전을 가르쳐 주세요. 선인지 악인지는, 그 후에 판단합니다.
미틸: 리케…….
모두의 말에 굳어지고 있던 미틸의 얼굴이 무너져간다. 그리고 안심한 듯 작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미틸은 작전을 말하기 시작했다.
로벨: 좋은 아침일세! 거리의 모든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는군.
로벨: 응? 저기 있는 건 미틸들인가? 꽤 일찍 일어났구먼. 아직 내리기에는 이른 시간인데, 결정이 들어간 봉지를 안고…….
로벨: 아!? 어, 어디로 가는 건가……! 기다리게나! 왜 결정을 가져가는 겐가!
클로에: 아아, 벌써 쫓기고 말았다.
리케: 의외로 빨랐네요. 마력이 약하다고 해서 하늘을 나는 것도 느리다고 생각했어요.
미틸: 하지만 당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로벨: 어, 어떻게 된 건가! 모두 갑자기 사람이 변한 것처럼…….
클로에: 아하하. 착한 아이는 이제 끝. 이제 그럴 필요는 없으니까.
클로에: 이 결정은 전부 받아갈게. 이거 때문에 너를 도와준 거니까. 일곱 색 결정이라니, 보석보다 비싸게 팔릴 거야. 우리 보스에게 바치면 분명 많은 칭찬을 받겠지.
로벨: 보스? 바친다고……? 무슨 소린가?
미틸: 아직 눈치채지 못했나요? 당신은 저희들에게 속은 거예요.
클로에: 너, 우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 웃음을 참는게 힘들었다고.
로벨: 너희들이 나를……? 그렇게 착한 아이였던 너희들이, 그런 짓을 할 리가……! 너희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거리의 사람들이 그것이 내리는걸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네……! 장난은 그만하고 제발 결정을 돌려줘.
미틸: ……저희에겐 저희들의 목적이 있어요. 당신의 사정 따위는 몰라요.
리케: 애초에 노인 한 명이서 저희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클로에: 빗자루와 함께 땅에 떨어지고 싶지 않다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
로벨: 그런…….
???: 가라, 너희들……!
클로에: 에, 뭐야?
미틸: 와앗, 하얀 새가 많이……! 저희를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리케: 이러면 앞이 보이지 않아요! ……빗자루에서 떨어진다……!
리케: 어라……. 새들이 큰 시트로…….
로벨: 이건, 변화의 마법 ……?
???: 기다려! 너희들, 결정을 돌려내……!
클로에: 와앗……! 다, 당신은 대체…….
로벨: 시몬…….
시몬: 그건 할아버지가 거리의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결정이야! 그걸 돈으로 노리는 너희들에게 건네줄 것 같냐. 감히 내 소중한 스승을 속이다니!
로벨: 너, 어째서…….
시몬: 그런 거, 당신이 걱정돼서 그런 게 당연하잖아!
로벨: 걱정……? 너, 나한테 질려서 그런게 ….
시몬: 그럴 리가 없잖아, 망할 영감! 할아버지가 은퇴한다고 해서 그런 거잖아! 내가 없어지면 인계하지 않고 당신은 결정을 계속 만들 거라고 생각해서 집을 나간건데……. 그런데 이상한 마법사들을 집에 들여보내다니. 젠장,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이 녀석들이 집에 왔을 때 제대로 막았어야 했는데……!
로벨: 시몬…….
시몬: 할아버지도 빨리 도와! 이 녀석들을 잡아서 결정을 되찾아야 하잖아!?
로벨: 무, 물론이네! 하지만 어떻게…….
미틸: ……그럴 필요는 없어요. 이 봉투는 돌려드릴게요.
10화
시몬: 하? 무슨 소리야. 너희들, 도적이나 그런 거잖아. 돈벌이로 결정을 갖고 싶어서, 할아버지를 속여 훔쳐내고…….
미틸: 아니에요! 저희들은 당신들이 화해했으면 해서 그랬어요. 결정을 훔쳐내면 분명 제자인 당신이…… 시몬 씨가, 되찾으러 와줄 거라고 생각해서.
로벨: 그러면 아까는 속인 척이었던 건가……?
미틸: 네……. 거짓말이라고는 해도 심한 일을 하고, 심한 말을 하고, 싫은 기분을 느끼게 해서 죄송해요.
클로에: 사실은 결정을 꺼내서 어딘가에 숨길 예정이었어. 하지만 로벨 씨가 궁지에 빠질수록 제자도 나오기 쉽지 않을까라는 이야기가 되어서…….
리케: 그래서 다같이 나쁜 아이인 척 하기로 한 거예요.
시몬: 그러면, 우리를 위해 그런 연극을 한 거라고……?
미틸: 네. 가시가 있는 말을 쓰는 건 마음이 아프지만……. 당신이 나와줘서 안심했어요.
시몬: ……그렇구나. 미안해. 나, 아무래도 이 할아버지가 결정 만들기를 그만두지 않았으면 해서. 독신에 다른 아는 사람도 없는 할아버지니까, 기술을 가르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헀어.
시몬: 그래서 내가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지. 처음에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될 때 제대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너희들이 집에 와서 할아버지가 결정 만들기를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는 상당히 초조했어. 내가 집에 돌아갈 필요가 없어진 것 같아서.
미틸: 그래서 언제 화해하면 좋을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건가요?
시몬: 아아. 이제 돌아가자라고 생각만 하고…… 나갈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리는 당일이 되어버렸어. 너희들에게는 감사의 말을 전할게. 결정 만들기, 힘들었을텐데. 할아버지를 도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에게 할아버지와 이야기할 기회를 준 것도.
로벨: 그렇네, 그렇네! 정말이지, 네가 처음부터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시몬: 뭐, 뭐라고……!
로벨: 아니, 그건 거짓말이군. 솔직하지 않은 건 나였네. 나도 은퇴를 하고 싶지 않아. 돌이 될 때까지 이 손으로 결정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로벨: ……시몬, 나는 이제 예전과 같은 힘이 없다. 그래도 함께 결정을 만들어 주겠나?
시몬: ……! 당연하지, 망할 영감. 너 같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건 나 정도니까!
그러면 로벨 씨는 무사히 화해할 수 있었군요.
미틸: 네! 로벨 씨와 제자분이 내년부터 계속 결정을 만든다고 했어요.
레녹스: 하지만 괜찮은 건가. 모처럼 결정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보고 있기만 하는 건…….
피가로: 모처럼이니까 하늘에서 내리는 것도 도와주면 좋았을 텐데.
로벨 씨가 말하길 저 두꺼운 구름 위로 가서 마법으로 거리 전체에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미틸: 사실 로벨 씨도 초대해 주셨는데…….
미틸이 주위의 모습을 힐끗 쳐다본다. 거리의 사람들이 결정의 빛에도 지지 않도록 아름다운 붉은 의상을 입고, 아직 멀었나며 기쁜 듯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미틸: 이 거리 사람들의 미소를 계속 지켜온 것은 로벨 씨니까요.
피가로: ……그런가.
미틸: 네…….
미틸은 각오를 한 듯 모두를 향해 몸을 돌렸다.
미틸: 여러분, 오늘은 싫은 일에 어울리게 해서 죄송해요! 선생님들도 현자님이나 형님께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제멋대로 일을 벌여서 죄송해요. 전부 제가 꺼낸 말이에요. 옜날에 형님과 싸워렸을 때 화해할 계기를 잡지 못한 일이 있어서…….
루틸: 그렇네……. 확실히 그런 일이 있었어. 미틸은 이외로 고집이 센 부분이 있으니까.
미틸: 그건 형님도잖아요!
미틸: 그래서, 어떻게 하면 화해할 수 있을까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을 때 해가 지고 어두워져서. 그랬더니 싸웠던 형님이 저를 찾으러 와줬어어요. 걱정을 끼쳐버린 건 미안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화해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가 로벨 씨도 똑같이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샤일록 / 피가로: …….
파우스트 / 레녹스: …….
미틸: 리케들은 아무 잘못 없어요. 전부 제가…….
피가로: ……너희들이 무슨 나쁜 짓을 했다고 그래?
미틸: 에?
피가로: 너희들은 로벨과 제자가 기뻐하는 표정을 봤겠지. 그것이 너희들이 전한 행복의 결과야.
미틸: ……저희들이…….
샤일록: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번 건에서 언뜻 보기에 칭찬받지 못할 대담한 행동도 때로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것도 과외 수업에서 얻은 훌륭한 배움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자 거리 어딘가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여운을 남기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울려퍼지는 종소리에 모두가 숨을 삼킨다. 그리고…….
리케: 아……!
회색 하늘 전체에서 반짝이는 빛……. 드롭 스노우가 나타났다. 별의 조각을 흩뿌린 것처럼 빛나는 하늘. 그것은 마치 은하 속으로 뛰어든 듯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치였다. 반짝반짝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빛은 천천히, 부드럽게 우리에게로 날아온다.
리케: 엄청 예쁘다……. 마치 꿈 같아.
리케가 하늘에 손을 뻗어 그 결정을 손에 든다. 손바닥 안에서 빛나는 결정을, 리케는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리케: 결정 만들기를 돕는 중에도 이 빛을 몇 번이나 봤어요. 그것도 물론 예뻤지만…….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결정이 훨씬, 훨씬 아름다워요. 어째서일까요.
레녹스: ……많은 사람들의 미소와 기쁨의 목소리가 이 결정을 더욱 빛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리케: 그런 건가요? 에헤헤, 그렇다면 정말 멋지네요. 파우스트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까부터 계속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데 …….
파우스트: ……나도 모르게 말없이 보고 있을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생각해. 이 결정을 내리고 있는 무언가에 감사하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야.
빛나는 하늘의 거리의 사람: 대단해! 엄마, 하늘이 예뻐!
빛나는 하늘의 거리의 사람: 정말이네……. 아아, 지난 한 해 동안 힘내길 잘했어…….
곳곳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중에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것이, 로벨 씨가 지키고 싶었던 것.)
미틸: …….
미틸은 자신이 만든 결정보다도 그것을 보고 웃는 거리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기쁜 듯이 웃었다.
피가로: 자, 모두들. 즐거움은 이것 뿐만이 아니야.
루틸 / 미틸 / 리케 / 클로에: 에?
피가로: '폿시데오'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커다란 하얀 봉지가 피가로의 손에 나타났다. 그 속에서 푹신푹신한 작은 상자가 나온다.
미틸: 와아……! 피가로 선생님, 이건……?
피가로: 선생님들이 모두에게 주는 선물이야. 착한 아이에게는 산타가 선물을 주는 거잖아?
미틸: ……! 에헤헤, 아싸!
레녹스: 현자님도 받으세요.
그렇게 말하며 레녹스는 포장된 고양이 무늬의 작은 상자를 내밀어 준다.
귀여워……! 그런데 받아도 되나요? 저는 미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파우스트: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없어. 너는, 그 아이들의 마음에 계속 가까이 있어줬잖아. 그것도 훌륭한 역할이다. 고마워.
레녹스: 네. 부디 저희로부터의 감사를 받아주세요.
레녹스의 말에 파우스트와 샤일록, 그리고 피가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 고마워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기뻐요. 그렇지, 미틸. 함께 선물을 열어…….
미틸: …….
미틸은 받은 선물을 빤히 바라본 후 다시 한 번 반짝이는 결정과 거리 사람들의 미소를 둘러보았다.
미틸: ……현자님. 저, 누군가를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마법사가, 조금은 되었을까요.
미틸은 혼잣말처럼 그렇게 물었다. 어젯밤 불안에 흔들리던 눈동자가 꿈같은 빛을 비추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거리 사람들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힘낸 젊고 상냥한 마법사의 모습을 가슴에 새기듯,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틸이 제안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 경치를 보지 못했을 거예요. 올해도 내년도, 다음 해도, 이 거리에는 드롭 스노우가 내려 거리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겠죠. 미틸, 당신 덕분이에요.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용기를 내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자 미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기쁜 듯, 하지만 어딘가 자랑스럽게 웃어보였다. 그의 산타클로스가 전해준 착한 아이의 증거를 소중하게 손에 감싼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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