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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물거품의 밤의 마법에 걸려] 6화~10화

6화

 

에, 설마 길을 잃은 걸까요……? 찾아야 하나?

 

클로에: 으음, 하지만 무르는 눈치채면 어디론가 가버리는 경우가 많고.

 

히스클리프: 어쩌면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갔을지도…….

 

확실히……. 무르는 여기 온 게 처음이 아닌 것 같았고, 괜찮으려나.

 

클로에: 그렇지! 조금 걱정되지만 우리는 우리끼리 돌아볼까?

 

리케: 색이 많아서 눈이 깜빡깜빡거려요…….

 

미틸: 하지만 왠지 두근두근거리네요. 저 큰 물고기 간판, 눈을 반짝이며 움직이고 있어요! 리케, 가볼래요?

 

레녹스: 사람이 많으니까 둘만 가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 나도 같이 가자.

 

미틸 / 리케: 네에.

 

(레녹스는 의지가 되네. 두 사람은 부탁해도 되겠지)

 

클로에: 대단하네. 못 본 것들 뿐이야! 저기 히스, 현자님. 저건 음식일까? 아니면 구두 가게인가?

 

히스클리프: 신발로 착각하게 되는 음식이라니……. 아니, 어느 쪽이지…….

 

(둘 다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다. 라스티카도 시노도 못 와서 신경 쓸 줄 알았는데. 모처럼의 축제니까, 이것저것 보고 즐겨야지)

 

미틸: 봐주세요 현자님! 특이한 모양의 생선을 건져왔어요!

 

리케: 저랑 미틸이 같이 건져냈어요. 눈이 빛나서 예쁘죠?

 

진짜네. 너무 예뻐요! 엄청 크다. 내 두 손 정도는 되려나?

 

히스클리프: 확실히 아주 큰 물고기네요. 마법관에서 키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리케: 아뇨, 이건 식용이래요. 네로에게 주면 맛있게 요리해줄까요?

 

클로에: 에, 먹을 거야!?

 

레녹스: 나도 이 물고기는 안 잡아봤어.

 

미틸: 옆에 새가 있는 포장마차도 재미있어 보여요! 현자님도 같이…….

 

오웬: ……저기, 재밌는 거 알려줄까?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 오웬을 보자마자 새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틸: 무슨 재미있는 포장마차라도 있나요?

 

오웬: 포장마차보다 더 좋은 거.

 

오웬: 미틸, 피가로의 비밀을 알고 싶지 않아?

 

미틸: 에, 피가로 선생님의 비밀……?

 

레녹스: ……오웬.

 

(혹시 오웬이 같이 온 이유가……)

 

오웬을 다시 보자 눈이 마주친 그는 점점 즐거운 듯 미소 짓는다. '이제 와서 눈치채봤자 늦었어' 라고 웃는 것처럼 보인다.

 

오웬: 맞아. 지금이라면 그 비밀을 파헤칠 수 있어. 내가 데려다 줄게. 궁금하지? 그야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의 비밀인걸.

 

미틸: …….

 

리케: 안 돼요. 미틸은 저랑 축제를 돌아다닐 거라구요! 그렇죠, 미틸?

 

게다가 둘이서만 움직이는 건 위험해요! 처음 온 축제인데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하니까요. 다같이 축제를 돌아봐요, 네?

 

오웬: 괜찮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켜줄게. 저기, 미틸. 계속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미틸: 오웬 씨…….

 

오웬: 피가로를 좋아하지? 그러면 좀 더 피가로에 대해 아는 편이 좋아. 게다가 숨기는 건 좋지 않아.

 

오웬의 권유에 미틸은 망설이는 것처럼 보인다. 불안한 듯, 그러면서도 분명한 결의 같은 양극단적인 생각이 미틸의 눈동자에 흔들리고 있다.

 

오웬이 아주 강한 마법사인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돼요!

 

히스클리프: 현자님……?

 

미틸: 죄송해요 현자님. 저, 오웬 씨랑 같이 가고 싶어요.

 

미틸: 피가로 선생님이 저희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건 왠지 모르게 느끼고 있었어요. 하지만 항상 둘러대고……. 만약 정말 피가로 선생님에게 비밀이 있다면, 저는 알고 싶어요. 피가로 선생님을 정말 좋아하니까.

 

미틸: 오웬 씨, 데려다 주세요!

 

오웬: 당연하지. 이리 와, 미틸.

 

오웬이 유난히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민다. 미틸은 쭈뼛쭈뼛 그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미틸……!

 

오웬: '쿠레 메미니'


7화 

 

……사라졌다.

 

레녹스: 당해버렸네요. 빨리 미틸을 데려오지 않으면.

 

클로에: 저기, 현자님. 무슨 말이야? 미틸은 괜찮아? 피가로의 비밀이라니…….

 

그건…….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피가로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그가 북쪽의 마법사라는 것을 말해야 한다. 그 비밀은 내가 가볍게 말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클로에들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못 한다.

 

클로에: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 현자님.

 

그러자 클로에는 사정을 알아차린 듯 후하고 웃었다.

 

클로에: 지금은 일단 둘을 찾는게 우선이지!

 

히스클리프: 그렇네. 오웬과 미틸이 단둘이 있다니, 역시 걱정이고…….

 

가, 감사합니다! 다같이 협력해서 두 사람을 찾아요!

 

리케: 물론이에요. 미틸과 같이 다니는 건 저였는데, 끼어들기는 용서할 수 없어요.

 

사정을 다 얘기하지 않았는데 모두들 고개를 끄덕여줬다.

 

레녹스: 현자님, 두 쪽으로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너무 넓어요.

 

그렇네요. 저는 어떻게 할까요?

 

레녹스: 히스클리프나 클로에 중 하나는 현자님과 함께 가줬으면 해. 리케는 나와 같이.

 

클로에: 그러면 내가 현자님이랑 갈게.

 

히스클리프: 알았어. 둘 다 조심해.

 

 

 

 

 

 

 

 

 

축제의 마법사: 위대한 마법사 피가로 님, 올해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축제의 마법사: 들어주셨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축제의 마법사: 피가로 님, 부디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피가로: 좋아, 들어줄게. 너희들이 한 해 동안 열심히 해온 결과다. 들을 만한 이야기기겠지.

 

축제의 마법사: 물론입니다!

 

피가로: 누구부터 얘기하고 싶어? 나는 아무나 상관 없어. 나는 누구랑 다르게 온후한 남자니까. 너희를 무섭게 하지는 않을 거야. 지금까지도 계속 그랬잖아.

 

축제의 마법사: 마,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북쪽의 마법사, 피가로 님.

 

축제의 마법사: 부디 지혜를 주십시오. 피가로 님.

 

???: 그런…….

 

피가로: 에?

 

미틸: 피가로 님이, 북쪽의 대마법사였다니……!

 

피가로: ……미틸!?

 

 

 

 

 

 

 

리케: 미틸, 없네요…….

 

히스클리프: 오웬의 외모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레녹스: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까 떠들썩하고 목소리도 알아듣기 힘들어. 나한테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

 

축제의 마녀: 어머, 귀여운 마법사님들. 발푸르기스의 밤은 처음일까? 제가 함께 해드릴까요?

 

레녹스: 사람을 찾고 있어. 미안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 줘.

 

축제의 마녀: 차가운 소리 하지말아줘! 모처럼의 밤인데 마음껏 즐기지 않으면 아쉽잖아? 저기 당신, 엄청 예쁘다. 이 모자는 어때? 훌륭한 거미줄을 이용한 특산물이야. 분명 어울릴 거야.

 

히스클리프: 에, 저 말인가요……? 저는 괜찮습니다. 죄송해요.

 

리케: 당신들, 2인조 마법사를 못 보셨나요? 저와 비슷한 키의 초콜릿 색의 머리를 한 남자아이와 좌우로 눈 색깔이 다른 키가 큰 남자입니다.

 

축제의 마녀: 봤을 수도 있고 안 봤을 수도 있어. 그야 오늘 밤은 발푸르기스의 밤. 어떤 마법사도 방해받지 않는 밤이라고? 그 아이들도 분명 어디선가 즐기고 있을 거야. 당신들도 즐기자.

 

리케: 그 아이는 제 친구거든요. 내버려둘 수 없어요.

 

축제의 마녀: 있잖아, 귀여운 너. 단 거 좋아해? 저쪽에 추천하는 포장마차가 있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오늘 밤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과자야! 내가 사줄게!

 

리케: 특별한 과자……. 아, 아뇨. 괜찮습니다!

 

축제의 마녀: 예쁜 너는 단 거 좋아해? 아니면 매운 게 좋을까? 맛있는 술도 많아.

 

히스클리프: ……소중한 동료를 찾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배려는 기쁘지만, 지금은 부디 가게 해주세요. 이 멋진 축제의 추억을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축제의 마녀: 후후, 상냥하네……. 당신, 점점 더 멋져보여. 나도 멋진 추억을 보내게 해줄래?

 

히스클리프: 아뇨, 정말 아무것도 필요 없어서……. 지나가게 해주세요!

 

레녹스: 큰일났군…….


8화

 

미틸: …….

 

축제의 마법사: 피가로 님?

 

피가로: 너희들, 나에게서 떨어져 있어.

 

축제의 마법사: 에, 하지만…….

 

피가로: 빨리. 아니면 나를 방해할 생각인가?

 

축제의 마법사: 그, 그럴 리가요!

 

피가로: 여어, 미틸.

 

피가로: ……가 아니네. 무르. 악취미나는 장난은 그만둬. 자,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피가로: '폿시데오'

 

무르: 뭐야, 벌써 들켰구나.

 

피가로: 당연하지, 힌트를 그렇게나 줬는걸. 말투도 표정도 분위기도 전혀 다르고.

 

무르: 아하하, 역시 너무 쉬웠지! 다음에 할 때는 더 진심으로 할게!

 

피가로: 정말이지, 무슨 생각이니? 장난치고는 취미가 나쁜거 아냐?

 

무르: 있잖아, 왜 미틸들에게 진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야? 무서워서? 신나서? 아니면 안심하고 싶어서?

 

피가로: 무르…….

 

무르: 피가로는 구멍 하나 없는 무대 배우 같아. 관객들이 박수를 치듯 관객에 맞춰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 그건 재밌어? 언젠가 진짜 자신이 없어지거나 하지 않아?

 

피가로: 하하, 꽤 말하잖아. 애초에 나는 별로 나를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게 아니야. 왜냐하면 북쪽 나라에서 태어난 나도, 남쪽 나라에서 사는 착한 나도 다 진짜 나니까.

 

무르: 그렇다면 거짓말을 하는 건 어째서? 피가로는 거짓말을 좋아해? 아니면 피가로가 싫어?

 

피가로: 나는 내가 좋아. 그런데 나를 계속 하면 가끔 피곤해져. 나를 올려다보는 존경과 경외의 눈빛은 오싹하지만, 그것을 보고만 있어도 나를 보며 곤란해하거나 혼내줄 수 있는 그런 얼빠진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를 갖고 싶어지는 거야. 

 

피가로: 알겠니, 무르?

 

무르: 알겠어! 그렇게 하고 싶구나! 그런데 그거, 영혼이 산산조각 난 것 같아!

 

피가로: 실제로 산산조각이 난 본인이 말하니 진실성이 있네.

 

무르: 칭찬 받았다!

 

피가로: 어쨌든, 그 아이들이 그 장소야. 지금은 부수고 싶지 않아. 방해하지 말아줄래?

 

무르: 아하하, 그거 알아? 미틸이랑 오웬이 여기에 올 거야.

 

피가로: ……오웬. 역시 그것 때문에 온 건가.

 

피가로: 충고 고마워. 가능하면 조금 더 평범하게 전해줬으면 했지만.

 

무르: 천만에!

 

무르: 하지만 말이야, 설령 사실이 알려졌다고 해도 기억을 지우면 되는 것 뿐이잖아? 피가로라면 쉽지? 왜 숨겨? 숨바꼭질을 좋아해?

 

피가로: 무르는 정말 호기심이 많구나. 맞아, 쉬워. 다른 애들한테는 질릴 정도로 하고 있어. 그때마다 나와의 관계가 싸구려 짝퉁처럼 되어갔지. ……그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지 않아. 그 아이들과의 관계는 가짜로 만들고 싶지 않아.

 

무르: 과연……. 다시는 고칠 수 없는 것이 희소성이 높다는 것은 알겠어. 나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정말 좋으니까.

 

피가로: 그러면 우리는 닮은 걸지도 모르겠네.

 

무르: 으음, 피가로랑 닮은 건 싫어!

 

피가로: 에에, 그걸 본인을 눈앞에 두고 말해? 보통…….

 

무르: 아하하, 난 보통이 싫어! 이상한게 좋아!

 

미틸: 아, 피가로 선생님이다!

 

오웬: …….

 

피가로: 여어, 미틸. 방금 무르랑 합류한 참이라서. 오웬이 데려왔니?

 

미틸: 네, 네.

 

오웬: 측근은 어디 갔어. 혹시 벌써 죽인 거야?

 

피가로: 아아, 미안해 오웬. 내가 갑자기 없어져서 삐진 거지. 찾게 해서 미안하네.

 

오웬: 하?

 

피가로: 미틸도 그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줘서 기뻐. 피가로 선생님이 보고 싶었나?

 

미틸: 이제 아이 취급하지 마세요! ……하지만, 조금 안심했어요.

 

피가로: 응?

 

미틸: 피가로 선생님의 비밀을 파헤친다고 오웬 씨가 말씀하셔서 따라온 것까지는 좋았지만 역시 조금 무섭고,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도 피가로 선생님은 평소의 선생님이네요! 비밀 같은 건 없었어.

 

피가로: ……당연하지. 나는 정직함이 모토니까.

 

미틸: 네? 전에는 숨기는 게 성품이라고 하셨잖아요!

 

피가로: 아하하, 그랬나?

 

피가로: 뭐, 오웬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부분도 있으니까. 미틸과 함께 축제를 돌아다니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 걸지도 모르겠네.

 

오웬: …….

 

피가로: 기대 밖이었다면 미안해, 오웬. 미틸과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외롭다면, 다음에는 내가 같이 축제를 둘러볼까?

 

오웬: 죽어도 싫어. 시시한 괴물 껍질이 두꺼워져서 언젠가 숨을 쉴 수 없게 되면 좋을텐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게 어때? 그럼.

 

미틸: 가, 감사했습니다.

 

오웬: ……또 놀자, 미틸.


9화

 

미틸: 가버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있는 건가요? 포장마차는 저쪽이에요.

 

피가로: 아아, 옛날 지인이랑 얘기를 하고 있었거든.

 

무르: 저기, 미틸! 이건 피가로의 비밀 이야기인데…….

 

미틸: 에? 피가로 선생님, 비밀은 없다고…….

 

피가로: 어이, 무르…….

 

무르: 피가로가 길을 잃었대! 그래서 미틸이 와줘서 안심한거야. 잘 됐네!

 

미틸: 선생님, 길을 잃은 건가요!?

 

피가로: ……그럴지도.

 

미틸: 그러면 피가로 선생님, 저와 손 잡고 가요. 놓치지 않도록.

 

피가로: 고마워. 그러면 모처럼이니 부탁해볼까.

 

미틸: 에헤헤, 저쪽에 신기한 가게가 많더라고요. 형님의 선물도 골라야겠다!

 

피가로: 루틸에게 줄 거라면 역시 그림 재료인가? 마그마를 가둔 물감 같은 것도 팔 거야.

 

미틸: 그건, 타지 않을까요…….

 

피가로: 글쎄, 써보면 알겠지. 자, 축제를 즐기자.

 

미틸: 네!

 

 

 

 

 

 

 

 

오웬도 미틸도 없네요…….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우리가 길을 잃을지도.

 

클로에: …….

 

……클로에?

 

클로에: 아아, 미안해 현자님! 그만 축제에 빠져버려서…….

 

그건 알아요. 정말 멋진 축제죠?

 

클로에: 응, 떠들썩하고 즐거워! 여기저기 반짝반짝 빛나서 보석함을 뒤집은 것 같아. 음악도 잔뜩 들을 수 있고, 라스티카도 여기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역시 클로에는 라스티카를 계속 신경 쓴 걸지도 모른다. 즐겁다고 웃으면서도 클로에의 눈은 어딘가 쓸쓸해 보였꼬, 옆에 있어야 할 그를 찾는 것 같기도 했다.

 

라스티카에게 줄 선물, 잔뜩 사 가요.

 

클로에: 응……. 고마워, 현자님. 미틸을 무사히 찾는다면 이 축제에서 라스티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고 싶어.

 

축제의 마법사: ……라스티카? 너, 서쪽 나라 비극의 귀공자를 알고 있는 건가?

 

클로에: 에?

 

(비극의 귀공자……?)

 

무슨 말씀이신가요?

 

축제의 마법사: 말 그대로야. 끝나지 않는 신부 찾기 여행은 아직도 계속하고 있나? 그렇게 죄 많은 짓을 했으니 무리도 아니지…….

 

불온한 말들의 나열에 살갗이 오그라든다. 비극도 죄도 온화하고 다정한 라스티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심장이 뛰듯이 맥박이 뛰고 아파.

 

클로에: ……현자님, 저쪽으로 가자.

 

에!? 잠깐, 클로에?

 

 

 

 

 

 

 

 

클로에, 왜 그래요?

 

클로에: 갑자기 당겨서 미안해, 현자님! 하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어. 라스티카가 오고 싶어하지 않은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으니까…….

 

클로에…….

 

클로에치고는 매우 드물게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다. 화가 나는지 슬퍼하는지, 둘 다 섞인 표정이었다. ……하지만, 내 팔에서 떨어진 그의 손은 강하게 쥐어져 삐걱거리고 있다.

 

클로에: 나는 라스티카의 전부를 아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는 상냥한 사람이라서 그가 슬퍼하는 것은 싫어. 그게 만약, 사실이었다고 해도…….

 

클로에의 옆 얼굴이 떨리고 있다. 엎드린 긴 속눈썹이 눈물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네……. 뭔가 힘이 되고 싶은데, 아무 말도 못하다니)

 

클로에: ……그래도 즐거운 축제니까 역시 라스티카와 오고 싶었어. 언젠가,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문득 고개를 번쩍 든 클로에가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하지만 곤란한 듯, 애틋한 듯한 웃음으로 나를 챙겨준 것을 알 수 있다. 클로에는, 정말로 착한 사람이다.

 

……그렇네요. 다음 발푸르기스의 밤에는 라스티카도 같이 오면 좋겠어요.

 

클로에: 현자님도, 나와 함께 또 돌아 줄래?

 

물론이죠. 저라도 괜찮다면 기꺼이!

 

클로에: 다행이다……. 다음 발푸르기스의 밤에는 라스티카에게도 멋진 옷을 만들어줘야지! 모두가 라스티카의 멋짐에 저도 모르게 돌아보게 될 정도로, 멋진 옷을.

 

라스티카가 둘러싸여서 큰일나겠네요.

 

클로에: 확실히, 발푸르기스의 밤의 마녀들은 굉장히 적극적이었으니까.

 

클로에도 여기 오기 전까지 엄청 몰려들었으니까요.

 

클로에: 그, 그렇지 않아!

 

오늘 밤의 클로에는 정말 멋있어요. 물론 클로에는 항상 세련되고 멋지지만요.

 

클로에: 우우…… 부끄럽네…….

 

클로에는 수줍은 얼굴을 감추듯 한순간 뒤를 돌아보다가, 이쪽을 힐끗 보며 입을 열었다.

 

클로에: ……현자님,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현자님이 있어줘서 슬픈 기분으로 끝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클로에: 모처럼의 마법사만의 축제인데,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지 않으면 아깝지!

 

살랑살랑 꽃망울이 피어나는 듯 부드러운 클로에의 미소에 시선을 빼앗긴다. 착하고 아름답고, 그의 등 뒤에서 피어나는 큰 불꽃마저도 뿌옇게 흐려질 정도로.

 

이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야.


10화

 

피가로: 어이, 현자님. 클로에!

 

에, 피가로?

 

목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피가로, 레녹스, 미틸들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다행이다. 피가로 쪽은 괜찮았던 것 같아)

 

합류했군요.

 

피가로: 응, 덕분에.

 

미틸: 현자님. 피가로 선생님, 길을 잃어버리셨대요!

 

피가로: 잠깐 미틸, 그건 창피하니까 현자님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리케: 그런 미틸도 오웬을 따라가버렸잖아요. 찾기 힘들었다고요?

 

미틸: 리케……. 미안해요.

 

리케: ……이제부터는 저랑 같이 다녀주세요?

 

미틸: 네!

 

레녹스: 무사히 합류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히스클리프: 현자님과 클로에는 괜찮았나요?

 

저는 괜찮지만 히스클리프는 많이 피곤해 보여요.

 

히스클리프: ……저는 좀 여러 가지로.

 

클로에: 히스? 왠지 조금 괴로워 보이는데, 몸이 안 좋은 거야? 아, 혹시 사람이 많아서 취해버렸다던가……!

 

히스클리프: 아니 그게, 그 마녀들이 맛있는걸 많이 줘서……. 조금 과식했어.

 

아하하, 히스클리프에게도 몰려들었군요.

 

히스클리프: 왠지 부끄럽네……. 현자님, 시노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아주세요.

 

(오히려 시노는 히스가 인기가 많았다는 말을 들으면 좋아할 것 같네. 내 주군 멋있지? 하면서)

 

무르: 현자님, 빨리 가자! 밤은 지금부터야!

 

무르도 모두와 합류했군요. 어디 가 있었나요?

 

무르: 글쎄, 잊어버렸어! 그래서 지금부터 추억을 쌓는 거야. 왜냐하면 오늘 밤은 발푸르기스의 밤. 마법사를 위한 축제니까!

 

 

 

 

 

 

 

 

 

 

 

밤새 이어진 생생한 파티는 해돋이와 함께 환상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토록 세상을 가득 메웠던 아름다운 광경은 그 조각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하룻밤 뿐인 꿈의 축제. 그 덧없음이야말로 발푸르기스의 밤을 더욱 멋지게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우우, 눈부셔……. 아침 햇살이 스며드네.

 

피가로: 밤새 놀러 다녔으니까. 나도 이렇게 즐긴 건 처음이라 몸이 아파.

 

미틸: 그래도 정말 재밌었어요! 기념품도 잔뜩 샀고요.

 

리케: 특이한 음식이 많았어요. 네로에게 부탁하면 마법관에서 만들어 주려나…… 후아암.

 

레녹스: 리케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밤새 깨어 있어서 피곤할 거야. 무리는 몸에 좋지 않아. 돌아갈 대는 내 빗자루에 타고 갈까?

 

리케: 에? 괘, 괜찮아요.

 

레녹스: 내가 지탱하고 있을 테니까 자고 있어도 돼. ……자.

 

클로에: 레녹스, 멋있어……. 좋겠다. 나도 한 번이라도 그런 말 해보고 싶네.

 

히스클리프: 클로에도 졸려? 내 빗자루에 타고 갈래?

 

클로에: 그게 아니라!

 

오웬도 끝까지 있어줬군요. 축제는 즐거웠나요?

 

오웬: ……머? 

 

(사과 사탕 같은 걸 실컷 갉아먹고 있네. 이러니 저러니해도 만끽하고 있었던 걸지도)

 

피가로: 현자님은 즐거웠어?

 

네, 엄청 즐거웠어요!

 

피가로: 그거 다행이다. 우리도 현자님을 자랑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 그리고 미틸도 고마워.

 

아니요, 천만에요.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아침이 오면 흔적도 없어져 버리다니 왠지 아쉽네요. 마치 전부 환상이었던 것 같아서…….

 

피가로: 이런,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집에 갈 때까지가 발푸르기스의 밤이니까.

 

피가로: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돌아갈까. 다 같이 오늘 밤의 추억을 얘기하면서.

 

피가로: 잠든 꿈속에서, 조금만 더 이 아름다운 밤의 계속을 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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