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즈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오즈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오즈: ……기념…….
(기념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은…….)
오즈: 언제 일어난 일인지는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할 필요도 없겠지만, 잊을 수 없는 날은 있군. 잊을 수 없는 날을 일부러 기념하고 축하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자기 안에 선명하게 적혀 있으면 돼.
과연……. 하지만 저는 기념일을 좋아해요. 기뻤던 걸 축하할 수 있다는 느낌이.
오즈: 그런가.
몇 번이고 축하하고 싶은 것, 오즈에게는 없나요?
오즈: ……'거대한 재앙' 을 멸망시키고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에는 몇 번이라도 축하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기념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군.
▶ 아서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아서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아서: 특별한 기념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왕궁에서 살 때는 매일이 무슨 날에 매일이 무슨 의식을 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서: 하지만 북쪽 나라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오즈 님은 날짜조차 신경 안 쓰시는 분이라. 행사나 기념일을 하지 않는 것에 놀랐습니다. 생일 축하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면 아서의 생일도 축하받지 못했나요?
아서: 아뇨, 어느 해 피가로 님께서 과자를 가져다 주셔서 축하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즈 님은 별을 읽고 제 생일을 알아주셨기 때문에 매년 알려주셨죠. 오늘은 네가 태어난 날이다, 라고.
▶ 카인과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카인은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카인: 많이 있네. 우선은 너와 만난 날이려나? 그날 밤의 달빛도, 네 얼굴도, 네 말이 얼마나 기뻤는지도 기억해.
(잘한다, 이런 점……. 기뻐져 버려…….)
고마워요. 또 무슨 특별한 기념일이 있나요?
카인: 기사단장에 취임한 날인가. 그날은 특별한 날이었어. 그로부터 개월, 반 년, 일 년…… 이렇게 셌던 것이 기억나. 아직 어렸을 때니까 중요한 역할을 맡고 나름 긴장했겠지. 매번 자신을 칭찬하고 포상했어.
카인: 기사단장을 물러난 이후로는 세는 것을 그만뒀지만, 그 후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 또 자신의 성장을 위한 기념일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 리케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리케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리케: 기념일……. 교단에는 계절마다 의식이 있었지만 저의 기념일이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제 기념일이라는 것은 제 생일 같은 건가요? 태어난 날 이외에 뭔가 기념할 일이 있나요?
뭐든지 좋아요. 처음에 무엇을 했던 날이라던가, 계속 생각나서 축하하고 싶은 날이라던가.
리케: 그렇네요……. 그렇다면 제 기념일은 처음으로 네로의 음식을 먹은 날이에요. 말은 잘 못하지만, 그날 제 세상은 변했어요. 그 때의 광경이나 네로의 말이나 밀의 맛이 자꾸만 생각나요.
리케: 그럴 때마다 저는 저를 축복하는 그런 기분이 들거든요. 기념일이란 이런 뜻인가요?
아주 멋진 기념일이네요. 네로가 들으면 분명 기뻐할 거예요.
리케: 와이! 그러면 내 기념일에는 똑같은 밥을 해달라고 해야지. 현자님, 멋진 말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 스노우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스노우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스노우: 물론 우리의 생일이구먼! 우리들, 세트를 좋아하니까!
스노우: 매년 화이트와 같이 축하했네. 여러 명을 불러모으기도 헀고, 둘이서만 한 적도 있었다. 강에 배를 싣고 축하하기도 했고 얼음의 집 안에서 축하하기도 했고 호사스러운 성에서 하기도 했지. 생일에는 분위기를 띄우려고 최근 유행에 민감했네. 화이트, 이런 소재 정말 좋아하니까.
(그렇구나…….)
스노우: 올해는 미틸이 가르쳐준 유행가를 벤조로 연주하면서 선보이는 것도 좋을 것 같군.
벤조를 연주하는 스노우, 쾌활해 보여서 무적! 이라는 느낌이에요.
스노우: 후후, 그렇지 그렇지. 지금 나이를 먹는 것은 나 뿐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태어난 날은 변함없다. 올해도, 내년도, 내후년도, 우리의 마력이 다해서 돌이 될 때까지 둘이서 축하하는 것일세.
▶ 화이트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화이트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화이트: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나의 기일일세만…….
그, 그런가요. 하지만 쌍둥이는 세트를 좋아하죠. 세트인 생일이 더 좋지 않나요?
화이트: 호호호, 기일도 맞춰지면 되지 않은가. 스노우가 죽는 건 이제부터일세. 우리들, 세트를 정말 좋아하니까.
(……지금, 조금 오싹했어…….)
화이트: 호호호, 고의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런 불가사의한 일이 이 불가사의한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까. 미워하던 적끼리 같은 날 죽고, 사랑헀던 부부도 같은 날 죽는다. 이 얼마나 기묘한 일인가. 저주인지 축복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말일세.
화이트: 하지만, 그렇군……. 마지막 날 정도는 스노우는 자유로워지고 싶을 수도 있겠네.
▶ 미스라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미스라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미스라: 없어요.
즉답이네요…….
미스라: 기념으로 뭘 좀 아껴둘까 싶기는 한데, 썩어버리잖아요.
무슨 소리인가요?
미스라: 큰 사냥감을 얻었을 때예요. 마법 생물은 돌이 되고, 그 외에는 썩잖아요.
사냥감을 보관했을 때 기념이라는 기분이 드는군요.
미스라: 뭐, 굳이 말하자면.
그 사냥감을 잡은 날을 축하할 생각은 없나요?
미스라: 없네요. 기억도 안 나고. 오즈를 쓰러뜨린다고 해도 그 광경은 여러 번 생각나겠지만, 언제였는지는 아무래도 상관 없을 거예요. 쓰러뜨린 기념으로 오즈의 목 같은 걸 집에 장식해 두고 싶지만, 돌이 되어버릴 거고……. 북쪽 마법사에게 기념이란 어려워요.
어렵군요…….
▶ 오웬과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오웬은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오웬: 없어. 하지만 기념일은 좋아해. 기념일은 인간이나 젊은 마법사가 케이크를 먹는 날이잖아.
확실히, 달콤한 과자로 축하하는 일은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오웬: 너의 기념일은 언제야? 너를 위한 케이크를 내가 어지럽히러 가줄게. 즐거움이 엉망이 되어 너도, 너를 축하하는 녀석들도 엉망이 되겠지.
하지만, 그러면……. 오웬은 제 기념일을 축하하러 달려와 주는 거군요.
오웬: 달리……. 달려가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기뻐요.
오웬: 하? 바보야? 축하하러 가는 게 아니라고. 네 기념일을 최악의 기념일로 만들러 가는 거지. 안타깝게 됐네.
하지만 그런 손님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면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고…….
(대머리 점원의 퍼포먼스 같은 일환으로…….)
오웬: 의미를 모르겠어. 이상한 녀석…….
케이크는 큰 걸로 준비할게요.
▶ 브래들리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브래들리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브래들리: 날짜 따윈 일일이 외우는 거 아냐. 몇 년을 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 역시 그렇죠.
브래들리: 젊었을 때는 기억했던 것 같기도 한데. 나는 형제도 많았고 처음 있는 일도 많았거든. 하지만 그런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태어나 지 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 생각나는 것은 죽은 동료의 얼굴 정도려나.
그렇군요…….
브래들리: 별로 신랄한 얘기는 아니야. 몸에 난 상처를 쓰다듬어 주는 것과 같지. 옛날 직장 동료 중에 소심한 녀석이 있었어서. 일일이 날짜를 외워줬어. 그러니까 동료가 죽은 날에는 그 녀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녀석이 좋아하는 걸 먹었었지.
브래들리: 추억도 내 혈육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기념은 내 몸에 배어 있네. 언젠가 내 몸에 대한 기념 이야기를 알려줄게.
▶ 파우스트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파우스트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파우스트: 없네. 그런 것들은 함께 축하할 상대가 있어야 기억하지. 나에게는 공휴일도 기념일도 없어.
그런가요…….
파우스트: 그래.
(미안한 걸 물어봤네…….)
파우스트: ……날짜를 기억하지는 못하고 기념도 하지 않지만 잊지 못할 추억은 있어. 누군가의 생일이나 누군가의 기일, 승리의 날이나 패전의 날이다. 날짜 따위는 기록할 사이도 없었지만…… 기억에는 남아 있지.
파우스트: 그러니까 너. 모처럼의 아름다운 파도가 치는 곳에서 그런 얼굴을 하는 거 아니야. 자, 파도가 왔다. 놀다 와.
(신경 써줬구나……. 고양이를 놀게 하는 말투지만…….)
▶ 시노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시노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시노: 기념일인가. 내 생일도 파우스트에게 별을 읽어달라고 할 떄까지 몰랐으니까.
시노: 히스의 생일이려나. 히스의 생일 때 나도 내친 김에 축하를 받았었거든. 올해 그날에는 뭘 할 거야. 그날은 이걸 하고 싶다던가. 시켜주면 좋겠다던가.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 어때? 기념일 같지?
확실히……. 기념일 느낌이긴 해요.
시노: 나라가 휴일에 하는 기념일도 있지. 분명히 공휴일이었던가. 생일이 공휴일이면 좋을 텐데. 어이, 현자는 훌륭한 사람이지? 우리를 위해 공휴일을 만들어줘. 휴일로 하고 놀면서 살자.
그……. 제 권한으로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요?
시노: 해봐야 알지. 현자의 명령으로 동쪽 나라에 공휴일을 만들어줘. 예를 들면 그래. 블랑셰 공휴일과 현자의 마법사의 공휴일과 레몬파이 공휴일과 셔우드 숲의 공휴일. 내친김에 저주쟁이와 요리점의 공휴일을 만들어서…… 전부 연결해줘.
(골든 위크다…….)
▶ 히스클리프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히스클리프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히스클리프: 기념일인가요……. 생일을 제외하면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려나.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어떤 일을 하실 건가요?
히스클리프: 진수성찬이나 케이크를 준비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께 선물을 드릴 거예요.그리고 매년 그날이면 부모님이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하고 어떤 식으로 맺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저는 그 시간이 좋았어요. 정중하게, 소중하게 이야기하는 아버지나 행복하게 수줍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히스클리프: 하지만…… 제가 태어날 때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는 긴장했어요. 마법사로 태어나 부모님을 불행하게 만든 걸 저는 알고 있으니까.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준 히스클리프' 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실 때마다 매년 두근두근 거렸어요.
히스……. 부모님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니,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의 말씀대로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준 거예요. 제 아이였어도 자랑했을 것 같은데.
히스클리프: 제가 현자님의 자식? 아하하, 상상이 안 가. ……하지만 감사합니다.
히스클리프: 결혼기념일……. 저도 누구와 결혼하게 될 텐데, 더 이상 약속을 늘리는 건 무섭네. 인간이라면 기쁘려나?
▶ 네로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네로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네로: 기념일이라……. 기억하려고 한 건 아닌데, 잊지 못한 채 문득 생각나는 일은 있지. 아아, 오늘은 그 녀석의 기일이다 라던가 말이야. 그러면 왠지 모르게 그 녀석이 좋아했던 거라도 만들어 보고.
상냥하네요, 네로…….
네로: 상냥한 게 아니야. 울컥울컥 솟은 서글픈 것이 그렇게 뚜껑을 덮고 있을 뿐이지. 이거라고 먹어, 라니. 먹는 건 나 혼자인데.
괜찮다면 그 기념일……. 기념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식사, 저도 불러주세요. 네로와 같이 먹고 싶어요.
네로: …….
아, 죄송해요……. 혼자면 외로울 것 같아…… 라고……. ……머, 멋대로 상상해 버려서…….
네로: 하하…….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 파도가 높고 반짝반짝해.
아…… 그러게요.
네로: ……그러면 다음 때는 너를 부르게. 고마워, 현자 씨.
▶ 샤일록과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샤일록은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샤일록: 신주의 환락가에 가게를 차린 날일까요. 매년 그날 축하를 했습니다. 못하는 해도 있었지만.
가게 오픈 축하 같은 느낌이네요! 어떤 걸 했나요?
샤일록: 여러 가지를 했습니다. 술을 서비스하는 해도 있었고, 서비스되는 해도 있었죠.
술을?
샤일록: 아뇨. 베넷 가게에 보낸 선물이요. 제 가게를 노래로 만들어 주거나 제 가게를 이야기로 만들어 주셨죠. 지금도 부를 수 있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심미안의 샤일록이 마음에 들어하는 선물이라니! 꽤 예술점이 높았겠네요.
샤일록: 그렇지도 않았습니다만, 뭐라고 할까요……. 우리 아기 귀엽네 같은 느낌으로. 저의 가게를 기리는 노래나 이야기는 서투른 것도, 혼자 위하는 것도 무심코 보게 됩니다.
헤에, 의외예요. 샤일록에게도 그런 점이 있었군요.
샤일록: 후후……. 스스로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베넷 술집에 대해 이야기되는 이야기는 이제 파도의 수 정도가 되었죠. 뻔한 괴담이나 저질스럽고 요염한 이야기에 이런……. 거리는 기분도 들지만 어딘가 흔쾌히 받아들이기도 하네요.
샤일록: 앞으로도 그 가게에서 기념일을 세고, 제 가게가 없으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들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사랑스러운 밤을 보냅니다.
▶ 무르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무르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무르: 있지! 현자의 마법사로 뽑힌 날이야!
현자의 마법사로 뽑힌 날……. 손바닥에 문장이 드러난 날이죠. 그때를 기억하고 있나요?
무르: 기억 안 나! 그래도 분명 내 기념일이었을 거야!
무르가 그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무르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의외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날이 기념일이라는 것은 엄청 무르다워요!
무르: 고마워!
영혼이 부서지기 전에 뽑힌 건가요? 아니면 부서진 다음에?
무르: 모르겠어! 하지만 절대로 꼭 뽑히고 싶어서 뽑히고 싶어서 뽑히고 싶어서 정신이 아찔했었어. 틀림없어. 왜냐하면 뽑히면 저 달에 대해 관련될 수 있는 걸! 내가 사랑하는 '거대한 재앙'! 지금은 그 달의 것이라는 표시를 손에 넣었어! 봐! 내 손바닥!
검은 백합의 문장…….
무르: 그 달과 마음이 통했다는 표시……. 라니, 이건 너무 낭만주의적인가?
▶ 클로에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클로에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클로에: 내 기념일은 있잖아, 비밀이지만……. 라스티카를 처음 만난 날이야! 그렇게 행복한 날은 없었으니까! 그날은 나의 또 다른 생일이야! 하지만 라스티카에게 말하기는 민망해서 몰래 특별한 날로 하고 있어.
몰래……?
클로에: 몰래 음식을 만들거나 몰래 라스티카에게 선물을 주거나.
과연!
클로에: 나는 자주 내가 만든 것을 라스티카에게 선물하니까 라스티카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속으로 말하고 있는 거야.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 나를 데리고 나와줘서 고마워. 라스티카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나는 이렇게 행복해졌다고!
클로에……. 라스티카에게 이야기하면 될 텐데. 분명 기뻐할 거예요.
클로에: 괜찮아! 부끄러우니까! 그리고…… 잊어버렸다고 하면 슬프니까!
▶ 라스티카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라스티카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라스티카: 분명 많이 있었겠지만, 저는 잘 까먹어서요. 아쉽게도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기억이 난다면 매일이라도 축하할 것 같아요. 그 기념일까지 앞으로 백일, 저 기념일까지 열흘 남았다면서.
기다려져서 어쩔 수 없는 느낌이군요. 라스티카는 신부가 있으니까 결혼 기념일이 있는 게 아닌가요?
라스티카: 결혼 기념일. 제 신부가 저의 아내가 된 날이군요. 그리고 제가 저의 신부의 남편이 된 날. 분명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겠죠!
네, 꼭이요! ……아…….
(그러고 보니…… 클로에가 전에 말했었지……. 라스티카의 신부는…….)
라스티카: 아아, 제 신부를 찾으면 또 한 번 그런 하루를 보낼 수 있겠군요. 매일 결혼식을 올리고 매일 결혼 기념일을 해도 될 정도예요.
라스티카: 그러려면 빨리 찾아서 나의 새장에 넣어줘야지. 사랑스러운 나의 신부.
▶ 피가로의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피가로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피가로: 기념일……. 기념일인가……. 잠깐만 기다려줘. 내 인생의 주마등은 길어서 뒤돌아보는데 시간이 걸리거든.
인생의 주마등이라니……. 제 세계에서는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니 그만둬 주세요.
피가로: 그렇구나? 상관 없지만.
피가로: 오즈와 세계 정복할 때 딱 한 번 기념일을 축하했어. 오즈도 북쪽에서 나와 열심히 하고 있고, 이렇게까지 침략할 수 있으면 기념으로 축하해주자 느낌으로.
(세계 정복이 아니었다면 흐뭇한 에피소드인데…….)
피가로: 그리고 파우스트가 제자였을 때 이 정도까지 수행이 진행되면 기념으로 축하해 주겠다던가. 남쪽 나라 개척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무사히 개간이 진행된다면 다 같이 축하할까, 라던가.
피가로: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누군가가 무언가를 달성했을 때 축하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의사가 아니라 교사가 될 걸 그랬어. 지금부터라도 루틸의 동료가 될까…….
확실히 피가로는 가르치는 걸 잘하죠. 하지만 의사도 누군가의 성취를 축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피가로: 그렇네. 그러면 네가 전설의 현자가 된다면 깜짝 축하를 해줄게.
전설의 현자…….
피가로: 전인미도한 현자야. 나는 세계정복이라던지 혁명이라던지, 비할 데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응원을 좋아하거든.
▶ 루틸과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루틸은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루틸: 학교 학생들의 졸업식일까요? 저는 아직 몇 번밖에 경험하지 못했지만 뿌듯해요.
아……. 루틸의 학생의.
루틸: 맞아요. 남쪽 나라에서는 학교를 나오면 바로 일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에요. 미틸과 동갑인 아이인데도 일하고 있는 아이도 많이 있어요. 학교 수는 아직 많지 않아서 다들 다니기도 힘드니까.
루틸: 여러가지 힘든 일이 있지만,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열심히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가 웃는 얼굴로 졸업할 수 있는 특별한 졸업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루틸답네요.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어떤 곳에서 일하게 되나요?
루틸: 집안일을 돕거나 일이 있는 곳에 일하러 가거나 중앙이나 서쪽 나라로 가게 되어요. 남쪽 나라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고,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부자가 되기는 어려우니까……. 꿈꾸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가요. 일을 많이 해서 여비를 모아서 나라를 낙거든요.
루틸: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학생도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레녹스와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레녹스는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레녹스: ……중앙 나라의 건국 기념일인가……. 으음…… 아니……. 잊을 수 없는 일들은 많지만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네요. 군입대…… 인가. 합류했던 날도 추웠던 것 같지만, 그것이 언제였는지까지는……. 잊지 않았다면 그날이 기념일과 가장 가까운 날이긴 하지만, 매년 축하하지도 않고……. 하지만 매일 밤 생각납니다.
어지러운 시절이었군요…….
레녹스: 그렇네요. 남쪽 나라에 도착하고 나서는 여러가지를 축하했습니다. 그렇네……. 제 셍일에 좋은 뼈 있는 고기를 사서 축하한 적이 있어요.
본인의 생일에 직접 상을 준비한 느낌인가요?
레녹스: 아뇨. 지금은 이미 죽었지만 같이 살던 반려견 때문에. 저와 생일이 같았거든요. 조용한 밤에 저는 천천히 술을 마시고, 그 녀석은 천천히 고기를 먹었습니다. 기념일이라고 하면 그 정도일까요.
▶ 미틸과 기념일
보르다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무슨 기념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미틸은 기억에 남는 기념일이 있나요?
미틸: 기념일의 추억은 많이 있지만, 수확제려나요. 수확제도 기념일로 해도 괜찮나요? 조금 다를까요?
미틸에게 기념일이라면 수확제도 기념일이라고 생각해요.
미틸: 다행이에요! 구름의 거리의 수확제는 즐겁거든요. 다른 거리에서 손님도 와요. 맛있는 음식을 팔거나 여행 악단이 찾아오거나 다 같이 춤을 추며 지내거든요. 어렸을 때 수확제에 남쪽 나라 마법사들이 모여들어 저에게 어머니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희 어머니는 아주 위대한 대마녀 치렛타라고! 모두가 어머니를 존경했어요!
미틸: 어머니가 칭찬을 받으니까 저도 칭찬을 받은 기분이 들어서 엄청 기뻤던 기억이 나요.
미틸과 루틸의 어머니는 굉장히 강한 마녀였으니까요.
미틸: 네! 생일 축하도 좋아하지만, 저의 생일은 어머니의 기일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저는 수확제를 제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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