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September 14, 2023
9月17日(日) 18:00よりイベント「禁忌と愛執のマリオネッタ」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ホワイト・シノ・ルチルのカードが新登場🧙♀️
愛してる。だから、永遠に一緒にいたかった。
どれほど歪みきってしまっても。#まほやく pic.twitter.com/j5RubKdEco
9월 17일 18:00부터 「금기와 애집의 마리오네타」 를 개최예정! 가챠에는 SSR 화이트・시노・루틸의 카드가 새롭게 등장🧙♀️
잘 자. 사랑해. 서쪽 나라의 인형 극장에서 일어난 이변.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인형들.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죽은 인형사의 저택으로 향한 마법사들…….
사랑해. 그래서 영원히 함께 있고 싶었어. 얼마나 뒤틀려져 있다고 해도.
1화
불어오는 바람이 잔잔한 어느 날 오후. 나는 식후 산책 겸 안뜰을 걷고 있었다.
응……?
이쪽에 뭐가 걸어오는 것이 보이고 걸음을 멈췄다.
뭐지……?
그건 내 눈앞에서 멈추더니 허리를 꺾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와아, 인사했다! 이건 종이 인형……?
화이트: 현자.
스노우: 현자여.
화이트. 스노우!
화이트: 우리의 즉석 사역마는 어떤가? 꽤 잘 되어 있지?
사역마……? 이 인형이 말인가요?
시노: 아아. 이렇게 펄펄 뛰는데 제대로 움직이고 있지.
화이트와 스노우의 뒤에서 시노들도 온다.
클로에: 내가 인형 옷을 디자인했어! 눈 색이 조금 차분한 색감이라 옷은 화려한 빨간색으로 해본 거야. 귀엽지?
네. 너무 잘 어울려요! 얼굴을 그린 건 혹시 루틸인가요?
루틸: 후후, 정답이에요. 활기차게 움직여 달라고 밝은 표정으로 해봤어요!
(역시……. 눈이나 코가 루틸다운 대담한 터치야.)
빙긋 웃고 있는 얼굴을 바라보니 인형은 내 발밑에 머문 채 다시 한 번 꾸벅 절을 했다.
루틸: 이 아이, 엄청 차분하죠. 저도 그린 그림을 떠오르게 한 적은 있지만 엄청난 기세로 날아가 버려서 잡기가 힘들었어요.
화이트: 그냥 떠오르게 하는 것과 사역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니까 말일세.
루틸: 화이트 님. 어떻게 해야 이렇게 움직일 수 있나요?
화이트: 사명을 주는 것일세. 이것에는 만난 인물에게 인사하는 사명을 부여했다.
루틸: 사명…….
시노: 나도 파우스트의 수업에서 비슷한 기술을 배운 적이 있어. 종이 사역마에게 전갈을 주는 거지. 그 이야기를 하니까 화이트들이 이런 방법도 있다면서 알려준 거야.
과연…….
시노: 나도 사역마를 만들었어. 뭐, 일시적인 거지만…….
시노는 그렇게 말하며 도화지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드래곤 같은 생물이 그려져 있었다.
클로에: 시노데우스야!
시노데우스?
루틸: 시노가 이름을 지었어요. 최강의 드래곤 전사, 시노데우스라고!
시노: 나는 이런 걸 사역하지 않아도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지만…… 모처럼 만들거면 멋있는게 좋잖아.
시노: 현자, 실제로 움직이는 걸 보여줄게. '맛차 스디파스'
와아……!
시노가 주문을 외우자 종이에 그려진 시노데우스가 부글부글 떠오른다. 손이나 발, 날개에 두께감이 생겨 접혀 있던 날개를 활짝 폈다. 그리고 그대로 날아오른다.
피가로: 이런, 부딪힐 뻔했네.
피가로!
피가로: 이야, 현자님. 귀여운 사역마들도 있네.
루틸: 피가로 선생님. 이 아이가 사역마인 걸 알겠나요?
피가로: 뭐 그렇지. 이 종이 인형은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이?
화이트: 호호호, 젊은 마법사와의 합작일세. 스노우가 형지를 만들고, 루틸과 클로에가 각각 얼굴과 옷을 그리고, 그 그림에 나의 사명을 부여했다.
시노: 됐으니까 빨리 전갈을 받아. 내 시노데우스가 기다리고 있잖아.
공중에서 정지해 있는 시노데우스가 피가로의 어깨에 섰다.
피가로: …….
피가로는 시노데우스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피가로: ……전갈이라기 보다는 신청이네.
어떤 전언이었나요?
피가로: 저녁 디저트로는 레몬 파이가 좋대.
시노: 좋아, 잘 되고 있네. 나중에 네로에게 날려야겠어.
피가로의 어깨에 머물러 있던 시노데우스는 시노에게 돌아오자 새하얀 종이에 빨려들어갔다.
루틸: 어서 오세요, 시노데우스 씨!
클로에: 대단해. 시노, 사역마를 잘 조종하는구나.
시노: 흐흥. 파우스트에게도 조리가 있다는 칭찬을 들었어.
클로에: 이렇게 실제로 움직이는 걸 보면 우리들도 만들어보고 싶어지네.
화이트: 그러면 그대들도 만들어 보겠나? 우리 사역마에게 귀여운 얼굴과 옷을 준 답례로 알려주지.
클로에: 그래도 돼!?
루틸: 아싸!
클로에: 시노처럼 멋있는 생물도 좋지만 화이트 님이나 스노우 님의 마도구 같은 귀여운 인형도 좋겠다.
루틸: 생물이나 인형 뿐만이 아니라 감동적인 것도 좋지. 안뜰에 피어 있는 꽃이나 점심에 먹었던 에그 베네딕트라던가!
클로에: 에그 베네딕트에 감동했어?
루틸: 응. 포크와 나이프로 계란을 깨뜨렸더니 계란이 걸쭉해서 가슴이 뭉클해졌어.
아하하, 루틸 답네요.
시노: 에그 베네딕트의 사역마……?
피가로: 그러면 모처럼 좋아하는 음식이 식지 않을까?
클로에: 그러면, 자기가 다 먹을 때까지 식지 말라는 사명을 주는 건 어떨까?
루틸: 좋네! 언제든지 갓 완성된 에그 베네딕트를 먹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아!
시노: 그거, 사역마의 의미가 있나? 그냥 보온 마법이잖아.
화이트: 호호호, 젊은 마법사들의 생각은 참신하군.
스노우: 나름의 기술을 따르지만 매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좋다. 사역마의 마력이나 용도도 제각각일세. 신변 돌봄 등 일상 생활의 버팀목 정도라면 여러 개 가질 수도 있네.
화이트: 하지만 무언가와 싸워 이기는 강력한 사역마이라면 오즈나 미스라처럼 강한 마법사가 아닌 이상 여러 개 만들 수는 없다.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지키는 사명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마력의 소비가 크고 술식도 복잡하여 시간이 걸리니까 말일세.
그렇군요…….
화이트가 손뼉을 쳤다. 그러자 종이 인형이 불쑥 떠올라 화이트의 손 안에 들어갔다.
(저렇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람처럼 인사해줬는데 진짜 종이로 되어있는 거구나…….)
주인에게 받은 사명에 따라 생물처럼 움직이는 인형. 옛날 그림책에서 읽었던 것과 같은 존재를 떠올리며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좋다…….
화이트: 현자?
아, 죄송해요. 저도 이런 걸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어서.
스노우 / 화이트: 호호오…….
스노우: 현자 쨩의 세계에도 이런 게 있구나?
실제로는 없지만 이야기에서는 있었어요. 주인님을 위해 싸운다! 같은…….
화이트: 그런 거라면 줄 수도 있겠네. 우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고.
샤일록: 현자님. 이쪽에 계셨군요.
샤일록. 무슨 일인가요?
샤일록: 마법관에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보낸 사람은 서쪽 나라 인형 극장의 지배인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샤일록이 마법사들에게 봉서를 보여준다.
클로에: 이 극장은 설마, 그 유명한……!?
클로에. 알고 있나요?
클로에: 응. 라스티카와 여행할 때도 티켓이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 있는 극장이었어. 지금은 서쪽 나라의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유명해져 버렸으니까, 더 구하기 힘들지도.
피가로: 나도 들어봤어. 극에서 사용되는 인형이 정교하고 아름다워 마치 사람 같다고 하지.
샤일록: 네. 그렇지만 최근 극장 주변에서 여러가지 기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관극하는 김에 조사를 해주지 않겠나? 라고 합니다.
클로에: 티켓이 1장, 2장 3장……. 이, 이렇게나 많이!?
샤일록: 모처럼의 기회니까 우선 현자님께 마음을 전하러 왔습니다.
와아, 감사합니다……! 저라도 괜찮다면 꼭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화이트: 으음……. 어쩌면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극장 주변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걸지도 모르네.
스노우: 현자의 신변 안전이 제일이지. 우리도 동행하겠다.
화이트, 스노우. 감사합니다!
화이트: 호호호, 감사 인사는 됐네.
스노우: 귀여운 그대는 우리가 지켜주고 싶으니.
꿈을 쏟는 것 같은 고운 금빛 눈빛이 나에게 쏠린다.
피가로: 화이트 님, 스노우 님. 저희도 제대로 있으니까요.
스노우 / 화이트: 물론 피가로들도 믿고 있네.
며칠 뒤……. 샤일록의 안내로 서쪽 나라의 인형 극장에 왔다.
루틸 / 클로에 / 현자: 와아……!
루틸: 넓고 세련되고 훌륭한 극장……!
클로에: 여기가 그……. 들어가기만 했는데도 떨려!
2화
히스클리프: 현자님, 저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노도. 티켓이 1장이 남는다면 나를 초대하고 싶다고 샤일록에게 말해준 거지.
시노: 히스는 세세한 세공을 좋아하잖아. 호두까기 인형이라던가. 인형극에서 사용되는 인형이 정교하고 아름다우면 네가 흥미를 가질 줄 알았어.
히스클리프: 하지만 이런 인기 있는 극장, 분명 나 말고도 가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거야. 라스티카나 미틸은 괜찮았어?
클로에: 응. 이런 건 히스가 제일 좋아할 거라면서.
루틸: 미틸도 히스에게 인형극 감상을 듣는 게 기대된다고 했어.
히스클리프: 그렇구나……. 돌아가면 두 사람에게 소감을 전할게. 양보해준 감사 인사도 같이.
그때 있었던 마법사들과 히스클리프. 그들이 이번 조사의 멤버였다.
클로에: 극장의 사람에게 우선은 연극을…… 이라고 안내받았지만, 조사보다 먼저 봐도 정말 괜찮은 걸까?
샤일록: 신경쓰이는 점을 먼저 말해주고 확인을 하면 그것이 제일 눈에 띄게 보이지요. 일단 선입견 없이 보고 이상한 소문이 액재의 영향인지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걸 겁니다.
루틸: 인형극을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임무라는 걸 알면서도 두근두근거려요.
피가로: 손님들도 모여들었고, 우리도 이동할까. 자리는…… 아아, 저기인가. 지배인의 주선으로 전원 자리를 가깝게 해줬지.
시노: 히스, 다행이네.
히스클리프: 그렇네. 이런 특등석에서 볼 수 있는 이상 조사도 제대로 해야지.
클로에: 차례차례 자리가 채워지고 있어……. 역시 엄청 인기가 많구나.
화이트: 현자 쨩, 옆에 앉아도 돼?
네, 물론이죠!
스노우: 그러면 나는 현자 쨩의 왼쪽!
사회자: 여러분, 오늘은 저희 극장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능이 넘치는 인형사가 만든 인형들이 여러분들을 맞이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숨을 쉬는 듯한 인형극의 세계를 즐겨주세요.
사회가 무대 소매로 사라지고 동시에 무대의 막이 천천히 올라간다. 중앙에 놓인 큰 세트에는 미니어쳐 침대와 테이블, 의자가 놓여져 있다. 무대 소매에서 소녀 인형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걸어왔다. 움직일 때마다 라벤더 색 머리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인형은 긴 머리를 손으로 털어내더니 바다처럼 맑은 푸른빛 눈동자를 객석으로 돌렸다. 사람처럼 눈을 깜빡이면서.
대단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아…….
스노우 / 화이트: …….
화이트: 이 낌새…….
스노우: 어디선가…….
인간같은 인형의 소녀는 찬장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안에는 많은 인형들이 진열되어 있고 모두 그녀의 두 팔로 안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다. 그 하나하나를 사랑스럽게 안아간다.
인형극의 소녀: 잘 자. 사랑해.
조명이 조금씩 꺼지고 소녀가 잠이 들면 찬장이 열려 인형들이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용히 소녀에게 다가간다.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그녀를 깨우지 않도록. 담요가 떨어질 것 같으면 인형들이 다시 올려준다. 잠자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면 인형들이 자장가를 부른다. 그리고 조명이 켜지고 아침이 왔다. 인형들은 소녀가 깨어나기 전에 찬장으로 돌아간다.
소녀가 일어나서 찬장을 향해 인형들에게 아침 인사를 한다. '안녕. 오늘도 사랑해.' 라고. 그런 날들이 계속되고, 그녀의 라벤더색 머리는 완전히 하얗게 되어버렸다. 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정신이 없다.
(아……!)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가 찬장 앞까지 와서 쓰러지고 움직이지 않게 되어 버렸으니까. 찬장이 열리고 인형들이 앞다퉈 뛰쳐나온다. 움직이지 않게 된 그녀를 인형들이 침대까지 옮기고 담요를 덮어준다. 그때, 인형들의 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인형들은 그녀의 머리색과 같은 라벤더색 꽃을 머리맡에 두고 바싹 다가서듯 털썩 쓰러진다.
이윽고 모두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마치, 사랑해준 그녀와 함께 영원한 잠에 드는 것처럼. 조명이 떨어지고 막이 내렸다. 주위가 완전히 어둠에 휩싸인다. 귀가 따가운 듯한 고요 후, 와아 하고 환상이 터졌다. 모두 무대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스노우: 호호, 이거 대단하군.
화이트: 음. 멋진 걸 보았어.
……엄청났어……. 주역인 소녀가 무대 소매에서 걸어왔을 때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서……. 다른 인형들도 싱싱하고 그 아이들의 마음이 극을 통해서 전해진 것 같아요.
클로에: 으……. 우으……. 안돼. 눈물 날 것 같아……!
루틸: 정말로 한 소녀의 생애를 인형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었어. 인형들은 소녀를 사랑하고, 소녀도 인형들을 사랑하고…….
시노: 눈물이라고 하니까 생각난 건데, 인형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히스클리프: 으, 응. 역시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어떤 구조일까…….
샤일록: 훌륭한 기술이네요. 마치 인형에도 감정이 깃들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피가로: 뭐, 서쪽 나라라면 정말 그런 인형을 만들어내도 이상하지 않지. 하지만…….
(서쪽 나라 누구나 아는 극장이라고 클로에가 말했었는데, 유명해질 만 해. 하아……. 좋은 걸 봤어.)
넋을 잃고 한숨을 내쉬며 양쪽 옆에 앉은 두 사람을 보았다.
화이트: …….
스노우: …….
화이트와 스노우는 말없이 무대를 보고 있었다. 훌륭하다고, 멋진 것을 보여줬다고 그렇게 말한 두 사람의 표정은 고요한 바다 같다. 감동도 애석함도 없다. 하나의 인생이 끝나고 아, 그런 건가 하고 미루는 것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극장의 지배인: 현자님, 현자의 마법사 여러분. 오늘은 먼 곳에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형극이 끝나고 잠시 후 일을 마친 지배인이 우리에게 왔다. 나이는 40대 중반 정도일까.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입고 훌륭한 콧수염이 인상적인 인물이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조사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저렇게 멋진 것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클로에: 나, 여기 인형극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어떤 극일까하고 시작하기 전부터 설레이고……. 실제로 보니 상상 이상으로 굉장해서 깜짝 놀랐어! 특히 인형들이 소녀를 배웅하는 장면! 인형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나도 울 뻔했거든.
루틸: 마지막은 슬픈 마무리로 가슴이 답답해졌지만…… 저렇게 많은 인형들을 사랑하고 사랑받은 소녀가 있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느껴졌어요.
극장의 지배인: ……감사합니다. 극을 본 손님들 대부분이 그렇게 말해주셔서 저희도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만…….
지배인이 말을 맛지 못한다. 손가락을 꼬고 망설이듯 시선을 떨어뜨렸다.
극장의 지배인: 어느 날을 기점으로 그 연기 속에서만 인형들이 멋대로 눈물을 흘리게 된 것입니다.
에……?
눈물도 연출의 일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젊은 마법사들도 크게 눈을 부릅떴다.
히스클리프: 확실히 놀랐지만 틀림없이 훌륭한 기술의 연출이라고 생각했어…….
시노: 혹시, 극장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이라는게 그건가?
극장의 지배인: 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인형들의 상태가 이상해요. 우연한 순간 눈동자가 움직이거나 정해진 장소에 보관하고 있어야 할 인형이 다른 곳에서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잘못 본 거라던가 다른 사람이 멋대로 옮긴 거겠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극 말미 인형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고 눈의 착각으로 끝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피가로: 그래서 우리를 초대했구나. 지배인, 당신은 인형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위에서 극을 계속하고 있었어. 중지시킬 수 없는 무슨 깊은 사정이 있었던 건가?
극장의 지배인: 네……. 극장의 유지비나 극단원에 대한 보수, 무엇보다 그 공연은 가급적 중지하고 싶지 않아서…….
3화
극장의 지배인: 현자님, 현자의 마법사 여러분. '거대한 재앙' 이 찾아오고 각지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극단원 중에서는 액재에게 피해를 입은 리라의 저주가 아닐까 하고 소문을 내는 사람도 있고…….
스노우: 호오, 리라인가.
화이트: 역시 그렇게 된 거였군.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 고개를 끄덕인다.
두 분의 아는 사이인가요?
화이트: 아아, 인형기사이자 마법사일세.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리라에게 몇 번인가 수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스노우: 소중한 아버지와 어머니니까. 인형 기사는 많이 있지만 손질을 맡길 만한 사람은 별로 없지.
극장의 지배인: 네. 그녀는 정말 뛰어난 인형 기사였습니다. 이 극장에서 사용되는 인형은 대부분 그녀가 제공해 준 것이지요. 이 인형 극장이 이 정도 인기를 끈 것은 순전히 리라 덕분입니다.
극장의 지배인: ……그러나, 그녀는 십여 년 전에 뜻밖의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스노우 / 화이트: …….
루틸: 그런…….
시노: 즉, 리라가 만든 인형으로 극을 계속 상영한다……. 그것이 당신의 조의란 건가.
지배인은 꼬고 있던 손가락을 풀고 고개를 들어 툭 중얼거렸다.
극장의 지배인: ……네. 앞서 보신 연목은 리라에 대한 추모의 마음도 담아 제가 쓴 것입니다. 그녀는 배우로서 꿈이 깨진 젊은 날의 저에게 인형의 아름다움과 인형극이라는 새로운 꿈을 가르쳐 준 은인이었습니다. 인형을 사랑하고 인형의 사랑을 받은 리라. 그녀의 최후는 사랑하는 인형에게 보답받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그 이야기에 담았습니다.
지배인 씨…….
인형들과 시간을 거듭하여 늙어서 마지막에는 인형들과 함께 잠을 잔다. 인형을 사랑하고 사랑받은 마법사가 적어도 이야기 속에서만은, 라고. 제작자의 감정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가슴이 떨릴 정도로 감동한 것이다.
화이트: 그런가. 리라는 죽은 건가. 아까운 기술자를 잃었군.
스노우: 인간보다 긴 시간을 사는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어이없는 죽음도 있는 법이지.
극장의 지배인: 네……. 정말로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극장 뿐만이 아니에요. 변두리에 남아 있는 리라의 저택에서도 기묘한 소문이 돌고 있고…….
극장의 지배인: 제가 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시는 것이 더 빠를 겁니다. 부디 한 번 리라의 저택을 방문해 주실 수 있나요?
지배인에게 받은 지도를 의지하여 리라 씨가 살았던 집에 왔다. 저택에는 지배인이 맡아온 열쇠로 들어갈 수 있었다.
클로에: 여기가 리라 씨의……. 밖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넓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안은 다르네.
스노우: 호호호. 많이 달라졌군.
화이트: 음. 우리가 방문했을 때보다 인형의 수가 더 늘어났다.
대단해. 온 방안에 있네요. 게다가 전부 귀여워…….
루틸: 왠지 몸이 작아져서 돌하우스 안에 들어온 느낌이에요.
빙그르르 실내를 둘러본다. 돌하우스는 물론 의자와 침대에도 앤티크 인형이 장식되어 있다. 모든 인형은 인형극에서 사용하던 인형만큼 정교하고 리라 씨의 인형 기사로서의 솜씨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피가로: 여기에 올 때까지 거리 사람들에게 들은 느낌으로 보면 아무도 없는데도 발소리가 나고 창문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인다고 했던가?
샤일록: 그리고 발자국 소리가 나는 시간이나 그림자가 보이는 시간도 무작위라고.
클로에: 다들 무서워했지. 빨리 해결하고 안심시켜주고 싶어.
루틸: 발자국 소리에 움직이는 그림자……. 저택에 들어가 버린 동물 같은 걸까요.
피가로: 아니. 효력은 희미해져 있지만 저택에 결계가 쳐져 있었으니까 동물은 들어갈 수 없었을 거야.
클로에: 서, 설마 망령이라던가!?
루틸: 에……? 지금 무슨 소리가 나지 않았나요?
드, 들렸어요. 무슨 발자국 소리 같은…….
시노: 어이, 누가 있는 거냐?
시노: ……답이 없네. 상황을 보고 올게. 히스들은 여기에…….
루틸: 어라? 아까 그 소리, 왠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지 않나요?
클로에: 진짜다! 복도 끝에 그림자 같은 게…….
스노우: 이 낌새는…….
피가로: 헤에. 이건 귀여운 마중이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다가오는 소리의 정체를 파헤치듯 조금씩 그것을 비추어 간다.
봉제 인형……?
짧은 손발을 조금씩 움직여서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은 곰인형이었다. 내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바 테디베어와는 조금 다른, 헐렁한 포룸. 간소한 만듦새부터 조금 오래된 것 같았다.
화이트: 오오, 그대인가. 오랜만이군.
루틸: 화이트 님. 이거, 혹시 마법으로 움직이는 건가요?
화이트: 음. 이건 리라의 사역마일세.
그 말을 증명하듯 곰인형은 작은 몸으로 공손히 인사했다.
루틸: 귀엽다……! 곰돌이 씨, 안녕하세요. 후후, 양손도 꼭 모은 예쁜 인사……. 이 아이, 매우 예의 바르군요!
네! 게다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귀여움이 있다고나 할까……. 이렇게 저도 모르게 귀여워하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클로에: 알 것 같아! 조금 시치미 떼는 듯한 표정이 치유되지.
스노우: 호호호, 그럴 수 밖에. 이 녀석은 우리가 예전에 리라에게 준 인형을 매개로 하고 있으니까.
피가로: 스노우 님들이 일부러? 저택 창고에서 쏟아진 물건을 리라에게 떠넘긴 거 아닌가요?
스노우: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군. 한때 인형 놀이에 빠져 모았던 것을 리라에게 양보한 걸세.
화이트: 그때는 이미 질렸고, 리라에게는 아버지들이 신세를 졌기 때문에 특별히.
화이트는 예의 바르게 서 있는 곰인형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화이트: 분명 사람 모양을 하지 않은 인형을 원했던 거겠지. 항상 곁에 두고 있었던 건지 리라의 마력이 배어 있다.
루틸: 저기.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만져봐도 될까요?
루틸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루틸은 인형의 시선에 맞추듯 몸을 굽히더니 악수하듯 손을 뻗었다. 봉제인형의 손이 늘어나서 루틸의 손바닥에 살짝 건드린다. 루틸은 움켜쥐지 않으려고 부드럽게 인형의 손을 감싸 안았다.
루틸: 덧씌우기 투성이지만 구석구석에 정성스럽게 고친 흔적이 있어요. 리라 씨는 이 아이를 굉장히 아꼈군요.
루틸의 말을 듣고 곰인형이 또 인사를 했다. 마치 주인과 자신을 향한 찬사에 감사의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귀엽네요…….
클로에: 귀엽지……. 계속 보고 싶어져.
시노: 너희들, 계속 칠칠치 못한 얼굴을 하고 있어.
피가로: 헤에, 현자님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공부가 됐어.
히스클리프: (무슨 공부지……?)
화이트: 마력은 강하지 않았지만 리라는 사역마를 사역하는 기술이 뛰어났다.
스노우: 많은 인형들을 사역마로 삼아 함께 살았었지.
시노: 많은 인형들에게……? 이 녀석만 그런 게 아니었나.
화이트: 음. 리라는 인형을 진짜 사람처럼 보고 있었네. 인형이 생명을 가진 자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연찬을 거듭했을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집착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루틸: ……어라? 곰돌이 씨, 손을 뻗어서 무슨 일이야? 아, 혹시 테이블에 있는 핸드벨을 집고 싶은 걸까?
곰인형은 맞다고 말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틸: 자, 여기.
루틸에게 핸드벨을 건네받은 인형은 천의 손으로 솜씨 좋게 핸드벨을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껏 울렸다. 찌릿찌릿 맑은 소리가 주위에 울린다. 어디선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서 눈을 껌뻑거렸다.
에에!?
돌하우스의 인형들이 차례차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바닥에 내려선 어떤 인형은 선반에 있는 행주를 집어들고 창대를 오르기 시작한다. 또 어떤 인형은 벽에 기대어 있는 빗자루를 집어들고 바닥 청소를 시작하고 있었다.
시노: 이 녀석들, 청소하는 건가?
클로에: 봐! 저쪽 아이는 창문을 닦고 있어!
루틸: 이쪽 아이는 쓸어 모은 것을 쓰레기통에 넣고 있어요!
히스클리프: 빗자루도 행주도 인형 크기라서 귀엽네. 옷도 세심하고, 인형이 쓰는 소품에도 신경을 썼구나.
에? 여러분, 의상이…….
눈치채니 나도 포함해서 모두의 의상이 달려져 있었다. 고급스러운 프릴에 확 시선을 사로잡는 리본 타이. 이대로 어디 파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세련되고 귀여운 디자인이다.
4화
화이트: 저것이 핸드벨을 울리고 나서 리라의 마력의 잔향이 더욱 더 짙어지고 있군. 마법으로 간섭받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 디자인은 나쁘지 않네. 특히 이 밑단 프릴이 마음에 들어.
루틸: 아……. 이 옷, 저기 청소하고 있는 인형들과 비슷하네요. 리라 씨가 저희에게 인형들과 어울리는 옷을 입고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갈아입혀준 걸지도.
클로에: 이렇게 많은 인형들의 옷을 만들어 입히다니, 힘들었겠지……. 리라 씨는 곰인형 뿐만이 아니라 인형 모두를 정말 사랑하고 있었구나. 사랑하는 주인으로부터 이런 고급스러운 것을 받을 수 있어서 인형들도 분명 행복하지 않았을까?
넋을 잃고 그들을 바라보는 클로에의 옆에서 피가로가 냉정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피가로: 어렴풋이 느낀 거지만 역시 이 인형들, 전부 사역마네.
이 아이들 전부가요!?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대충 20개는 넘는 것 같은데…….
스노우: 핸드벨의 신호로 눈을 뜬 건가……. 이 낌새, 아직 저택 안에 있군.
피가로: 거리 사람들이 목격한 그림자나 소리의 정체는 이 아이들이겠지요.
화이트: 죽고 나서도 인형이나 우리에게 개입할 만한 마력이 남아있다니……. 이것도 액재의 영향인가.
샤일록: 그것 뿐이라면 흐뭇합니다만…… 뭔가 묘한 낌새가 느껴지는군요.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느낌은 마치…….
그때, 곰인형이 툭툭 손뼉을 쳤다. 순간, 바닥을 쓸고 청소하던 인형과 창문을 닦고 있던 인형들이 손을 멈추고 뒷문으로 달려갔다.
아, 돌아왔네요. ……뭔가 손에 들고 있는데……?
클로에: 미니어쳐 티세트다!
루틸: 귀여워……! 이것도 리라 씨가 만든 걸까?
인형들은 아기자기한 크기의 컵과 받침을 똑같이 가져온 미니어쳐 크기의 테이블에 나란히 놓는다. 그리고 준비를 마추더니 우리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행주나 빗자루를 집어들고 청소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곰인형은 소파로 다가가 깡충깡충 두 발로 날아 앉았다. 그리고 비어있는 옆을 톡톡 친다.
루틸: 같이 앉자는 건가요?
화이트: 저 인형은 이 저택의 가사도우미겠지.
스노우: 인형들에게 명령하고 저택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사명, 손님을 접대하는 사명, 게다가 파수견 같은 사명도 부여되어 있는 것 같군. 파수견이라고 해도 우리를 해칠 만한 힘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고의로 인형들에게 상처를 준다면 무슨 반항은 할 걸세.
시노: 아아……. 즉, 나 같은 작은 사역마라는 건가.
그렇게 말하고 시노는 소파로 다가가서 인형을 안아올렸다. 그리고 스스럼없는 몸짓을 하고 빈 한 손을 히스클리프를 향해 내밀었다.
시노: 자, 히스도 이리 와.
히스클리프: 돼, 됐어. 나도 앉으면 좁을 테고…….
시노: 신경 쓰지 마. 차라리 좁은 정도가 딱 좋지.
그러자 인형의 손이 꿈틀꿈틀 움직였다. 시노를 따라하는 듯한 음직임에 시노가 흥하고 웃었다.
시노: 저 녀석이 내 주군 히스다. 인형처럼 예쁘게 생겼지. 악수해볼래?
히스클리프: 정말이지, 시노……. 너무 부끄러운 소리는 하지 마. 으음…… 안녕. 나는 히스클리프야. 이만큼의 인형을 정리하고 있다니 대단하네.
시노가 재촉한 히스클리프가 인형과 악수를 하면서 어딘가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보니까 아까 행주를 들고 있던 인형들이 이번에는 작은 깜빡이를 들고 우리 옆을 지나간다.
피가로: 여기 있는 인형들에게서는 해의는 느껴지지 않지만…… 샤일록의 말대로 저택 어딘가에서 조금 걸리는 기색이 나네. 일단은 저택을 한 번 둘러볼까.
이리하여 우리는 분담하여 저택 조사를 하게 되었다. 모두를 배웅한 후, 넓은 방에는 스노우와 화이트와 나, 그리고 곰인형이 남아있었다.
스노우, 화이트. 저희도 슬슬…… 응?
인형들이 창문을 닦거나 청소를 하고 있는 중 봉제인형이 소파에서 내려와 우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너도 같이 갈래?
단추의 눈이 물끄러미 나를 올려다보았다. 양손을 나를 향해 뻗는다.
화이트: 안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스노우: 귀여운 몸짓으로 현자에게 조르다니, 꽤 약삭한 사역마로군.
그, 그럼…….
인형의 양옆에 손을 넣고 안아 올린다.
와아…….
아무래도 질 좋은 천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뽀송뽀송한 감촉이 기분 좋다. 너무 귀여워서 눈꼬리가 쳐져진다.
스노우: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리라에게 명령받는 몸짓이겠지.
화이트: 파수꾼으로서의 사명도 있다. 우리들이 저택을 휘젓지는 않을까 파수꾼으로서 따라가고 싶은 것 같군.
스노우: 다른 인형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해의는 느껴지지 않네. 같이 데려가도록 하지.
다행이다……! 자, 그러면 같이 가자.
내 말에 팔 안의 인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클로에: 잠깐만, 거기 너! 그렇게 급하게 뛰면 넘어질…….
루틸: ……! 위험해!
클로에: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클로에: ……후우…….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루틸: 마루판에 틈이……. 그렇구나. 여기에 다리가 걸린 거였어. 남의 집에 손을 대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다른 인형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이 아이처럼 넘어질지도 모르니까.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클로에: 틈이 막혔어! 이 정도면 안심이네. 이 아이, 많이 뛰어서 조금이라도 빨리 저택을 반짝반짝 빛내려고 하는 걸까. 예쁜 얼굴이나 몸에 상처가 안 나서 다행이다.
루틸: 손도 발도 상처 하나 없네. 분명 소중하게 여겨진 걸 거야.
클로에: 이 아이에게서 묘한 기색은 나지 않고, 이동할까?
루틸: 그렇네. 아…… 클로에. 잠깐만. 땅에 떨어져 있던 먼지 털이, 네 거지. 자, 여기.
클로에: 후후, 리라 씨가 있었을 때도 이렇게 청소하고 있었을까.
루틸: 자, 그러면 또 보자.
샤일록: ……저희들 선생님이 있는데 젊은 마법사들끼리 탐색하러 가게 하다니, 의외로 과감한 일을 하시는군요.
피가로: 뭐, 가끔은 말이지. 사역마들에게 해의는없고 수수께끼의 기색만 조심하면 적당한 긴장감이 있는 좋은 실천의 장이야. 기묘한 기색을 가까이서 느끼더니 자기들끼리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우리와 합류하기를 기다려. 모두가 선생님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샤일록: 후후, 역시 피가로 님……. 아니, 피가로 선생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피가로: 됐어 됐어. 너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리다니. 가끔만 해 줘.
샤일록: 알겠습니다.
샤일록: ……이런, 저기 인형이…….
피가로: 뭔가 찾았어?
샤일록: 눈이나 머리색이 피가로처럼 비슷한 것 같아서요. 마음이 없는 듯한 얼굴도.
피가로: 아아, 나 같은 미남이구나. 뭐, 앤티크 인형은 대체로 미형이긴 하지만……. ……아아, 이거인가. 확실히 젊었을 때의 나와 닮았네. 의지할 가치가 있고 잘생긴 느낌이.
샤일록: 피가로 님의 젊은 시절이라고 하면…… 100살 정도 되려나요.
피가로: 아니아니, 지금의 나는 32살의 착한 남쪽 의사니까? 20살 정도지.
피가로: 아…… 저 선반에 장식되어 있는 인형, 현자님을 닮았네.
샤일록: 저것도 사역마 같군요. 선반에서 내려 이쪽으로 오고 있네요.
피가로: 하하, 고개를 숙였다. 손님에 대한 인사라는 건가. 정중히 대해줘서 고마워. 답례로 나도 인사해야지.
피가로: 아아, 그렇게 날뛰지 말고. 갑자기 거리를 너무 좁혔나봐.
샤일록: ……피가로 님.
피가로: 왜 그래? 너도 무릎을 꿇고 손을 잡혀 입맞춤 받고 싶어?
샤일록: 저택을 청결하게유지하는 사명이 부여된 사역마 같고, 청소에 방해를 받아서 화가 난 걸지도 모르겠군요.
피가로: 아하하, 그런가. 이 이상 방해하는 건 미안하네. 이동할까.
5화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와아, 깜짝아! 시노, 갑자기 귓가에서 소리지르지 마.
시노: 아까부터 불렀는데 답을 안해서 그렇잖아. 뭘 보고 있었어?
히스클리프: 아아, 이거야.
시노: 인형의 손……? 이게 발이고 이게 몸인가?
히스클리프: 맞아. 만들어 놓은 인형이 놓여져 있어서 궁금해서 본 거야. 피부와 모발의 꼼꼼함, 볼의 동글동글함이나 손발도 사람처럼 리얼한데 마법을 쓴 흔적이 없었어. 이게 다 수작업이라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걸렸겠지. 눈동자도 투명하게 예쁘고, 나도 모르게 빠져버려서…….
시노: 그거, 가져갈까? 조사가 무사히 끝나면 1구 정도는 갖고 싶다고 지배인에게 말해보는 건 어때?
히스클리프: ……아냐, 됐어. 완벽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이 아이는 이 집에 있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으니까.
시노: 하지만 이제 리라는 없으니까 영원히 완성시킬 수는 없어.
히스클리프: 그건…… 그렇지만…….
시노: ……뭐, 네가 됐다는데 내가 물고 늘어질 이야기도 아니지. 히스, 아까 인형 이야기나 이어서 더 들려줘.
히스클리프: 에? 하지만, 너 관심 없잖아.
시노: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히스의 얼굴은 좋아. 나는 네가 행복해 보인다면, 그거면 돼.
히스클리프: 그러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똑같잖아. 하지만…… 그렇네. 시노도 흥미가 생길 수 있도록 이야기해볼게.
시노: 아아.
저택 안에 정말로 인형이 많네요. 방을 청소하고 있었는가 하면 우리를 보고 인사도 해주고…….
스노우: 리라에게 명령을 받은 거겠지. 손님을 보면 청소의 손길을 멈추고 인사하라고.
화이트: 호호호, 예의가 좋군. 튼튼하게 만들어놨어.
하지만 사람 인형 뿐이고 동물 같은 건 안 보였네요. 이 인형 밖에…….
촉감이 좋은 곰인형을 안고 저택을 걸어간다. 인형은 얌전히 있었는가 하면 가끔 내 손에 뺨을 문지르는 일이 있었다. 스노우는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리라 씨가 명령한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귀여워……. 치유된다…….
화이트: 현자. 그 녀석을 좋아하는 것 같군.
스노우: 만약 그대에게 사역마를 준다면 그 인형 같은 사랑스러운 것이 좋으려나.
저에게 사역마…… 말인가요?
스노우: 그렇네. 저번에도 잠깐 얘기했었지만 우리가 있다해도 그대는 우리 마법사들과 함께 여러 땅으로 향하는 몸.
화이트: 실제로 몇 번이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지.
스노우: 부적적인 의미에서도 한두 개 가지고 있어도 손해는 없지 않은가.
으음, 그렇네요……. 확실히 동경한 적은 있지만 실재한 것은 아니라서……. 실제로 어떤 게 좋을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이 인형처럼 귀엽고 따라주는 아이가 가까이 있어주면 즐거울 것 같기는 하지만…….
스노우: 뭐, 아무리 보기가 사랑스럽다 해도 사역마는 애완용이 아니다. 그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화이트: 온갖 장애물로부터 그대를 지키고 방패가 된다. 설사 몇 번이나 때려 부수더라도 우리가 같은 걸로 주겠네.
그건, 저를 대신해서 죽는다는……?
안고 있는 인형을 봤다. 이 곰처럼 자신을 그리워하며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것이 부서진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애틋해진다. 나도 모르게 곰인형을 조금 세게 껴안았다. 봉제 인형은 나를 위로하듯 작은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해줬다. 하지만 닿지를 않아서 뺨에 천의 감촉이 닿았다.
화이트: 거기서 슬픔을 품을 수 있는 그대는 총명하고 상냥하군.
스노우: 우리는 그런 그대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사역마의 역할일세.
화이트: 사람이나 마법사의 목숨은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사역마는 다르지.
스노우: 이 녀석들은 여러 번 갈음새가 있다.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것이 존재자체이니.
화이트: 말하자면 재생하는 마법 도구와 똑같네. 애착을 갖고 애쓸 일이 아니다. ……리라처럼 말일세.
화이트가 내 팔 안에 있는 곰인형을 불쌍하게 쳐다본다.
리라 씨는…… 인형들을 데리고 사랑했잖아요. 이 인형도 다른 인형들도…… 사역마라기보다는 가족처럼 보여요.
스노우: 리라는 뛰어난 인형 기사였지만 리라의 부모님 또한 뛰어난 인형 기사였다.
화이트: 리라는 태어날 때부터 인형과 함께 지냈네. 이윽고 인간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인형들만 썩지 않고 리라의 곁에 있어주었지.
스노우: 리라는 인형을 진짜 사람처럼 대하는 괴짜였네.
화이트: 인형들이 있으니까 외롭지 않다고 우리에게 말한 적도 있다. 인형들만 있으면 리라는 그걸로 충분히 행복했을 거야.
스노우: 인형이 리라의 부모님이며 친구이자 애인이기도 했으니까.
마법사는 인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산다.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곁에 계속 있어주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스노우와 화이트도 예전에 약간 비슷한 말을 했었죠. 두 사람도 서로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스노우 / 화이트: …….
화이트와 스노우가 얼굴을 마주보느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스노우는 고독을 동경하고 화이트와의 이별을 바라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화이트가 스노우를 죽이려 한 것이다. 그러나 반격을 당한 화이트가 죽어버렸다.
죄송해요. 기분 나쁘게 해버렸을까요.
화이트: 호호호, 그저 사실일세. 그대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문득 생각난 거겠지.
스노우: 리라는 인형들과 함께 있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하고 혈안이 되어서.
화이트: 어딘가 위태로운 분위기도 있었네. 마치 금방이라도 금지된 주술에 손을 댈 것 같은…….
클로에: 현자님!
클로에, 루틸. 그리고 피가로에 샤일록도.
피가로: 대충 저택을 둘러보고 왔어. 그런데 눈에 띄는 수확은 없네.
클로에: 우리도 여기저기 둘러봤는데 특이한 인형은 없었어.
루틸: 응. 모든 아이들이 자기 옆에 열심이었지.
피가로: 스노우 님, 화이트 님. 잠시만요.
샤일록: 두 분께 상의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스노우: 음, 상관 없네.
화이트: 그러면 현자 쨩들. 잠깐 다녀올게.
아, 네. 다녀오세요.
선생님 역의 마법사들이 떠난 뒤에도 인형들은 변함없이 저택 안을 누볐다. 우리의 발밑을 지나가던 소녀 인형이 빗자루를 한 손에 들고 꾸벅 절을 하며 성큼성큼 달려간다.
클로에: ……모두, 진짜 살아있는 것 같지. 인형이라는 것을 그만 잊어버릴 것만 같다고나 할까……. 사역마는 사물에 사명을 부여하고 움직여. 그러니까 생명이라던가 감정이라던가 마음이라던가, 그런 건 없을 텐데 신기해.
클로에도인가요? 저도 사역마나 인형 같은 게 아니라 왠지 리라 씨의 가족처럼 느껴져서.
클로에: 알아! 주방에서 차를 준비하거나 자신들의 옷을 접고 있거나……. 리라 씨가 살아있을 때는 이렇게 모두와 지냈겠구나. 광경이 눈에 떠오르네.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우리 발밑에서 이번에는 소년의 인형이 담쟁이덩굴을 한 손에 든 상태로 힘차게 인사를 하고 떠난다. 그 등을 배웅하면서 루틸이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루틸: 어느 방에나 많은 인형이 있고 각자 특징이 있었어요. 발이 빠른 아이나 반대로 느린 아이나. 느린 아이는 같은 곳을 정성스럽게 청소하고…… 빠른 아이는 청소를 끝내도 느린 아이가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죠. 저의 학생에게도 저런 아이들이 있었지하고 그리워졌어요.
루틸: 하나하나 개성의 싹을 가지런히 다듬지 않고 자유롭게 잎을 펼치는 것을 지켜본다……. 분명 리라 씨가 그런 사람이었겠죠.
루틸이 곰인형을 향해 손을 뻗고 부드러운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루틸: 너와 인형들을 사랑했던 리라 씨를 만나보고 싶었어.
그 순간, 팔 안에 있는 곰인형이 벌벌 떨듯이 몸을 떨었다.
와앗……. 왜, 왜 그래?
내 팔에 양손을 얹고 쭉쭉 몸을 위로 잡아당기고 있다. 풀어주듯 팔의 힘을 빼면 곰인형은 힘차게 팔 안에서 튀어나왔다.
'魔法使いの約束 > 2023 이벤트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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