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시노: ……뭐야?
예쁜 여성: ……냄새가 비슷해.
시노: 하? 냄새?
누구와 비슷하나요?
예쁜 여성: 나의 매우 소중한 사람…… 이라고 생각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라스티카: 소중한 분이 계시군요. 그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입니다.
클로에: 그런데 시노의 냄새란……? 강한 향은 나지 않는 것 같은데.
으음, 확실히 잘 모르겠는데……. 시노, 향수 같은 거 뿌리거나 하나요?
시노: 안 뿌려. 나를 둘러싸고 냄새 맡지 말라고.
예쁜 여성: 어머, 너희들은 느껴지지 않는 거야? 숲의 깊숙한 곳의 향기야. ……아니, 숲에 사는 자들의 향기인가?
숲에 사는 자들……?
(무슨 소리지……?)
라스티카: 아…… 그런가. 당신은 인간 아가씨가 아니군요.
에!?
시노: 그런 거였나.
클로에: 듣고 보니……. 인간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를지도.
그…… 그런가요?
라스티카: 네. 그녀가 말한 향기는 인간은 맡을 수 없는 기척 같은 것이니까요.
그러면 이 여성 분은 마법사……?
시노: 마법사는 아니야. ……그렇다고 해도 망령같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 여자…… 누구야?
아서: 꽃 장식에 하얀 드레스라는 옷차림을 보니 이 마을과 인연이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클로에: 그러면 이렇게 하지 않을래? 나와 라스티카가 그녀를 데리고 이 마을을 여기저기 둘러보는 거야.
아서: 두 사람이?
클로에: 그녀가 누구든 혼자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건강해 보이지만 기억이 없는 건 불안할 거고……. 이 마을과 관계가 있따면, 이것저것 보고 있는 사이에 정체로 이어지는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타이밍에 기억을 떠올릴지도!
라스티카: 훌륭한 방안이네. 역시 클로에야.
무슨 일이 생겨도 클로에와 라스티카가 그녀의 곁에 있어주면 확실히 안심이네요.
아서: 그러면 그녀는 클로에와 라스티카에게 맡기자.
예쁜 여성: 왠지 미안하네. 귀찮게 해버려서.
클로에: 신경쓰지 마! 이쪽은 새장에 가둬버렸고.
라스티카: 곤란할 때는 서로 도와야죠. 그러면, 갈까요.
두 분 모두 잘 부탁드려요. ……자,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아서: 그렇네요. 마을 순찰은 끝났고, 아직 남아있는 장소라고 하면 …….
시노: ……숲이네.
아서: 아아. 오웬과 카인과 합류해서, 늑대를 찾자.
카인: 울부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네……. 전승대로라면 하얀 늑대는 숲의 정령이야. 무슨 짓을 해올지 몰라. 정신을 차리자.
오웬: 이미 표적이 되고 있는 거 아니야? 우리들의 목을 언제 뜯을지 노리고 있는거지.
카인: 그럴지도 몰라. 숲은 늑대의 영역이야. 우리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니까.
오웬: 반대야.
카인: 반대……?
오웬: 울음소리에 이끌려 우리는 안쪽으로 인도되고 있어. 숲을 몸에 비유한다면, 이미 위장 안으로 들어온거지.
카인: ……확실히, 꽤 깊숙한 곳까지 걸었네. 이만큼 가까이 다가와어. 슬슬 늑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아?
오웬: 글쎄.
카인: …….
오웬: 후후. 왜 그래, 기사님. 그렇게 나를 노려보고. 뭔가 무서운 거라도 봤어?
카인: ……오웬. 한 번 더 물을게. 아서 님에게 보상으로 무엇을 요구했지?
오웬: 아까도 말했잖아. 왕자님께 조금 희생해 달라고 말했을 뿐이야.
카인: 애매하게 돌리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 설마 무시무시한 대가를 요구한 건 아니겠지?
오웬: 그렇다면 뭐? 네가 대신할 수 있어? 영민을 위해 희생하고, 괴물에 몸을 팔아넘긴 공주님처럼?
카인: 아서 님은 나의 주인이야. 주군이 상처를 받을 바에는 내가 방패가 되겠어. 다른 하나의 눈도 뜯어서 내어줄게.
7화
무르: 시럽시럽~! 맛있어져라~~.
샤일록: 노래하는 것은 좋지만 춤추는 건 삼가해 주세요. 부딪히면 추출하고 있는 제 손이 틀어져 버리니까요.
무르: 조금은 틀어져야 재밌지!
샤일록: 혼례에 행사하는 술에 장난은 금물입니다. ……하지만, 그렇네요. 결혼은 조금 정신을 잃는 정도가 딱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무르: 누가 결혼했어?
샤일록: 하얀 늑대와 공주죠. 정령과 인간의 기이한 혼인……. 이형인에게 시집간 것을 감사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고, 그렇게 모셔진 신부는 매년 열리는 제전을 어떤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당신은 이해하나요? 달과 사랑에 빠진 무르. 사람은 모두 당신을 미쳤다며 비웃죠.
무르: 뭐야 뭐야? '거대한 재앙' 의 이야기?
샤일록: 결혼도 약속입니다. 당신은 달과 결혼 약속을 할 수 있나요? 영원히 마음을 바꾸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나요?
무르: 어떠려나? 나는 독신주의니까!
샤일록: 이런, 부정한 대답이네요.
무르: 샤일록, 나는 영원한 약속을 원하는게 아니야. 그저 초조할 뿐. 사랑에 이유는 필요없어!
샤일록: ……당신에게는 사람이 만드는 차이 따위, 조약돌보다 가치가 없다. 분명 그 다리를 걸려 넘어지게 할 수조차 없는 것이겠죠.
무르: 조약돌도 좋아해!
샤일록: 후후,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죄가 많군요. ……관객이 보기에 비극이라도, 막의 안쪽에서 계속되는 이야기는 아무도 풀어줄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무르: 저기, 시럽 아직 멀었어?
샤일록: 그렇네요……. 좋은 때입니다. 무르, 도와주세요. 마지막 마무리로 가죠.
샤일록: '인비벨'
무르: '에아뉴 랑블'
샤일록: 감미로운 향기……. 좋네요. 어디까지나 유사 화주이긴 하지만, 좋은 솜씨입니다.
무르: 해냈어~! 완성!
샤일록: 정령에게 시집 간 공주가 만족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클로에: 무르! 샤일록!
무르: 클로에와 라스티카다! 어이!
라스티카: 안녕, 두 사람은 여기에 있었구나. 화주를 만들고 있었다며.
샤일록: 방금 완성된 참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여성을 모시고 계시군요. 당신 같은 여성이 세상에 넘쳐나면 술집의 주인은 모두 일자리를 잃어버리겠죠. 술병을 따는 일도 없이 취하게 되니까요.
샤일록: 자, 무르. 당신도.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귀부인에게 축복을.
무르: 좋은 드레스네! 내 사랑하는 사람도 같은 색을 입고 있어. 달에 못지 않지만 너도 잘 어울려! 내가 달을 사랑하는 것처럼 너도 사랑받으면 좋겠네!
예쁜 여성: 후후, 고마워.
라스티카: 두 사람에게도 소개할게. 이 아가씨에게는 조금 사정이 있어서…….
샤일록: 과연. 수수께끼 같은 존재군요.
클로에: 응. 뭔가 단서가 없을까 싶어서 마을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샤일록: 수확 없음…… 이라는 말씀이신가요. 꽤 많이 돌아다녔으니 목이 말랐겠죠. 한 잔 어떠신가요?
라스티카: 괜찮니? 모처럼의 화주를 받아도.
샤일록: 맛보기도 필요하니까요. 자, 아가씨도.
예쁜 여성: ……? 이 향기…….
라스티카: 무슨 일이신가요?
예쁜 여성: 그 사람이 좋아하는 향기야……. 어째서 잊고 있었던 걸까. 나, 이걸 찾고 있었어 …….
라스티카: 이런, 아가씨. 몸이 녹색 잎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은데. 괜찮으신가요?
클로에: 에에, 절대 괜찮지 않잖아! 어떻게 된 거야!?
무르: 아하하, 재밌어! 점점 잎사귀가 되어 날아간다!
샤일록: (잎이 실체화되어 있었다는 것은, 정령이 변신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 삶과 죽음이 섞인 듯한 기척은…….)
샤일록: ……과연. 그랬던 거였군요. 정체를 모르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정령에게 동화되고 있는 망령이었으니.
클로에: 에? 무슨 뜻이야?
샤일록: 정확히는 인간도, 망령도, 정령도 아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 전부이기도 하죠. 아마도 그녀는 …….
무르: 굉장한 바람! 나뭇잎이 날아갔어! 좋아, 쫓아가자!
샤일록: 기다리세요, 무르. 그녀의 행방에는 짐작이 갑니다. 기념품을 준비하고 가죠. 빈손으로 여성을 찾아뵙는 건 무례한 일이잖아요?
클로에: 기념품이란?
샤일록: 저희가 그녀를 위해 빚은 술입니다.
8화
오웬: 헤에……. 그래도 되는구나? 기사님의 눈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는데?
카인: 아아, 뭐든지 줄게. 아서 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
오웬: 아하하. 왕자님께 들려주는게 어때? 분명 울면서 기뻐할 거야.
아서: 오웬, 카인!
카인: ……아서!?
시노: 의외로 멀었네. 현자, 괜찮아?
하아……. 괘, 괜찮아요…….
(숲이라고 할까, 산이었어……. 자신의 체력을 과대평가하는 건 그만둬야지…….)
아서: 미안해. 오웬, 카인. 완전히 맡겨버렸네. ……응? 무슨 일 있었어?
오웬: 아서. 네가 나에게 주기로 한 보수를 카인이 대신해 주겠대.
아서: 뭐라고? 카인이?
아서가 놀란 소리를 내자 카인은 각오를 하는 듯한 엄한 얼굴로 기사다운 절을 했다.
카인: 나는 기사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서 님을 지키겠습니다. 이 목숨을 걸고, 당신의 눈을 빼앗기게 하지 않아.
아서: ……눈? 내 눈이 왜?
카인: 왜냐니……. 임무의 보수로 오웬에게 한쪽 눈을 달라고 협박당한거 아니었어?
아서: 오웬이 요구한 것은 왕도 안에 있는 과자 가게의 케이크를 대접해 달라는 거였어. 왕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과자 가게가 있으니까 상당히 지출이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카인.
카인: 과, 과자……?
오웬: 아아, 기대된다. 지갑 안이 바닥이 될 때까지 사줘야 된다고?
카인: ……하아. 내가 멋대로 상상한 건가. 안심한 만큼 힘이 빠졌어.
오웬: 볼만했어, 기사님의 얼굴. 필사적으로 되어버려서.
카인: 너, 알고 있으면서도 나를 놀렸지?
오웬: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쪽이 착각한 거잖아.
카인: ……그렇네. 내가 멋대로 의심하고 단정지었어. 분명 아서를 속인게 틀림없다고. 너는 처음부터 진실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나는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 미안해, 오웬. 부디 용서해줘.
오웬: …….
카인: 생각해보면 그 전승도 그래. 늑대에게 위협받은 것은 아니야. 약속을 걸고 도움을 청한 건 성주 쪽이잖아. 하얀 늑대는 약속을 지켰을 뿐이야. 한쪽 눈을 잃으면서까지 비를 내리게 했는데, 마치 악인처럼 대하고…….
카인…….
시노: …….
카인: 위쪽으로만 판단해서 잘못 볼 뻔했어. 그 울음소리도, 나는 진정한 의미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 오웬, 부탁해. 이번에는 제대로 귀를 기울이고 싶어. 하얀 늑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려줘.
오웬은 잠시 침묵했다. 이윽고 그는 평소의 심술을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오웬: ……아내가 없어진 것을 한탄하고 있어. 1년에 한 번 있는 결혼기념일도 성대한 잔치도. 마리에, 네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그때, 나무들 사이로 커튼을 깨듯이 한쪽 눈이 없는 늑대가 나타났다. 하얀 털이 그 큰 몸을 덮고 있다.
……하얀 늑대……!?
아서: 보통 늑대보다 훨씬 커……. 이게 숲의 정령인가……?
카인: 아서, 아키라! 그대로 내 뒤에서 나오지 마! ……어이, 시노!?
나타난 하얀 늑대를 앞에 두고 긴장이 달리는 가운데, 시노는 조용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시노: 네가 전설의 하얀 늑대인가.
하얀 늑대 앞에 선 시노는, 호흡과 함께 낫을 세웠다.
아서: 기다려, 시노……!
시노는 낫을 든 채 늑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늑대 역시 시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영원히 느껴지는 고요함이 주변을 감쌌다. 서로 주고받는 말은 없다. 하지만 서로밖에 모르는 무언가를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노: …….
이윽고, 시노는 큰 낫을 내리고 자신에게 말을 걸듯 중얼거렸다.
시노: 나는…… 이제 고독과 굶주림밖에 몰랐던 그 시절과는 달라.
카인: 우왓! 뭐야? 갑자기 바람이…….
으르렁거리며 돌풍이 숲을 날아갔다. 무심코 뜬 눈 앞에 무수한 녹색 잎이 지나간다. 녹색 잎은 무언가를 호소하듯 하얀 늑대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서히 사람의 형태를 나타낸다. 이윽고 녹색 잎은 한 장도 남김없이 한 여성의 모습으로 변했다.
시노: 이 여자, 아까 기억을 잃었던……?
예쁜 여성: 티감……! 걱정을 끼치게 해서 미안해. 멋대로 숲을 빠져나와서.
(……이 사람이, 늑대가 찾던 '마리에' 씨?)
9화
여성은 껴안듯이 티감이라고 부른 하얀 늑대를 껴안았다.
예쁜 여성: 시럽이 망가져서 올해는 화주를 만들 수 없다고 하니까. 나,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는 당신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 왜냐하면 당신, 1년에 한 번 바치는 화주의 향기를 좋아했잖아……? 그래서 나, 어떻게든 하고 싶었어. 미안해. 하지만 이제 괜찮아. 올해도 화주는 무사히 완성되었어.
하얀 늑대는 여자의 목덜미에 코끝을 문질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쿠우, 하고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에게는 역시 늑대의 말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울음소리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자애라는 것을.
……혹시 이 여자가, 하얀 늑대에게 시집 간 전승의 공주……?
지금은 영혼만 남아 있고 절반 정도는 숲의 정령으로 동화되고 있어. 같이 따라간거 아니야? 인간이 아닌 괴물과.
무르: 아, 있다있다! 저기다!
샤일록: 자, 무르. 엉망진창으로 달리지 마세요.
라스티카: 아아, 다들 모인 것 같네.
클로에: 다행이다~. 헤매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어 …!
어라, 여러분……!? 왜 여기에?
무르: 화주 배달이야!
아서: 화주를?
샤일록: 완성된 화주는 신부를 모시고 숲의 화원에 바치는 것이죠? 그래서 화주를 배달하러 왔습니다. 본인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샤일록이 눈으로 신호를 보내자 클로에가 큰 술잔을 땅에 놓았다. 거기에 흐르는 듯한 소행으로 샤일록이 화주를 따른다. 그 순간, 술잔에서 꽃이 피는 듯한 은은한 향기가 흘러나왔다.
카인: 좋은 냄새네. 이게 화주인가…….
샤일록: 부디 받아주세요.
샤일록과 클로에가 뒤로 물러났다. 교체하듯 하얀 늑대가 큰 몸을 흔들며 술잔에게 다가갔다. 화주의 향기를 맡듯이 술잔에 코끝을 대자 늑대는 하늘 높이 울부짖었다. 하늘 저편까지 닿을 것 같은 울부짖음이었다.
클로에: ……? 이건…….
무르: 뭔가 차가워!
아서: 비다……! 비구름이 돌아왔어.
가늘고 부드러운 안개같은 비가 쏟아져 숲을 적신다. 올려다보니 회색 구름이 하늘 전체를 덮고 있었다. 분명 마을에도 같은 비가 내리고 있겠지.
마리에: 신세를 졌네. 여러가지 고마워.
(……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반려자와 다시 화주를 나눌 수 있었던 기쁨일까. 지금까지 그녀가 보여준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그리고 그녀와 하얀 늑대는 껴안은 채 연기처럼 사라져갔다.
시노: ……없어졌다.
라스티카: 둘이서 사이좋게 집에 돌아간 걸까? 정말 멋진 부부였어.
카인: 하하, 그렇네. 미소가 지어지는 부부였어.
오웬: 미소가 지어진다고? 민폐가 아니라?
샤일록: 네, 조금 소란스러운 부부였네요.
클로에: 확실히 그렇지만! 그래도 다행이야. 기억이 돌아와서. 정령의 부인이라면 아무도 돌아가는 길은 모를 테니까.
비가 내리는 숲에 마법사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정령의 늑대와 그에게 시집간 신부. 그들이 서있었던 장소에는 잔재처럼 우대화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서: 모두 덕분에 꽃 축제는 성공이야. 고마워. 오늘은 축제를 잔뜩 즐겨주길 바라.
무르: 아서도 즐겨! 자, 꽃 장식해줄게. 우리랑 똑같아!
아서: 아하하, 그렇네. 똑같아. 어때? 어울려?
클로에: 정말 잘 어울려. 오늘의 의상과도 딱!
아서: 감사인사가 늦어졌지만 항상 고마워.
클로에: 에헤헤……. 천만에!
무르: 하아, 좋은 기분! 저기, 클로에. 나랑 춤추자?
클로에: 에? 우왓……!
아서: 하하, 무르는 사교적이네. 시노, 우리도 춤추자! 분명 이것도 소개팅이겠지.
시노: 소개팅……?
라스티카: 후후, 모두 분위기가 고조되었네. 화주도 정말 훌륭하다. 리필은 어디일까?
여성: 어머, 따라드릴까요.
라스티카: 여어, 고마워. 눈치가 빠른 분이시다. 이런 걱정을 해주다니, 혹시 나의…….
클로에: 아아아아 잠깐만 ! 라스티카, 새장 넣어둬! 무르는 슬슬 놔줘~!
10화
남성: 너, 잔이 비어있구나. 화주는 어때?
오웬: 필요없어. 그것보다 인형의 뱃속에 있는 하얗고 질퍽질퍽한 것을 줘.
남성: 헤? 뭐라고?
오웬: 달콤하고 찢어버린 인형 속 같은 거 말이야. 없어?
카인: 오, 드문 일이네. 오웬이 이런 자리에 남는 건. 먼저 간 줄 알았는데.
오웬: 아서가 축제에는 케이크도 많이 준다고 하니까 동행해줬을 뿐이야.
카인: 네 접시, 케이크가 산더미처럼 올려져있네. 왕도 안의 케이크 가게를 돌아다닐건데, 지금부터 그렇게 많이 먹어도 괜찮아?
오웬: 헤에, 정말로 대접할 생각이었구나.
카인: 당연하지. 착각이라고 해도 내 입으로 말한 거니까. 그렇다고 해도 내 주머니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 부분은 좀 봐줘.
오웬: 네 사정 따위는 몰라.
여성: 어머, 미안해요.
카인: 아니, 이쪽이야말로.
여성: 아. 저기, 당신. 크림을 찾고 있다면서? 가져왔어.
오웬: 아싸.
카인: 기다려, 오웬. 그 전에 할 일이 있잖아.
오웬: 할 일?
카인: 꽃 축제의 관습을 잊었어?
오웬: 관습이라니 시시해. 나와는 상관없어.
카인: 그래도 되겠어? 크림을 받을 수 없는데.
오웬: …….
오웬: 깨끗한 순백이네. 그걸 입고 있다는 건 너도 신부를 꿈꾸는 거야? 저기, 이루어질 것 같아? 자신은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의심한 적은 없어?
여성: 에……?
카인: 자, 이제 그만! 미안해. 이 녀석, 솔직하지 못해서.
카인: 일부러 크림을 가져다주는 그런 상냥한 네가 사랑받지 못할 리가 없잖아? 봐, 웃는 얼굴도 최고로 매력적이야.
카인: 절대로 좋은 상대와 행복해질 수 있어. 너와 맺어지는 상대는 행복한 사람일 거야.
(모두 즐거워보여……. 서쪽의 마법사도 있으니까 더 떠들썩한 걸지도.)
샤일록: 현자님, 휴식인가요?
네. 아까 무르와 한 곡 췄더니 기진맥진해져서.
샤일록: 이런, 그건 그냥 흘려들을 수 없네요. 현자님은 나중에 저와도 한 곡 춤을 추셔주지 않으면.
샤일록은 내 앞에 물이 담긴 잔을 놓고 자신은 화주가 듬뿍 부어진 잔에 입을 댔다.
마리에 씨와 티감 씨, 샤일록의 화주를 기뻐해줘서 다행이네요.
샤일록: 네. 정령과 아내분이 만족하셨다면, 술집 주인으로서 가슴이 펴지는군요.
무르: 아하하, 빙글빙글 돌고 있으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 같아!
여성: 저기, 다음에는 나와 춤추자!
여성: 잠깐, 나도 춤추고 싶어!
무르: 좋아!
여자들: 정말로!?
무르: 너희들 둘이서 춤추면 되겠네! 나는 그 신발 소리에 춤출게!
그렇게나 춤을 췄는데……. 무르는 기운이 넘치네요.
샤일록: ……시집간 공주는 숲의 정령과 사랑을 나누고 그와 동화되는 운명을 선택했습니다. 언젠가 무르도 '거대한 재앙' 과 동화되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군요.
……그래도 분명, 샤일록은 무르의 소중한 친구예요.
샤일록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외롭지도 기쁘지도 않은 미소였다.
비가 내린 후의 물방울이 빛나고, 빛나는 해질녘 무렵. 시끌벅적했던 꽃 축제는 막을 내렸다. 역할을 마친 우리는 준비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려고 했다.
여성: 잠시만!
멈추는 목소리에 돌아서자 그곳에 있던 것은 꽃 축제 도중 길에서 만난 여자였다. 그녀는 곧장 시노 쪽으로 달려갔다.
시노: ……너.
여성: 저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대답하지 못했던 건 네가 동쪽 나라라서 싫다든가, 마법사라서 무섭다든가, 그런게 아니야.
시노: 하? 무슨 소리야.
여성: 왜냐하면, 만난 지 얼마 안됐는데 결혼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건 너무 급하니까 깜짝 놀라잖아. 우선은 상냥하게 데이트에 초대한다든가, 그런 것부터 시작해주지 않으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힌 그녀에게 시노는 조금 의외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웃었다.
시노: 이 거리의 여자아이도 귀엽잖아.
그대로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에 걸터앉자 여자아이를 향해 키스를 던졌다.
시노: 좋은 여자가 되면, 언젠가 상대해줄게.
여자들: 꺄아~!
샤일록: ……색남의 주식을 빼앗길 것 같군요.
라스티카: 응, 정말로.
카인: 우리들은 이제 이길 수 없겠네.
아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모두 좋은 남자니까. 내가 보증하지.
아하하, 저도 보증할게요.
시노: 소란피우지 말고 빨리 돌아가자고. 해가 진다.
샤일록: 자, 그렇게 조급해하지 마세요. 조금 초조한 정도가 어른의 취미니까요. 감미로운 향기의 여운을 맛보면서 처넌히 떠나기로 하죠. 네, 현자님?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흩어지고 경치가 하얗게 물든다. 하늘에서 내려다봐도, 우대화는 역시 덧없고 아름답다. 그 꽃말은 '진실한 사랑' 이라고 한다. 진실은 때때로 애매하다. 입장에 따라 얼굴을 바꾸고, 말하는 것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조차 왜곡된다. 아무도 모르는 진실은 분명 몇 개나 있을 것이다.
부디, 함께한 늑대와 공주처럼 앞으로 우리가 접해나갈 많은 진실도 상냥한 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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