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받는 입장을 체험하고 1화
주민들: 현자님, 레녹스 님. 어떤 요청이든 말씀해 주세요. 부디 사양하지 마시고, 저희들에게 대접의 기회를…….
아, 저기…….
레녹스: 이건 대체 어떻게 해야…….
밤새 마을을 레녹스와 산책하고 있었을 때 우리는 어느새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레녹스: 마음은 기쁘지만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이미 아까 충분히 대접을 받았으니까.
네. 그러니까 여러분도 평소대로 있어주세요.
주민들: 그렇지 않습니다. 두 분은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 일행. 저희도 좀 더 대접하지 않으면…….
사양하지만 주민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으음, 곤란하네. 정말 괜찮은데…….)
스노우: ……그럼, 샘물에 어울리는 소중한 식사를 준비해 달라고 하지.
……! 스노우!
스노우: 그리고 현자에게는 술이 아닌 음료를. 마을에 사는 그대들이라면 실수하지 않겠지?
스노우는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부탁하는 것에 일절 주저함이 없으며 당당한 행동에 숨을 삼킨다.
주민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죠!
불안해하던 주민들은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바로 준비를 하러 간다.
레녹스: 감사합니다, 스노우 님.
모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었어요.
스노우: 호호호, 고맙다는 말은 필요없네. 나는 언제나처럼 주민들을 대했을 뿐.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겠지. 오늘쯤은 나처럼 공경받는 입장을 누려보면 어떤가?
레녹스: 누림인가요?
저기……. 애초에 제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스노우처럼 당당하게 굴어도 되는 걸까요?
스노우: 물론. 오히려 안도할 것일세. 이곳은 양육강식의 북쪽의 나라. 강자에게는 강자의, 약자에게는 약자의 방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경의를 표하고 무언가를 바치면서 강자의 비호를 얻으려는 것이지.
경의와 헌신으로 비호를…….
스노우: 내가 부탁했을 때 그들은 안도하고 있지 않았는가. 그게 증거일세. 그것이 아득한 옛날부터 계속되는 북쪽 나라의 도리이기도 하다.
(대단하네……. 신분차가 당연하고 비호를 계속 요구받아 온 사람의 시점이야.)
스노우: 자, 어떤가. 그대들도 이 입장을 맛보지 않겠는가?
레녹스: ……알겠습니다. 그 편이 마을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해볼게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조심하면 좋을까요?
스노우: 그건 나에게 맡겨주게나. 지금부터는 특별 수업이군.
스노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우리의 귀에 얼굴을 갖다댄다.
스노우: 이따가 주민들이 음식을 가져올때…….
공경받는 입장을 체험하고 2화
이윽고 주민들은 김이 나는 식사를 날라왔다. 우리 셋은 안내된 자리에 걸터앉는다.
스노우: 오오. 이 마을의 식사는 정말이지 식욕을 돋우는 향이로군.
네! 보글보글 끓어서 너무 맛있어 보이는 수프예요.
레녹스: 이런 설산 속에서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군요.
검은 머리의 주민: 여러분, 부디 사양하지 말고 드셔주세요. 식사하시는 동안 저희는 이쪽을……. 너희들, 부탁해.
주민들: 네.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레녹스 / 현자: !
갑자기 큰 새의 날개를 가진 주민이 우리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그 날개로 우리에게 산들바람을 보내기 시작했다.
스노우: 호호호, 역시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군.
정말이다……. 아까 스노우가 말해준 대로 식사 중에도 저희를 대접해 주는군요. 게다가 절묘하게…….
레녹스: 이게 원래 마을에 전해지는 풍습인가요?
스노우: 아니, 이 관습의 발단은 나일세. 예전에 가끔 찾아오는 나를 대접하려고 했다가…… 따뜻한 수프를 먹은 내가 이렇게 말해버린 걸세. '아뜨거!' 라고.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파랗게 질려 땅에 머리를 문지르며 필사적으로 날개로 바람을 날리기 시작했다…… 라는 것.
그, 그런 일이 ……. 하지만 마음은 알 것 같네요. 굉장히 높은 사람을 화상에 입힌다면 저도 많이 초조할 것 같고요.
레녹스: 하지만 스노우 님들이 예전에 마을을 방문한 것은 백여 년 전이라고 하셨죠. 그 교훈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건가요?
스노우: 그것이 인간의 지혜인 것이지. 당시 마을 사람들은 엉뚱한 결례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결례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대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걸세.
(그만큼 마을 사람들이 스노우로부터의 비호를 잃지 않도록 필사적이었다는 것이구나……. )
스노우: 자, 화제가 조금 빗나갔군. 특별 수업 이야기로 돌아가지. 첫 번째 과제는 이 바람을 받으며 평정을 유지하고 식사를 마치는 것. 할 수 있겠나?
레녹스: 네. 그렇지만 약간 민망하다고 해야 하나, 죄송하네요…….
저도……. 왠지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요.
스노우: 호호호, 사랑스러운 반응이군. 하지만 이건 아직 초급. 우선 대접을 누리게나. 그 자체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어떻게든 식사를 마친 뒤에도 대접은 계속된다. 스노우의 특별 수업 상급편도 무사히 클리어한 후…….
주민들: 더 필요하신 것은 없으신가요? 용무가 있다면 뭐든지…….
스노우: 됐네. 그대들의 정중한 배려는 전해졌다. 이제부터 우리는 물을 보면서 지내고 싶군. 잠깐 자리를 비켜주지 않겠나.
주민들: 알겠습니다. 그러면, 부디 느긋하게…….
스노우: 자, 이 마을에서의 수업은 어떘나?
공경받는 입장을 체험하고 3화
레녹스: 흔치 않은 경험이었네요. 하지만 저에게는 역시…… 간지럽다고 해야 하나. 남쪽 나라에서는 서로 의지하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물건을 옮기거나 집을 고치 때 저희는 솔선수범해서 마법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모두를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팽팽히 버티는 건 긴장되네요.
저도요. 어렸을 때는 왕 대접을 받는 것을 동경했던 것도 같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조금…… 쓸쓸했을지도 몰라요.
스노우: 호오? 그건 어째서이지.
그게, 마을 사람들은 저희의 희망을 무엇이든 이루려고 해줬는데…… 분명 '너와 친구가 되고 싶다' 라는 부탁만은 사양할 것 같아서. 그런 벽 같은 것을 느껴버려서…… 어쩌면 제 추측일지도 모르지만요.
스노우: ……아니, 추측 같은게 아닐세. 확실히 현자의 말대로 이 나라에서는 우리 쪽에서 친하게 지내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서워하지. 그렇게 되면 우리도 조금 귀찮아진다.
스노우는 남은 술잔에 입을 대고 주민들이 떠난 방향을 쳐다봤다.
스노우: 우리는 사람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네. 하지만 너무 거리를 둬도 외롭다. 그 자들은 그 자들의 사정으로 접근을 했고, 우리도 우리의 사정으로 상대를 하지. 편리한 관계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는 쓴웃음과 함께 술을 다 마신다. 유리잔에 남은 얼음 한 조각이 어딘가 허망한 소리를 냈다.
스노우: 미안하군. 두 사람에게는 시시한 이야기였지.
레녹스: 아니요. 저는 스노우 님만큼 오래 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각자의 소원이나 욕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소원은 생기고, 그 소원이 서로 부딪힌다. 모두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저도 아까 친구가 되고 싶다는 부탁은 사양할까 싶었는데요, 그 소원은 포기하지 않고 상대방과 조금씩 친해지고 싶어요.
스노우: ……그대들처럼 정면으로 우리를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를 향한 그 눈빛이, 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가……. 후암.
스노우: ……쿨.
(에, 스노우의 머리가 내 어깨에!?)
으음, 이건……. 잠들어 버린 걸까요?
레녹스: 취기가 돌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디 누울 수 있는 곳이 없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스노우: 쿨, 쿨…….
(만약 내가 북쪽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가까이서 스노우의 얼굴을 보거나 말을 할 수 없었겠지 …….)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그의 옆에 있을 수 있기에 어깨 너머로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가루눈을 머금고 있는 바람이 조용히 스노우의 속눈썹을 흔든다. 나는 잠시 이 시간을 조용히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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