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마법관에 불을 질러라!]

 

1화 소환 의식을 마치고

 

소환 의식을 하고, 밤을 맞이했다.

(새로운 마법사들은 언제 쯤 올까……. 힘들겠지……. 지금까지의 생활도 있지만, 힘든 역할에 선택되어버려서…….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히스클리프: 현자님, 잠깐 괜찮나요?

아, 죄송해요. 잠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옷매무새를 갖춰도 될까요?

히스클리프: 아…… 실례했습니다. 기다릴게요.

나는 겉옷을 걸치고 방한 차원으로 목도리를 찾았다. 새의 깃털로 만든 듯한 화려한 숄밖에 보이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걸 목에 두른다.

오래 기다리셨죠.

히스클리프: 현자님…… 에취!

죄, 죄송해요. 숄의 털이…….

히스클리프: 아뇨, 무도회인가요?

역시 화려한가요?

히스클리프: 잘 어울려요. 그런데 오늘 밤은 춤출 시간이 없을 지도.

 

 

히스클리프: 현자님, 무르가 마법관 주위에 있던 이상한 놈을 잡았습니다.

콕로빈: 기다려주세요! 수상한 게 아니에요! 죽이지 말아줘……!

(아…… 이 세계에 막 왔을 때 만난 수염 아저씨와 함께 있던 사람……)

무르: 마법관의 입구를 찾아 헤매고 있었어!

카인: 입구는 마법으로 가려놨어. 정식 방문이 있을 경우 통보됐을 거야.

샤일록: 무슨 목적으로 살금살금 마법관을 뒤지고 있었죠? 도대체 어느 조직의 사람인가요?

기다려주세요. 저 분, 아마 수염 아저씨들과 같이 있었던 분이에요! 분명히, 서기관 콕로빈 씨.

콕로빈: 맞아! 맞아요!!

샤일록: 듣고 보니…….

카인: 만난 적이 있는 것 같기도.

무르: 관심 없는 건 금방 잊어버리니까.

히스클리프: 그래서, 서기관이 뭐하러 온거야.

콕로빈: 아니, 그게. 산책이라고나 할까…….

샤일록: 마법사에게 거짓말이 통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콕로빈: 죄송해요……! 드러몬드 님께서 현자님을 마법사 밖으로 유인하라고 하셨어요! 현자님만 있으면 나중에는 군대에서 마법관을 무력 제압하고 명령을 듣게 하면 된다면서!

카인: 뭐라고!?

콕로빈: 제, 제가 말한 게 아니에요! 그렇게 명령 받은 것 뿐이에요! 저도 마법관에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어요! 마법사에게 죽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콕로빈 씨는 눈썹을 찡그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2화 그림 속의 마법사

 

콕로빈: '거대한 재앙' 과 싸워준 당신들에게 이런 짓은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장관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마법사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제어할 수 없으니까…….

히스클리프: ……어째서, 우리가 제어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히스클리프의 눈동자에는 혐오감과 아련한 상심이 떠올랐다.

콕로빈: 그…… 그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히스클리프: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싸웠잖아!

샤일록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더욱 더 모멸을 드러내고 있었다.

샤일록: 무슨 짓을 해도 소용 없을 거예요. 우리가 무엇을 희생하든, 얼마나 그들에게 미소를 짓든, 그들이 모르는 그들보다 더 강한 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의 적이 되는 겁니다. 겉으로는 협조라고 해도.

카인: 그만 둬.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카인이 씁쓸한 듯 고개를 흔든다.

카인: 확실히 드러몬드 장관이나 마법 관리성의 인간들은 마법사에 대해 고압적인 면이 있어. 나도 그들의 수법은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렇다고 결정된 건 아니야. 인간과 마법사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거야.

콕로빈: 맞아요! 맞아요! 그런 걸 말하고 싶었어요!

무르: 그래서, 어떻게 할래?

카인: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께 상담하자.

무르: 좋아. 자.

카인: ……? 뭐야? 이 액자…….

히스클리프: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의 그림……?

스노우: 현자여.

화이트: 현자여.

와, 말했다…….

스노우: 어젯밤하고 똑같네.

화이트: 그림 속에 갇혀버렸다.

어떻게 된 건가요!?

카인: 그거, 농담이 아니었나요!?

무르: 아하하! 재밌어!

스노우: 웃을 일이 아니다, 무르.

화이트: 그림 속에서는 마법을 쓸 수 없네.

스노우: 어떻게든 빠져 나오려고는 해봤지만…….

스노우 / 화이트: 무무무…….

액자 속에서 미끈하게 두 사람은 모습을 드러냈다.

스노우 / 화이트: 이게 고작일세.

샤일록: 나올 수 있지 않나요. 뭐가 문제인가요?

스노우: 잘 보게나.

화이트: 우리의 그림자가 그림 속에 이어져 있지 않는가.

히스클리프: 어째서 이런 일이……. 무슨 저주라도 받은 건가요……?

스노우: 저주…….

화이트: 혹시…….

---

3화 사라진 브래들리

 

브래들리: 어이, 너희들!

그때, 브래들리가 나타났다. 히죽히죽 호전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브래들리: 마법관의 결계를 풀었다.

카인: 뭐라고!?

브래들리: 물론, 놈들을 죽이기 위해서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패거리들이 달려들면 상대해도 되는 거지? '거대한 재앙' 에서는 즐거운 일이 생기지 않았으니까. 팔이 울린다고.

콕로빈: 기, 기다려 주세요! 난폭한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히스클리프: 먼저 손을 댄 건 그쪽이잖아.

샤일록: 이런이런. 내년의 '거대한 재앙' 과의 습격에 대비하기 전에, 사람과 마법사의 대전이 일어날 것 같군요.

무르: 아하하! 평화란 그런 거야!

액자를 껴안으면서 무르가 빙글빙글 공중을 돌았다.

무르: 여유롭기 때문에 사이가 좋을 수 있는 거야. '거대한 재앙' 때문에 세계는 엉망진창이고, 여유가 없어지면 사람도 마법사도 다정하게 될 수 없어. 밤을 밝게 밝히는 '거대한 재앙' 은 사랑하고 있는데, 너무 가까이 가면 밀어내듯이 말이야.

고양이 같은 장난스러운 눈동자로 아이러니컬하지도, 진리라고도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사람과 마법사의 싸움……. 그런 일이 생기면 큰일이야. 수염 아저씨도 짜증나는 말투를 쓰는 사람이었지만…… 서로 죽여서는 안 돼. 뭐라도 해야……)

초조해하면서 브래들리를 쳐다봤다. 약간 화를 잘 내는 오빠라고 생각했던 그의 미소에 섬뜩했다. '거대한 재앙' 의 빛보다도 차갑고, 무서운 짐승 같은 느낌이다.

스노우: 브래들리.

화이트: 그만두지 못하겠나.

브래들리: 시끄러워, 영감들. 너희들이 하는 말 따위 들을까 보냐. 하하…… 그림에 갇혀 있는 동안에는 정말로 마력이 약해지는 모양이네.

카인: 브래들리, 가게 하지 않을 거야.

 

브래들리: 아하하! 검을 뽑아봤자 소용 없어! 너 같은 애송이가 말릴 수 있겠냐!

 

브래들리: 이 나야말로, 죽음의 도적단의 수령! 북쪽의 마법사 브래들리 님이다! 인간들도, 약한 마법사들도 전부 죽여주겠어!

그…… 그만하세요……!

브래들리: 시끄러워! 잘도 날 가두어 뒀겠다!

……윽.

브래들리의 큰 소리에 어깨가 움찔한다. 그 순간, 가볍게 숄의 날개가 흩날렸다.

브래들리: 두 번 다시 그런 감옥에는 돌아가지 않…… 에취!

직후, 브래들리가 사라졌다.

……!?

카인: ……사라졌다!?

---

4화 가슴의 불꽃

 

히스클리프: 어디로 간거지!? 도망친건가!?

스노우: 브래들리는 마법을 쓰면 안 된다.

화이트: 뭔가 다른 힘으로 날아간 것 같구먼.

샤일록: 다른 힘……. 기묘한 일이 많군요.

무르: 그거야 뭐, 그만큼 '거대한 재앙' 과 가까워졌으니까.

카인: 어쨌든, 지금은 앞으로 다가올 장관들을 어떻게 하느냐다.

히스클리프: 앞으로 다가올?

카인: 아아, 아까 콕로빈이 그랬잖아.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히스클리프: 카인, 안 보여? 벌써 안뜰에 군인들이 모여있잖아.

카인: 뭐……?

드러몬드: 봐주지 마라! 현자는 콕로빈이 데리고 나왔을 거야!

병사: 아까까지 보이지 않던 마법사가 갑자기 나타났다…….

드러몬드: 겁먹지 마! 저놈들에게는 현자를 데려간 벌을 줘야한다! 아서 전하에게 알려지기 전에, 현자의 신병을 제압하고 마법사들을 길들이는 거다! 용케도 나를 쥐로 만들었겠다! 그때의 귤욕을 씻어 주겠츄!……자, 가라!

샤일록: 어쩔 수 없군요. 가볍게 상대해 드리죠. 갑시다, 무르.

무르: 좋아!

기다려 주세요!

샤일록: 현자님…….

저기, 저희들은 '거대한 재앙' 과 싸우는 거죠? 왜 인간과 싸우는 건가요?

히스클리프: 저 녀석들이 덮쳐오기 때문이에요.

콕로빈 씨, 왜 인간이 마법사를 덮치는 거죠?

콕로빈: 습격할 생각은 없습니다! 질서에 따르지 않는 마법사를 거느리고 싶은 것 뿐…….

스노우: 인간에게 편리한 질서잖아?

화이트: 우리를 '거대한 재앙' 과 싸우게 하고, 주문이 많구먼.

콕로빈: 저희들은 싸울 수 없기 때문이죠! 물론,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무르: 그러면, 이건 파티다!

콕로빈: 파티는 아니지만…….

(그런가…… 사람들은 마법사가 무서운 거야……. 본인들을 지켜주는 힘은, 자신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니까. 내가 있던 세계에 마법사가 있었어도, 이렇게 되었을까……)

그건, 너무나도 슬픈 일 같았다.

샤일록: 우선 달래고 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무르: 샤일록?

샤일록: ……큭……. 으윽……!

히스클리프: 샤일록……!?

카인: 샤일록의 가슴에서 불꽃이……!

가슴을 누르며, 샤일록이 쭈그려 앉는다.

---

5화 보이지 않는 상처

 

조금 전에 보여준 문장 주변이 불길에 휩싸여져 있다.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그는 말을 짜냈다.

샤일록: ……윽……. 심장이…… 심장이 타고 있어…….

무르: 샤일록…….

샤일록: ……큭…….

무르: 아파?

샤일록: ……싫은 사람……. 보면 알잖아요…….

스노우: 아무래도, 드디어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이 나타난 것 같군.

화이트: 우리들, '거대한 재앙' 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 어젯밤 싸움에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입은 게야.

히스클리프: 저희들 전부요……!?

스노우: 그렇네. 모르는 사이에 영혼에 깊은 상처를 입은 걸세.

화이트: 그 상처의 형태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그림에 갇힌 우리도, 카인의 눈도, 사라진 브래들리도.........

카인: ……어떻게 하면…….

병사: 우오오오오……!

히스클리프: ……녀석들이 왔다. 현자님, 물러서 주세요! 지켜드릴게요.

하지만…….

카인: 히스! 샤일록을……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도 부탁해!

히스클리프: 알았…… 마, 많지 않아!?

카인: 무르, 따라 와. 적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

무르: 알았어!

카인: 나머지는 부탁할게!

히스클리프: 아…… 알았어!

히스클리프, 샤일록을 부탁드려요. 스노우와 화이트의 그림은 제가 들게요!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우선 마법관의 탑으로 대피하죠! 샤일록, 괜찮아?

샤일록: ……윽, 글쎄요……. 어떨까요……. 바꿔볼래요?

히스클리프: 싫어. 심장이 불타다니……. 내 상처, 아픈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

샤일록: 후후…… 그렇게 말하면……. 윽…….

히스클리프: 가만히 있어! 아프잖아?

병사: 저기다, 쫓아……!

샤일록에게 어깨를 빌려주며 히스클리프가 돌아본다. 그 손에는 회중시계가 들려 있었다.

히스클리프: '레노스바이브러프 스노스!'

병사: ……!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자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식당 테이블과 의자가 거적처럼 얽혔다. 바리케이드 대신 그들의 길을 막는다.

히스클리프: 서둘러 이쪽으로! 마법관의 탑으로 숨어요!

히스클리프에게 끌려간 곳은, 이 세계에 온지 얼마 안 된 날 보았던 엘리베이터가 있는 탑이었다. 탑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 그는 걸음을 멈춘다.

히스클리프: 여기라면 안전……. ……! 안뜰이 불타고 있어 누군가가 불화살을 쏜거야……. ……그렇게나 우리들이 싫은건가…….

스노우: 그런게 아니다. 무서운거지.

화이트: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은, 자신이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고 마는 게다.

히스클리프: 그렇다고 해서……. 

샤일록: ……윽, 여기도 불이…….

히스클리프: 바로 마법으로 끌게요! '레노스바이브러프 스노스!'

병사: 여기있다! 활을 쏴! 빨리 공격하지 않으면 마법의 불꽃에 태워지고 말거야! 겁먹지 마! 마법사는 불사신이다!

샤일록: 그럴 리가 없잖아요……. ……우윽……!

샤일록!

병사: 쏴!

히스클리프: 현자님! 샤일록!

---

6화 새로운 마법사

 

웅크린 샤일록과 그를 지탱하려고 했던 나를 향해 무수한 화살들이 발사된다.

……!

저게 박히면 아프려나? 죽는걸까? 이제 원래의 세계로는 돌아갈 수 없는걸까? 순식간에 여러 가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 화살이 닥친 순간……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드'

순간 무수한 화살이 부드러운 불길에 휩싸여 바닥에 떨어진다. 날아 떨어지는 붉은 꽃잎 같은 불똥 너머에 있던 사람은...... 크게 다쳐서 죽을 뻔했던 파우스트였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

샤일록: ……파우스트…….

파우스트: ……인간들이 습격한 것인가…….

상처가 다 낫지 않았을 것이다. 통증과 피로에 어깨로 숨을 쉬면서 파우스트는 쓴 웃음을 머금었다.

파우스트: 그 패거리들이나 할 법한 짓이군……. 금방 겁에 질려 금방 혼란스러워하고 금방 공격하지. 나는 어울릴 수 없어. 안도의 잠을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지금 바로.

……!

스노우: 파우스트, 그만두게나.

화이트: 우리가 남을 해치면 큰일이 난다. 참는게야.

파우스트: 참고 있었어. 아주 먼 옛날부터. 내 말로가 어땠는지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 ……이런 일을, 인간은 반복할 뿐…….

그때, 마루 너머 문에서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덜컹, 덜컹, 뭔가가 옮겨지는 소리가 난다.

(저 문은, 엘리베이터……?)

샤일록: ……윽, 엘리베이터가…….

화이트: 소환된걸세!

스노우: 새로운 마법사들이 찾아온다!

히스클리프: 새로운 마법사…….

병사: 새로운 마법사가 찾아온다고!?

병사: 도, 도망쳐……!

천천히 문이 열린다. 그리고, 차례차례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시노: 동쪽의 마법사 시노. 신세 좀 지지.

히스클리프: ……시노…….

네로: ……동쪽의 마법사 네로다. ……뭐, 잘 부탁해.

리케: 중앙의 마법사 리케입니다. 바깥 세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모두들, 잘 부탁드립니다.

라스티카: 서쪽의 마법사 라스티카. 초대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그런데 제 신부를 보지 못하셨나요?

클로에: 서쪽의 마법사 클로에입니다! 라스티카와 함께 여행하면서 옷을 만들고 있어요. 저기, 잘 부탁해!

루틸: 남쪽의 마법사 루틸입니다. 남쪽 나라에서는 선생님을 하고 있었어요. 여러분, 잘 부탁드릴게요.

미틸: 남쪽의 마법사 미틸! 위대한 마녀 치렛타의 아들 미틸입니다. 엣헴, 낯가림이 좀 있어서.

레녹스: ……레녹스. 남쪽의 마법사다. 잘 부탁해.

피가로: 남쪽의 마법사 피가로다. 부디 잘 부탁해.

아서: 중앙의 마법사 아서. 현자님,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

7화 인간과 마법사

 

아서: ……! 이건 대체 무슨 일이지!?

클로에: 화재!? 병사 씨!?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라스티카: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왠지 어수선하네.

 

네로: 어이어이…….

 

리케: ……이것이 바깥의 세계…….

 

미틸: 현자의 마법사가 병사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건가요? 어째서?

 

시노: 이유따윈 아무래도 좋아. 나는 현자의 마법사를 돕는다. 바로 움직일 수 없게 해주지.

 

피가로: 잠깐.

 

시노: 뭐야.

 

피가로: 군대를 상대하면 나중에 귀찮아져. 레노, 부탁해도 될까?

 

레녹스: 알겠습니다.

 

루틸: 레노 씨! 저도 도울게요!

 

레녹스: 괜찮아. 위험하니까 물러서 있어.

 

미틸: 뭐, 뭔가 멋있어…….

 

열린 엘리베이터의 문을 통해 낯선 인물들이 내려온다. 그 사람들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키가 큰 청년이 다가오는 것은 알았다.

 

병사: 사, 살해당할거야……! 활을 쏴! 겁먹은 틈에 도망쳐……!

 

히스클리프: 그만둬!

 

병사들이 활을 올린다. 그런데 활을 쏘기도 전에 청년이 땅을 박차고 순식간에 다가왔다. 착지하는 동시에 힘차게 병사들을 향해 돌려차기한다.

 

레녹스: ……흡!

 

루틸 / 미틸: 멋있어……!

 

네로: ……저 형씨는 뭐야? 용병인가?

 

피가로: 아니. 양치기.

 

네로: 양치기!?

 

리케: ……내가 알고 있는 양치기와 달라…….

 

시노: 크네…….

 

병사: 우와아아아아…… 도망쳐……!

 

동료들을 끌고 병사들이 도망간다. 키 큰 청년이 우리에게 손을 뻗는다.

 

레녹스: 괜찮아?

 

감사합니다…….

 

나와 샤일록을 부축해 일으킨 청년은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경악을 금치 못한 눈빛은 파우스트를 응시하고 있다. 파우스트도 숨을 삼키고 있었다.

 

파우스트: 너…….

 

레녹스: ……파우스트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