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샤일록: 당신만큼 마력 있는 마법사라면 북쪽 나라에서는 인간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았었겠죠. 스노우님들이나 오즈처럼 비호를 청한 인간들이 공물을 바쳐서. 그거야말로 일하지 않고 사는거죠.
샤일록: 그런데도 도적이 됐다. 그런 본인다움을 사랑하는 자세를 저는 싫어하지는 않지만.
샤일록은 파이프를 물고 연기를 피웠다. 북쪽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샤일록: 새로운 만남이나 새로운 생활은 때때로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결코 본인다움을 버리는 것이 아니에요. 새로운 자신과의 멋진 만남일지도 모릅니다.
무르: 진화의 이야기 말이네! 강한 생물들은 멸종했지만, 환경에 적응한 약한 생물들이 살아남았어!
미스라: 저희들이 멸종한다는 뜻?
무르: 진화하는 것을 잊는다면 말이지! 약한 물고기가 팔다리를 쭉 뻗고 물에 올라와 약한 짐승이 날개를 잡았다, 이것이 진화! 살아 남기 위한 궁리는 북쪽의 마법사들도 좋아할 거야!
오웬: 네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을 거야. 쌍둥이처럼 혹해서 서로 죽이고 싶지 않으니까.
스노우: 호호호, 오웬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화이트: 호호호, 스노우가 웃을 줄은.
샤일록과 무르의 말에 나는 북쪽의 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불편한 상황이야말로 새로운 나와의 만남. 거대한 물고기로 몰린 물고기가 짐승에게, 약한 짐승이 새가 된 것처럼. 어떤 때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사람도 마법사도 멋있게 변할 수 있어.
브래들리: 칫…… 흥이 깨졌네. 오늘 밤은 끝이야. 비켜.
라스티카: 아…….
쿵, 하고 라스티카와 부딪히고, 브래들리는 바에서 떠났다.
오웬: ……뭐야, 최악.
미스라: 글쎄요…….
연기처럼 오웬과 미스라도 사라진다. 그림 속에서 쌍둥이들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브래들리의 등이 마음에 걸렸다. 서쪽의 마법사들에게 인사를 고하고 그의 뒤를 쫓아간다. 브래들리를 뒤쫓자 그는 한 손에 든 작은 무언가를 달빛에 비추고 있었다. 그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커프스 단추였다. 보석처럼 투명하게 빛나고 있다.
브래들리……. 뭔가요? 그거.
브래들리: 서쪽 신랑으로부터 스쳐지나갈 때 훔쳐왔지. 꽤 괜찮은 보석이잖아.
후, 훔친건가요!? 안돼요! 돌려주지 않으면…….
라스티카: 현자님, 브래들리.
뒤에서 라스티카의 소리가 났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돌아보니, 라스티카는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라스티카: 아아, 다행이다. 커프스 단추를 떨어뜨린 걸 방금 알았거든요. 네가 주워줬구나. 고마워, 브래들리.
도둑 맞았다고는 의심하지도 않고, 라스티카는 브래들리에게 손을 내민다. 달빛 아래에서, 브래들리는 비웃었다.
브래들리: 안 넘겨줘. 이건 내 거야.
라스티카: 그런거니? 내 커프스 단추라고 생각했는데....
브래들리: 내가 너한테서 훔친 거야. 그러니까 내 거지.
라스티카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라스티카: 훔쳐? 나한테서?
브래들리: 맞아. 네놈은 멍 때리고 있어서 몰랐겠지만…… 엇갈릴 때 내가…….
라스티카: 어째서? 말했다면 줬을텐데.
브래들리가 희미하게 숨을 삼켰다. 창백한 불빛으로 물든 마법서의 홀에서 눈을 부릅뜨고 라스티카를 응시하고 있다. 라스티카는 평소대로 신사적이고 상냥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라스티카: 내가 좋아하는 걸 너도 좋아해줘서 기뻐. 그 커프스 단추는 너에게 줄게. 우리의 우정의 증거로.
브래들리: ……필요 없어.
라스티카: 에?
브래들리: 있을까보냐, 이런 거……!
쿵, 하고 라스티카의 가슴에 커프스 단추를 끼우고 거친 발소리로 브래들리는 떠나갔다.
라스티카: 쿨럭…… 엄청난 힘이네……. 어째서 화내고 있는 거지?
라스티카는 목이 메이면서 신기한 듯 커프스 단추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떠나기 직전, 브래들리가 보여줬던 것은 굴욕과 격노로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7화
미스라: 바보 같아... 역시 그 형제는 봉인해 버리자. 잠든 사이에 유괴하면 되려나. 얼굴 보고 대화 같은 걸 하니까 기가 꺾여버려.
미스라: …….
미스라: '아르시……'
루틸: ……음……. 미스라 씨, 무슨 일인가요?
루틸: 후아아……. 잠이 안 와서 큰일인거죠……. 차라도 끓여드릴까요?
미스라: …….
루틸: 후아…… 기다려주세요, 5분만…….
미스라: 두 번 자는 거잖아요, 그거…….
미스라: ……뭐야, 진짜…….
카인: 쿨—, 쿨—…….
카인: ……우왓!! 깜짝이야!
오웬: 지금 해.
카인: 에!? 뭐야!? 오웬!? 뭐하는 거야?
오웬: 마법의 실력을 키워서 눈알을 돌려 받는다. 그런 거 미루지 말고 지금 해. 죽일 거야.
카인: ……안 해.
오웬: 어째서.
카인: 기사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는 강적이라는 것을 알아. 옥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야.
오웬: …….
카인: 어차피 이겨서 이 손으로 되찾을 거야. 그때까지는 수업도 받을 거고.
오웬: ……흐응…….
카인: 납득했으면 돌아가 줘. 후아아……. 정말이지, 지금 몇 시야?
그리고 나서 북쪽의 마법사들 사이에 진전도 없이 나날은 지나갔다. 콕로빈 씨로부터 전해진 서류를 바라보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북쪽의 나라에서의 이변 보고는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었다. 무서운 생물의 목격 정보나 지역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이변도 많다.
(북쪽의 토지는 마법의 힘이 강하다고 하던데.... 해결하려면 북쪽 마법사들의 힘이 필요해. 하지만 억지로 따르게 하고 싶은 건 아니야……)
스노우: 서쪽의 마법사들은 얼마 전에 첫 임무를 갔다는군.
화이트: 무사히 성공했다니 다행이네. 하지만 우리 북쪽의 마법사들은 언제 정리될까…….
샤일록: 저희들 서쪽의 마법사라도 괜찮으시다면 협조해 드릴게요, 현자님.
샤일록…….
샤일록: 저희 서쪽 나라는 최근에 가장 변화가 심했던 나라입니다. 환경이나 시대의 변화의 분주함과 자신다움의 본연 사이에서, 마음이 흐트러지는 기분은 알아요. 북쪽의 마법사들의 모두도, 분명 마찬가지겠죠.
……샤일록은 어떻게 변해가는 환경이나 시대에 대응해 나갔나요?
샤일록: 평소와 똑같아요. 파이프를 피우면서 즐기는 거죠. 어떤 일이든 궁리하고 나름이고, 즐거움은 생기니까요. 즐기는 방법 중에 본인 다움이 있는거죠.
미소 짓는 샤일록의 머리를 상쾌한 바람이 흔들었다.
(그렇겠지……. 이 세상에 와서 핸드폰도 편의점도 없어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낯선 세상이라고 못 즐길 건 없었어. 분명, 북쪽의 마법사들도……)
저, 잠깐 브래들리와 상의하고 올게요.
보고서 한 장을 움켜쥐고 나는 마법서를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그때, 등 뒤에서 브래들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브래들리: 여, 현자. 이야기가 있는데. 미스라와 오웬에게 협력시킬 건에 대해서다.
브래들리……! 브래들리도 생각해 주신 거군요.
지난번 일로 의욕이 꺾여버린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브래들리: 당연하지. 답례를 못 받았으니까. 혜택 받는 것은 딱 질색이야. 내가 갖고 싶은 것은 내 손으로 뺏으러 간다. 좋은 안이 있으니까 도와줘.
물론이에요! 샤일록들도 도와준댔어요.
브래들리는 샤일록을 바라보다가 히죽 웃었다.
브래들리: 그거 좋네. 너희들이 좋아하는 위험한 일을 당하게 해 줄게.
샤일록: 이런. 두근두근 거리네요.
브래들리: 미스라도 오웬도 고집이 세지만, 뿌리는 단순해. 임무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하고 겨루게 하면 되지. 진수성찬이라도 곁들이면 간단히 좋아할거야. 미스라는 악식이고, 오웬은 단것을 좋아하지만.
그러고 보니 파티에서도 진수성찬을 기뻐해 줬었죠! 그렇다면 당장 네로에게 부탁해서……..
브래들리: 내가 부탁할게.
브래들리는 작게 웃었다. 북쪽의 마법사인데 볕이 잘 어울리는 잔잔한 미소였다.
브래들리: 고개 숙이고 부탁할게. 이것이 나의 진화다. 나쁘지 않잖아.
내가 입을 열기 전에 박수 소리가 났다. 스노우와 화이트가 탁탁 손뼉을 치고 있었다. 뒤늦게 샤일록도 이어졌다.
샤일록: 멋있습니다. 당신 같은 무서운 사람이 고개를 숙일 수 있다면 누구나 일편단심이에요.
브래들리: 좋네. 너와는 마음이 잘 맞을 것 같아.
그렇다면 안성맞춤의 안건이 있어요. 이쪽입니다만....
브래들리: 어떤거야, 보여 봐.
브래들리: ……도적단 단속?
8화
며칠 후, 나는 서쪽의 마법사들과 중앙 나라의 북쪽 변두리에 와 있었다. 번화한 거리는 가깝지 않지만 북쪽 나라오 중앙 나라를 잇고 있는 지역에서 큰 짐을 수송하는 상인들이 많다. 이 근방에 도적들의 아지트가 있다고 한다. 그 아지트를 찾아서 겨냥도를 만드는 게 서쪽 마법사들의 일이다.
무르는 중간까지 같이 있었는데 훌쩍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오늘 밤에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
클로에: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도적단은 무서울 것 같아. 무르도 없어졌고, 괜찮을까?
라스티카: 클로에가 만들어준 의상이 있으면 분명 괜찮을거야. 도적단 행세를 하며 얼버무리자.
샤일록: 문제는 도적들의 은신처를 어떻게 찾느냐군요.
그렇네요. 이 근처일텐데…….
그때, 말발굽 소리가 요란했다. 가벼운 차림의 남자들이 홀가분하게 말을 몰고 있었다.
도적: 해냈어! 오늘 밤도 대 수확이다! 얼빠진 부자놈들 같으니라고!
도적: 와하하! 두목의 그것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수월해! 보물들을 늘어놓고 밤새워 마시자고!
흙먼지를 일으키고 말을 달리며 남자들은 황야로 사라졌다.
클로에: ……저 사람들, 보물이라고 말했어……. 도적단의 무리일까……?
라스티카: 하지만 가벼운 차림이었어. 도적이 일에 성공했다면 조금 더 큰 짐을 들고 와야하는거 아닌가?
샤일록: 기묘하네요……. 그들을 뒤쫓아볼까요.
남자들을 뒤쫓아 한참이 지나자, 황야에 갑자기 폐허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뿐히 폐허 속을 살펴보니 허름한 술집처럼 꾸며진 방에 거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폐허에는 어울리지 않는 금은보화도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클로에: 이거…… 맞는 거 아니야? 분명 도적단의 은신처야…….
라스티카: 우리는 저곳을 염탐하고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상황을 자세히 보고하면 되는 거죠. 그들이 도적단들을 죽이지 않고 잡는 훈련을 하기 위해.
네……. 잘 부탁드려요.
샤일록: 일단 성공을 해보면 북쪽의 마법사들도 자신감이 붙을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터.
샤일록이 파이프를 물며 후, 하고 연기를 폐허의 창문으로 흘려 넣었다.
샤일록: '임비벨'
둥실둥실 떠다니는 연기를 받으며 안에 있는 사람들은 픽픽 쓰러져 갔다.
클로에: ……모두 도적인걸까? 굉장히 굵은 팔……. 굉장한 문신! 아, 그래도 이 문신 멋있네.
샤일록: 마법사는 없는 것 같네요. 어떻게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보물을 나른 걸까요?
라스티카: 저쪽에도 방이 있는 것 같아. 가보자.
안쪽 방을 열면 장물인 듯한 보물이 잠들어 있었다.
클로에: 대단해……! 반짝반짝한 목걸이에 금 오브제, 상자 안에는 금화가 많이 들어있어!
라스티카: 멋있네. 돈이라도 되는 게 있으려나?
샤일록: 장물이에요. ……이런, 저 벽에 놓여있는 천이 걸린 큰 판은 뭘까요.
라스티카: 꽤 크네. 이 방의 벽과 같은 크기가 있어. 천을 걷어내 보자.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라스티카가 주문을 외우자 커다란 천이 두둥실 떠서 마루 한구석에 떨어졌다.
나타난 것은 거대한 그림이었다. 귀부인들이 줄을 서서 봄의 초원 속을 걸어가는 그림이다. 그림 지식이 없는 나라도 가치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고 박력 있는 명화였다.
라스티카: 이거 대단한걸……. 서쪽 나라의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야. 이런 곳에서 발견할 줄은…….
클로에: 어딘가 훌륭한 저택에서 훔쳐온거려나. 그런데 이런 큰 그림, 어떻게 가져왔지?
클로에의 말에 방안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그림에 비하면 창문도 문도 작다. 분해되지 않는 한 이 방에 들일 수가 없다.
샤일록: 역시 마법사인가. 마도구가 관련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라스티카: 나머지는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맡기자. 괜찮을 거야. 북쪽에는 보물을 빼앗는 것의 취미가 좋은 마법사가 있으니까.
9화
브래들리: 자, 시작하자고! 이것이 서쪽의 마법사들이 준비한 아지트의 겨냥도다.
미스라: 겨냥도 따위는 필요 없어요. 건물마다 담그면 되고.
오웬: 상대는 인간이지? 금방 죽일 수 있어.
브래들리: 목적은 죽이지 않고 잡는 거야. 낯설겠지만 기죽지 말고 해줘. 성급한 바보가 아니라면 할 수 있으니까. 너희들 중에서는 누가 더 잘할까? 잘 하는 사람한테는 내가 쏜다.
오웬 / 미스라: …….
미스라: 이 사람 만큼 바보는 아니에요.
오웬: 아하하, 이쪽의 대사야. 미스라보다 바보라고 생각되는건 사절.
스노우: 호호호, 착한 아이들이구먼. 그대들의 활약은 우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겠네. 현자는 우리들의 운반을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브래들리, 이거를.
브래들리: 뭐야.
라스티카가 드리는 거예요. 전의 커프스 단추……. 첫 임무 축하 선물이래요.
커프스 단추를 내밀고,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며 브래들리를 쳐다봤다. 그를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브래드리는 고함 치지 않았다. 내 손가락을 감싸쥐고 예쁜 커프스 단추를 쥐어준다.
브래들리: 필요 없어. 네가 받아둬.
하지만…….
브래들리: 신랑에게는 대신 뭘 살테니까. 이건 좋은 물건이야. 잘 간직해 둬.
브래들리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듣기 좋아 우호적이었다. 그의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상냥한 미소를 본 것도, 따뜻한 손끝을 만진 것도 처음이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가슴이 뛴다.
네……. 알겠어요, 브래들리.
그는 선뜻 내 등을 두드렸다. 눈동자를 가늘게 뜨며 웃으면서.
화이트: 그러면 우리 북쪽 마법사들의 첫 임무를 축하하며, 건배라도 할까.
미스라: 건배? 술도 잔도 없잖아요.
브래들리: 아지트 안에 있어. 다 치운 다음에 한잔 하지.
오웬: 쓴 건 싫어.
화이트: 지금은 손바닥을 잔으로 대신해서 건배를 하기로 하지. 무무무…….
스노우와 화이트가 그림에서 나와 우리 눈앞에서 떠오른다.
스노우: 건배!
화이트: 건배일세! 북쪽의 마법사에게 축복을!
잔을 쥔 척 쌍둥이는 동료를 향해 주먹을 내밀었다. 다른 마법사들도 귀찮다는 듯이 주먹을 팍 갖다댄다. 그리고 풍산하게 몸을 날려 걷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그럼, 가자고!
도적: 아하하! 오늘 밤도 잘 됐다구! 하지만 요 전날 밤은 뭔가 이상했었지……. 단체로 술에 곯아 떨어지다니.
도적: 그날 밤, 왠지 달콤한 냄새를 맡았던 것 같은데……. 응? 뭔가 소리가…….
도적: ……누구야! 너희들…….
미스라: '아르시무'
도적: 아…… 가, 갑자기 졸음이…….
미스라: 인간들을 붙잡다니 대수롭지 않네요. 아…… 새 술병이다. 건배주는 이걸로 괜찮으려나. 달지는 않을 것 같지만, 뭐.
도적: 뭐야? 밖에 무슨 일이 생겼나?
오웬: 글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도적: 뭐야, 너……! 허약할 것 같은 남자가 이곳에 들어와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오웬: 헤에, 뭐하려고?
스노우: 이봐, 그만둬! 오웬……!
도적에게 다가서는 오웬을 보고 그림 속에서 스노우들이 뛰쳐 나온다. 그걸 본 도적들은 기겁했다.
도적: 히이이……! 그림에서 유령이 튀어나왔다……!
화이트: 귀신은 나일세.
도적: 조심해! 이녀석들은 마법사다! 보스의 마도구를 뺏으러 온거야!
보스의 마도구……?
오웬: 훔치면 도둑맞기 마련이잖아. 그래서 난 트렁크 뚜껑을 열지 않으려고 했지만, 특별히 보여줄게.
오웬: 자, 이쪽으로 와. 내 비밀 보물을 보여줄게.
도적: 뭐…… 뭐야……? 마법사의 물건을 파는 건가?
도적: 마법사의…… 비밀의 보물…….
오웬: 후후…….자, 이리 와.
스노우: 오웬! 트렁크를 열면 안돼!
화이트: 그대들, 도망가게나!
도적: ……!?
오웬: '쿠레 메미니'
도적: ……! ……윽, ……모…… 몸이 안 움직여……!
도적: 도, 도와줘……!
오웬: 후후, 싫어.
스노우: 후……. 케르베로스를 꺼내는 줄 알았네.
오웬: 안 해. 미스라가 아니니까. 정의의 편 같은 걸 하다니 토할 것 같아. 너 괴롭혀도 돼?
도적: 히, 히익…….
오웬: 괜찮아, 아프게 하지 않을게. 나와 수다도 떨고 공포에 파랗게 질려주면 돼. 본인 답게 즐기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누가 말했었지?
도적의 턱을 어루어 만지며 오웬이 엷은 웃음을 띄운다. 무슨 말을 하려던 그때, 안쪽 방에서 격한 소리가 들렸다.
스노우: 마법의 기척이네! 현자여, 저쪽으로 향하는게야!
알겠습니다!
10화
안방으로 향했더니 장총을 들고 있는 브래들리가 있었다.
브래들리: 현자인가.
브래들리! ……! 그 사람은…….
도적의 두목: 가까이 오지 마……!
금은보화 더미 위에 선 곰같이 생긴 큰 수염의 사내가 소리쳤다. 다른 도적들보다 더 잘 차려입고, 온몸에 보석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 한 팔에는 큰 항아리를 안고 있었다. 짐승의 입속과 같은 송곳니의 문양이 그려진 고풍스러운 항아리다. 브래들리가 겁 없이 웃는다.
브래들리: 그게 마도구인가. 그 항아리 속으로 보물을 빨아들여서 귀찮게 해줬구나.
저렇게 작은 항아리에……!?
스노우: 마법의 불가사의한 재주일세. 조심하거라, 현자여. 항아리를 건드리게 대면 빨려 들어가버려.
도적의 두목: ……윽.
긴장으로 몸이 뻣뻣해 진다. 그런 내 옆에서 브래들리가 웃었다.
브래들리: 졸개들은 미스라들과 싸우게 하고, 네놈은 너절한 구경거리냐! 혼자서 보물을 빼앗아 도망칠 작정이라니. 그래도 두목이냐, 창피도 모르는 얼빠진 놈!
도적의 두목: 시끄러워! 너희들도 흡입해주마!
수염 큰 사내가 이쪽으로 항아리를 들이댄다. 그것보다 브래들리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더 빨랐다.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슴!'
도적의 두목: 아아……! 마법의 항아리가……!
눈부신 빛을 발하던 항아리가 부서졌다.
스노우: 조심해라, 현자여……! 항아리에 담겨 있던 금은보화가 단번에 넘쳐흐를거야……!
에? 에……!?
파도 터지듯이 빛나는 보물들이 넘쳐 흐른다.
브래들리: 와라……!
브래들리의 팔에 잡힌다. 브래들리는 마법으로 창문을 박살내고 단숨에 하늘로 뛰어올랐다. 그림의 쌍둥이와 도적단의 두목도 함께.
브래들리: 위험해……! 수염 아저씨를 압사시킬 뻔했다!
브래들리의 품에 안기면서 신발 아래 황야의 폐허를 내려다본다. 쏜살같이 밖으로 뛰쳐나온 도적에 이어 창문과 문으로 흥겹게 보물들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도망친 도적들의 움직임을 마법으로 막으며 미스라와 오웬이 상공을 올려다 본다.
오웬: 잠깐. 그쪽이 죽이지 말라고 했잖아.
미스라: 건배주 깨져버렸어요. 정말이지…….
브래들리: 미안, 미안!
화이트: 모두 별일 없는 것 같구먼. 미스라, 오웬. 잘했네!
스노우: 브래들리도 참 잘했다! 착한 아이들이구먼!
수고했어요, 여러분!
브래들리: 아, 맞다.
브래들리가 생각난 듯 허공으로 피신시킨 수염 큰 사내의 주머니를 더듬는다. 그러자 고급스러워 보이는 술병이 나왔다. 신이 나서 밤하늘에 비추며, 눈 아래의 미스라들에게 웃음을 건넨다.
브래들리: 여기 있다, 형제! 한 잔 하자고!
미스라들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빛 같은 금은보화에 둘러싸인 채.
이렇게 해서 첫 북쪽 마법사의 임무는 끝났다.
그립네……. 그때 이후로부터 북쪽의 마법사들도 조금은 친해졌으려나……?
커프스 단추를 소중하게 채우고, 나는 내 방을 나왔다.
브래들리: 오, 현자인가.
문을 나서자마자 딱 브래들리와 만났다. 팔에는 술병과 잔이 두 개. 그는 확실히 말하지 않지만, 누구 방으로 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거절 당하는 날도 있는 것 같지만 잘 되어가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브래들리. 이제 한 잔 하러 가는 건가요?
브래들리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히죽 웃었다. 쭉 내 팔을 잡아당기면서.
브래들리: 너도 어울려라,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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