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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3 이벤트 스토리

[끝나지 않는 밤에 장난의 총애를] 1화~5화

 

 

끝나지 않는 밤에 지는 작은 마을. 그곳에서 과거, 과열되었던 신선한 나날을 꿈꿨다. 온천과 미주, 그리고 희귀한 환수를 가진 그 땅에 쌍둥이는 오랜만에 돌아가게 되는데…….

 

호호호, 정말이지 그대는 사랑스럽군. 달콤한 꿀도, 사랑도 우리가 손수 주마. ……마음이 내킨다면 말이지.


1화

 

스노우: 후우, 극락이군.

 

화이트: 아아, 극락이구먼.

 

스노우 / 화이트: 극락, 극락.

 

스노우: 이 낌새……. 산향은 오늘도 떠들썩하군. 마치 잔치라도 하는 것 같네.

 

화이트: 저 산을 넘으면 바로 서쪽 나라이지 않은가. 땅의 정령들이 매일 밤 떠들고 있는 것이겠지.

 

스노우: 호호호……. 서쪽 나라의 무르도 그렇게 말했었지. 수상한 남자지만 녀석이 말하는 것럼 저 땅에는 신선하고 가열적이며 자극적인 날들이 있었다. 꿈 같은 도락이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화이트: ……그렇지 않네.

 

스노우: 이런. 그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건가?

 

화이트: 물론. 우리도 즐거운 건 좋아하지. 마음까지 변할 만큼 생생한 매일도 매력적이다.

 

화이트: 하지만, 바라건대…….

 

 

 

 

 

 

 

 

후우, 배부르다. 새로 생긴 가게 같던데 엄청 맛있었어요!

 

카인: 아아! 두꺼운 베이컨은 특히 먹을 만했어.

 

레녹스: 위에 얹혀져 있던 치즈도 진하고……. 딱 낮 시간이 지났기에 손님이 적어서 다행이었네요.

 

어느 날의 낮. 쇼핑 도중 식사를 마친 우리는 번화한 노점가를 산책하고 있었다.

 

카인: 어때, 아키라. 조금은 마음이 풀렸어?

 

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전의 빈센트 씨의 시찰이 파란이었어서…….

 

지난 8일, 오력국평화회의에서 중앙 정부가 관리하는 마법관이 화제가 된 후 한참이 지났다. 그것을 근거로 하여 현자의 마법사들과 나의 현주소를 시찰하기 위해 빈센트 씨가 마법관을 방문했는데…….

 

(지난 번에는 마법사들 모두가 마녀로 되어있었지만, 이번에는 전원 아이의 모습으로 영접하게 되다니…….)

 

레녹스: 죄송합니다…….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 제안으로 장난인 줄도 모르고 어울려 버려서.

 

카인: '오늘 중요한 손님이 오니까 다같이 아이의 모습이 되어 대접하는 것은 어떤가!' 라고 말이지. 날짜를 물어보고 설마 했는데, 시찰이었다니…….

 

아, 아니에요! 마법사다운 서프라이즈였어요. 안방 문을 열었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다들 너무 귀여웠고. 특히 서쪽의 마법사는 아이의 모습으로 평소처럼 지내도 별로 위화감이 없었죠.

 

카인: 샤일록은 어린애라도 색기 있었지…….  저대로 파이프를 피우고 있어도 그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무르도 평소와 같았지만 학술서를 가지고 빈센트 전하의 무릎 위에 앉으려고 해서 놀랐어. 

 

레녹스: 클로에가 여러모로 힘들어 했었지. 라스티카가 바로 옆에서 혼돈을 주제로 한 곡을 만들고 있는데 마지막에는 같이 노래하고 있었고.

 

카인: 그건 꽤 좋은 노래였어.

 

아이의 목소리로 부르니 귀여움과 위태로움이 맞물려 조금 떨렸어요. 두 번째의 가사가 자극적이었어서……. 동쪽의 마법사는 시노가 제일 덩치가 컸죠. 그건 혹시 본인의 요청인가요?

 

카인: 그런 것 같아. 평소와 경치가 다르다고 좋아했었어. 히스는 아이의 모습이라도 귀여웠었지.

 

정말이요……. 평소에는 히스 쪽이 키가 컸으니까, 안절부절 못했고요.

 

레녹스: 그런 점이 참을 수 없이 귀엽다면서 시노가 데리고 다녔었죠. 저한테도 보여주러 왔었습니다. 둘 다 그 정도로 해두라고 못을 박는 파우스트 님도 귀여우셨습니다. 네로는 별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발판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카인: 브래들리가 안주를 먹으러 갔었지. 마침 출출한 오웬이랑 미스라도 주방에 모여서. 

 

레녹스: 그 모습으로 싸우니까 평소보다 위기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참사였지.

 

어른이 된 스노우와 화이트가 말려서 혼돈스러웠죠 …….

 

카인: 뭐, 저 녀석들도 평소와 다름 없는 느낌이었어. 남쪽 마법사들은 안뜰에서 방목을 하고 있었지?

 

레녹스: 아아. 몸이 작아지니 양떼는 꽤 박진감이 있었어. 루틸들도 도와줬지만…… 아기 정도의 나이가 된 루틸이 재밌어하고 미틸이 돌봐주는게 흐뭇했어.

 

카인: 루틸의 볼, 말랑말랑했지! 그날 마법관에서 제일 어리지 않았나?

 

팔도 말랑말랑했어요! 아기 특유의 그 느낌의……. 미틸이 안고 다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안고 싶어하면서 인기가 많았었죠. 저도 안았어요.

 

레녹스: 그걸 본 피가로 선생님이 나도 조금 더 어려져볼까 라고 중얼거렸지만요. 하지만 빈센트 님께 내려다보이는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하시는 것 같아서 아기의 모습은 하지 않으셨지만.

 

카인: 나는 리케에게 혼났어. 다 같이 아이의 모습이 된다고 하니까 리케는 그대로 있어도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화가 많이 나서…….

 

아하하, 그것도 흐뭇한 에피소드네요. 리케와 아서가 또래 쯤 된 오즈의 손을 잡고 빈센트 씨에게 인사하러 간 것도 귀여웠어요.  그 때 드러몬드 씨에게 검을 맡겼던 카인도.

 

카인: 뭐야, 보고 있었구나. 검이 커서 안고 다녔으니까. 어린애인 채로 그걸 들고 있는 건 위험하다고 해서.

 

레녹스: 하하……. 말을 시작하면 끝이 없을 정도네요.

 

네. 저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몇 번이나 저도 웃을 뻔해서……. 하지만 여러분들이 그 분을 놀리고 싶어하는 마음도 조금 알 것 같아요. 뭐랄까, 빈센트 씨가 조금 더 우호적이었으면 하지만…….

 

카인: 그렇다고는 해도 빈센트 전하도 자세를 별로 취하지 않지. 말도 강하고 위에서 말을 하거나 무조건 몰아붙이기도 하고. 역시 마법사 혐오가 상당하면 잘 안 되지.

 

레녹스: 하지만 시찰 횟수도 겹쳤으니까요. 다음에는 온편하게 끝날 수 있도록 저희도 협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해주니 굉장히 든든…….

 

???: 카인? 카인이잖아!

 

문득 거리의 풍경 속에서 쾌활한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면 늘어서 있는 노점 속에서 한 남성이 카인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카인: 아아, 술집 영감! 오랜만이네. 아키라, 내가 아는 가게거든. 잠깐 들러도 될까?

 

네, 그럼요. 인사드리고 가요.

 

능숙하게 인기척을 피해 나아가는 카인에 이어 갖가지 술병이 즐비한 노점에 다다른다. 카인이 자연스럽게 내민 손을 잡고 가게 주인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술집 주인: 잘 지냈어? 일행 분들도 어서 와!

 

현자 / 레녹스: 안녕하세요.

 

카인: 나는 늘 똑같지. 오늘은 현자님들과 장보러 왔어.

 

술집 주인: 그거 마침 잘 됐네! 얼마 전에 진귀한 술을 구했거든. 들어본 적 있나? 극락의 기분이 될 수 있는, 일품 '밤 새는 마을' 의 샘물로 만든 술이야!

 

레녹스: 밤 새는 마을……?

 

가게 주인의 말을 듣고 레녹스는 눈동자를 조금 동그랗게 떴다. 짚이는 데가 있다는 듯이 턱을 문지른다.

 

레녹스, 알고 있나요?

 

레녹스: 네……. 아는 사람이 아는 비경의 땅입니다. 거기에는 신기한 샘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거기 물을 마시면 불로불사가 된다던가, 병이나 부상을 고친다던가, 여러 가지 있다고 해서…….

 

카인: 불로불사에 몸의 치유!?

 

만병통치약 같네요! 게임에 나오는 샘 같아…….

 

술집 주인: 오오! 큰 형 씨, 잘 알고 있네.

 

레녹스: 나도 옛날에 여행을 했었거든. 그 때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어. 북쪽 나라 어딘가에 있는 환상의 마을이라고…….

 

술집 주인: 그렇지. 운 좋게 도착해서 우연히 살아온 여행자들 사이에서 구설수에 오른 거다. 이 술도 어렵게 구한 거야. 아는 상인의 친척 형제의 이웃 시부모님의…….

 

카인: 엉망진창인 먼 친척이네……. 그런 귀중한 술을 팔아버려도 되는 건가?

 

술집 주인: 아니, 낯익은 애들한테 조금씩 나눠주는 거야. 누구 한 사람에게 파는 것도 독차지 하는 것도 아까우니까. 그러니까 카인들고 마시고 가 줘!

 

카인: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고맙게 잘 받을게.

 

레녹스: 그러면 나도 한 입…….

 

저는 술을 못 마셔서, 향만이라도!

 

건네진 작은 잔을 받아들이고 살짝 맡아본다. 부드럽고 향긋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꽃과 열매의 부드러운 향기……. 하지만 색은 없네요.

 

카인: 와인이랑 위스키랑은 다른가봐. 어디 보자…….

 

카인: ……꿀꺽. 아아, 이거 맛있네! 물처럼 마시기 좋아.

 

레녹스: 입맛도 매끄러워. 포근한 향이 나는 술 향기가 기분 좋네.

 

샘물이 좋아서 그런 걸까요? 질 좋은 물을 사용하면 좋은 술이 된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술집 주인: 네 말대로 소재는 일급품이야. 하지만…… 원래 그 샘은 마물이 사는 독의 샘이었던 것 같아. 피어오르는 안개를 들이마시기만 하면 보통의 인간이라면 잠시도 참을 수 없는…… 온갖 것이 녹아 내리는 맹독의 샘이지.

 

스노우: 게다가 주변 일대는 언제나 이상한 힘이 넘쳐 밤처럼 어둠에 잠겨져 있었다.

 

화이트: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샘은 저승의 입구라고 겁을 먹었을 정도였지.

 

술집 주인: 맞아 맞아! 그러나 어느 날, 그 땅에 나타난 마법사가 있었어. 그들이 샘을 정화하고 마물을 진정시킨 거야. 주위 주들은 마법사들을 매우 숭배했지.

 

스노우: 그리고 그들은 비호를 요구하는 사이에 샘 주위에 취락이 생겨나고…….

 

스노우 / 화이트: 이윽고 마물이 된 거지!

 

현자 / 카인 / 레녹스: ……!?

 

스노우, 화이트!

 

카인: 어느새 이야기에 들어온 거야!?

 

술집 주인: 아하하! 그림책이나 뭐로 읽은 건가? 도련님들이 잘 알고 있네.

 

스노우: 음. 그런 것이지.

 

화이트: 왜냐하면 그 마을의 구세주란…….

 

스노우 / 화이트: 우리를 말하는 거니까!

 

목소리와 등을 합쳐서 마치 결정 포즈라도 하듯이 쌍둥이가 팔을 번쩍 든다. 가게 주인은 히어로 놀이를 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흐뭇한 듯 손뼉을 쳤다.

 

술집 주인: 똑똑한 데다가 농담도 하다니, 크게 될 애들이네. 자, 사탕 주마!

 

스노우: 와아이, 고마워요!

 

화이트: 뭐, 농담은 아니지만!

 

같은 종류의 과자를 받으며 두 사람은 순진하게 웃었다. 그 모습은 어리고 사랑스러워 보이지만 그들은 수천 년의 시간을 살아가는 북쪽의 마법사다.

 

정말인가요? 두 사람의 비호를 요청해서 생긴 마을이라니 …….

 

스노우: 우리들, 여러 개의 취락을 목격해 왔네. 밤 새는 마을도 그 중 하나이지.

 

화이트: 그렇게는 말해도 옛날 이야기지만.

 

마법사의 비호가 없으면 인간이 살기에는 꽤 힘들다고 들었다. 쌍둥이는 그중에서 자신들 주위에 모여드는 주민들을 변덕스럽게 비호하면서 북쪽 땅을 옮기면서 살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예전에 세력권을 잡고 있던 마을이 지금도 남아 있기도 하는구나…….)

 

노점을 떠난 후, 받은 사탕을 핥으면서 쌍둥이는 사이좋게 우리보다 한발 앞서 나아간다.

 

카인: 하지만 우연이네. 너희들도 이 거리에 볼일이 있었나?

 

화이트: 그냥 데이트가 아니일세. 스노우와 둘이서 놀러오다가 그대들을 보아서.

 

스노우: 그리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우리도 모르게 참석해 버렸네. 그대들은 장보기인가?

 

레녹스: 네. 내친 김에 현자님을 위로하던 참입니다. 일전 시찰에서 고생을 하셔서…….

 

스노우: 아아, 왕제를 놀려준 건 말인가.

 

화이트: 우리가 뭔가 할 때마다 눈에 띄게 핏대를 세우고, 좋은 반응이었네.

 

스노우: 모두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었네. 현자도 즐거웠지?

 

그, 그렇네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일종의 귀중한 기회였어요.

 

스노우 / 화이트: 그렇지~!

 

카인: 하지만 쌍둥이 선생님의 눈에 띈 땅인가……. 환상의 마을이라고 들었는데, 실재하고 있었구나.

 

화이트: 물론. 아까 술은 그 마을의 것은 아니었지만.

 

현자 / 카인 / 레녹스: 에.

 

화이트: 북쪽 나라의 변방 마을에서 만든 술이 중앙 나라의 시장에 서는 일은 없겠지.

 

스노우: 하지만 꽃과 열매의 향은 확실히 마을의 술의 특징과 똑같았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선가 이야기가 꼬인 것이다. 저것으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으니 가만히 있었지만.

 

카인: 뭐,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런가……. 그것도 꽤 맛있는 술이긴 했지만.

 

레녹스: 운좋게 도착할 수 있는 나그네라고 해도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을 테니까.

 

스노우: 하지만, 마을은 실재하네. 뒤엉킨 자리에 있지만 기후도 비교적 온화하지만 우리가 비호하는 소문이 배어 있다.

 

화이트: 그러므로 다른 마법사들은 손을 대지 않네. 우리가 정화하고 수호하고 있었던 것으로 샘의 효능에 여러 가지 이유가 붙은 것 같지만.

 

과연…… 그래서 엄격한 북쪽의 땅에도 마을이 유지되고 있는 거군요.


2화

 

카인: 그러면 샘의 효능은?

 

스노우: 소문이라는 거지. 수질은 좋지만 마법의 샘도 아니다.

 

화이트: 뭐, 그래도 자양강장 정도의 효과는 있다고는 하지만.

 

자양강장……. 그건 즉, 온천 같은 느낌인가요?

 

스노우: 온천?

 

제가 있던 세계에 있었던 시설이에요. 효능이 있는 따뜻한 물에 잠기거나 천천히 식사나 간식을 먹기도 하고 피로를 푸는 장소로…….

 

화이트: 호오, 현자의 세계에도 풍부한 수원이 있는 비경은 힐링 명소였던 모양이군.

 

스노우: 몸에 스며들지는 않았지만 발을 담그고 따뜻해지긴 했지. 그건 꽤 기분이 좋았네. 어디, 현자여. 관심이 있으면 안내해줄 수 있네만.

 

에, 그래도 되나요?

 

스노우: 음. 우리도 한동안 찾아가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마을이었으니. 광대하고 아름다운 설경 속에서 샘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세심한 대접을 받는다. 마치 마을을 다스리는 왕이라도 된 것처럼 말일세!

 

입 안의 캔디를 데굴데굴 굴리며 말하는 스노우의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조금 밝게 들리는 것 같았다. 오랜 시간을 살았던 그가 그렇게 생각이 날 정도로 매력적인 땅이었는지도 모른다.

 

레녹스: 북쪽 나라는 위험도 많습니다만…… 확실히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경치에는 마음이 씻겨지죠.

 

카인: 평소에는 몸을 맞대고 향하는 곳이지만 쌍둥이 선생님이 가는 길에 안내해 준다면 안심이야. 아키라, 다음 시찰 전에라도 가보는 건 어때?

 

그렇네요……. 방해가 아니라면 꼭 가보고 싶어요!

 

스노우: 호호호. 그렇게 나와야지! 아, 화이트도. 오랜만에 날개를 펴러 가는 것도 좋지 않은가?

 

튕기듯이 스노우가 화이트의 손을 잡았다. 잡은 손을 흔들흔들 흔드는 재미있는 모습으로 화이트는 한 박자 놓고 온화하게 미소지었다.

 

화이트: ……그렇구먼. 스노우가 그렇게 말한다면.

 

……?

 

(그건 그렇고, 이 세계에도 온천 같은게 있었다니……. 온천 만쥬라던가는 없을까? 후후, 마을이 기대되네.)

 

 

 

 

 

 

 

 

 

 

그날 밤, 아직 보지 못한 비경을 생각하가 보니 담화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스노우: 그때의 오즈와 피가로는 더 귀여웠었지.

 

화이트: 우리에게 함부로 거역하지 않도록 그 몸에 가르쳐 준 걸세.

 

스노우 / 화이트: 우리는 애정이 깊지!

 

오즈: …….

 

피가로: 네네, 그렇네요.

 

담화실을 들여다보면 그림에 들어간 스노우와 화이트, 그리고 오즈와 피가로의 모습이 보였다.

 

오즈: 현자인가.

 

안녕하세요. 선생님들끼리 무슨 회의중인가요?

 

피가로: 처음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노인들의 밤샘과 추억담에 어울리고 있을 뿐이야.

 

스노우: 또 귀엽지 않은 말을 하고. 현자여, 홍차라도 마시겠나?

 

화이트: 과자도 있네. 이제 잘 시간이 되겠지만 배가 너무 부르지 않을 정도로 집어가면 좋다.

 

오늘 영광의 거리에서 샀던 과자네요! 그러면 조금만…….

 

그림에서 빠져나온 쌍둥이에게 팔을 끌려 소파에 걸터앉는다. 고소한 찻잎의 향기가 코를 스쳤다.

 

피가로: 맞다. 아까 스노우 님들에게 들었어. 밤 새는 마을에 간다면서?

 

아, 맞아요. 스노우와 화이트가 안내해준다고 해서…….

 

피가로: 좋겠네. 나도 몇 번인가 방문해 본 적 있지만 샘물로 만든 술이 일품이지.

 

샘……. 확실히 원래 독의 샘이었던 것을 스노우와 화이트가 정화했던 거죠. 마물도 있었다던데, 그것도 두 사람이 퇴치한 건가요?

 

스노우: 아니, 우리는 샘을 정화했을 뿐일세. 이야기만 커졌을 뿐, 거기에 있었던 건 별로 위험한 것도 아니었고.

 

화이트: 슈리스라는 이름의 희귀환 환수일세.

 

슈리스…….

 

생소한 이름을 입속으로 반복하면 앞에 앉아 있던 피가로가 찻잔에 손을 뻗었다. 전문서를 풀어가듯이 손잡이에 손가락을 감으면서 입을 연다.

 

피가로: 필연적으로 번영을 가져오는 힘이 있는 환수야. 물터에 정착하여 수원이 시들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일대를 소소하게 수호해주는 거지.

 

스노우: 그 녀석의 존재는 우리도 편리하게 생각하고 있네. 우리가 떠난 후에도 그냥 살게 했지.

 

화이트: 게다가 그것은 밤을 좋아한다. 일대가 언제나 밤처럼 어두컴컴한 것도 그 녀석의 마력의 영향이지.

 

일대가 언제나 밤처럼……. 그래서 밤 새는 마을이군요.

 

스노우: 그렇네. 우리도 밤을 좋아하니까 그 경치가 마음에 드네.

 

스노우와 화이트가 그리워하듯 눈을 가늘게 떴다. 거기에 오즈의 조용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오즈: ……너희들이 그 마을을 수호하고 있었던 것은 몇 백 년 전의 이야기지. 샘에 있던 것은 수컷 슈리스였을 것이다. 이미 짝을 찾아서 고향을 떠났을 거야.

 

환수에게도 성별이 있나요? 왠지 신기하네요. 계속 샘에 있어주지 않을까요?

 

오즈: 그들은 일생을 걸쳐 한 쌍의 짝을 끌어당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 마을에 있는 시간도 영원하지 않아. 머지않아 고향을 떠날 것이다.

 

스노우: 알고 있네. 하지만 조금 전에 확인을 위해 점쳐 보았지만, 아직 마을은 건재한 것 같았다.

 

화이트: 그렇다면 그 슈리스도 아직 샘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북쪽 땅에서 인간들만이 마을을 지킬 수는 없네.

 

다행이다……. 그 슈리스는 꽤 오랫동안 정착해 주고 있는 것이군요.

 

스노우: 아아. 게다가 그 마을에 사는 것은 조금 특수하지. 본래 짝을 끌어당기기 위해서 타고난 강한 매료의 힘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 녀석은 어째서인지 그걸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네.

 

화이트: 특이체질이라는 거겠지. 그러므로 짝을 찾는 것도 꽤 어려웠던 걸지도 모른다.

 

스노우: 뭐, 이러니 저러니해도 떠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피가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북쪽 나라 치고는 살기 좋은 땅이고, 시끄러운 게 없어졌으니까.

 

스노우 / 화이트: 피가로 쨩, 지금 뭐라고 했어?

 

피가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뭐, 그 아이가 있어주니까 지금도 자질구레한 술이 들어지고 있다는 말인가?

 

살랑살랑 손을 흔드록 피가로는 컵에 입을 댔다. 오즈 또한 정면에서 바라보는 금빛 눈동자를 비집듯이 팔짱을 끼고 눈을 내리깐다.

 

스노우: 그렇다고 할까, 그대들……. 아까까지 대충 이야기를 맞췄으면서 동네 이야기만 나오면 입질이 좋군.

 

피가로: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화이트: 한 번 우리 집에 초대해주겠네. 술이라도 같이 마시도록 하지. 오즈도.

 

오즈: 너희들이 멋대로 불렀을 뿐이다. 술에 강하지도 않으면서…….

 

화이트: 건방지네! 그대들이야말로 술을 부추기지 않았는가.

 

……후후.

 

스스럼없는 주고받기에 나도 모르게 볼이 풀렸다. 쌍둥이와 오즈와 피가로는 사제기간으로 교제도 길다. 마을에서 지냈다는 시간을 포함해 예전에도 자주 누군가의 변덕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남의 사랑 없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나 상상한다.

 

피가로: 현자님, 왜 그래? 얼굴이 웃고 있어.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옛날에 익숙한 분위기를 느끼고 즐거워져서…….

 

오즈: 그런가……?

 

화이트: 호호호, 현자도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들도 어울리게나.

 

스노우: 우리와 함께 밤 새는 마을로 가는 걸세!

 

오즈: 하?

 

피가로: 네……?

 

스노우: 괜찮잖아! 스승에게의 효도라고 생각하고 같이 가 줘~!

 

화이트: 가끔은 우리들의 이기심을 듣고 위로해줘도 된다고 생각해줘~!

 

스노우는 피가로, 화이트는 오즈 옆으로 깡충깡충 뛰어올라 팔을 흔들었다.

 

피가로: 잠깐만요.

 

오즈: 좁아…….

 

아이가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몸짓으로 보여도 입장과 외형이 뒤집힌 듯한 기묘한 광경은 마법사만 그런 것 같다.

 

(신세를 진 사람의 친정에 간다는 것은…… 아니, 두 사람에게 있어서도 친정이 되는 건가?)

 

저기…… 괜찮다면 저도 초대하게 해주시겠어요? 억지로라고는 하지 않지만, 둘 다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 같고 마음에 드는 곳도 있지 않을까 해서…….

 

스노우: 그럼 그럼. 현자에게는 빈센트의 시찰로 마음 고생을 끼치지 않았는가.

 

오즈: 네가 말하지 마.

 

화이트: 그대들도 우리와 함께 현자를 치유의 여행으로 데려가는 것이 어떤가.

 

피가로: 뭐……. 현자님도 관심 있는 것 같고, 너를 위로하기에는 나쁜 장소가 아닐지도 몰라.

 

스노우: 정해졌네~!

 

화이트: 잘 됐구먼, 현자여.

 

네!  네 분 다 감사드려요. 모처럼이니까 느긋하게 지내요.

 

화이트: 게다가 아까 마을을 점쳤을 때 언뜻 보기에 좋은 표시가 보였네.

 

스노우: 딱 며칠 후 마을에 가면 좋은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피가로: 좋은 것이라뇨?

 

화이트: 호호호, 비밀일세!

 

스노우: 현자도 기대하고 있게나!

 

작은 손으로 나를 누르고 쌍둥이는 장난꾸러기처럼 꺄꺄거렸다. 뭘까 하면서도 쌍둥이의 즐거운 모습에 저절로 기분이 고조된다.

 

(온천이 있고 신기한 환수가 사는 스노우와 화이트가 비호했던 땅 ……. 두 사람의 눈에 든 땅은 얼음의 거리 밖에 가본 적이 없는데, 도대체 어떤 곳일까?)


3화

 

그리고 며칠 뒤, 오즈의 마법으로 우리는 북쪽 나라의 변방에 있는 밤 새는 마을로 향했다.

 

오즈: '복스노크'

 

 

 

 

 

 

 

 

스노우 / 화이트: 도착~!

 

……! 대단해. 갑자기 밤이 된 것 같아…….

 

바로 몇 초 전까지만 해도 눈 앞에 펼쳐졌던 잔잔한 햇살이 내리쬐는 마법관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청람색 막을 친 듯한 하늘에 싸여 일대는 정말 해가 지고 있는 듯했다. 엄숙한 자연 속에 조용히 서있는 불빛은 사람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며, 어딘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테인드 글라스 램프가 예쁘네……. 뭔가 환상적인 느낌이 들어요.

 

카인: 북쪽 나라치고는 한가로운 느낌이네. 기후도 안정된 것 같고.

 

레녹스: 아아. 그래서 그런지 민가 수도 많아. 사람들의 거리가 가까워 아늑한 분위기야.

 

오즈: 현자. 춥지는 않나?

 

괜찮아요. 공기도 좋고, 뭐랄까…… 기지개를 펴고 싶어지네요.

 

피가로: 북쪽 나라다운 절박한 느낌은 거의 없고, 주위에서 분리된 느낌의 독특한 분위기는 있네.

 

방문한 마법사들이 저마다의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주변을 둘러보는 카인과 레녹스가 목소리를 높인다.

 

카인: 하지만 괜찮아? 아키라가 휴식을 하기 위해서 나온건데, 우리도 와버려서.

 

레녹스: 북쪽 나라의 취락을 방문하는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따라와버리고 말았습니다만…….

 

물론이에요! 권유를 받아줘서 기뻐요. 두 사람은 술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으니까, 꼭 말을 걸고 싶어서.

 

스노우: 게다가 그대들에게는 오즈와 피가로가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말일세.

 

화이트: 두 스승의 연줄로서, 오늘은 그대들도 위로한다고 하지. 날개를 한껏 피면 좋다.

 

오즈: 내가, 이 남자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카인: 아하하, 영광이네! 세계 최강의 마법사를 돌보고 있다는 말은 좀처럼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야.

 

피가로: 레노도 뭐, 그런 거야. 쌍둥이 선생님들에게 대접받으면 돼. 나는 술이나 마시면서 느긋하게 있을 테니까.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 두 분의 상대도 저에게 맡기려고 하는 게 아닌가요?

 

피가로: 그럴 리가. 오해야.

 

레녹스: 그러면 모처럼이니까 함께 날개를 펴죠.

 

스노우: 호호호, 모두들 기대하고 있다니 다행이구먼. 그러면 바로 마을에…….

 

미스라: '아르시무'

 

갑자기 익숙한 주문이 들렸다. 어둠이 옅게 빛나고 설경 속에 큰 문이 나타난다. 거기서 세 사람의 그림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브래들리: 아? 뭐야 이거.

 

오웬: 날씨라도 안 좋은 거야? 왜 이렇게 어두워.

 

미스라!? 오웬에 브래들리까지…….

 

카인: 너희들이 왜 여기에……. 무슨 용무라도 있어?

 

레녹스: 발밑을 조심하는게 좋아. 어두우니까.

 

오웬: 뭔가 여러가지 있는데……. 미스라, 문 좀 대충 만들지 마. 또 모르는 데로 날아왔잖아.

 

미스라: 실례네요. 쌍둥이의 기척을 더듬었더니 여기로 연결돼서…….

 

오즈 / 스노우 / 화이트 / 피가로: …….

 

브래들리 / 오웬 / 미스라: 우와…….

 

(아, 경직되어 있어……. 공기가 찌릿찌릿한 건 기분 탓이 아니겠지…….)

 

스노우: 뭐하는 건가, 그대들.

 

화이트: 그렇게 우리들이 그리웠나?

 

미스라: ……어라. 오늘 집 창고 정리하는 날 아니었나요?

 

스노우: 그건 저번 주 이야기.

 

오웬: 최악.

 

브래들리: 어이, 누구야. 이런 허술한 정보 가져온 녀석.

 

미스라: 당신들도 덩달아 따라왔잖아요.

 

화이트: 하아……. 그대들, 또 이상한 짓을 생각하고 있었구먼.

 

오웬: 이상한 짓이라니? 쌍둥이 선생님은 바로 그렇게 결정한다니까. 여전히 냉정하네. 청소를 하는 거라면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

 

브래들리: 평소에 그렇게 말하던 예의를 퇴짜 놓다니, 정말 너무한 녀석들이네. 안 그러냐 미스라.

 

미스라: 아니, 저는 별로 도와주고 싶지 않은데요. 

 

오웬 / 브래들리: 하!?

 

미스라: 쌍둥이의 저택에 갈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관심 없어요. 하고 싶다면 당신들끼리 하세요. '아르시무'

 

오웬: 아. 어이!

 

브래들리: 미스라, 너 이 녀석!

 

가버렸다…….

 

피가로: 폭풍 같았네……. 여전히 정신없는 녀석들이야.

 

카인: 뭐…… 모처럼이니까 너희도 같이 올래?

 

여기는 스노우와 화이트가 옛날에 비호하던 마을이에요. 오늘은 모두 함께 휴식을 취하러 와서…….

 

브래들리: 왠지 싫은 기색이 든다고 생각했더니만……. 쌍둥이의 세력권이냐.

 

오웬: 그런 데서 편히 쉴 리가 없잖아. 나는 돌아갈래.

 

레녹스: 하지만 바로 돌아가는 것도 힘들 거야. 여기서 북쪽 탑까지 거리가 꽤 있거든.

 

카인: 일단 같이 있다가 갈 떄는 오즈에게 보내달라고 하는게 좋지 않을까?

 

브래들리: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해 줘. 우리 둘은 마법관으로 바로 돌려보낼 수 있잖아.

 

오즈: ……스노우, 화이트. 쫓아낼까?

 

스노우 / 화이트: …….

 

스노우와 화이트는 나란히 생각하는 듯 팔짱을 끼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동시에 번쩍 고개를 든다. 

 

스노우: 아니, 됐네. 이대로 돌아가 미스라와 싸우면 마법관이 박살날테니.

 

화이트: 모처럼 편히 쉬러 왔는데, 오늘은 봐줄까.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브래들리: 어이……. 왜 일부러 어른의 모습 같은 걸로 변하는 거야.

 

오웬: 견제하려고? 몸만 커졌다고 별 생각 안 들어.

 

스노우: 그런 게 아니다. 우리들, 변덕스럽게 이 모습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으니.

 

화이트: 오랜만에 고향에 왔는데 이렇게 방문하는 것도 흥이지 않은가.

 

그때, 조심스럽게 눈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면 이야기하는 동안 마을 주민들이 집 안에서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수염이 긴 노인: 혹시, 당신들……. 여행자이신가요?

 

몸집이 큰 남자: 이런 변방에 이렇게나 많은 손님이 오다니, 드문 일이군…….

 

스노우: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구먼. 나는 북쪽의 마법사 스노우.

 

화이트: 그리고 화이트일세. 마을의 자손들이여,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나?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스노우와 화이트……?

 

몸집이 큰 남자: 그 이름에 그 모습……! 심지어 마법사라고 하면…….

 

나무들이 웅성거리듯 떡하니 입을 벌리고 주민들이 차례차례 입을 연다. 와들와들 떨며 모두가 얼굴을 맞대고 있는 가운데 장로 같은 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염이 긴 노인: 혹시 당신들은…… 전승에 있는 이 마을을 구해주신 쌍둥이 구세주 분이십니까?

 

스노우: 그렇네.

 

화이트: 우리가 그 구세주인 쌍둥이지.

 

주민들: 이럴 수가……!?

 

주민들은 더욱 웅성거렸고 눈치를 보던 사람들도 황급히 집에서 나온다. 그리고 스노우와 화이트를 향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몸집이 큰 남자: 설마, 이 시대에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다니……!

 

수염이 긴 노인: 아아, 아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신 것은 벌써 100년 전이라고…….

 

(괴, 굉장해……. 눈에 머리를 비비고, 왕에게 절을 하는 것 같아…….)

 

분명 그들에게 있어 스노우와 화이트는 만날 수도 없는 구름 위의 신과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이렇게 만난 기적의 순간에 감격하는 듯했다.

 

수염이 긴 노인: 무례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일행 분들은……?

 

카인: 아아, 나는 중앙 나라의 마법사 카인이야. 나한테는 그렇게 공손하게 대하지 말아줘. 이 중에서는 꽤 젊은 편이고.

 

긴장하는 공기 속에서 카인은 소탈하게 웃었다. 성실하게 말을 더듬으면서, 언제나처럼 손을 내밀지만…….

 

몸집이 큰 남자: 아…….

 

카인: 응……?

 

처음 악수를 요구받은 것처럼, 마을 사람들은 곤혹스러운 모습이었다. 카인의 옆으로 다가가서 나도 살며시 말을 건다.

 

아, 그게……. 저희들, 스노우와 화이트의 안내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친밀한 의미를 담아 부디 악수를…….

 

수염이 긴 노인: 그, 그런!? 손에 닿는 등, 그런 황송한 일을…….

 

몸집이 큰 남자: 저희들은, 거기에 자라고 있는 초목처럼 취급해 주시면 되니…….

 

레녹스: 그렇게 땅에 이마를 비비면 차가울 거야. 부디 고개를 들어줘.

 

몸집이 큰 남자: 네…….

 

이마와 머리카락에 눈을 붙인 채 마을 주민들이 쭈뼛쭈뼛 고개를 든다. 그리고 마법사들과 내 얼굴들을 둘러본 뒤 쌍둥이의 모습에 눈을 감고 감격한 듯 목소리를 떨었다.

 

수염이 긴 노인: 아아…….  스노우 님, 화이트 님. 정말 잘 돌아오셨습니다. 이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부디 성대하게 대접하게 해주세요. 일행 분들도, 꼭 함께 부탁드립니다. 


4화

 

카인: 하지만…… 미안한데. 갑자기 온 건 이쪽이니까.

 

레녹스: 아아. 우리들은 신경쓰지 말고 이어서 생활을…….

 

몸집이 큰 남자: 아뇨, 그럴 수는 없습니다……! 두 분이 돌아오셨을 때 마음으로부터 편안히 쉬실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다하는 것이 고장의 관례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례의 벌로, 그 해는 엄청난 한파가 덮쳐 식량난이 온다고 전해져서…….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두 분께서 일행과 같이 오셨다면 함께 대접하는 것이 예의니까요.

 

우왕주왕 주민들이 호소하기 시작한다. 거절하는 것이 그들에게 재앙인 것처럼.

 

(맞아……. 즐겁게 보낼 수있을지도 모른다며 들떠있었지만, 여기는 북쪽 나라야. 마법사와 인간의 관계는 나라마다 특징이 있지만, 이곳은 특히 마법사의 힘이 강해. 마법사에게는 거역할 수 없고, 비호해주는 상대에게는 이렇게 모시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 

 

당황하는 우리가 시선을 돌리자 조용히 지켜보던 스노우와 화이트가 반듯한 입술에 옅게 미소를 짓는다.

 

스노우: 걱정할 것 없네. 여기는 마을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하게 해주게나.

 

화이트: 이들도 진심으로 그걸 원하는 것 같으니.

 

피가로: 뭐, 이상하다는 반응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이야기겠지. 여기는 북쪽 나라의 예의를 받아주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오즈: 번거로워. 나에게는 필요없다.

 

스노우: 딱딱한 하지 말게나, 오즈여. 그대도 이 고장의 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는가.

 

몸집이 큰 남자: 오즈……? 설마 당신은, 그 유명한…….

 

수염이 긴 노인: 확실히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은 마왕 오즈 님을 눈에 새긴 적이 있다고…….

 

(아…….)

 

퍼뜩 떠오른 듯 주민들의 표정에 새로운 곤혹스러움이 번진다. 오웬과 브래들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오웬: 쌍둥이의 마을에 묘한 관습에 어울리는 건 싫어. 역시 나는 돌아갈래.

 

브래들리: 맞는 말이야. 역시 빨리 돌아가서 미스라에게 한 방 먹이자고.

 

기, 기다려 주세요. 오웬, 브래들리……!

 

몸집이 큰 남자: 오, 오웬……!?

 

수염이 긴 노인: 오웬이라고 한다면, 눈을 마주쳐서는 안된다고 소문난 무섭고 기분 나쁜 마법사인……!? 

 

몸집이 큰 남자: 얼굴의 상처를 보고 설마라고는 생각했지만, 브래들리라면 그 전설의 도적단의 두령이라는……!?

 

오웬 / 브래들리: …….

 

오웬: ……그렇다면 어쩔건데. 눈알이라도 도려내서 샘 속에 던져줄까?

 

브래들리: 머리통에 직접 총알을 박아줘도 되는데.

 

수염이 긴 노인: 히이익……! 그런! 북쪽 나라에서도 고명한 마법사님을 이 눈으로 뵙다니 영광입니다. 부디, 당신들도 무엇이든 명령해 주세요……!

 

오웬 / 브래들리: 후후.

 

오웬: 그렇지. 우리의 요구를 거역하면 뭘 당할지 알지?

 

브래들리: 어설프게 굴면 가만 안 둔다고. 이 브래들리 님을 대접하는 거니까.

 

카인: 주민들이 겁을 먹는 것에 기뻐하고 있어…….

 

레녹스: 역시 북쪽의 마법사구나…….

 

그래도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오즈: ……너희들. 주변이 밤으로 보여도 낮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나는 언제든지 마법을 쓸 수 있어.

 

오웬: 알고 있다고. 무서운 표정 짓지 마. 쫄고 있는 이 녀석들을 위해 있어주는 것 뿐이니까.

 

피가로: 단순하네. 뭐, 기분이 좋은 동안에는 안전하겠지.

 

그렇네요……. 모처럼의 기회니 다들 느긋하게 보내주셨으면 해요.

 

수염이 긴 노인: 오오, 감사합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몸집이 큰 남자: 그러면 조금 시기는 이르지만, 오늘 저녁에 축제를 열도록 하죠.

 

스노우 / 화이트: 축제?

 

카인: 뭐야……. 이 마을에도 축제가 있구나?

 

주민들의 말에 스노우와 화이트는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기울였다.

 

스노우 / 화이트: 그랬었나…….

 

오웬: 왜 너희들이 신기해 하는 거야.

 

브래들리: 너희들이 시킨거 아니야?

 

스노우: 어떠려나……. 우리는 항상 훌쩍 찾아왔다가 훌쩍 가버리니까 말일세. 

 

몸집이 큰 남자: 두 분은 모르시나요? 당신들이 마을에 오셔을 때부터 하고 있습니다.

 

수염이 긴 노인: 전설에는 두 분이 축제의 방식을 가르쳐 주셨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주민들이 말하기를, 축제나 잔치라고 해도 번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옛날에 스노우와 화이트가 이 땅을 방문하기 전에, 많은 생명을 빼앗은 독의 샘……. 명부의 입구라고 불리던 그것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그곳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제사.

 

예전에 얼음의 거리에서했던 초저녁 죽은 자들의 연회가 생각난다. 그것은 죽은 자를 맞이하기 위한 잔치로, 이 마을에서는 스스로가 죽은 자나 사후 세계로 유혹되지 않도록 치장을 다시 하여 샘에 잔치를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일종의 액땜인 셈인가.

 

레녹스: 축제라고 해도 꽤 엄격한 느낌이네. 

 

수염이 긴 노인: 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은 즐거운 것을 좋아하신다고 전해졌기 때문에, 마음 뿐이기는 하지만 번화한 제사를 지내면서 두 분이 다시 이 땅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바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니여러분도, 외진 고장의 행사이긴 합니다만 대접의 일환으로 받아주신다면…….

 

카인: 축제 하나에도 전혀 문화가 다르구나…….  먹고 마시면서 춤추고, 지칠 때까지 떠들거나 하는게 아니라니.

 

오즈: 너는 너무 춤을 많이 춰.   

 

카인: 너도 어울려 주잖아. 오즈도 춤을 꽤 잘 추고. 모처럼 이렇게까지 말해주고 있는데, 같이 대접받자고.

 

스노우: 우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친 기억은 없지만…… 우리를 생각하는 축제라니, 애처롭군. 참으로 인간의 자식이란 사랑스럽구나.

 

화이트: 확실히 우리들은 즐거운 것을 정말 좋아하니까. 휴식을 취하는 김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나쁘지 않네.

 

수염이 긴 노인: 하하,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러면 잔치의 음식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명부의 진입로에 유혹되지 않도록 평소와 치장을 다르게 하는 것도 관례입니다.

 

화이트: 호오, 그거 좋군. 기왕이니 멋을 부려볼까.

 

스노우: 우리는 우선 샘물의 상태도 보러 가보겠네. 슈리스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수염이 긴 노인: 네. 아마 며칠 전에도 샘에서 본 것 같습니다.

 

몸집이 큰 남자: 최근에는 자주 우리의 모습을 보러 모습을 드러내 주시니까…….

 

스노우: 그런가?

 

화이트: 우리도 거의 모습을 본 적 없었는데.

 

수염이 긴 노인: 옛날에는 그랬습니다만, 최근에는 어째서인지……. 기분이 좋은 걸까요.

 

몸집이 큰 남자: 마치 무슨 방문을 기다리는 것처럼 물가에 서 있는 것을 어둠 속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수염이 긴 노인: 설마 두 분의 방문을 짐작하고 있었던 걸까요……?

 

화이트: ……그렇군. 하지만 짐승은 변덕이 심하니, 우선 한 번 보도록 하지.

 

스노우: 현자여. 모처럼이니 우리와 함께 오면 좋네. 소중한 곳으로 안내해주겠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사람들이 몸을 맞대고 사는 밤 새는 마을에 발을 들여놓았다.

 

목도리를 두른 여성: 여기 있습니다, 마법사님……. 샘물을 이용한 숙성주입니다.

 

브래들리: 흠, 향은 나쁘지 않네. 어디 한 입…….

 

목도리를 두른 여성: …….

 

브래들리: ……그냥 그래. 이 구운 치킨도 조금 싱겁지만 향신료의 풍미는 나쁘지 않아.

 

목도리를 두른 여성: 감사합니다! 아아,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이야…….

 

오웬: 저기, 이 나무 열매 과자. 전혀 단맛이 부족한데. 녹아내릴 정도로 시럽을 뿌려줘.

 

목도리를 두른 여성: 네, 네! 자, 이쪽을…….

 

오웬: 흥.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엎드려 놓고는 이런 대접이라니, 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목도리를 두른 여성: 죄,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이 마을에서는 사치품이라…….

 

브래들리: 어이어이, 이 나라의 맛이란 걸 잊어버렸냐? 서쪽이나 중앙의 야들야들한 맛에 혀가 써진 거냐고.

 

오웬: 그럴 리가 없잖아. 생크림을 듬뿍 사용한 과자에는 당할 수 없다는 것 뿐이야.

 

브래들리: 뇌까지 설탕에 절인 녀석이 말해도 설득력이 없다고. 하지만 …… 쌍둥이가 있던 흔적이 여기저기에 있어서 조금 진정이 안되네.

 

오웬: 스테인드 글라스의 랜턴에, 마시아의 나무……. 게다가 산맥에서 어렴풋이 소란스러운 정령의 기색도 있어. 왜 이런 외진 곳에서 살려고 한 거야. 샘에는 짐승까지 키우고 있다던데.

 

브래들리: 뭐였더라. 다람쥐 같은 이름이었는데…….

 

오웬: 슈크림 같은 이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목도리를 두른 여성: 저……. 그건 아마, 슈리스 님이라는…….

 

브래들리: 그거다. 가끔 사람으로 둔갑하는 탓에 불평이 많은 반투명한 환수잖아. '물가에 나타나는 미소년을 조심해' 의 녀석.

 

오웬: 그래봤자 짐승 주제에. 요즘 자주 모습을 보인다고 하던데, 그 녀석에게 원망이라도 사고 있는 거 아냐? 쌍둥이에게 오랫동안 땅에 묶여 있는 분풀이로 너희들을 꼬셔서 물밑으로 끌고 가버릴지도 몰라.

 

목도리를 두른 여성: 그, 그런……. 확실히 진주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계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저희를 모함하시다니, 설마……. 아름다운 외형에 현혹되는 것은, 저희 쪽이고…….


5화

 

브래들리: 어이어이, 그냥은 못 듣겠네. 나를 봐도 얼굴색 하나 바꾸지도 못하면서. 좋은 남자라면 여기도 있잖아. 그렇지?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와, 와아…….

 

오웬: 뭐든 좋은데, 이야기하는 동안 슈크림이 먹고 싶어졌어. 저기, 없어? 나무 열매나 열매를 설탕이나 꿀에 묻힌 것 뿐인, 시든 과자 뿐이라면 질렸는데.

 

목도리를 두른 여성: 죄, 죄송합니다만……. 슈크림이란?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단 음식은 거의 먹어본 적도 없고, 저희도 지식 부족이라…….

 

오웬: 그러면 내 말대로 만들어.

 

마을 사람들: 에.

 

오웬: 바삭바삭한 얇은 피부에, 달콤한 고름이 충분히 담겨 있는 것 같은 과자야. 아마도 구워서 만드는 거.

 

오웬: 껍질에는 견과류를 반죽하면 고소해지고 좋아. 자갈을 씹는 기분이 들어서 재미도 있고.

 

목도리를 두른 여성: 얇은 피부에, 달콤한 고름……. 자갈…….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마,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는? 마을의 비축에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오웬: 모르지. 뭔가 그럴 듯한 걸로 만들어. 우리 요리사는 항상 그렇게 해.

 

브래들리: 너의 요리사가 아니잖아. 그 설명으로 제대로 만들 수 있기는 해?

 

오웬: 글쎄. 자, 빨리 만들어.

 

목도리를 두른 여성: 그, 그러면 창고에 다녀오겠습니다. 마법사님도 만약 슈리스 님을 보신다면 마음이 뺏기지 않으시길.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물가를 지나갈 때는 부디 조심하세요. 

 

브래들리: 하……. 네 녀석, 아까부터 누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지 아는 거냐?

 

오웬: 물놀이를 좋아하는 환수 같은 것보다 훨씬 위험한 놈이 네 눈앞에 있잖아.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죄, 죄송합니다! 물론, 마법사님을 얕본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브래들리: 흥. 너는 네 목숨 걱정이나 해. 야, 술이 부족하다.

 

후드를 뒤집어 쓴 남성: 네, 네!

 

목도리를 두른 여성: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짧은 머리의 남성: 마법사님. 따뜻한 물은 어떠신가요?

 

피가로: 딱 좋아.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다니, 특이한 문화지. 거기는 어때?

 

레녹스: 네. 기분이 좋아요. 양들도 기뻐하고 있고요.

 

레녹스: 떠 있는 꽃도 향기가 좋아서, 몸 속부터 따뜻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피가로: 몸의 상태는 마법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자연으로 몸을 가꾸는 것도 나쁘지 않네.

 

짧은 머리의 남성: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입니다……. 저기…… 혹시 괜찮으시다면 몸이 따뜻해진 상태에서 어깨라도 주물러 드릴까요?

 

피가로: 좋네. 그러면 부탁해볼까.

 

피가로: 아…… 거기, 뻐근하단 말이지. 레노는 안해도 괜찮아?

 

레녹스: 네. 양들이 탕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피가로: 발밑이라도 풀어주면 되는데. 그러면 양을 따뜻한 물에 넣으면서도 할 수 있잖아.

 

레녹스: 하지만…….

 

짧은 머리의 남성: 마법사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부디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오늘은 성심성의껏 마법사님들에게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리하게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만…….

 

피가로: 봐, 그도 이렇게 말하고 있어. 솔직하게 받아주는게 친절한 거야. 

 

레녹스: ……그런 거라면, 조금만.

 

짧은 머리의 남성: 네 ……!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아프시다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레녹스: 몸은 튼튼한 편이니 그냥 해줘도 상관없어.

 

짧은 머리의 남성: 그, 그러면……. 발끝부터 순서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레녹스: 아아……. 확실히 기분이 좋네. 서서히 효과가 있어.  

 

짧은 머리의 남성: 아프지는 않나요?

 

레녹스: 아아. 조금 더 힘을 줘도 될 정도야.

 

피가로: 거기는 아파! 라고 비명이 나오는 부분 아니야? 정말 건강한 몸이네.

 

레녹스: 옛날부터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몸을 사용하는 것이 특기였으니까요…….  피가로 선생님도 부탁하는게 어떤가요?

 

피가로: 나도?

 

짧은 머리의 남성: 실례하겠습니다……. 세기는 어느 정도로 해드릴까요?

 

피가로: 그럼…… 일단 나도 그와 같은 정도로. 딱 좋아 보였고.

 

짧은 머리의 남성: 알겠습니다. 그러면…….

 

피가로: ……에, 우와. 잠깐 기다려봐. 아파! 아야야야!

 

레녹스: 무슨 일이신가요,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무슨 일이신가요, 가 아니야. 맹렬하게 아프잖아.

 

레녹스: 근육이 단단해지고 있는 거예요. 역시 가끔은 마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몸을 사용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피가로: 그렇다고 해도 이미 버릇이 들어있고. 아야야……. 너, 너. 이제 됐어.

 

짧은 머리의 남성: 네…….

 

레녹스: 하지만…… 여기는 상당히 기후가 온화하네요. 산바람을 받기 쉬울 것 같은데, 날씨도 거칠지 않고요.

 

피가로: 뒤엉킨 산맥 안에 있으니까. 바위 표면이 바람을 막아주고 있는 거겠지. 산에서 오는 바람에 조금 달라진 기색은 있지만 …… 국경이 가까우니까 다른 나라의 정령의 기운이 섞여있는 건가? 만약 북쪽 나라와 다른 나라가 왕래할 수있는 길이 개척된다면, 관광지가 될지도 모르겠네.

 

레녹스: 좋은 환경이네요. 저도 옛날에 이 땅을 찾아온 적이 있어서…….

 

짧은 머리의 남성: 그런, 가요……? 마법사님께서 일부러 이런 시골에…….

 

레녹스: 옛날에 여행을 했을 때 샘에 대한 소문을 들었거든. 큰 부상을 입은 채 행방이 묘연해진 지인을 찾고 있었으니까…… 혹시 이곳에 온 것이 아닐까 하고. 그때는 나도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었으니까.

 

피가로: …….

 

레녹스: 다만, 역시 몸 하나로는 북쪽 나라의 산맥을 넘을 수 없어서 말이야. 중앙의 나라와 가까운 북쪽 나라의 토지까지가 한계였어. 거기에 갈 때 거센 눈보라나 환각,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만들어낸 꾸며낸 이야기…….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도착하지는 못했지.

 

짧은 머리의 남성: 북쪽 나라로 오는 것은 인간에게는 지극히 곤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마법사님이라도 결사의 각오가 없다면 넘을 수 없는 것이군요.

 

레녹스: 아아. 하지만 그때 찾아냈어도 이렇게 편히 쉴 수는 없었을 거야. 내 몸보다 치유해드리고 싶은 분을 모시지 못한 채였으니까. 

 

짧은 머리의 남성: 그런 거라면, 부디……. 언젠가 그 분도 데리고 와주세요.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 일행이라면,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피가로 / 레녹스: …….

 

짧은 머리의 남성: 죄, 죄송합니다! 뭔가 실례되는 말씀이었을까요……?

 

레녹스: 아니……. 그렇네. 언젠가 모시고 올게. 오늘 이렇게 대접받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도 하고 싶고.

 

피가로: 뭐라고 할까…… 몸도 마음도 닳는 땅인데, 너희들은 꽤 따뜻하구나. 아무리 그나마 살기 좋은 땅이라고 해도 비축도 풍부하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짧은 머리의 남성: 저희들의 인품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가호를 믿고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이 땅에서도 마음이 풍요롭게 있을 수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피가로: ……그래. 여기는 좋은 마을이네. 

 

짧은 머리의 남성: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왼쪽 다리를 실례하겠습니다.

 

피가로: 에, 그건 이제 됐어. 아까로 충분…… 아파!

 

레녹스: 괜찮으세요?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괜찮을 것 같냐. 너, 나는 진짜 됐으니까 레노에게 계속 해 줘.

 

짧은 머리의 남성: 아, 알겠습니다…….

 

레녹스: 조금만 더 버텼다면 기분이 좋아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건, 풀리면 근육이 익숙해져서…… ……!

 

피가로: 응?

 

레녹스: ……네. 풀리는 것으로 근육이 익숙해져 가는 것이겠지요.

 

피가로: 아니아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 짓지 마. 지금 아파했지?

 

레녹스: 조금…….

 

피가로: 헤에……. 모처럼이니까 제대로 풀고 가. 자, 이 근처를 다시 한 번…….

 

레녹스: 아, 잠깐, 피가로 선생님……!

 

 

 

 

 

 

 

오즈: …….

 

카인: 오즈. 왜 그래?

 

오즈: ……묘한 바람이다. 정령들이 남몰래 술렁이고 있어.

 

카인: ……위험한 기색인가?

 

오즈: 아니. 하지만 그 고장의 풍향이 복잡해. 여러가지 낌새가 뒤섞여 출처도 읽기어렵다.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은…….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그러면 마법사님, 소매를 이쪽으로…….

 

오즈: 됐다. 스스로 갈아입을 수 있어.

 

밝은 머리의 남성: 그쪽의 붉은 머리의 마법사님은, 손톱을 정돈해 드리겠습니다…….   

 

카인: 아아, 신경쓰지 말아줘. 화장까지 해주고…….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하지만 젊은 분일수록 자신을 숨길 정도로 화려하게 차려입어야 합니다.

 

밝은 머리의 남성: 네. 젊은 영혼은 사후세계로 끌려가기 쉽거든요.

 

오즈: 스노우와 화이트도 화장을 했던데.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그건 두 분께서 원하셨습니다. 게다가 두 분은 젊게 보이시니까…….

 

오즈: 저 모습이……?

 

카인: 으음 ……. 뭔가 눈이 가려운데.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아아, 눈가의 칠이 무너져 버려요.

 

밝은 머리의 남성: 브러시로 수정하겠습니다. 가려운 건 이 근처인가요?

 

카인: 으음, 조금 더 오른쪽……. 아, 너무갔어. 코도 간질간질해서……. ……엣취!

 

카인: 후우……. 너희들, 입을 것까지 준비해주고 여러 가지 챙겨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제부터 축제를 시작하잖아? 준비가 있을 테고, 우리에게 계속 신경쓰지 않아도…….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하지만…….

 

밝은 머리의 남성: 그러면…….

 

카인: 이런.

 

어린 소녀: ……죄, 죄송합니다…….  

 

밝은 머리의 남성: 바보 녀석! 마법사님의 등에 부딪히다니, 이럴 수가……!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다치셨나요? 옷은 더러워지지 않으셨나요?

 

카인: 아, 아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아가씨는? 괜찮나?

 

어린 소녀: ……으.

 

오즈: …….

 

카인: 하하, 오즈 뒤에 숨었네. 그렇게 겁먹지 않아도 나는 화나지 않았어. 장식을 가져다 준 거지? 고마워.

 

어린 소녀: ……아, 그게…….

 

후드를 뒤집어 쓴 여성: 이 아이도 참……. 죄송합니다. 제대로 사과도 전하지 못하고.

 

밝은 머리의 남성: 당신들처럼 젊고 아름다운 분은 드물기 때문에, 아이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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