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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5 이벤트 스토리

[도취의 봉사와 도착의 소나티네] 1화~5화

 

2월 19일 18:00부터 「도취의 봉사와 도착의 소나티네」 를 개최예정! 가챠에는 SSR 오웬・샤일록의 카드가 기간한정으로 등장🧙‍♀️

 

밀고 당기는 듯한 깊은 붉은색이 선명하게 눈을 깜빡인다. 가게를 파괴한 오웬에게 바의 출입을 금지한 샤일록. 사과 대신으로 제안한 것은…… 이색적이고 비정상적인 카페 바의 영업?

 

……너, 정신 나갔구나. '주인님'.

……물론. 서쪽의 마법사니까요, '도련님'.


1화

어느 날의 저녁. 샤일록의 바는 저녁 식사 전 카페 타임을 즐기는 마법사들로 붐볐다.

 

에? 이 바는 원래 마법관에 있던 것이 아닌가요?

 

무르: 아니야! 샤일록이 멋대로 만들었어!

 

미틸 / 리케: 멋대로 ……?

 

샤일록: 조금 나쁘게 들리지만. 뭐, 그렇네요. 매년 멀리 일을 하러 방문했던 곳이니까요.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원해서요.

 

클로에: 그렇구나 ……. 전의 마법관은 지금처럼 번화하지 않았지. 한적한 숙박시설 같은 느낌이었고.

 

라스티카: 오락이 적은 장소에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다니, 샤일록답네.

 

하지만 마법관은 중앙 나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이죠? 허가 없이 손을 대도 되는지…….

 

미틸: 드러몬드 씨…… 는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빈센트 씨한테 알려져 혼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무르: 우리들, 본인의 방도 마법으로 마음대로 건드리고 있잖아. 비슷한 거 아니야?

 

젊은 마법사들: 그런 건가?

 

(다들 자유로워…….)

 

샤일록: 이 바는 원래부터 제가 저를 위해 만든 것. 누군가를 향해서 영업을 할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샤일록이 갈고 닦은 유리잔을 소리 없이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긴 속눈썹을 들어올려 이쪽을 향한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샤일록: 이번에 당신이 찾아와서 모두가 마법관에 살기 시작하면서 몰라보게 떠들썩해졌군요. 지금은 매일같이 여기서 술을 만들고 누군가와 수다를 떠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이 장소는 베넷의 술집과도 다른 맛이 있고, 제가 좋아하는 곳이니까요.

 

샤일록……. 당신이 그렇게 생각해줘서 저도 기뻐요. 저도 모두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기뻤지만,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니까. 지금은 교류의 장소로서 이 바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뭐니뭐니해도 아늑하고요!

 

클로에: 알아~! 게다가 살고 있는 건물 안에 바가 있다니 사치지. 나도 모르게 들리고 싶어져.

 

미틸: 네! 복도를 지나갔을 때 영업 중인가? 하고 바를 들여다보는 것은 설레고……. 술을 못 마시는 저희들이라도 샤일록 씨는 환영해 주시니까요.

 

리케: 카운터에 앉아 깨끗하고 맛있는 음료를 마시고 있으면 어른의 반열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들어요.

 

샤일록: 기쁜 말을 해주시는군요. 당신들이 예의바른 손님이기 때문이에요.

 

무르: 샤일록, 기분 좋아보이네!

 

샤일록: 제가 만든 공간을 마음에 들어하고 여기에 있고 싶다, 들르고 싶다고 생각해주는 것은 가게 주인의 명성이죠. 카운터도 선반이나 의자도, 장식도, 제가 하나하나 선택해서 구입한 것이고……. 아, 보세요. 이 꽃병은 얼마 전에 구입한 지 얼마 안된 새 것이랍니다.

 

팔에 내린 스톨을 누르며 샤일록이 카운터 한쪽을 가리켰다. 거기에 있던 것은 한 송이 꽃의 꽃병이다.

 

세련된 디자인이네요! 심플한데 그 밖에 없는 느낌으로 …. 한 점짜리일까요?

 

라스티카: 꽃혀있는 꽃도 아름답네. 품위있고 가련해서 이 바에 딱이야.

 

샤일록: 후후, 당신들도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군요.

 

늘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가 가끔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줄 때 조금은 가슴이 설레는 기분이 된다. 그의 마음에 드는 것이나 고집을 알고, 자신도 그것을 마음에 들어하고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그때, 잔잔한 무드를 깨뜨리듯 바의 벽이 날아갔다. 화려한 파괴음과 함께 오웬, 미스라, 브래들리가 날려온다.

 

클로에 / 미틸 / 리케: !?

 

에에!?

 

라스티카: 여어, 셋 다. 홀을 통과하지 않고 직접 밖에서 들어온거니?

 

샤일록: 벽에 큰 구멍이……. 바람이 기분 좋은 날씨이긴 하지만 이거는 바람이 조금 많이 들어오는군요.

 

무르: 오즈도 있네! 야호!

 

오즈: …….

 

해질녘 물드는 하늘에 빗자루를 쓰지 않고 떠있는 오즈의 모습이 보인다. 바의 중앙에는 북쪽의 마법사 3명이 토템 폴처럼 겹쳐져 있다.

 

오웬: 쳇…….

 

미스라: 쳇, 이 아니에요. 당신이 가져온 마법진 때문에 오즈가 저희를 날려버렸잖아요.

 

오웬: 내 탓 하지 마. 네가 진을 잘못 그렸잖아.

 

브래들리: 하아……. 이제 끝이다 끝! 술집에서 날뛰는 건 성에 안 맞아. 이제 곧 날도 저물고 오늘은 끝내자고.

 

오웬: 젠장……. 너희들, 갑자기 태도를 바꾸지 말라고.

 

샤일록: 오웬……. 그쯤 해두는 건 어떤가요? 숨이 차오르고 있는데.

 

오웬: 시끄러워. '쿠레 메미니!'

 

오웬이 날카롭게 주문을 외우자 바는 순식간에 전쟁터가 됐다. 살기를 띤 얼음 칼날이 난무하고 으르렁거리는 천둥이 빛난다.

 

미스라: '아르시무'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클로에 / 미틸: 우왓!?

 

지체없이 미스라가 미틸을, 라스티카가 클로에를 끌어당겼다. 나와 리케의 주위에도 두둥실 빛나는 투명한 막이 생긴다.

 

리케: 오즈의 마법의 기척……. 오즈의 결계예요!

 

오즈: '복스노크'

 

오웬: ……윽.

 

날아간 오웬은 바의 카운터에 등을 세게 부딪혔다.


2화

 

순간, 주위를 더듬은 손이 그 꽃병을 잡는다.

 

클로에 / 라스티카: 아!

 

잠시만요. 그건……!

 

오웬: '쿠레 메미니'

 

꽃병은 순식간에 날카로운 얼음을 휘감았다. 얼어붙은 그것이 오즈에게 던져진다.

 

오즈: '복스노크'

 

오즈의 천둥이 얼어붙은 꽃병을 명중했다. 톡톡 튀는 도자기와 얼음이 하늘에 흩날린다.

 

아…….

 

샤일록: '인비벨'

 

그 안에서 샤일록은 우아하게 파이프를 불었다. 향수를 뿌린 듯한 농밀하고 달콤한 향기가 우리를 감싼다.

 

오웬: ……! 잠깐, 뭐야?

 

샤일록: 이제 끝입니다. 계속할 거라면 밖에서. 오즈, 당신도.

 

오즈: …….

 

샤일록이 조용히 오즈를 쳐다본다. 오즈는 살짝 눈썹을 치켜세욱 시선을 뿌리치듯 몸을 돌아섰다. 그리고 자취를 감췄다.

 

리케: 정말이지! 적어도 벽을 원래대로 하고 돌아가면 좋을텐데.

 

오웬: …….

 

미틸: 저기, 미스라 씨…….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치지는 않으셨나요?

 

미스라: 당연하죠. 당신이야말로 멍하니 있지 말고 자신의 몸 정도는 스스로 지켜주세요. 뭘 위해서 제가 수행을 해줬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미틸: ……! 네…… 그렇죠. 순간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더 훈련할게요!

 

브래들리: 정말이지, 재난이었네. 슬슬 물러설까.

 

라스티카: 벌써 가는거니? 황급히 바에 들어오니까 그만큼 목이 마른 줄 알았는데.

 

클로에: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아, 라스티카. 그래도 벽이 날아가는 걸로 끝나서 다행이다. 오웬도 괜찮아? 아픈 곳 같은 건 없어?

 

오웬: 하아…….

 

흥이 꺾인 얼굴로 오웬은 손에 든 트렁크를 내려놓았다. 시무룩하게 숨을 몰아쉬고 난폭하게 카운터석에 걸터앉는다.

 

오웬: 샤일록. 네가 방해해서 기분이 최악이야. 뭐 달달한 음료라도 줘.

 

샤일록: 네, 알겠습니다. 아아…… 병이 깨져버렸네. 이것이 마지막 한 잔이군요.

 

(어라……? 화나지 않았나? 행동도 표정도 평소처럼 보이는데…….)

 

샤일록: 여기 있습니다, 오웬. 당신을 위한 한 잔이에요.

 

샤일록이 내민 것은 표면에 꽃잎이 흩어진 새빨간 칵테일. 석류를 짜낸 듯 생생하고 넋을 잃을 만큼 요염하다.

 

오웬: 늦어.

 

오웬은 한마디 불평을 하고 잔을 받았다. 가느다란 목이 진홍색을 쭉 들이킨다.

 

오웬: ……!

 

순간, 부어오른 하얀 얼굴에 활짝 밝은 빛이 비쳤다.

 

오웬: ……나쁘지 않네. 뭐, 맛있잖아.

 

샤일록: 그것은 무엇보다 다행이군요. 대금은 괜찮습니다. 대신 당분간 이곳으로 오지 마세요.

 

오웬: 하?

 

오웬이 눈썹을 찡그렸다. 주위의 마법사들도 동요하는 듯한 웅성거림이 퍼져간다.

 

샤일록: 저는 이 바의 주인이기 때문에 이 공간의 질서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절도를 지키지 않는 고객을 환영할 수는 없으니까요.

 

점잖게, 매우 상냥하게, 그러나 의연한 태도로. 샤일록은 그렇게 말했다.

 

무르: 아아. 해버렸구나!

 

그건, 즉…….

 

(실질적으로 출입금지라는 것……?)

 

 

 

 

 

 

바에서 말썽이 난 며칠 후, 나는 미틸과 함께 명웅의 거리를 방문하고 있었다. 차분한 거리를 사쿠 쨩도 내 어깨 위에서 바라보고 있다.

 

바를 고장낸 사과로 과자를 사러…… 라니. 오즈가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은 드문 일이죠.

 

오즈: 사과를 하라고 쌍둥이가 시끄럽게 굴었다. 사람을 날려버릴 때는 건물이 아닌 숲으로 날려 보내라고 하더군. 일리가 있어.

 

미틸: 그, 그런가요……?

 

오즈: 쌍둥이가 낸 일이다. 사과를 핑계 삼아 이 거리의 제과점에서 선물을 사게 하는 것이 목적이겠지.

 

오즈는 그렇게 말하지만 목소리나 표정에서는 싫다는 분위기는 별로 없다.

 

(오즈도 샤일록을 신경쓰는 것 같고, 바를 부순 것 때문에 그런 걸까.)

 

그건 그렇고 오늘은 미틸이 같이 와줘서 다행이네요. 전에 이 거리를 방문하고 나서 종종 가게를 한 번씩 들르고 있죠.

 

미틸: 네! 현자님은 물론 오즈 님도 안내할 수 있어서 기뻐요. 과자 가게나 잡화점도 많으니까 산책하는 것이 즐거워서…… 어라?

 

지나가던 카페 유리 너머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미틸과 함께 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샤일록?

 

그의 앞에는 둥근 안경을 쓴 품위 있어 보이는 신사가 앉아있다. 마침 헤어지려던 참인듯 샤일록에게 손을 흔들고 가게를 떠난다.

 

오즈: 저 남자는 마법사군.

 

샤일록의 아는 사람일까요? 이 거리에는 친숙한 가게가 몇 군데 있다고 했고……. 아.

 

가게 안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쪽을 바라보는 샤일록과 눈이 맞았다. 느긋하게 미소짓는 그가 손짓을 한다.


3화

 

샤일록: 조금 전의 그는 저의 친구입니다. 그는 서쪽 나라에서 색다른 라운지를 경영하고 있습니다만, 오랜만에 거기서 출점하지 않겠냐고 상담을 받아서요.

 

라운지에 출점, 인가요 ……?

 

샤일록의 권유로 우리도 휴식 겸 차를 마시기로 했다. 향긋한 홍차의 향이 가득한 가게 안에서 칵테일을 섞듯 샤일록이 접시를 돌린다.

 

샤일록: 이름하여 '한눈에 반하는 라운지'. 비정기적으로 영업하는 대여 라운지죠. 가게의 주제는 매번 다릅니다. 학교와 같은 내장을 준비하거나 점원과 손님이 연인이라는 설정이라던가……. 점원이 주인이고 손님이 강아지라는 것도 있었군요.

 

오즈: 일부러 바에 가서 개로?

 

미틸: 연인도……. 부끄럽지 않나요?

 

샤일록: 받아들이면 즐거운 법이에요. 시키는 대로 손을 내밀거나 목줄을 차거나……. 연인과 이야기하듯이 달콤한 말을 속삭이고 접촉한다던가.

 

미틸: 히야…….

 

그건…… 이른바 컨셉바같은 느낌일까요?

 

샤일록: 이런, 알고 계시나요?

 

잘은 모르지만 제 세계에서도 비슷한 것이 있었거든요. 메이드 복장을 한 점원이 있거나 의상이나 설정에 공을 들인 개성적인 가게가 꽤 인기여서. 같은 취미나 기호의 사람이 모이는 장소라고나 할까……. 아마 그런 거겠죠?

 

샤일록: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의 라운지는 그것들 중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가게죠. 마치 하룻밤의 덧없는 사랑처럼 한떄의 만남과 이별, 비일상을 맛볼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높습니다.

 

미틸: 손님을 상대로 점원이 연극을 하고 있는 느낌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재미있을 것 같아요. 두근두근 거리긴 하지만…….

 

오즈: 아이들이 드나들 곳은 아닌 것 같군.

 

샤일록: 째려보지 말아주세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때 주제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무슨 일로 이 거리에?

 

아, 그랬었지. 실은 사과의 물건을 찾으러…….

 

오즈: ……아아. 이것을.

 

샤일록: 사과……. 오즈가 저에게?

 

미틸: 얼마 전에 바의 벽을 부숴버렸잖아요.

 

오즈: 먼저 공격을 가한 것은 오웬들이지만…….

 

미틸: 그래도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이 말씀을 꺼내셔서 선물을 찾으러 왔어요. 저희도 도왔고요!

 

오즈: ……과자와 술이 들어있다. 받도록.

 

내밀어진 꾸러미를 보고 샤일록은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살며시 아래에서 손을 모으고 힘을 빼면서 웃었다.

 

샤일록: ……당신이 주는 선물이라니 희귀하네요. 감사히 받아두도록 하죠.

 

 

 

 

 

 

 

마법관으로 돌아가 오즈와 미틸과 해산한 후, 방으로 돌아가기 전 샤일록과 함께 바에 들렀더니 어둠 속에 인적이 있었다.

 

오웬: 여어, 늦었네.

 

오웬…….

 

카운터 모서리에 부러진 끝자리. 불빛이 닿기 어려운 그곳에 걸터앉아 그는 옅에 웃고 있었다.

 

샤일록: ……무슨 일로 오셨죠? 잠시 오지 말아달라고 저번에 말씀드렸는데.

 

오웬: 용건이고 뭐고, 손님으로 온 게 당연하잖아. 달달한 음료라도 만들어.

 

샤일록: 당신은 지금 저의 손님이 아닙니다. 오늘은 물러가 주세요.

 

샤일록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간다. 손가락을 흔들자 두둥실 뜬 병과 과일이 선반과 캐비닛에 담겼다.

 

오웬: 그렇게 말하면 더 오고 싶어지잖아. 바에서 난동을 부린 건 나뿐만이 아니야. 비품을 부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왜 나한테만 뭐라하고 따돌리는 건데?

 

샤일록: …….

 

오웬: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서 삐져있는 거야, 샤일록.

 

샤일록: ……바나 술집은 많은 사람이 모여 교류를 즐기는 장소입니다. 저도 딱딱한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당신들의 행동을 모두 좋다고는 할 수 없어요.

 

오웬 쪽은 보지도 않은 채 샤일록이 한숨을 내쉬었다. 세척기에 손을 뻗어 글라스에 붙은 물방울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말을 이어간다.

 

샤일록: 애초에 저는 어떤 손님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입점부터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질서가 흐트러질 것 같을 때에는 문을 닫거나 중재하여 밖으로 내보내죠. 하지만…… 전날처럼 갑자기 벽이 무너지는 건 안되니까요. 덕분에 새로 들인 꽃병이 깨져버려서.

 

오웬: 하. 그런 거였어? 고작 꽃병 하나 때문에 어린애처럼 고집을 부리는 거라고? 너도 귀여운 구석이 있잖아. 사과로 너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대단한 마법이라도 보여줄까?

 

샤일록: 후후…….

 

오웬: ……뭘 웃고 있어?

 

샤일록: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죠. 일부러 불이 켜지지 않는 카운터의 구석에서 저를 기다려 주셨잖아요? 게다가 달콤한 음료를 주문하는 것까지.

 

점잖게 미소를 짓다가 샤일록이 살짝 몸을 내밀었다. 손가락으로 살짝 오웬의 코끝을 건드린다. 장난꾸러기 고양이를 즐기는 것처럼.

 

샤일록: 귀여운 사람.

 

오웬: …….

 

오웬의 얼굴에서 희미한 웃음이 사라졌다. 냉동고를 열었을 때처럼 공기가 차가워져 간다. 내 팔 안에서 사쿠 쨩이 털을 곤두세웠다.

 

아, 저기……!

 

샤일록: 아아…… 현자님. 그렇게 불안한 표정 짓지 말아주세요. 이쪽으로.

 

샤일록이 팔을 벌리고 나를 불러들인다.


4화

 

권유받은 채로 다가가자 등을 토닥토닥거리며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그의 손에는 마도구인 파이프가 쥐여져 있다. 긴장감 있는 침묵에 등골이 싸해진다.

 

샤일록: 모양이 있는 것은 언젠가 망가집니다. 그 꽃병은 특별히 비싼 것도, 엄청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저의 마음에 들었던 것이죠. 여기는 저의 가게이고, 당신이 저의 손님이라는 자각이 있다면 그것을 존중해 주셔야 합니다.

 

오웬: ……그게 뭐야. 너의 긍지라는 거?

 

샤일록: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다시 말하자면 미의식이려나요.

 

오웬: 잘도 말하네. 서쪽의 마법사는 약하면서도 자신의 욕망에만 관심이 있지. 머릿속은 꽃밭에다가 미친 녀석들의 집단이야. 그런 녀석들에게도 긍지가 있다고?

 

오웬,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샤일록: 괜찮습니다.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웃으면서 마음가는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을 좋아해서요. 그럴 수 없다면 때로는 돌이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죠? 저와 당신이 가진 것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오웬: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네. 그런 것보다 빨리 뭐라도 만들어. 저번에 먹었던 갓 짜낸 피 같은 달콤하고 붉은 칵테일 같은 거 말이야.

 

샤일록: 정말이지, 입이 좋지 않은 분…….

 

샤일록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조금 생각에 잠겼다. 이내 무엇인가 번뜩인 듯 눈동자에 장난기 어린 빛을 띄운다.

 

샤일록: ……오웬. 아까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사과를 드릴 마음이 있는 거죠?

 

오웬: 그런 말 했었나?

 

샤일록: 네.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세요. 얼마 전에 만든 붉은 칵테일……. 리큐어 병이 깨져버려 그것이 마지막 한 잔이었습니다. 그 리큐어가 조금 희귀해서요. 일반 가게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만 특별히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죠.

 

샤일록은 그렇게 말하며 싱글벙글 웃었다.

 

샤일록: 오웬. 어느 라운지에서 저와 카페 바의 영업을 하지 않겠나요?

 

 

 

 

 

 

 

후일.

 

미틸: 샤일록 씨, 선반의 유리잔 닦아두었어요!

 

다음에는 접시를 정리할게요!

 

샤일록: 감사합니다. 두 분 다 일이 빠르시군요.

 

오즈 / 오웬: …….

 

샤일록의 친구가 운영하는 서쪽 나라의 컨셉 바, '한눈에 반한 라운지'. 그곳에 입점하게 된 우리는 모두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웬에 대한 출입금지 선언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라운지를 향한 준비 시간에는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샤일록과 오웬이 걱정돼서 나도 도와주겠다고 순간적으로 입후보해 버렸지만……. 설마 오즈와 미틸까지 와줄 줄이야.)

 

오웬: 정말로. 왜 이렇게 된 건데?

 

와앗!? 어, 어떻게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혹시 마음을 읽으셨나요?

 

오웬: 그런 거 안해도 얼굴 보면 알아. 저기, 돌아가도 돼? 나 바쁜데.

 

샤일록: 임무나 의뢰의 예정이신가요? 그런 거라면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과의 상담은 이미 끝났으니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게다가 감시역을 겸해 오즈 님까지 파견해 주셔서…….

 

 

 

 

 

 

스노우 / 화이트: 좋아~! 오웬 쨩, 빌려줄게!

 

스노우: 봉사정신과 사교성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 게다가 얼마 전에는 화려하게 바를 부순 것 같더만.

 

화이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웬이라고는 하지만 미스라와 브래들리도 같은 죄지. 두 사람의 처사는 우리에게 맡기게나.

 

스노우: 그렇네. 하지만 오웬을 돌보는 것은 그대만으로는 힘에 부치겠지. 겸사겸사 오즈도 감독으로 동행에 붙여주겠다. 얼마 전에는 녀석도 거리낌 없이 날뛰고 있었으니까.

 

스노우 / 화이트: 그러면, 두 사람을 잘 부탁해~!

 

 

 

 

 

오웬: 젠장. 그 녀석들.

 

오즈: 선물로 준 과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가……?

 

(세계가 넓다고 해도 '겸사겸사' 로 오즈를 호출할 수 있는 것은 스노우와 화이트 정도겠지…….)

 

미틸: 또 샤일록 씨의 가게를 도울 수 있다니 기대된다. 라운지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샤일록: 저 역시. 미틸은 이전에 바의 도움을 받았을 때도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었으니까요. 예능감이 풍부하신 분들이 기뻐하시겠죠.

 

맞다……. 라운지는 매번 다른 테마로 영업하는 거죠. 그건 주인이 결정하는 건가요?

 

샤일록: 아뇨, 이번에는 저에게 맡긴다고 하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입니다만 기본적인 카페 바의 형식은 무너뜨리지 않을 예정으로 일단 내장 상담을 하죠. 예를 들면…… 오웬은 무슨 색을 좋아하나요?

 

오웬: 너의 피의 색.

 

샤일록: 이런, 무서워라. 오즈 님은?

 

오즈: 특별히 취향은 없지만……. 너의 눈동자의 붉은색은 와인과 닮았군.

 

샤일록: 오즈 님은 와인을 좋아하시니까요. 그러면 미틸은?

 

미틸: 으음, 뭘까요……. 딱 생각나는 것은 초록이라던가…….

 

아, 좋네요. 차분한 느낌이 들어서 저도 좋아해요.

 

샤일록: 과연……. '인비벨'

 

샤일록이 후우 하고 연기를 뿜어내자 광채나는 다크그린이시선을 사로잡은 앤티크한 소파가 나타났다. 깊은 붉은색을 기조로 한 마법관의 바에는 새로운 색조다.


5화

 

왠지 신선하네요! 샤일록의 가게는 붉은 색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 많으니까…….

 

오즈: 좋은 색이군.

 

미틸: 네, 엄청요! 어른스럽고 멋있어요.

 

샤일록: 감사합니다. 어떤가요, 오웬. 마음대로 주무셔도 돼요.

 

오웬: 주무…… 뭐? 이렇게나 사람들 앞에서 뒹굴거릴 리가 없잖아. 라고 할까,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나에게 접객을 시키다니, 손님이 모두 돌아가도 모르니까.

 

샤일록: 그렇게 말하지 말고. 그리고 저번에도 말씀드렸을 텐데요. 라운지의 영업이 잘되면 당신이 마시고 싶어했던 리큐어를 들여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에 의한 달콤한 욕망이나 기쁨이야말로 리큐어의 원료가 되는 것이니까요.

 

샤일록이 말한 리큐어의 제조법은 특이했다. 라운지를 찾은 손님이 흥분과 고양을 느끼면 오너가 애용하는 마법도구에서 꿀이 추출된다. 고객의 감정이나 행복감에 따라 맛이 달라지며 같은 맛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이 리큐어의 근원이라고 한다.

 

오즈: 손님이 좋아할수록 맛의 깊이가 더해지는 건가?

 

샤일록: 그렇습니다.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는 단맛도 적고 싱겁죠. 충분히 설레어주신다면 꿀은 농후해지고 선명한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양질의 리큐어를 입에 대면 몸이 뜨거워져 가슴이 두근거리는 기분이 되어 '사랑의 맛' 이라고 불린다고 하더군요.

 

미틸: 사, 사랑의 맛……. 어떤 맛일까…….

 

그것보다, 그걸 평범하게 바에 내고 있었던 건가요?

 

샤일록: 네, 가끔요. 몸에 해롭지 않으니까 가끔 자극적인 느낌으로. 지금으로서는 제가 과거에 출점했을 때의 리큐어가 역대 최고의 완성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오웬의 행동에 따라 지난 번에 맛본 것보다 훨씬 감미롭고 진한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웬: 그런 걸로 내가 속을 줄 알고…….

 

오즈: 오웬, 소파에 누워라.

 

오웬: 뭐야, 지금 떠올랐다는 듯이. 뭐…… 촉감이나 디자인은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오웬은 마지못해 소파에 앉았다. 게으르게 팔걸이에 기대는 그의 모습은 눈길을 끌 정도로 고귀하고 도도하며 매력적이다.

 

와……. 오웬, 엄청 그림이 되네요……. 굉장히 품위있어 보여요.

 

미틸: 마치 오웬 씨를 위해 만들어진 소파 같아…….

 

샤일록: 아아, 생각한 대로네요. 당신이 등받이에 팔을 두르고 기대어 다리를 꼬았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모양으로 골랐거든요. 색상만 결정할 수 없었는데. 이 소파는 가게에 두도록 하죠. 의상도 준비하지 않으면.

 

오웬: ……너. 나로 인형놀이라도 할 생각이야?

 

샤일록: 설마. 접객이라고 해도 당신에게 어려운 일은 부탁하지 않습니다. 영혼이 부서진 무르가 제 가게에서 뒹굴어도 그림이 되는 카우치를 놓는 것처럼 거기에 있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은 단연코 무르보다 예절이 좋지만요.

 

오웬: 하……. 너랑 같이 있는 길고양이랑 같은 취급 하지 마.

 

오웬이 싸늘하게 웃었다. 버릇없이 한쪽 무릎을 들고 깨끗한 가죽을 배경으로 구두창을 문질러 바른다.

 

오웬: 저기, 샤일록. 한 번 따끔한 맛을 보는 건 어때. 너는 나보다 훨씬 약해. 나는 그 꽃병처럼 연약하지 않고 너를 돌로 만들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한 기색에 우리의 표정은 굳어졌다. 카운터 의자에 동그랗게 앉아 있던 사쿠 쨩이 벌떡 달려와 나를 지키듯 가슴을 떤다. 옆에 있던 미틸도 내 반 걸음 앞으로 나와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

 

오즈: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마라. 또 잔해에 깔리고 싶나?

 

오웬: 시끄럽네. 오즈도 이 녀석에게 얕보여지고 있는 거야. 천하의 마왕이 서쪽의 마법사가 시키는대로 해서 부끄럽지도 않아?

 

샤일록: 오해입니다, 오웬. 저는 당신들을 얕보지 않았어요. 저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오웬: 시끄럽다고 했잖아. 거짓말쟁이. 무슨 소리야?

 

샤일록: 곤란하네요. 거짓말은 아닙니다만…….

 

오웬: 먼저 내 말을 들어. 이건 너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야. 무르도 클로에도 라스티카도, 언제나 운좋게 우연히 죽지 않았을 뿐. 그걸 한 번 제대로 먹여주겠다는 거야. 그렇게 해서 몸소 알려주려고. 아아, 그런데 돌이 되면 알려줄 수 없나.

 

샤일록: ……알겠습니다. 한 번,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이야기할까요. 오즈, 베넷의 술집까지 저희를 데려다 주시겠나요?

 

미틸: 에……?

 

하지만, 샤일록…….

 

샤일록: 괜찮습니다. 서로 알기 위한 이야기를 할 뿐이니까요.

 

오즈: ……30분 후에 다시 데려오겠다.

 

오즈: '복스노크'

 

 

 

 

 

 

 

 

오웬: …….

 

샤일록: 자, 앉으세요. 저의 음료는 오랜만이죠? 특출나게 달콤한 초콜릿의 칵테일은 어떤 …….

 

오웬: '쿠레 메미니'

 

샤일록: ……!

 

오웬: 자진해서 나와 단둘이 있게 하다니, 정말 바보같은 녀석.

 

샤일록: ……윽, 하. 오웬…….

 

오웬: 잘 어울리네. 그 목줄이랑 쇠사슬. 자, 개처럼 끌어당겨줄게. 꼴사납게 바닥을 기어봐.

 

샤일록: 후후……. 루비 같은 붉은 쇠사슬……. 정말 아름답군요……. 저를 위해 준비해주신 건가요?

 

오웬: …….

 

샤일록: 공포와 흥분이 없는 흥분이 되어 열이 쑤시고 자극적인 놀이군요. 지금은 당신과 천천히 수다를 떨고 싶기 떄문에…… 풀어주시죠.

 

오웬: ……흥분하지 말라고. 기분 나빠…….

 

샤일록: 콜록……. 감사합니다. 영광이었습니다.

 

오웬: 칭찬하지 마. 일부러 장소를 옮겼다는 건 이곳을 죽음의 장소로 선택하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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