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별에 이름을 붙여서 1화
무르: 아아, 싸늘하고 투명한 피부……. 세계가 끝나도,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도 그 빛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싶어. 오늘 밤도 유난히 아름답구나, 사랑스러운 너. 더 가까운 곳에서 너와 만날 날이 기다려져.
(무르는 여전히 열렬하구나. 저렇게 넋 놓고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어느 날 밤, 우연히 마법관 복도에서 만난 무르의 권유로 미개의 천문대를 방문헀다. 무르가 달과의 만남을 즐기는 동안 나는 모형과 문헌이 흩어진 방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언제 봐도 책이 엄청나게 많네……. 어느 것도 한 손에 들 수 없을 정도로 두껍고. 읽는데 얼마나 걸리려나.
……아, 이거 읽을 수 있을까? 읽을 수는 없지만 어려운 것이 가득 적혀 있는 건 왠지 알 것 같아…….
무르: 아!
그러자 망원경에 붙어 있던 무르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무르, 왜 그러나요?
무르: 방금 이상한게 보였어! 새하얀 빛이 공중을 빙글빙글 돌다가 사라져버렸어!
에……! 혹시 UFO 같은 건가요!?
무르: 유포? 그게 뭐야?
으음, 미확인 비행 물체? 라고 할까요. 제가 있던 세계에서 자주 논외되고 있는 설이 있어서…….
무르: 외계인의 존재로 고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 과연, 재미있는 가설이야. 알아볼만 해. 그 빛은 그 외계인일까? 아니면 무인 탐사선일까? ……하지만 어째서지. 옛날에 어디선가…….
방을 돌아다니던 무르는 생각에 잠기듯 걸음을 멈추었다.
무르: ……맞다!
뭔가 떠올랐나요?
무르: 아니. 하지만 하늘을 날면 생각날지도 몰라! 현자님도 가자!
에? ……와앗!
무르는 내 손을 잡더니 빗자루로 천문대를 뛰쳐나갔다.
떠, 떨어질 것 같아……! 그리고 빨라!
무르: 생각하다가 벽에 부딪혔을 때는 접근 방법을 바꾸는 거야. 머리에 물어봐도 몰라! 그러면 직접 몸으로 물어보자!
몸에 물어? 그게 무슨…….
그렇게까지 말헀을 때 갑자기 시야가 일그러진다.
!?
무르가 빗자루의 속도를 단숨에 높여 회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와아아아아!?
무르: 저 빛은 이런 궤도를 그리고 있었어! 이렇게 재빠르게! 크게! 세 바퀴 굴리기!
(누, 눈이 돈다……!)
폭풍우 같은 어지러움 후, 빗자루는 딱 멈췄다.
무르: 그리고…… 마지막은 스르르 사라지고……. ……아! 생각났어! 분명히 그때…….
죄송해요……. 먼저 일단 내려주지 않겠나요……!
나는 숨을 헐떡이며 무르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고독한 별에 이름을 붙여서 2화
무르: 현자님, 괜찮아? 아직도 눈이 돌면 이번에는 거꾸로 돌아줄까?
괘, 괜찮아요. 꽤 가라앉았어요.
(한 번 더 당하면 실신해버릴 거야…….)
그것보다……. 무르, 하늘을 날아서 뭔가 생각났나요?
무르: 그 빛의 정체 말이야. 그건 '유랑의 뷔엣틀'!
……? 유랑의…….
무르: 뷔엣틀! 옛날에 내가 발견해서 지었어. 수십 년에 한 번씩 어떤 별이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해서 하얀 빛을 발하며 허공을 헤매듯 호를 그리는 거야.
무르는 빛의 움직임을 빗대듯 손가락을 빙빙 돌렸다.
무르: 발견하자마자 학회에 발표했는데 그런 건 본 적이 없다며 당시 이사장한테 한 소리 들었어. 그래서 별이 예쁘게 보이는 밤에 여러 번 천체 관측을 권유했찌. 정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가 기진맥진해질 정도로.
정열적이네요…….
무르: 인정을 받아야 연구자금을 모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초대할 때마다 빗자루에 올려놓고 아까처럼 별의 움직임을 체험시켜주곤 했어!
저걸 계속!?
무르: 응. 그는 빗자루에 앉았을 때 현자님보다 창백해지더라고. 살려줘! 하고 엄청나게 소리질렀어.
(조금 동정하게 되네…….)
그래서, 그 별은 발견되었나요?
무르: 찾았어! 찾기 시작한 10년 후 쯤에 말이야. 그때는 나도 기뻤는데 이사장이 더 좋아하더라고. 처음에는 의심했는데 같이 찾다 보니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진 거야. 그도 별을 사랑해서 천문학에 진출한 사람이니까. 나의 10년이 드디어 보답 받았어! 라며 울고 있었어.
10년……. 마법사들과 있으면 감각이 둔해지지만, 인간에게는 충분히 긴 시간이죠.
결코 짧지 않은 세월과 그것이 보답받은 순간을 상상하며 물어뜯는다. 추구 끝에 만난 하얀 빛은 필시 아름다웠겠지.
무르: 저것은 고독한 별. 광활한 세상에 설 자리를 찾아 나는 이곳에 있다며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는 거야. 하지만 누구에게나 외면당하고 이윽고 포기한채 어디론가 떠나버려.
무르: 그러니까 내가 찾아준 거야. 괜찮아. 너는 분명히 이곳에 있다고.
고독한 별에 이름을 붙여서 3화
무르는 별을 잡듯이 밤하늘로 곧장 손을 뻐뻗는다.
무르: 내가 찾아서 내가 이름을 지었어. 그 시점에서 저 별은 나라는 존재 속에서 윤곽을 가지고 '존재' 하게 된 거지.
무르는 나를 돌아본다.
무르: 그리고 지금, 현자님의 마음 속에도.
제 마음에도……?
무르: 맞아. 다음에 그 별을 보게 될 때 현자님은 생각하게 되겠지. 찾았다! 라고. 그것은 네가 그 별에 관련된 지식을 얻었기 때문이야. 이제 너의 마음에는 그 별이 '존재' 하고 있어.
비취색 눈동자는 여느 때보다 이지적인 빛을 띠고 있다.
무르: 현자님. 조금 전까지의 너는 유랑의 뷔엣틀과는 무관했어. 하지만 지금의 너는 그 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으음……. 찾아줄 누군가를 찾으면서 넓은 하늘을 혼자 여행하는 것은 분명 외로울 것 같다고……. 그래서 무르가 찾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저도 이 눈으로 찾아서, 여기에 있다고 저도 전하고 싶어요.
무르의 눈동자가 번쩍 빛났다.
무르: 즉, 저 별은 이제 고독하지 않아. 왜냐하면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나와 현자님의 마음 속에 설 자리가 있으니까!
그 말에 이끌리듯 나는 자연스럽게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이 눈에 하얀 빛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나의 마음에 설 자리가 있어…….)
그런 생각을 하자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득히 먼 곳에 친구가 생긴 것처럼.
'유랑의 뷔엣틀'……. 나도 언젠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무르: 그러면 찾을 때까지 찾으러 가자!
에, 지금부터요!? 굉장히 희귀한 현상인 거죠? 그야말로 이사장님 때처럼 10년은 걸리지 않을지…….
무르: 어떠려나? 백 년 뒤일지도 몰라. 3초 뒤일 수도 있어. 그런 건 아무도 모르지. 만남은 언제나 갑작스러우니까!
……그것도 그렇네요. 그러면 오늘 밤은 그 갑작스러운 만남에게 내기를 걸어볼까.
무르: 좋네! 기적적이고 최고야!
무르: 그렇게 결정되면 서둘러야지. 자, 타! '유랑의 뷔엣틀' 을 만나러 가자!
네!
무르: 간다. 출발~!
무르와 나는 빗자루를 타고 밤하늘로 뛰쳐나갔다. 이 넓은 허공 어딘가에서 날아다니는 우리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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