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April 27, 2022
4月30日(土)18:00よりイベント「硝煙に捧ぐ宴のテゾーロ」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カイン・ブラッドリー・シノ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奪う方も奪われる方も命がけの勝負さ。賭けた命の分だけ、宝はかけがえのないもんになる。 #まほやく pic.twitter.com/mdxAJ4U7dX
아무리 찾아봐도 소용 없다. 그 보물은 영원히 찾을 수 없어! 어느 집안의 마법사가 목숨을 따라 숨긴 환상의 보석, '발푸르기스의 밤'. 그것은 브래들리가 오랜 세월 노렸던 사냥감이었다.
——빼앗는 쪽도 빼앗기는 쪽도 목숨을 건 승부야. 건넨 목숨만큼, 보물은 둘도 없는 것이 돼.
1화
오늘 어울리게 해서 죄송해요. 카인이 같이 와줘서 도움이 됐어요.
카인: 이 정도는 싼 심부름이야. 나도 현자님과 시장을 걸을 수 있어서 즐거웠고. 필요한 건 모두 샀어?
네. 덕분에요. 그 밖에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막 얻은 작은 병을 손에 넣는다. 마법사가 점주로 있던 조금 수상쩍은 노점에서 팔고 있었던 것이다. 라벨도 아무것도 없는 빈 병. 가게 앞에서 봤을 때는 틀림없이 병 자체가 상품인가 싶었는데…….
정말로 신기하죠. 설마 투명한 사탕이 들어있을 줄은…….
카인: 나중에 리케들에게도 보여주자! 깜짝 놀람과 맛있음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으니 분명 즐거워 할 거야.
그런 얘기를 하면서 안뜰을 지나갈 때 말소리가 귀를 스쳤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시노와 브래들리, 두 사람이었다.
(어라…… 좀 특이한 조합이네)
브래들리: 그렇게 하면 소용없어. 좀 더 단련에 구체성을 갖게 해라.
시노: 하? 무슨 뜻이야. 알기 쉽게 말해.
브래들리: 그냥 막연히 휘두르는 게 아니라 전황을 머리에 떠올리라는 거다. 지금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적에게 무기를 휘두르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어? 여기가 좁은 곳이라면 어쩌려고? 갑갑한 장소에서는 회전하기 쉬운 무기는 취급하기 어려워. 기회를 봐서 돌아다니는 것을 이미지 해.
시노: …….
둘 다 무슨 일인가요?
말을 걸자 브래들리는 어깨를 들썩였다. 카인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시노도 대답한다.
시노: 단련하다가 인연이 끊겼어.
인연?
브래들리: 동쪽의 작은 놈이 단련하는 모습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어. 그래서 충고해 준 것 뿐이다. 이 녀석은 그럭저럭 머리도 돌고 배짱도 있어. 싸움에 익숙한 편이지. 아직 녀석의 무기가 싸우기 어려운 장소나 상황의 상정이 어설프지만.
시노: …….
브래들리: 움직임을 보면 지금까지는 네 녀석이 잘하는 장소에서 싸우는 일이 많았겠지. 예를 들면 숲속 같은 곳 말이야.
시노: 아까부터 쓸데없는 말이 많아.
브래들리: 등록금이라고 생각해라.
카인: 하지만 브래들리의 말에는 일리가 있어. 자신의 특기, 허술한 부분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장소나 적의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니까. 브래들리는 경험도 풍부해. 나도 가르쳐줬으면 하는 정도야.
브래들리는 야철하듯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브래들리: 헤에? 중앙의 기사님이 도적들에게 전투의 방법을 배우고 싶은 건가.
카인: 상관없어. 브래들리가 나보다 강한 마법사라는 것도, 나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도 사실이야. 스스로는 보이지 않는 약점이나 단점은 분명 잔뜩 있어. 깨닫게 해 주는 것은 귀하고 고마운 일이지. 나는 아직 강해질 수 있고, 강해지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배울 것이 산더미처럼 있으니까.
카인의 말에 생각하는 바가 있었는지 시노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노: 나는 지금 이대로 끝나지 않아. 아직 강해질 수 있어.
카인: 아아, 함께 힘내자! 브래들리, 다음에 나도 어울리게 해주지 않을래? 검 단련을 할 테니 봐 줘.
브래들리: 병아리가 일전인 말만 하고……. 내 마음이 내키면 말이지.
브래들리는 손바닥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진흙 냄새가 나고 탐욕스러운 자세는 그가 좋아하는 자세다. 똑바로 강함을 요구하는 시노와 카인은 가르쳐주는 보람이 있는 걸지도 몰라.
시노: 그런데 현자, 왜 빈 병 같은 걸 가지고 있지? 그거 뭔가 마법이 걸려 있는데.
사실 이거, 사탕이 들어 있어요! 중앙의 시장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브래들리: 불가사의한 마법이 걸려있네.
시노: 불가사의?
카인: 투명해지는 마법이 걸려있는 것 같아. 가게에서 시식했더니 제대로 된 사탕이더라.
시노: 헤에, 나도 먹어보고 싶어.
여기요. 꼭 시도해 봐주세요.
병뚜껑을 열고 시노의 손바닥에 슬쩍 사탕을 떨어뜨린다. 그 직후의 일이었다.
시노 / 카인: ……!?
시노의 손바닥이 사라지고 없다. 대신 분홍색 사탕이 공중에 떠 있었다.
어, 어째서……!?
브래들리: 아하하! 방심하니까 그렇지.
화이트: 현자, 여기에 있었나.
머리 위에서 떨어진 목소리의 주인은 빗자루에 탄 화이트였다.
카인: 화이트 님?
브래들리: 겍, 영감.
화이트: ……응?
빗자루에서 내린 화이트는 시노의 손에 눈을 멈춘다. 그리고는 재빨리 브래들리를 돌아본다.
화이트: 설마 브래들리 쨩, 해버린거야? 시노의 손, 잘라버렸어?
아, 아니에요! 사실은 지금…….
나는 화이트에게 병을 보여주며 사정을 설명했다.
화이트: 과연. 투명한 사탕인가. 브래들리의 짓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브래들리: 죽어.
화이트: 벌써 죽었거든.
아직도 시노의 손목에서 윗부분은 투명한 채다. 시치미를 뗀 채 화이트가 바라본다.
화이트: 사탕에 걸려 있던 마법은 아주 간단한 것일세. 기술이 미숙한 탓에 시노의 손에 그 마법이 옮겨져 버린 것이겠지.
시노의 손은 괜찮을까요……?
화이트: 문제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돌아올걸세. 마찬가지로 사탕에 걸려 있는 마법도 오래 가지 못한다. 그냥 평범한 사탕으로 돌아가겠지.
하아, 다행이다…….
시노: 좋지 않아. 이런 마법에 걸리다니 꼴불견이야. 뭐, 투명해져도 물건은 잡을 수 있고, 그렇게까지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때, 팍 하고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화이트는 저에게 용무가 있던게 아닌가요?
화이트: 오오, 그랬었지! 아까 마법관에 의뢰가 도착했네. 마침 브래들리에게도 말을 걸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담화실에서 스노우가 기다리고 있다. 카인, 시노. 손이 비어 있다면 그쪽도 도와주게나.
브래들리: ……아?
담화실에는 스노우 뿐만이 아니라 피가로의 모습도 있었다. 마중 나오는 두 사람을 보고, 브래들리는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
스노우: 드디어 왔나.
카인: 피가로도 있었구나.
피가로: 우연히 아까 쌍둥이 선생님과 마주쳐서 말이지.
피가로는 온화한 남쪽 마법사 연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쌍둥이 다음으로 오래 산 마법사다. 그가 동석하도록 하는 귀찮은 안건이 들어왔다는 것인가.
피가로: 어라…… 시노. 그 손, 왜 그래?
스노우: 설마 브래들리 쨩, 해버렸어? 시노의 손, 잘라버렸어?
브래들리: 또 이 흐름이냐.
아니 저기, 아까 이런 일이 있었어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두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뭐야 하고 이내 납득의 분위기가 되었다.
2화
스노우: 큰일이 아니라서 다행이군. 이쪽 얘기를 미루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의뢰가 도착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떤 내용인가요?
스노우: 이번에 의뢰가 온 것은 북쪽 나라의 어느 지역에서 온 것이다. 장소로 치면 다섯 고개를 넘어 다시 그 앞에 있는 큰 호수를 건넌 근처인가. 갑자기 큰 골짜기가 나타났다고 하는 군.
큰 골짜기……?
스노우: 그렇네. 마치 바닥이 없다는 소문이 나있다.
시노: 그건 정말 이변인가? 북쪽 나라는 기후 변화가 심하잖아. 단순한 자연 현상인 건.
스노우: 원래부터 작은 크레바스처럼 갈라진 틈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거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원인으로, 들여다보면 깊고 바닥이 없는 무서운 계곡으로 변모하고 말았지.
작은 크레바스가 갑자기 큰 골짜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어제 본 작은 웅덩이가 하룻밤 사이에 호수가 되어 있는 것과 같은 것일까. 상상해보니 눈이 휘둥그레지는 변화인 것 같다.
피가로: 일단 확인해보겠습니다만, 그 근처에서 대규모 지진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네.
피가로: 미스라나 오즈가 날뛰었다는 이야기는?
스노우: 없다.
피가로: 아무 이유 없이 지형이 변화했다니,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카인: '거대한 재앙' 이지.
화이트: 음. 그 달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어떤 위험을 안고 있을지 예상이 가지 않아. 이미 희생자도 나왔네.
에…… 희생자?
스노우: 음. 갑자기 나타난 골짜기를 수상히 여겨 인근 사람들이 골짜기에 조사를 들어갔으나, 대부분 행방이 묘연해졌네.
화이트: 돌아온 사람은 극히 적다. 그 중에는 정체불병의 무언가에 습격당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 무엇인가와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아.
스노우: 그래서 이번에는 싸움에 능한 마법사들을 모아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연…….
그래서 브래들리나 피가로에게 말을 건 것이라고 납득이 갔다. 예상할 수 없는 임무이기에 위험한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스노우: 이럴 때만 솔직해 보이는 연장자는 다른 임무에 가 있네.
카인: 계곡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더 이상 희생자를 낼 수는 없어. 나라도 괜찮다면 꼭 협력하게 해 줘.
시노: 나도 간다. 위험이 있다는 건 그만큼 활약할 수 있다는 거잖아. 공을 세울 기회야.
스노우: 이거 고맙군.
화이트: 둘 다 젊은데도 든든해. 믿고 있겠네.
맡겨둬. 너희들이 나갈 차례를 다 뺏어줄게.
스노우 / 화이트: 휴~! 멋있어~!
그런데 두 분은 계곡의 위치를 잘 알고 계시나요? 그 위치라면 많이 벗어나죠.
스노우: 들어본 적만 있네.
화이트: 공교롭게도 우리 지역의 밖이라서.
브래들리: 거기라면 알고 있어.
재미없다는 듯 듣던 브래들리가 소파에 몸을 담근 채 천천히 다리를 꼬았다.
스노우: 브래들리. 자네, 가본 적이 있나?
브래들리: 발길을 옮긴 적은 없어. 그 전에 잡혀서 감옥에 쳐박혀져 있었고. 하지만 조사만은 나름대로 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발푸르기스의 밤' 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발푸르기스의 밤'……. 그건, 확실히 마법사들의 축제죠?
1년에 한 번 열리는 마법사들을 위한 축제. 북쪽 나라에서 열린 것은 나도 가본 적이 있다.
브래들리: 그것과는 별개다. 축제와 같은 이름을 붙인 특별한 보물이 있어. 한때 소문이 났었고, 쌍둥이도 들어봤겠지. 아무도 구할 수 없는 환상의 보석이다.
쌍둥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피가로: 그렇다는데, 두 분은 어떠세요?
스노우 / 화이트: 확실히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듯한…… 없는 듯한……?
브래들리: 영감에게 물어본게 잘못이지.
스노우: 영감이 아닌 걸!
화이트: 갓 태어난 것처럼 팔팔하거든!
귀찮다는 듯이 쌍둥이의 항의를 손으로 털어내고, 브래들리는 말을 이었다.
브래들리: 꽤 오래됐지만 희귀한 보물만 열심히 모으던 마법사가 있어서 말이야. 발푸르기스의 밤도 그 녀석의 컬렉션 중 하나다. 그 녀석은 술이 들어갈 때마다 보물 자랑을 되풀이하며 때로는 현물을 과시했지만, 발푸르기스의 밤만은 달랐어. 아무리 치켜세워져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 같더군.
카인: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었으면.
브래들리: 그렇게 생각하지? 도적이라면 잡아먹지 않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발푸르기스의 밤은 계속해서 가지고 있으면 마력이 날카로워져 강해진다……. 그런 소문의 돌이었으니까.
시노: 가진 것만으로도 강해져? 정말인가?
브래들리: 어디까지나 소문이다. 하지만 가세라고도 단언할 수 없어. 사실 그 수집가는 북쪽 나라에서 보물을 과시했음에도, 그럭저럭 오래 살았으니까.
스노우: 흠. 북쪽 나라에서 오래 살았다면 돌의 효과도 설득력이 있네.
카인: 여러모로 매력적인 보석인 셈인가.
시노: 헤에, 좋네. 지금도 그 장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인가.
시노의 기대감에 브래들리는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브래들리: 그런 좋은 얘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주 옛날 소문이니까. 아까도 말했지만 장소의 짐작만 할 뿐, 보석이 어디 있는지까지는 몰라. 게다가 발푸르기스의 밤은 도적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누군가가 벌써 가져갔겠지.
시노: 뭐야.
카인: 뭐, 그렇겠지.
스노우: 어쨌든, 이번 임무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화이트: 지금은 여기에 없지만, 미스라와 오웬에게도 전력으로 동행해 달라고 할 생각일세. 뭐, 당연히 귀찮은 걸 싫어하니 가기 싫다고 반항하겠지만, 목에 밧줄을 달면서라도 데려오겠네.
피가로: 응응. 이야기는 정리된 것 같네요. 나는 이걸로.
어수선함에 섞여 떠나려뎐 피가로를, 웃는 얼굴의 화이트가 꾹 붙잡는다.
화이트: 놓치지 않겠다. 그대도 함께 가는걸세. 오즈가 다른 임무로 집을 비우고 있는 지금, 그 녀석들의 감시역을 맡는 것은 그대가 될 테니.
피가로: 뭐,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현자님도 가는 거죠?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기면 걱정도 되고.
3화
스노우: 현자여. 이야기한 대로 이번 임무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네. 만약을 위해, 그대도 동행해주지 않겠나?
화이트: 위험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따르고 있다. 피가로나 카인도 분명 지켜주겠지. 게다가 그대의 말이라면, 그 깡패들도 조금은 귀를 기울일지도 모르네.
알겠습니다.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꼭 동행하게 해주세요.
스노우: 잘 말해줬구먼.
화이트: 내일은 잘 부탁하겠네.
그날 밤, 도서실에서 현자의 책을 읽고 있던 나는 내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도를 걷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구나……. 내일 임무를 대비해서 오늘 밤은 일찍 쉬자.)
위험한 임무가 될지도 몰라. 그렇게 들어서 그런지 왠지 기분이 어수선하다. 갑자기 저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브래들리: 여, 현자.
브래들리?
나타난 것은 브래들리였다. 비싸 보이는 술병을 들고 밤거리를 활보하듯, 기분 좋게 구두 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내일은 임무인데 마셔도 괜찮나요?
브래들리: 이 정도는 하게 해 줘. 염원하던 보물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보물……?
브래들리는 히죽 웃으며 손짓했다.
브래들리: 지금은 맛있는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으니까 알려줄게. 따라와.
브래들리의 방에 초대받는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빈번하지도 않다. 조금 안절부절 못하면서 발을 들여놓는다.
거칠게 소파에 걸터앉은 브래들리는 딱 손가락을 올리고, 잔을 두 테이블 위로 불러들였다. 물잔을 나에게, 술잔을 그의 쪽으로. 그것을 기울이면서 브래들리는 말을 시작했다.
브래들리: 보물이란 '발푸르기스의 밤' 을 말하는 거다.
발푸르기스의 밤이란, 낮에 얘기해 준 보석이죠? 하지만, 그건 이미…….
브래들리: 하, 피가로 녀석들 앞에서 정직하게 말할까보냐.
브래들리는 간교한 얼굴로 바짝 몸을 내밀었다. 권유받듯이 나도 얼굴을 앞으로 내밀었다.
브래들리: 낮에는 그렇게 말했지만, 남의 손에 넘어갔다는 생각은 안 해. 나 의외에 빼앗길까 보냐. 그 보물은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으니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아……?
브래들리는 깊이 고개를 끄덕이고, 동화라도 들려주듯 입을 열었다.
브래들리: 옛날, 발푸르기스의 밤의 소문을 들은 나는 어떻게든 손에 얻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수집가의 주소를 부하에게 찾아보게 하거나 해서 말이야. 하지만 거처라니, 수집가들도 장소를 숨기거나 옮겨 다녀서 좀처럼 잡히지 않았지.
호박색 술을 흔들어 잔을 입에 붙였다. 취기를 즐기면서도 눈빛에는 빈틈이 없다.
브래들리: 술래잡기 같은 게 아냐. 그쪽도 필사적이면 이쪽도 진심이다.
브래들리: 우리들은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북쪽의 온 나라를 조사해 겨우 거처를 알아냈지만…… 한발 늦었지. 부하가 발을 디뎠을 때는 발푸르기스의 밤은 이미 사라져 있었어. 오늘 동쪽의 작은 놈의 손처럼.
함축적인 말에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 낮에 눈앞에서 문득 사라져버린 시노의 손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
……투명해졌다는 말인가요?
브래들리: 노점상의 사탕 같은 저렴한 마법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브래들리의 말에 의하면, 그 마법사는 자신의 죽음을 깨달은 것 같다. 그는 자신이 돌이 되기 전에 남은 마력 전부를 쏟아 부었고, 발푸르기스의 밤에 마법을 걸었다. 마치 세상에서 사라진 것처럼 투명해지고, 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게 되는 불가사의한 마법을.
브래들리: 부하가 발견했을 때는 이미 그 마법을 건 뒤였다는 얘기다. 그놈을 협박해서 찾아내려고 했지만, 어디에 숨겼는지 입을 열지 않았던 모양이야. 마력을 다 써버리고 남은 부스럼이 되어 있었으면서도 크게 웃기까지 했대.
'아무리 찾아도 소용없다.' '이제 아무도 찾을 수 없어.' '이제 누구의 손에 넘어갈 일도 없다.' '그 보물은 영원히 내 것이다!'
브래들리: 그 녀석은 곧 죽어서 돌이 되었다. 만족스러웠을 거야. 바라던 대로 보물을 감췄으니.
연극적인 말투에 무심코 귀를 기울인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큰 웃음이 귓속을 울리는 기분마저 들었다. 수많은 보물을 손에 넣었을 터인 수집가가, 유일하게 죽더라도 주고 싶지 않다고 간절히 원했던 보석. ……발푸르기스의 밤.
(얼마나 매력적인걸까……. 도대체 어떤 보석이지…….)
그러고 나서 브래들리는 어떻게 됐나요? 보물 찾기는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 거죠.
브래들리: 당연히 계속 쫓았지. 안 보여도 이 세상에서 사라진 건 아니야. 놈은 반드시 어딘가에 숨겼을 것이다.
브래들리는 긴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똑똑 두드렸다. 누가 묻는 것도 아닌데 숨을 죽인다.
브래들리: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 놈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소중한 보물을 보관한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손이 닿는 범위이거나, 반대로 손이 닿지 않는 대신 예상할 수 없는 장소 중 하나다. 그러니까 녀석의 은신처를 찾았다. 죽기 전의 행적을 쫓고, 목격 증언을 쫓고, 마침내 찾아낸 은신처가…….
이번 의뢰가 들어온 계곡인가요……?
브래들리: 아아. 딱 일치해.
뜻밖의 운명에 나는 조금 흥분했다.
(즉, 발푸르기스의 밤은 내일 가는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수수께끼 같은 계곡에 전설의 보물이 잠들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낭만과 위험을 느끼고 가슴이 소리를 낸다.
브래들리: 막상 올라가려고 했을 때 부딪히는 바람에 꽤 늦어졌지만, 그것도 오늘까지지. 드디어 내일, 발푸르기스의 밤을 손에 넣는다.
뜨겁고 확신에 찬 말투. 담화실에서는 숨겨져 있던 그의 강한 집착이 엿보였다. 계곡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브래들리는 은근히 설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시 그렇게 갖고 싶을 정도로 예쁜 보물인가요? 아니면 주인을 강하게 한다는 특수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브래들리는 잔을 놓자 모르겠다는 얼굴로 웃었다.
브래들리: 정해져 있잖아. 한 번 노린 사냥감이기 때문이다. 절대 놓치지 않아. 이번에야말로 내 것으로 해줄게.
주먹을 손으로 두드리고 브래들리는 눈을 번쩍 떴다. 눈동자 뿐만이 아니라 그 자체가 번쩍번쩍 야심에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브래들리: 자, 슬슬 끝낼까. 꼬마는 잘 시간이잖아.
아…… 네.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뵈어요.
브래들리: 어.
브래들리: ………….
브래들리: 우리의 자랑을 걸고. 이 승부, 질 수는 없지.
4화
다음 날, 의뢰서에 적힌 계곡의 장소를 목표로 우리는 북쪽 나라 상공을 날고 있었다.
피가로: 브래들리, 그 장소가 여기 앞이 맞아?
브래들리: 아아, 곧 보일 거다. 그것보다 미스라, 눈 뜨고 있냐?
말하면서 브래들리는 뒤를 돌아보았다. 임무에 응해줄까 걱정됐던 미스라와 오웬도 무사히 동행해줬다. 듣자하니 설득도 아니고 쌍둥이와 피가로가 억지로 끌고 온 듯 해 두 사람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미스라: 하아…… 전혀 농담이 아니에요. 출발 시간이 너무 빠른 게 아닌가요?
브래들리: 노인은 아침이 빠르니까. 나이가 짧은 만큼 성격이 급하겠지.
시노: 북쪽 마법사도 별 거 아니네. 이 정도는 빠른 축에도 안 들어가잖아.
카인: 시노도 나도 일찍 일어나는 건 익숙하거든. 단련하려면 이른 아침이 제일 기분 좋아.
오웬: 약한 놈들은 큰일이네. 쓸데없는 노력을 해서 쓸데없는 체력을 기르니까.
시노: 그 쓸데없는 체력으로 조만간 너에게도 짖어댈 테니까.
카인: 자자, 지금 우리는 임무하러 왔어. 실랑이를 벌일 때가 아니야.
오웬: 흥, 실랑이를 일으키기 싫으면 나한테 선뜻 말 걸지 마. 약한 기사님.
카인: …….
시노: 카인, 실랑이 일으키지 마.
카인: 알고 있어…….
브래들리: 뭐야, 동쪽의 작은 놈. 아침부터 건강하네. 손은 원래대로 돌아갔나?
시노: 흥. 저녁 무렵에는 돌아왔다.
시노는 이런저런 얼굴로 손바닥을 잡고 열었다. 어제 사라진 그의 손은 완전히 돌아왔다.
피가로: 히스클리프가 블랑셰로 돌아가 있어서 다행이었네. 그가 보면 뒤집어 졌을 걸.
확실히 깜짝 놀라면 미안할지도……. 아, 그러고 보니 병의 캔디도 오늘 아침에 보니까 투명하지 않더라고요.
스노우: 역시 오래가지 못하는 마법이었군.
화이트: 저렴한 노점상의 재미 아이템이니 말일세.
카인의 빗자루를 타고 있는 내 옆에, 스노우와 화이트가 나란히 섰다.
스노우, 화이트. 옷을 준비해 줘서 고마워요. 어제는 힘들었죠.
스노우: 호호, 이번 임무에 적합할 것 같은 옷을 몇 벌 넣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 각자 사이즈에 맞게 고쳐본 것일세.
화이트: 이 땅의 기질에 맞게 손질해 두었다. 움직이기 편하고 방한도 딱이지. 잘 어울리네.
고마워요. 두 분도 너무 멋있어요.
스노우 / 화이트: 뭘~!
오웬: 그건 그렇고 왜 빗자루를 타는 거야. 미스라의 공간의 문으로 목적지로 직접 가면 되잖아.
피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데 갑자기 골짜기 한가운데로 가는 건 아무래도 위험하니까.
스노우: 조사에는 신중함도 필요하네.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부근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쉽다.
브래들리: 말하는 옆에서 보이네.
브래드리의 말에 우리는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노: ……!
카인: 이건…….
눈을 의심했다. 설산의 일부가 부자연스럽게 툭 갈라져 있었다. 마치 거대한 칼을 내리치고 산을 때려 부순 것 같다.
피가로: 확실히 자연스럽게 무너져서 생긴 골짜기 느낌은 아니네.
군열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광활한 전망은 예전에 방문했던 장소를 떠올리게 했다.
(맞아. 오즈의 손톱 자국을 닮았어…….)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풍경이다. 뭔가 큰 힘으로 한꺼번에 찢어진 듯한 난폭한 인상이었다. 그대로 바로 위까지 이동하여, 빗자루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본다.
브래들리: 바닥이 안 보여. 상당히 깊네.
하늘에서는 골짜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어둠이 희끄무레한 공간을 찢고 있을 뿐이다.
계곡이라기 보다는 절벽 같네요…….
하나의 설산을 단절시킨 어둠은 깊고 자비가 없다. 자연의 일부일 텐데도 이공간으로 보인다.
화이트: 의뢰에 적혀있을 때보다 더 커진 것 같군. 이 계곡은 지금도 계속 펼쳐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네.
화이트: 아래는 보이지 않지만, 이만큼 깊으면 골짜기에 빛은 일절 닿지 않겠지. 대부분의 생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없어. 죽음의 어둠일세.
빛은 닿지 않고 지상은 아득한 저편이다. 그것은 이제 심해의 세계다. 밤보다 어둡고 끝없는 고립된 어둠을 떠올려 섬뜩해졌다.
미스라: 못 사는 건 아니잖아요. 바닥에 뭐가 있어요.
미스라는 빗자루에 쪼그리고 앉아 웅덩이에서 관찰하듯 골짜기 바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른 마법사들도 뭔가 느끼는 듯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시노: 확실히, 무슨 기척이 느껴져.
기척이라니, 도대체 무슨……?
오웬: 짙은 죽음의 기척. 저기 있는 놈은 사람이나 마법사를 죽이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거야.
카인: 정신 바짝 차리는게 좋을 것 같아.
오웬: 너도 무사히 이 계곡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말이야.
매서운 바람이 불고, 말려 올라간 눈을 골짜기가 삼킨다. 선두인 브래들리가 눈짓을 하고, 쌍둥이와 피가로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브래들리: 일단 내려가볼까. 경계하면서.
마법사들은 빗자루를 탄 채 계곡의 바닥으로 내려간다. 엄청난 속도로 낮이 밤에 휩쓸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면 당연하게 눈에 들어오던 푸른 하늘도, 눈앞에 보이던 깎아내린 산기슭도 점차 미덥지 않게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다.
카인: 현자님, 괜찮아? 무서우면 잡아도 돼.
아, 네. 고마워요……!
어둠을 빠져 나가 이윽고 골짜기에 이르렀다. 얼마나 깊은 곳까지 왔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 이건……?
밝기에 안심한 것도 잠시, 놀라움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둠에 휩싸여 있던 지표가 빛나고 있다. 눈부심은 없고 눈빛처럼 희미하고 약하다.
피가로가 켜놓은 불빛의 범위 안에서 무언가가 여러 색에 섞여 아련하게 빛나고 있었다.
시노: 여기저기 빛나네.
카인: 이 빛은…… 눈인가?
브래들리: 눈이 아니야. 이끼다.
5화
스노우: 히카게모노이키일세. 어두운 곳을 좋아하고 사는 드문 이끼다. 빛에 반응해 빛나고, 그림자나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지.
우와……. 굉장히 예쁘네요.
시노: 그보다 임무다. 빨리 조사하자고.
카인: 이만큼이나 큰 골짜기니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브래들리: 먹구름에 돌아다녀도 뼈가 부러질 뿐이지. 우선은 방향을 짜서 탐색에 임하는 거다.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 뿐이다. 북쪽 나라다운 백은의 경치와 다르게, 왠지 무기질적으로 보인다.
(빛도 전혀 닿지 않고, 생물이 살만한 곳은 아니네……)
스노우: 음? 바위 안쪽에 길 같은 것이 보이는군.
브래들리: 발자국도 마력의 흔적도 없지만, 어디론가 연결됐을 가능성은 있네. 가볼만 해.
그러면 우선은 여기를 나아가서…….
미스라: 이제 됐죠. 여기까지 왔고, 제 역할은 끝이라는 것으로. 왠지 브래들리가 묘하게 의욕적인 것 같으니 그에게 맡겨두면 될 거예요.
브래들리: 너는 모르겠지만 이쪽은 사면이야. 조금은 의욕이 생긴다고.
미스라: 그런가요. 그러면 나머지는 잘 부탁드려요.
에? 미스라, 기다……!
황급히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미스라는 문득 사라져 버렸다.
아아, 가버렸다…….
화이트: 정말이지……. 만일의 경우에 아르시무하면 되니까, 라고 허들을 낮춘 것이 실수였나.
(그런 느낌으로 데려왔나…….)
스노우: 어쩔 수 없지. 데려와야겠군.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소에서 놓친 채로 둘 수는 없다.
한숨을 내쉬며 스노우는 미스라를 쫓았다.
오웬: 나도 수령님의 목적에는 조금 흥미가 있네.
브래들리: …….
오웬: 하하, 말 안해도 돼. 나도 마음대로 하게 해줄게.
카인: 아, 어이!
오웬까지…….
화이트: 줄줄이 이러다니……. 문제아들만 있군. 피가로여, 그대가 오웬을 데리고 오게나. 하는 김에 미스라도 부탁하지.
푸념하면서 피가로도 뒤를 쫓는다. 결국 남은 것은 나를 포함해 5명이 되고 말았다.
(바로 뿔뿔이 흩어졌네…….)
화이트: 이렇게 되면 우리만이라도 조사를 진행해야지. 상을 받고 싶다면 성실하게 일하게나, 브래들리 쨩.
브래들리: 쳇, 기분 나쁜 말투나 하고.
죄수인 그는 감시역인 쌍둥이를 거역할 수 없다.
시노: 오히려 좋아. 저 녀석들이 없는 틈을 타서 공을 세워야겠어.
전도 다난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그나마 다행이다. 흩어진 마법사와 합류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끼리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을 지 모르는 어두운 균열 속을 걷는다. 불을 밝혀준 화이트가 선도하고, 카인과 시노가 경계하며 이어진다. 뒤를 나와 브래들리가 쫓아가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풍경이 한동안 이어져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게 될 무렵, 문득 소리가 귀에 닿았다.
(……지금, 뭔가.)
귀를 기울여 보면 역시 들린다. 가냘픈 숨소리 같은 소리다. 주위를 둘러봐도 불빛이 닿는 범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체온과는 무관하게 추워졌다.
브래들리: …….
그럴 때, 옆을 걷는 브래들리가 뭔가 피하는 듯한 걸음걸이를 했다.
(……뭐지?)
눈을 돌리자, 발 밑에 부서진 마나석이 떨어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너덜너덜한 천조각, 부러진 무기…….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물건들이 길에 널려 있는 것을 깨닫는다.
브래들리: 조사하러 간 놈들의 잔해겠지.
……아. 그러고 보니, 골짜기 조사를 향한 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브래들리는 유품 중 하나에 손을 뻗어 주웠다. 낡았지만 아름다운 세공의 칼이었다.
브래들리: 헤에, 좋은 장식이네. 뭔가에 쓸 수 있을 지도 모르겠군.
칼날에는 피 같은 붉은 것이 달라붙어 있다. 나는 그 생생함에 흠칫 놀랐다.
브래들리: 내 부하 중에서도 발푸르기스의 밤의 소식을 쫓다가 목숨을 잃은 놈이 있어. 마침 이런 칼을 마도구로 썼었던가.
브래들리: 빼앗는 쪽도 빼앗기는 쪽도 목숨을 건 승부야. 건넨 목숨만큼, 보물은 둘도 없는 것이 돼.
담화실이나 브래들리의 방에서 보물찾기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림책 속 모험담을 언급하는 것 같아 어딘가 현실감이 희미했다. 하지만 지금, 아픈 죽음이 임박해 애매하게 감았던 눈이 갑자기 열린 것 같았다. 브래들리는 걸으면서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브래들리: 미지에 발을 디디면 반드시 위험은 따라온다. ……그건 지금도 똑같은 것 같군.
그건, 여기에도 오웬의 말대로 위험한 무언가가 있다는 뜻인가요……?
브래들리: 골짜기에 들어간 패거리들을 먹이로 삼는 놈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면 말이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탁 트인 곳에 다다르고 있었다. 좁고 답답한 압박감이 없는 홀 같은 공간이다.
(여기에, 뭔가가 숨어있어……?)
숨을 삼키고 앞을 걷는 카인을 보았다. 그는 험악한 얼굴로 허리의 칼에 손을 얹었다.
카인: 어둠 속에서 기척이 느껴져. 수가 많아……. 정신을 차리는 편이 좋을 거야.
순식간에 정체 모를 것에 둘러싸여 있는 광경이 떠올라 핏기가 싹 가셨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숨소리가 서서히 다가온다.
시노 / 브래들리: …….
카인에 이어 시노와 브래들리가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호흡보다 빨리 마도구를 갖추고 어둠을 노려본다. 날렵하게 검을 들고, 카인은 나를 감쌌다.
화이트: 온다.
바람이 가르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어둠 속에서 일제히 튀어나오는 그림자가 보여 나도 모르게 몸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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