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October 20, 2020
10月23日(金)18:00よりイベント「黒猫と魔法使いのワルツ」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ミスラ・オーエン・ファウスト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紫の帽子とオレンジの夜と黒猫の館へ、ようこそ。 #まほやく pic.twitter.com/TxZMmXuQ3h
10월 23일 18:00부터「검은 고양이와 마법사의 왈츠」를 개최예정! 가챠에는 SSR 미스라・오웬・파우스트의 카드가 기간한정으로 등장🧙♀️
――그것을 한 입 입에 넣은 사람은, 두 번 다시 깨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기적의 캔디 애플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마법사들이 찾은 기묘한 관. 거기서 열리는 것은 해골과 망령이 춤추는 기묘한 무도회.
보라색 모자와 오렌지색 밤과 검은 고양이의 관에 어서오세요.
1화
'거대한 재앙' 의 내습 이후, 검은 그림자가 밤마다 거리에 나타나 아이들을 휩쓸고 가는 기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보고를 받고 나는 동쪽 마법사들과 함께 조사를 위해 동쪽 나라의 작은 거리를 방문했었다.
영주님 말씀에 의하면, 어젯밤에도 이 자리에서 여자 아이가 혼자 사라져 버렸대요.
네로: 아이를 납치하다니, 그 그림자는 어지간히도 악취미군.
히스클리프: 분명 납치당한 아이들의 가족들도 많이 불안해 할거야. 빨리 도와주지 않으면…….
시노: 안심해 히스. 내가 다 구해내겠어.
파우스트: 현자. 또 무슨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만 동쪽의 나라는 마법사를 경멸하는 인간이 많아. 도와준다면 고맙겠어.
물론이죠! 그럼 바로 탐문하러…….
미스라: 찾고 있었어요, 현자님.
낯익은 목소리에 돌아보니 거기에는 나른한 모습의 미스라가 있었다.
미스라. 어째서 여기에…….
미스라: 당신에게 급한 볼일이 있어서요. 그렇지 않았다면 일부러 여기까지 오지 않았죠.
급한 볼일?
미스라: 네. 제가 잠들기 위해서 당신의 손을 빌려주세요.
……에?
미스라: 못 들으셨나요. 뭐, 상관없어요. 지금 당장 돌아가죠.
에에?!
미스라는 '거대한 재앙' 에 의해 입게 된 기묘한 상처로 잠을 잘 수가 없다. 아직까지는 기묘한 상처의 치료법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몸에 닿으면 가끔 잠을 잘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동안에도 여러 번 협력했다.
미스라: 하아……. 이제 슬슬 졸음이 밀려와요.
(확실히 엄청 졸려보여. 하지만 지금은 의뢰를 우선시 하지 않으면……)
미스라, 죄송해요. 지금부터 거리의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는 이변을 조사해야 하거든요. 이 이변이 해결되면 미스라가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줄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미스라: 싫은데요. 애초에 당신이 있든 없든 변함 없잖아요.
아니, 이번에는 그럴 수도 없고…….
미스라: 그럼 지금 당장 이 거리를 마법으로 없애버리죠. 그럼 다 해결이잖아요. 잘됐네요, 현자님.
(또 다른 대사건이……!)
화이트: 여기에 있었나! 찾고 있었네, 미스라.
화이트? 스노우도?
스노우: 정말이지, 갑자기 사라지다니. 찾느라고 애먹었다.
화이트: 자 오즈. 미스라를 붙잡는 게야!
오즈: 나를 말려들게 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스노우 / 화이트: 오즈쨩 빨리!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주문을 외우는 동시에 눈부신 섬광이 미스라의 몸을 감쌌다. 눈이 아찔해질 것 같아서 반사적으로 눈을 감는다. 다시 내가 눈을 떴을 때에는 미스라는 축 늘어진 모습으로 땅에 엎드려 있었다.
미스라: 윽…….
괘, 괜찮나요 미스라.
(저 미스라가 일격에 움직일 수 없게 되다니, 오즈의 마법은 정말 무섭네……)
화이트: 현자, 그리고 동쪽의 마법사들이여. 방해를 해서 미안했구나. 미스라는 우리가 데리고 갈테니 안심하게나.
오즈: 너희들은 해야 할 일을 해라.
스노우: 자, 가자 미스라. 마법관에 돌아가면 설교일세!
사라졌다…….
히스클리프: 폭풍이 온 것 같았네요……. 현자님, 다치신 곳은 없나요?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지만 미스라가 걱정이네요.
히스클리프: 생각해보면 정말 힘든 일이죠. 계속 잠을 못 자다니…….
네로: 그것보다 나는 뒷일이 걱정이야. 상당히 초조했던 것 같고. 우리가 돌아갈 때 쯤이면 미스라의 기분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파우스트: ……미스라의 일도 신경 쓰이지만 지금은 눈앞의 사건에 대해 생각하지.
시노: 아아. 빨리 가자. 나는 토벌이 하고 싶어.
동쪽의 마법사들의 활약 덕분에 납치된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발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빨리 마법관으로 돌아온 나는 빠른 걸음으로 미스라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데리러 와줬는데 억지로 보내버렸고……. 제대로 사과해야지)
미스라, 있나요? 아키라예요.
(……답이 없어. 문이 조금 열려있어서 방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부탁이에요, 미스라…….
미스라: …….
저기…… 오늘은 동쪽 나라까지 와주셨는데 같이 못 가서 죄송해요. 그런데 이제 사건은 해결 되었으니까 괜찮다면 지금부터 미스라가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줘도 되나요?
미스라: 됐어요. 저는 이제 당신에게 의지하지 않을거니까요. 자력으로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에? 혹시 기묘한 상처의 치료법을 알게 되었나요?
미스라: 하아? 쉽게 알 리가 없잖아요.
죄, 죄송합니다. 그래도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데 미스라가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이라니....
졸음 탓인지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미스라는 낡은 책을 왼손에 펼쳐든 채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미스라: '아르시무'
갑자기 무슨…… 우와아아아아아!?
2화
주문과 동시에 바닥의 마법진에서 나온 것은 보건실에 있는 표본으로만 볼 수 있는 해골이었다. 게다가 두 구가 아니야.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면서 뒤따라 나오더니 미스라를 에워싸듯 선 해골은 모두 열두 구나 되었다. 공포영화보다도 무서운 광경이다.
(미스라의 방 때문에 더 무서워……!)
미스라: 다음은, 금과 은의 머리의 소년……. '아르시무'
아서 / 히스클리프: 우왓……!
아서랑 히스!
아서: 현자님……. 여기는 미스라의 방인가요? 히스클리프도 어째서 이런 곳에.
히스클리프: 저도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강한 마력에 이끌려…… 우와앗! 뭐, 뭐야 이 해골들……?!
미스라가 두 사람을 부른건가요? 하지만, 왜 갑자기…….
물어봐도 미스라는 우리 쪽을 돌아보지도 않는다.
미스라: 음악가와 요리사와 망령……. '아르시무'
라스티카 / 화이트 / 네로: 우왓?!
라스티카: 이런? 클로에와 다과회를 하고 있었는데, 길을 잃어버렸나?
네로: 뭐야 도대체……. 켁, 여기 미스라의 방?
화이트: 무무무. 설교가 부족했던 모양이구먼.
라스티카: 안녕하세요, 현자님. 이렇게 열정적인 초대를 받은 건 처음이에요. 누구의 파티일까요.
에 그러니까, 파티라고나 할까 미스라가……. 저도 뭐라고 설명을 해야 좋을지…….
미스라: 보라색? 모자? 글씨가 희미해서 읽기 어렵네.... 이걸로 됐나. '아르시무'
파우스트: ……무슨?!
파우스트!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 마저…….
파우스트: 도대체 뭐야. 이 사람이 많은 방은.
잘 모르겠지만 미스라가 주문을 외울 때 마다 모두가 불려지는 것 같아서…….
미스라: 오렌지색의 눈? 밤? ……이거인가. '아르시무'
오웬: 하? 뭐야 여기.
라스티카: 안녕, 오웬. 미스라가 우리를 마법으로 파티에 초대해준거야.
오웬: ……헤에. 그러면 내 케르베로스도 파티에 참석하게 해줄까? 저기, 미스라. 어디서부터 물어뜯기고 싶어? 머리든 발이든 원하는 곳을 고르게 해줄게.
미스라: 개 얘기 따윈 어찌되든 상관없어요. 그것보다 오웬. 당신 수확제의 캔디 애플 좋아하죠.
오웬: ……캔디 애플이란, 심장 같은 과일에 걸쭉하게 녹은 단 걸 뿌린 거?
미스라: 아마도 그거에요. 여태껏 당신이 먹어본 적이 없는 특별한 달콤한 캔디 애플을 대접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좀 어울려 주세요.
캔디 애플……?
네로: 사과에 녹인 사탕이나 시럽이 올라간 과자 말이야.
(과연. 링고아메 같은 건가?)
오웬: ……좋아. 대신 달지 않으면 케르베로스의 먹이로 줄거야.
미스라: '아르시무'
(앗, 공간의 문이……)
미스라: 자, 빨리 들어가주세요.
파우스트: 어이, 밀지 마 미스라! 제대로 설명을…….
화이트: 이봐, 미스라!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셈이냐!
미스라: 가면 알아요.
라스티카: 분명 즐거운 장소겠죠. 떠들썩한 파티가 될 것 같아서 기쁘네.
미스라의 방에 모인 마법사들은 공간의 문으로 쑥쑥 밀어넣어지고 말았다. 열두 구의 해골들도 제 발로 걸어 그들을 따라간다.
미스라…….
미스라: 뭔가요. 현자님은 필요 없어요.
그대로 나를 외면하고 공간의 문으로 들어가 버린다. 문 앞에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몰라. 어둠운 방에 남겨진 것 같은 작은 불안이 가슴을 스친다.
(모두가 불려간 것은 아까 미스라가 말했던 잠자는 방법과 관계 있는걸 지도 몰라. 내가 그때 미스라를 재워주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순간 손을 뻗어 나는 미스라의 손을 잡았다.
기다려주세요. 저도 갈게요!
문을 빠져나와 펼쳐져 있던 것은 하늘을 뒤덮는 흐릿한 회색 구름과 커다란 양옥이었다. 원래는 분명 훌륭한 관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이곳저곳 갈라진 지금의 모습은 섬뜩한 폐허로만 보인다.
아서: 현자님, 괜찮으신가요?
아, 네. 하지만 여기는…….
아서: 아쉽게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큰 관으로 보입니다만…….
히스클리프: 저 관, 뭔가 무서운 분위기네요. 기분 나빠…….
오웬: ……왓!!
히스클리프: 우왓?! 오, 오웬……!
오웬: 아하하, 재밌어.
파우스트: 히스. 오웬에게 가까이 가지 마. 그리고 아서와 현자도. 너무 나에게서 떠나지 말고.
네로: 자. 현자씨, 이쪽으로.
네, 네. 알겠어요.
화이트: 가보면 알 수 있다고 했었지만, 이 장소는 나도 본 기억이 없어. 미스라여, 도대체 우리를 어디로 데려온겐가?
미스라: '보라색 모자와 오렌지색 밤과 검은 고양이의 관' 이에요. 당신도 들어본 적은 있잖아요.
화이트: '보라색 모자와 오렌지색 밤과 검은 고양이의 관'......? 설마 실존하고 있었을 줄은…….
화이트는 이곳에 대해 알고 있나요?
화이트: 뭐, 소문만 들은 정도지만 말일세. 이 관에는 약간의 일화가 있어서…….
3화
나를 안심시키듯이 상냥하게 미소짓고, 화이트는 어린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화이트: ……옛날 옛적에, '보라색 모자와 오렌지색 밤과 검은 고양이의 관' 에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13자매가 있었네. 딸들에게는 어려서부터 꿈이 있었다. 무도회에서 자신의 운명의 상대와 만나 춤을 추겠다는 귀여운 꿈 말일세.
화이트: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교의 장에 나갔는데 부끄럼 많은 딸들은 항상 구석에 숨어다녔지. 마치 달빛에 가려지는 작은 별빛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슬픔에 잠긴 딸들은 훌륭한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관에서만 살았다더군. 결국 딸들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지 못한 채, 아무도 춤에 초대받지 못한 채 초췌해져 죽고 말았네.
히스클리프: 뭐랄까,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라스티카: 그러게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말을 걸었을텐데.
오웬: 동화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그것보다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 어쩔 셈?
파우스트: 미스라. 이제 설명 좀 해주지 않겠나.
미스라: 살해당하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세요. 이 얘기는 더 이어지거든요. 화이트, 그들에게 말해주세요. 자, 빨리.
화이트: 정말이지, 졸음 때문에 꽤나 초조한 것 같군. 뭐, 좋아. 말해주겠네.
화이트: 죽은 딸들의 막내 여동생은 마녀라고 들었었다. 그 아가씨는 가장 수줍음이 많아서 누구 하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 관에서 무도회를 열고, 열세 번째 딸의 망령을 발견해 마음을 채운 그녀의 운명의 상대만이 그 상을 받을 수 있다, 라는 것이 이 관의 일화구먼.
미스라: 이 책에 써져있는 대로에요. 화이트도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는 믿을 수 있겠네....
저기, 상이란 뭔가요……?
미스라: 그러고보니 현자님도 따라왔었죠. 낮에는 그렇게 바쁜 것 같았는데, 한가해지셨나요.
작게 한숨을 쉬면서 미스라치고는 드물게 비꼬는 듯한 눈길을 내게 돌렸다.
파우스트: 미스라, 현자에게 시비 걸지 마. 우리도 뭘 해야 할지 모르니 제대로 사정을 알려줘.
미스라: ……깊은 잠에 빠진다고 하는 '기적의 캔디애플' 이에요. 전 기묘한 상처 때문에 뭘 해도 어떤 마법을 걸어도 절대 잠들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것을 한 입 먹으면 두 번 다시 깨어날 일은 없다. 아무리 강한 마력을 가진 자라도 그 잠에서는 항거해야한다며 일컬어지는 물건이에요.
아서: 과연. 확실히 그만큼의 일화가 있다면 미스라에게도 효과가 있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협력하지. 그 기적의 캔디 애플로 미스라가 잠을 잘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스티카: 우리들은 수줍음 많은 아가씨를 찾아내서 무도회에 초대하면 되는거지.
파우스트: 하지만 왜 우리들을……?
히스클리프: 저 해골들은 뭐지?
미스라는 손에 듥고 있던 낡은 책들을 읽어 내려간 뒤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미스라: 13번째 딸의 망령을 불러내기 위한 무도회를 열려면 이 관에서 몇 가지 귀찮은 절차를 밟아야 하거든요. 당신들은 제가 시키는대로 해주세요.
라스티카: 뭔가 신기한 무도회네. 후후, 참여하는게 기대돼.
히스클리프: 사실 뭘 해야 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저도 도와드릴게요…….
네로: 나는 무도회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인데……. 쓸모가 있으려나.
파우스트: 글쎄. 하지만 섣불리 맞서는 것보다는 빨리 기적의 캔디 애플을 손에 넣고 돌아가는 게 더 빠를거야.
화이트: 파우스트의 말대로일세. 미스라의 기분을 상하지 않는게 좋다. 무사히 마법관으로 돌아가고 싶으니까.
파우스트: 알고 있어. 만약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자들은 지킬 거야.
오웬: 상냥한 상냥한 파우스트 선생님은 약한 애들을 지키느라 힘들어 보이네. 저기, 나도 도와줄까?
파우스트: 필요 없어. 그리고 난 별로 착하지 않아. 도와줄까 하며 제안한 너의 편이 훨씬 상냥해.
오웬: ……하? 나도 상냥하지 않거든. 그럼 안 도와줘.
파우스트: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오웬: ……?
미스라: 자, 빨리 시작하죠. 우선 문을 열기 위해서는 13구의 해골을 관 앞에 일렬로 늘어놓고....... 어라, 12구 밖에 없어?
해골은 처음부터 12구 였는데요.
미스라: 하아? 13명의 딸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수가 부족하잖아요.
죄, 죄송해요…….
미스라: 어쩔 수 없네. 현자님, 당신이 13번째 해골이 되어주세요.
13번째? 설마, 죽은 척하라는 거예요?
미스라: 맞아요. 몇 번이고 말하게 하지 마세요.
……알겠어요. 죽은 척은 처음 해보는데 열심히 해볼게요.
(모두가 여기에 끌려온 건 내 책임이기도 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협력하자.)
미스라: 오웬. 당신은 많이 죽어봤고 죽은 척 하는 법도 자세히 알고 있잖아요. 이 사람에게 알려주세요.
오웬: 몰라. 죽는 건 잘하는데 죽은 척은 안해봤어.
미스라: 하아……. 이대로라면 달콤한 캔디 애플은 구할 수 없는데요. 당신 그걸로 괜찮겠어요?
오웬: ……죽은 사람인 척을 하고 싶으면 숨을 멈추면 되는 거 아니야? 죽은 놈들은 대부분 숨을 안 쉬고.
미스라: 그럼 그걸로.
지시가 엉성해……!
4화
미스라: '아르시무'
미스라가 주문을 외우자 해골들이 쭉 일렬로 섰다.
(어라? 저 시트는……)
어디선가 내려온 12장의 새하얀 시트가 해골 12구 앞에 늘어선다. 그것은 마치 누가 시트를 뒤집어쓴 것 같은 할로윈 분장 같았다. 하지만 펄럭펄럭 춤추는 천의 끝에서는 보통이라면 보여야 할 발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건 진짜……)
해골들을 앞에 두고 모든 시트들이 전부 쭈뼛쭈뼛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귀여운 광경에 조금씩 두려움도 사라져 갔다.
히스클리프: 저 시트의 귀신들……. 저것이 아까 들었던 이 관의 부끄러움을 잘 타는 아가씨일까?
라스티카: 얼굴을 푹 가려버리다니 정말 수줍음이 많구나. 마치 신부의 베일 같아.
오웬: 하지만 아직 부족해. 딸은 13명 있을 텐데 시트는 12장 밖에 없어. 봐, 미스라. 누구 앞에만 그게 없어. 분명 아직 죽은 사람의 척이 태도가 불완전한거야.
미스라: 역시 진짜 시체로 해서 조종하는 게 빠를 수도 있겠네요.
(그, 그것만큼은……!)
내가 부담감에 떠는 동안 해골들은 우아하게 허리를 꺾더니 부드러운 몸짓으로 앞에 있는 시트에 손을 내밀었다. 애태울 것도, 재촉할 것도 없는 차분한 신사의 몸짓이다. 아무래도 해골들은 딸들을 에스코트 하기 위해 소환된 것 같다.
(대단해. 움직이는 방법이 나와는 전혀 달라. 세련되었다고나 할까……)
쏟아지는 꾐에 잠시 머뭇거리던 시트들도 해골에 닿도록 절을 하고 있다.
파우스트: 대단하네, 저 해골들. 움직이는 방식이 꽤 세련되어 있어. 매너 같은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우게 한 거야?
미스라: 성실한 신사로 유명했었던 것 같으니까, 생전의 기억 아니겠어요? 저건 중앙 나라의 기사들이거든요.
파우스트: 너, 기사의 무덤을 파헤친 건가……?!
아서: 무슨 짓을....
네로: 선생도 왕자 씨도 하고 싶은 말은 알겠지만 여기는 조금 참아봐, 응?
아서 / 파우스트: …….
이윽고 12명의 시트가 모두 해골과 맞붙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앞에는 아무도 없다.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라서 안되는 걸까. 이대로라면 의식이 실패로……)
박쥐: 키이, 키이!
(우왓! 박쥐?)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박쥐는 우리의 주위를 날기 시작했다.
히스클리프: 도대체 어디서 온거지……?
네로: 의식 중에 물을 끼얹으면 미스라에게 죽을 지도 몰라. 쫓아버리는 게 나을 지도.
이쪽을 보면서 날아다니는 모습은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지켜보는 것 같기도 하다.
오웬: 저건 박쥐가 아니야. 말이 안 통해.
화이트: 흠. 확실히 좀 이상한 기색을 하고 있군. 그대의 주인은 누구냐.
화이트가 말을 걸자 박쥐는 놀란 듯이 높이 날아올라 그대로 흐린 하늘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뭐였었지……. 에?!)
그 순간, 내 앞에 누군가가 왔다. 시트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데 누군가의 기척이 분명 있어.
(혹시 이것이 13번째 딸……? 일단 방금 해골들이 한 것처럼 에스코트 해보자. 어드바이스대로 숨을 멈추고……)
허리를 꺾어 조심조심 손을 내밀면 무언가가 손가락 끝에 움찔 닿는다. 조금 서늘한 온도가 전해져 온다.
(눈앞에 딸이 있는 걸 제대로 이미지하고. 손을 잡으며 가슴을 펴고 당당히……)
내가 똑바로 앞을 응시함과 동시에 덜커덩하고 문쪽에서 열쇠가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화이트: ……문이 열렸다, 는 것은 의식은 잘 풀린 거겠지. 아무래도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네.
저, 정말인가요……?! 다행이다…….
(아, 방금까지 눈앞에 있던 기척이 사라졌어……)
아서: 현자님, 안색이 안 좋으신데 괜찮으신가요?
괜찮아요……. 해골 흉내를 내느라 숨을 멈추고 있는게 좀 힘들어서.
파우스트: 그런가……. 힘들었겠군.
미스라: 자, 놀지 말고 가죠.
미스라의 재촉을 받고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는 불온한 기온이 감도는 커다란 양옥. 조용하게 어둡다. 공포냐, 긴장이냐, 흥분이냐. 그 어느 것이기도 하고 그 어느 것도 아닌 것 같은, 신기한 고양감을 느끼며 우리는 문을 통과했다.
우와, 대단해…….
해골들의 뒤를 이어 들어간 현관 홀은 외관의 쓸쓸한 인상과는 달리 엄숙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벽지 같은 건 센스가 좋고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다. 마치 지금도 자녀들이 살고 있는 것처럼.
히스클리프: 어느새 시트의 아가씨들이 모두 없어졌네요…….
홀에는 대신이라는 듯이 커다란 통이 놓여져 있다.
통 안에 사과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요.
아서: 이것은 아마 덕 애플일 거에요. 수확제 때 아이들이 하는 놀이죠. 손을 안 쓰고 저렇게 물에 띄운 사과 꼭지를 입으로 빼는 거에요.
오웬: 이것이 미스라가 말했던 기적의 캔디 애플? 그냥 사과로만 보이는데 장난해?
미스라: 저걸로 끝일 리가 없잖아요. 아직도 귀찮은 걸 더 해야 하거든요.
오웬: 뭐야. 현자님 때문에 의식 망한 줄 알았어.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아주세요…….
히스클리프: 덕 애플인가……. 별난 놀이네요. 난 안 해봤네.
미스라: 해본 적이 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당신들이 할 거니까.
히스클리프 / 아서: 에? ……우와?!
아서와 히스클리프의 목덜미를 잡은 미스라가 갑자기 두 사람의 머리를 통에 처박았다.
5화
파우스트: 히스클리프! 아서!
화이트: 미스라! 무슨 짓을 하는 게야!
오웬: 아하하, 뭐야 그거. 물고문?
미스라: 그러니까, 이 관에는 무도회를 하기 위한 귀찮은 절차가 있다고요. '금색과 은색 머리의 소년에게 덕 애플을 시켜서 금과 은사과를 얻을 것이다'. '금색과 은색 사과가 없으면 무도회 준비를 할 수가 없다' 라고 책에 써져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도……! 둘 다 숨을 쉬지 못하게 되어 버려요!
파우스트: 네로, 도와줘!
네로: 알았어……!
두 사람이 마도구를 꺼내드는 순간, 미스라가 아서와 히스클리프에게 재촉하듯이 말했다.
미스라: 자, 금이랑 은사과를 꺼내주세요.
히스클리프 / 아서: 윽…….
그 말에 호응하듯이 두 사람이 사과를 입에 가져다 댄다. 그러자 금빛과 은빛이 주위를 감쌌다.
(이 빛은……?)
빛이 사그라들자 미스라는 아서와 히스클리프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아서! 히스클리프!
황급히 두 사람에게 달려가더니 금사과와 은사과를 입가에서 뱉으며 그들은 천천히 수면에서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 다 괜찮아요?! 물을 먹었다던가, 어디 아프다던가 하지 않나요?
히스클리프: 괘, 괜찮습니다. 갑자기 목이 잡혀서 조금 무서웠지만…….
아서: 저도 조금 놀랐어요. 하지만 사과를 무서히 얻어서 다행이에요.
파우스트: 정말로 괜찮은건가? 다친 데는?
네로: 혹시 모르니까 얼굴 좀 보여줘봐.
히스클리프: 우왓, 괜찮아.
아서: 너희들이 더 심한 안색이야. 걱정시켜서 미안해.
네로: 상대는 그 미스라고……. 뭐,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야.
파우스트: 정말이지……. 응? 뭐야, 이 의상은……?
오웬: 헤에, 재밌는 옷. 이게 무도회 준비란 거야?
오웬의 말에 어느덧 모두의 옷이 시크하고 단아한 차림이 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옷을 입은 그들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가씨들을 무도회에 꾀러 가는 우아한 신사처럼 보인다.
미스라: 의식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네요. 당신들이 금과 은사과를 따면서 정식으로 무도회에 초대 받은 거겠죠.
히스클리프: 다행이다……. 물에 빠지면서 사과를 딴 보람이 있네요.
아서: 아아, 성공하면 기쁜 법이지. 오랜만에 덕 애플을 해봐서 재밌었어.
화이트: 호호호. 꽤 센스 있구나.
라스티카: 이것이 무도회의 드레스 코드군요. 클로에한테도 보여주고 싶네.
미스라: 자, 다음 순서는……. '은사과에 음악가가 음악을 가르치고 금사과에 요리사가 마법을 가르치면 망령이 무도회를 알리는 종을 친다.' 라스티카, 네로, 화이트. 당신들 차례에요. 이대로 의식을 치뤄주세요.
(엄청 엉성한 지시다……!)
네로: 요리사란 나를 말하는 거지……. 애초에 사과에게 마법을 가르치라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화이트: 망령이라니 사납구먼. 애초에 종은 어디에 있는 거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라스티카: 음악가로 뽑혔다면 영광이야.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열심히 해볼게.
미스라의 무리한 오더에 모두가 당황하는 가운데, 라스티카는 은빛 사과르르 진지한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라스티카: 저도 사과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은 처음이에요. 악기도 노래도 팔다리와 소리가 없는 그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네. '은사과에 음악가가 음악을 가르친다' 인가.
라스티카: ……응. 분명 이게 아니려나.
이윽고 문득 미소를 지으며 라스티카의 가지런한 이가 은사과를 베어 물었다. 찰칵, 싱싱한 소리가 홀을 울렸다. 그건 마치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린다. 그와 동시에, 은사과가 처음 알게 된 음악에 환희하듯 빙글빙글 날아 올랐다.
이건…… 분명 정답이겠죠?
라스티카: 후후,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미스라: 다음은 '금사과에게 요리사가 마법을 가르치면' 이네요. 네로, 빨리 해주세요.
네로: 너무 노려보지 말라고……. 아까 신랑씨 것이 정답이었다면 발상에 뒤틀림이 필요하다는 거잖아. 으―응…….
고민하고 있는 듯한 네로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 아까의 수수께끼 같은 말을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한다.
(사과에게 요리사가 마법을 가르친다, 인가. 사과, 요리, 마법……. 사과, 요리, 마법……)
요리, 마법, 사과……. 마법의 사과? 라고 한다면 기적의 캔디 애플?
네로: ……아아, 과연! 그런 거였나. '아도노디스 옴니스'
네로가 주문을 외우자 마법으로 나온 가루설탕이 금사과로 코팅 되어 간다.
네로: 우왓, 사과가…….
완성된 금색 캔디 애플이 아까 그 은사과처럼 빙글빙글 날아오른다. 그것은 보름달처럼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네로: 하하……. 잘 된 것 같네. 뭔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 봐. 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었는데. 고마워, 현자 씨.
아뇨, 저는 아무것도……. 그래도 조금이라도 네로의 힘이 되었다면 다행이에요.
미스라: 흐응. 현자님도 가끔은 도움이 되네요.
여기 와서 미스라랑 처음으로 제대로 눈이 마주친 것 같다. 기회는 지금 밖에 없는 것 같아.
저기, 미스라……!
미스라: 뭔가요, 현자님. 하아, 졸려…….
오늘 미스라를 재워주지 못해서 죄송해요! 다시 한 번 제대로 사과해 두고 싶어서…….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적의 캔디 애플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할게요.
미스라: …….
앗, 봐주세요! 사과가…….
공중에서 춤추는 두 개의 사과는 반짝임을 발하며 천천히 하나로 녹아들었다. 그것은 마치 기적 같은 광경이었다. 물보라처럼 빛을 흩뿌리면서 사과는 화이트의 머리 위에서 무지개색 벨로 모습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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