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anuary 19, 2025
1月21日(火) 18:00よりイベント「いつか面影の笑むキッチンで」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カイン・ミスラ・ネロ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温かな湯気と、美味しい匂い。賑やかに交わし合った笑顔。
壊れて、失われた、愛おしい日々。#まほやく pic.twitter.com/5YkbHzejvS
1월 21일 18:00부터 「언젠가 예전의 모습으로 웃는 주방에서」 를 개최예정! 가챠에는 SSR 카인・미스라・네로의 카드가 기간한정으로 등장🧙♀️
……그래. 즉! 네로가 우리에게 요리 교실을 여는 걸세! 동쪽 나라의 항구로 향한 마법사들. 이변의 무대는 네로가 처음 가게를 열고, 인간에게 쫓겨난 장소.
……따뜻한 김과 맛있는 냄새. 시끌벅적하게 주고받은 미소. 부서지고 잃어버린 사랑스러운 날들.
1화
작은 새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지는 어느 날의 일.
(현자의 서를 쓰고 있었더니 점심시간이 지나버렸어……. 점심, 아직 있으려나?)
……응?
사쿠 쨩을 안고 식당 계단을 내려가다가 나는 걸음을 멈췄다. 어둡다고 할까, 혼돈이라고 할까.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노우: 훌쩍훌쩍……. 훌쩍훌쩍…….
레녹스: 스노우 님. 부디 낙심하지 마세요.
라스티카: 라라라~ ♪ 그런 날도 있는 법이에요~♪
피가로: 자, 라스티카도 이렇게 노래하고 있잖아요. 이제 그만 우세요.
미스라: 와작와작 와작와작! 우걱우걱우걱…….
(……으음……?)
저기, 안녕하세요. 그, 괜찮나요……?
라스티카: 안녕하세요, 현자님. 저는 괜찮지만 스노우 님이 괜찮지 않아서.
피가로: 화이트 님에게 만들어줄 점심을 마음껏 태워버려서 우울해하고 있어. 봐봐, 저기 미스라가 먹고 있는 숯.
미스라: 와작와작. 우걱우걱!
사크리피키움: 킁킁킁……. ……!
(냄새를 맡은 것만으로 사쿠 쨩의 꼬리가 굉장하게 …….)
레녹스: 덧붙여, 그 후의 화이트 님의 반응이…….
피가로: 한 입 먹고 나서 말도 없이 마법으로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가 가버렸어. 뭐, 저런 정체 모를 걸 입에 넣은 것만으로도 화이트 님은 힘낸거지.
레녹스: 그래도 제작자인 스노우 님으로서는 그 반응이 충격이었던 것 같아서요.
라스티카: 그래서 저희들이 스노우 님의 마음을 받치고 있습니다.
과연…….
스노우: 훌쩍훌쩍. 현자 쨩, 위로해줘~.
으음……. 태웠다는 것은 즉, 불 조절을 잘못했다는 거죠? 그러면 그것만 신경쓰면 다음에는 분명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기운을 내고…….
스노우: 우으……. 불의 세기 정도는 틀리지 않았네…….
어라? 그러면 왜 탄 건가요?
레녹스: 화염 감자와 화염 버섯과 화염 돼지 베이컨을 화염 사과와 화염 올리브 오일 소스로 볶았다고 합니다.
……그. 이름적으로, 그 식재료는…….
레녹스: 네. 모두 불꽃을 감싸는 식재료죠.
(역시!!)
피가로: 큰 소리로 말할 수는 없지만 그건 무조건 실수할 거라는 느낌이지. 이 사람, 감으로 요리하니까…….
스노우: 피가로여. 다 들리네.
미스라: 왜 그렇게 화염으로 공격했나요? 화이트를 태우고 싶었나요?
스노우: 그럴 리가 없잖아! 불꽃이 있는게 멋있을까~ 라고 생각한 거니까! '홍련 타오르는 오일 볶음' 이런 거 말이야! 좋잖아! 말의 울림도!
(게임의 강한 장비같은데…….)
네로: 안녕, 현자 씨.
리케: 점심 준비가 되어서 가져왔어요.
그러고 보니 밥 먹으러 왔었지……. 네로, 리케. 고마워요.
리케: 천만에요. 오늘 점심은 오믈렛이에요. 안에 들어 있는 콩은 제가 껍질을 벗겼어요. 그렇죠?
네로: 아아. 도와줘서 고마워.
리케: 에헤헤.
아직도 코를 훌쩍거리는 스노우가 조금 신경 쓰였지만, 레녹스들에게 눈짓으로 재촉을 받고 나는 숟가락을 들었다.
리케가 열심히 해줬군요. 감사히 잘 먹을게요.
리케: 네, 여기요!
네로: 그런데 내 옆에서 하던 음식은 어떻게 됐어? 완전 불탔던 거.
스노우: 우으……. 이렇게 되었네.
미스라: 와삭. 와삭와삭.
네로: 역시 그렇게 된 건가…….
카인: 현자님……. 오, 네로도 있네. 동쪽의 마법사가 있어서 딱 좋아.
카인, 안녕하세요.
리케: 콕로빈에 대한 보고서 제출이 끝났군요.
네로: 내가 있으면 딱 좋다고? 무슨 의뢰야?
카인: 정답. 보고서를 건네는 김에 새 의뢰를 받아왔어. 동쪽 나라의 청련의 거리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
네로: ……청련의 거리…….
리케: 처음 듣는 거리네요. 어떤 곳인가요?
카인: 대륙을 횡단하는 대하변에 있는 항구야. 동쪽 나라의 현관이라고 해서, 영광의 거리에서도 가끔 배가 왕래하지. 그리고, 으음……. 네로, 뭐 아는 거 없어?
네로: 에? 아아…… 그렇네. 뭐랄까, 동쪽에서는 드물게 번화하고 사람에게 익숙한 큰 도시야. 중앙이나 서쪽 녀석들이 자주 오니까. 나머지는…… 밥집이나 술집이 꽤 많네. 관리들이 세어보면 주민들보다 식당 수가 더 많았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야. 항구 도시니까 큰 상설시장이 있어. 손님이 많으면 식재료도 사기 쉽다고 해서 가게를 열기 쉽지.
스노우: 호오. 상설시장…….
카인: 확실히 요리사에게는 편리할 것 같은 거리네. 네로도 동쪽 나라에 있을 땐 뭔가 사러가곤 했어?
네로: ……살았던 적이 있어. 라고 해도, 10년 정도지만 말이야.
전원: 에……!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우리는 놀라움의 목소리를 냈다. 눈을 부릅뜬 리케가 걱정스러운 듯이 눈썹을 내린다.
리케: 그러면…… 네로의 지인이나 친구가 곤란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가요?
네로: 아니, 내가 산 지는 꽤 오래됐어. 아는 녀석들은 이미 천국으로 이사했겠지. 그래서 이변이란?
카인: 액재가 온 이후로 벌써 폐점한 낡은 레스토랑에 유령이 나오게 된 것 같아.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야. 많을 때는 열 명 정도. 실제 피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주변 주민들이 겁을 먹고 있는 것 같아서. 조사를 부탁하고 싶대.
레녹스: 오래된 가게에 심령담은 따르기 마련이지만, 열 명은 조금 많네.
피가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건물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건물이 꿈을……?
피가로: 건물에는 여러 가지 마음이 스며들기 쉬워. 사람이 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키우는 거니까.
라스티카: 그 마음이 어떤 계기로 문득 되살아나 영화의 환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을 '건물이 꾸는 꿈' 이라고 부르죠. 저도 오래된 저택에서 200년 전 피로연의 환영을 본 적이 있네요.
미스라: 대부분 액재의 영향이겠죠. 그 달은 망해버린 마음과 잃어버린 정념을 되살리는 것 같던데.
과연……. 하지만 유령의 짓이 아니라고 해도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어요. 네로, 거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이 의뢰를 부탁해도 될까요?
네로: 아아, 좋아.
고마워요. 그리고 몇 명 정도 도움을…….
스노우: 레스토랑, 환영, 상설시장, 네로……. 레스토랑, 환영, 상설시장, 네로!!
소리를 내면서 스노우가 갑자기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네로가 힘껏 뒤로 물러섰다.
네로: 뭐, 뭐야? 큰 소리로 부르면 무서운데…….
스노우: 번뜩였네! 레스토랑의 환영, 상설시장, 네로라고 하면 이것은 이미 네로에게 요리교실을 열어달라고 할 수 밖에 없어!
네로: 헤?
전원: 에……?
카인: 미안해, 스노우 님.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래?
스노우: 즉! 이번에 나타난 것은 아마도 레스토랑에 스며든 과거의 사념. 이런 종료의 것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마음을 승화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지. 그리고 레스토랑에 스며드는 마음이라고 한다면 요리나 식사에 관련되는 것. 즉, 네로가 요리교실을 열고, 다같이 요리를 하고, 밥을 먹으면 딱 이상 해결!
되려나……?
미스라: 아니, 실물을 봐야죠. 정말로 대량의 유령이 나올지도 모르…….
스노우: 정말이지, 미스라 쨩! 이럴 때만 정론을 내지 말고! 자, 숯!
미스라: 우급! 우물우물…….
스노우: 정말로 큰 이변이라면 내가 전력으로 해결해주겠네! 그 후에 여는 요리교실도 좋아!
피가로: 그거, 이변의 해결과 요리교실의 관계가 없어지지 않았나요?
미스라: 해혀하흐허허헤효.
카인: 뭐라고?
미스라: 꿀꺽. 해결하는 건 저예요.
(제대로 고쳐 말했다…….)
스노우: 저기, 부탁해~! 나, 요리로 다시 한 번 화이트 쨩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
네로: ……나, 요리교실 같은 건 잘 못하는데…….
허리가 빠진 네로와 정반대로 라스티카와 리케가 몸을 던졌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빛나고 있다.
라스티카: 나도 꼭 그 요리교실에 참가하고 싶어. 항상 나를 돌봐주는 클로에에게 답례를 하고 싶거든.
리케: 이변을 해결할 수 있는 데다가 네로에게 요리도 배운다……. 굉장히 의미가 있네요. ……모두에게 애플파이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네로: 애플파이?
2화
카인: 아마 지난 번 임무 때문일거야.
고개를 갸웃거린 네로에게 카인이 살며시 속삭였다. 리케에게 힐끗 위로하는 눈길을 보낸다.
카인: 중앙의 마법사가 간 임무지에 맛있을 것 같은 애플파이 가게가 있었거든. 돌아오는 길에 들르자고 이야기했는데…… 리케가 전투 중에 넘어져서 해결에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결국 못 가고 돌아온 것을 본인 탓이라고 신경쓰고 있어. 우리는 괜찮은데.
네로: …….
카인: 너만 괜찮다면 조금 어울려주지 않을래? 나도 이변의 해결에 전력을 다할게.
네로: ……하아…….
네로가 머리를 긁었다. 그리고는 관념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네로: 알았어. 정말로 큰일이 아니면 할게, 요리교실.
리케 / 스노우 / 라스티카: 아싸!
카인: 고마워, 네로. 나도 꼭 참여하게 해줘.
괜찮다면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 계속 마법의 프라이팬에 의지해서 요리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것도 배우고 싶어서.
피가로: 현자님이 간다면 나도 참여할까. 레노는?
레녹스: 그러면 저도.
미스라: 저도요.
전원: 에!?
뜻밖의 참가자에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작 본인으 숯으로 시커멓게 된 입을 한가롭게 움직이고 있다.
미스라: 요리라면 가면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잖아요. 뭔가 지금 입이 씁쓸해서.
스노우: 숯을 먹었으니까.
네로: 이번에는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지만……. 그리고, 지금 당장 가는게 아니라…….
미스라: '아르시무'
네로: 아, 어이.
리케: 가버렸어! 정말, 변덕이 심하다니까요.
카인: 뭐, 저 녀석도 가끔 고기도 굽고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잖아. 취지를 이해하고 있는지는 미묘하지만. 가보면 의외로 즐기지 않을까?
스노우: 만에 하나 이런 건 들어본 적 없다며 날뛴다면 내가 처리해줄 테니까! 안심해, 네로 쨩!
네로: 안심할 수 없지만…….
으음……. 미스라는 당일날 생각하죠! 네로, 잘 부탁드려요.
며칠 후, 우리는 다시 식당으로 모였다.
스노우: 와이, 와이! 드디어 요리교실일세!
피가로: 뛰어다니지 마세요. 일단 임무잖아요.
미스라: 임무라고요? 저번에 밥이라고 했잖아요.
리케: 식사를 하러 가는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임무 겸 요리교실이죠. 요리교실이 열리면 결국 식사가 되는 거예요.
미스라: 응……? 뭐, 결론이 밥이면 됐어요.
(되, 된 건가……?)
카인: 요리교실, 무사히 잘 됐으면 좋겠네. 클로에가 세련된 옷도 만들어줬고.
레녹스: 라스티카가 부탁했구나.
라스티카: 응. '너를 위해서 맛있는 요리를 공부할 테니까 요리교실에 딱 맞는 의상을 갖고 싶어' 라고.
네로: 이런이런, 기대가 엄청나네. 이래놓고 요리교실을 할 수 없다면…….
스노우: 괜찮다니까! 우선 현지에 가보자~!
미스라: ……도착했어요. 여기가 청련의 거리예요.
오오……!
공간의 문을 빠져나간 앞의 경치에 우리는 감탄의 숨을 내쉬었다. 바다로 착각할 정도로 넓고 힘찬 대하의 흐름, 뿌연 강바람. 야채와 향신료와 고기가 섞인 듯한 시장 특유의 냄새에 팔 안의 사쿠 쨩이 코를 벌름거린다. 짐마차도 여행자도 많지만 불러들이는 소리는 별로 많지 않다. 그러나 속삭이는 듯한 담소는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청렴의 거리는 조용하고 번화한, 이상한 인상의 거리였다.
리케: 대단해. 노점이 잔뜩……. 이것이 그 유명한 상설시장인가요?
네로: 아아. 수출을 위해서 온 나라의 물건들이 모여있어.
레녹스: 중앙이나 서쪽의 상화의 무늬가 들어간 짐마차가 많네. 다른 나라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아.
카인: 하지만 항구 도시인데 꽤 얌전하네. 나의 고향같은 걸 상상하고 있었는데…….
네로: 아하하. 이래보여도 동쪽에서는 건강한 편이야. 다들 이웃과 평범하게 서서 이야기하고, 법전 단속도 그럭저럭 느슨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라스티카: 그러면 거리의 지붕이 물고기 비늘 같고 예술적인 것도 다른 나라의 영향인가?
네로: 아, 아니야. 그건 '나디' 를 노리는 거야. 이 거리를 지켜보는 전설의 대어.
전설?
리케: 어떤 전설인가요? 가르쳐 주세요.
네로: 자, 소매 잡지 않아도 얘기해 줄 테니까. 라고 해도 그렇게 자세히는 아니지만.
네로: 나디는 이 대하의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하는 엄청나게 큰 물고기야. 유명한 전설로는 아주 옛날에 대범람이 일어나기 전에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해서 나타나 거리의 사람들에게 도망치라고 경고했다고 해. 도시는 홍수로 파괴되었지만, 나디 덕분에 주민들은 모두 무사하고. 그 밖에도 몇 가지 전설이 있지만 모두 나디가 사람에 섞여 살면서 이 거리를 지켜보고 있다…… 같은 이야기야.
헤에……! 확실히 큰 강이니까요. 그런 마법 생물? 도 있으려나.
네로: 하하. 아니, 전설은 전설이야. 하지만 실제로 홍수가 무서운 땅이니까 물난리를 막기 위해 놀리는 경우가 많아. 거리의 지킴이 같은 느낌인가.
네로가 부드럽게 웃는다. 그는 평소보다 조금 요설적이었다. 낡은 간판이나 훌쩍 자란 길가의 나무를 찾을 때마다 그리운 듯 눈가가 풀린다.
(……하지만, 어째서 네로는 이 거리에서 나온 걸까. 그것도 겨우 10년 정도로. 늙지 않으니까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한데 …….)
피가로: 네로. 유령 소동의 가게에도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 여기 지도.
네로: 어디보자……. …….
무슨 일인가요?
네로: 아, 아니……. 살고 있을 때와 여러가지 달라져서. 양치기 군, 대신 해줄래?
레녹스: 알았어. 현자님, 모두들. 저를 따라와 주세요.
레녹스: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의뢰의 가게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거리 한 편의 레스토랑이었다. 이 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비늘 모양의 푸른 지붕과 연한 갈색의 소박한 벽. 문에는 은색의 작은 벨이 내려져 있다. 유령의 집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반 다를 바 없는 가게다. 그런데도 한눈에 가게를 본 네로는 멍하니 입을 열고 있었다.
네로: ……진심으로……?
(네로……? 뭐에 놀라고 있는 거지?)
미스라: 액재의 기운이 느껴져요. 근데 비교적 약하네요.
스노우: 음. 조금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는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요리교실에 지장 없음! 일세!
리케: 아싸!
라스티카: 기대된다. 당장 안으로 들어가보자.
네로: …….
저기, 무슨 일 있나요? 이 가게에 뭔가…….
네로: 아…… 아니, 괜찮아. 기억이 틀렸을지도 모르고……. 들어가자, 현자 씨.
가게 안도 '유령 저택' 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군데군데 흠집이 있는 오래된 카운터와 테이블. 조리기구가 쭉 늘어선 주방.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이 떠오르는 아담하고 멋진 가게다.
피가로: 헤에, 예쁘네.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고 해서 조금 더 거친 느낌일 줄 알았어.
네로: ……진짠가…….
리케: 네로? 무슨…… 우왓!?
리케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주방과 그 바로 앞 카운터석에서 하얀 그림자가 살랑살랑 움직였다.
카인: 이 기척, 액재의…….
스노우: 걱정할 것 없네. 이것이야말로 건물이 꾸는 꿈……. 과거의 환영이지.
연기처럼 하얗게 흔들리던 사람 그림자의 윤곽이 서서히 뚜렷해진다. 카운터에 앉아 있는 분은 손님답게 기분이 좋은 아저씨. 그리고 주방에서 접시를 내미는 가게 주인은…….
전원: ……!? 네로!?
네로: 아…….
네로가 민망한 듯 뒷목을 긁었다. 그리고는 우리를 둘러보며 히죽히죽 웃는다.
네로: 아니……. 그, 설마 했는데……. 여기는 옛날에 내가 처음으로 열었던 가게야.
전원: ……!
나도 모두도 눈을 부릅떴다. 문득 옛날의 네로와 손님의 환상이 사라진다. 동시에 우리는 우르르 달아올랐다.
리케: 네로가 처음으로 연 가게……. 확실히 조금 전의 네로는 지금보다 젊었던 것 같아요!
네로: 그건 기분 탓이야. 그것보다,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아줄래…….
3화
스노우: 호오호오. 흠흠! 다시 봐도 꽤 괜찮은 가게가 아닌가.
라스티카: 저도 바닥의 비늘 모양의 타일이 마음에 들었어요. 나디를 위해서인가?
네로: 아마도……? 인테리어는 집 주인의 취미야. 조리기구도 식기도 붙어 있는 건 빼고 전부. 다른 곳에서 온 요리사가 개업할 때는 이런 물건을 빌리는게 상책이거든. 뭐, 나는 나만의 세트가 있어서 전부 장식이 되어버렸지만.
미스라: 선반, 이건 왜 비어있나요? 그리고 이 문 안 닫히는데요.
네로: 거기에 내가 가지고 온 걸 넣고 있었어. 문은 이렇게 들어올리면 닫혀. 그 녀석, 잘 안 열리거든. 옛날부터.
오랜 친구의 나쁜 버릇을 감싸듯 네로가 부드럽고 쓴 웃음을 짓는다. 그 표정에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조금 전의 놀란 표정을 떠올렸다.
아까 가게 앞에서 깜짝 놀랐던 것은 자신의 가게여서였군요.
레녹스: 옛날 가게와의 예기치 못한 재회인가. 신기한 인연이네.
네로: 뭐, 그렇지. 당연히 없어진 줄 알았고.
리케: 에? 어째서죠?
네로: 마법사인 것을 손님에게 들켜 쫓겨난 가게였으니까. 이 근처에서는 마법사가 있던 장소는 보통 없애버리거든.
아키라 / 리케: …….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말을 들어 나와 리케는 할 말을 잃었다. 그와 달리 피가로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피가로: 뭐……. 지금도 동쪽 나라라면 가끔 듣는 이야기지. 정화 의식 같은 느낌으로.
카인: 내가 있던 기사단장실도 영감들에게 '저주받은 방이니까 허물어야 한다' 라는 건의가 있었나봐. 쫓겨난 장소라면…… 그쯤 각오는 하지.
……카인.
사교적이고 인기 많은 그의 말이 무거웠다. 마법사는 기사가 될 수 없다. 그런 세상에서도 여전히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카인조차 자신이 있었던 자리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각오한다. 마법사 모두와 함께 있으면 잊어버리지만, 여기는 그런 세상이다.
라스티카: 그러면 이 가게와 네로가 다시 만난 것은 기적이라는 거네.
레녹스: 아아. 부수기는 커녕, 청소도 잘 되어있지만…….
네로: 수수께끼네. 반대로 난폭한 짓을 하면 나에게 저주받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어깨를 으쓱거리는 네로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 모습에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 마치 세상 이야기처럼,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로가 평소보다 조금 더 들뜬 목소리로 말해주던 이 거리가 그런 곳이었으면 헀다.
( ……원한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미스라: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요리는 아직인가요?
미스라의 나른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제멋대로 카운터 한자리에 앉은 그는 긴 다리를 꼬고 한가롭게 턱을 괴고 있다. 네로가 쓴웃음을 지었다.
네로: 아아, 미안해. 그래서 결론으로 이번 이변은…….
피가로: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네. 환영에게서 싫은 느낌은 들지 않았어.
스노우: 음. 이 상태라면 얼마 전에 말한 대로 요리를 하는 것으로 이변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네.
카인: 마음을 채우게 해서 승화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요리교실을 해줄 수 있겠어?
네로: 아아.
스노우 / 라스티카: 아싸!
카인: 잘 됐네, 리케.
리케: 아……. 네! 감사합니다, 네로.
네로: 그러면 메뉴는 애플…….
미스라: ……응?
레녹스: 미스라의 옆자리에 환영이…….
훌쩍 나타난 것은 코끝에 작은 안경을 얹은 할아버지였다. 찌그러지는 듯한 찌푸린 얼굴로 내려다보는 것은 돈까스를 납작하게 한 것 같은, 커다란 고기튀김 요리다.
라스티카: 이건……. 슈니첼인가?
네로: 아아. 시장에서 재료를 구하기 쉬웠기 때문에 간판 요리로 하고 있었어.
할아버지가 슈니첼을 크게 잘랐다. 눈썹에 주름을 잡고 구부러진 입으로 호쾌하게 고기를 입에 넣었다. 그 순간, 어색해 보이는 그 표정이 만족스러운 듯 풀렸다. 이거다 이거. 이런 식으로 몇 번이고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스노우: 이 녀석, 맛있게도 먹는구먼…….
미스라: 네로. 저 이거 먹고 싶어요.
리케: 에에. 저는 애플파이를 만들고 싶은데…….
네로: 으음…….
레녹스: 그러면 샐러드부터 디저트까지 한 끼를 통째로 만드는 건 어때?
한 끼 분량의 레시피를 전부 배운다는 건가요?
레녹스: 네. 남쪽에서 요리를 배울 때 하는 방법입니다.
피가로: 식사 준비나 도와줄 겸으로. 이거라면 슈니첼도 파이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리케: 와아……! 네로, 괜찮나요?
네로: 괜찮아. 여기까지 왔으면 알려주는 건 어차피 다 똑같고.
리케: 아싸!
카인: 그러면 디저트와 메인은 정해졌고……. 나머지는 수프와 샐러드인가? 가능하면 빵도 있는게 좋을까?
네로: 빵은 가게에서 사자. 샐러드는 시장에 나온 채소 나름이지. 수프도……. 으음…….
라스티카: 그러면 메뉴를 코디하는 건 어떨까?
코디?
라스티카: 네. 클로에가 옷장에서 오늘의 옷 후보를 골라내듯이 우선은 모두가 각자 좋아하는 식재료를 사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가지고 모아서 조합해 우리만의 샐러드와 수프를 만들어낸다. 네로가.
네로: 그럴 줄 알았어.
카인: 그렇다면 네로가 나중에 수습하기 쉽도록 누가 어느 요리의 재료를 살지 편을 나누자. 수프 세트, 샐러드 세트, 애플파이 세트, 슈니첼 세트. 이렇게 말이야.
스노우: 과연. 그 중 수프 세트와 샐러드 세트의 사람은 자유롭게 식재료를 사는 것이지.
카인: 맞아맞아! 나는 리케와 함께 애플파이조를 할게.
리케: 잘 부탁드려요, 카인!
상담의 결과, 애플파이는 카인과 리케에게. 샐러드는 라스티카와 피가로, 레녹스. 슈니첼과 빵은 나와 네로. 그리고 수프는 스노우와 미스라로 정해졌다.
스노우: 미스라 쨩, 같이 힘내자!
미스라: 하? 싫어요. 라고 할까 요리를 해야된다는 건 듣지 못했는데요.
리케: 네? 요리교실이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미스라: 요리교실이라는 게 요리하는 건가요?
(그것부터 몰랐던 건가……!)
미스라: '아르시…….'
카인: 잠깐, 미스라.
공간의 문을 꺼내려던 미스라의 어깨에 카인이 선뜻 팔을 돌렸다. 후배를 대하는 듯한 친근한 미소를 짓는다.
카인: 지금 가면 슈니첼을 못 먹어. 모처럼 요청했는데 아쉽잖아.
미스라: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카인: 게다가 너는 안뜰에서 고기를 굽거나 오리지널 소스를 만드는 요리 센스와 경험이 있어. 그런 네가 수프의 식재료를 사주면 도움이 될 거야. 그렇지, 현자님.
마…… 맞아요! 미스라, 부탁해도 될까요?
미스라: ……어쩔 수 없지. 뭐, 남아줄 수도 있어요.
감사합니다!
스노우: 카인 쨩, 현자 쨩. 고마워. 나중에 수고비 줄게.
카인: 하하, 마음만 받을게. 그러면 바로 사러 가자고!
전원: 오오!
정육점 주인: 또 오세요.
스노우: 고마워, 누나! 바이바이!
스노우: ……흠. 역시 동쪽은 가축이 좋군. 모든 고기의 비계가 예뻤지.
미스라: 스노우. 아까부터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니에요? 고기, 생선, 허브, 꽃…….
스노우: 기왕이면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찬 수프로 하고 싶네! ……흠흠. 저쪽에 향신료 가게가 있군! 내가 조금 보고 오겠다. 미스라도 수프에 넣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대로 사게나. 그럼 안녕!
미스라: 하아. 네.
스노우: 후우. 많이 샀다…….
미스라: 스노우.
스노우: 오오, 미스라! 큰 바구니를 안고 있지 않은가. 쇼핑을 즐겼다니 다행이구먼. 그래서 뭘 샀지?
미스라: 이거요.
스노우: 에……. 하아!? 뭐야 이거!? 진보라색의 향신료에 벌레 먹은 잎에 ……. 분홍색으로 빛나는 걸쭉한 병조림!? 초코과자까지 들어있고!
미스라: 좋잖아요. 걸쭉걸쭉과 초코과자가 들어간 수프.
스노우: 안 좋아! 그대, 물건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형편없나!?
미스라: 하? 당신이 좋아하는 걸 사라면서요.
4화
스노우: '수프 재료' 로서의 한도가 있지 않은가! 정말이지, 이 숯이나 먹는 혀를…….
미스라: 그 숯을 만든 건 당신이죠?
스노우: …….
미스라: …….
스노우: '노스콤니…….'
미스라: '아르시…….'
라스티카: 여어, 안녕.
스노우: ……깜짝아! 라스티카. 왜 여기에?
미스라: 레녹스와 피가로는?
라스티카: 그게, 두 분 다 미아가 되어버려서. 눈치채고 보니 모습이 안 보이더라고요.
미스라: 2대 1인데요?
스노우: 그거, 미아가 된 건 라스티카 쪽 아니야?
라스티카: 오오!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네요. 두 분이 미아가 된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런데 두 분의 바구니의 내용물은 수프 재료인가요? 봐도 될까요?
스노우: 괜찮지만…….
라스티카: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라스티카: 훌륭하고 개성적인 식재료들 뿐이네. 생선, 야채, 초고 퍼지, 반짝반짝 빛나는 병조림……. 그러면 수프는 '늦겨울 수프' 가 되겠군요.
스노우: 늦겨울 수프?
라스티카: 이름 그대로 늦겨울에 비축한 것들로 만드는 수프입니다. 농부가 사랑하는 한 접시죠. 기본은 야채 수프입니다만, 소시지나 건어물…….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을 무엇이든 넣습니다. 제가 여행 도중에 나눠받은 것에는 비스킷이 있었죠. 달짝지근하고 맛있었지.
미스라: ……헤에…….
스노우: 미식가인 그대가 말할 정도인가.
라스티카: 네. 대지와 사는 농부의 씩씩함을 느낄 수 있는 멋진 한 접시였습니다. 두 분의 재료로 만드는 늦겨울 수프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미스라: 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스노우: 흠. 최고의 접시를 채워주지. 네로가.
스노우: ……호호. 하지만 기묘한 일일세. 예전의 우리들이라면 이대로 이 거리를 지워버릴 정도의 싸움을 하고 있었을텐데. 라스티카라는 미식가를 알게 되고, 그로부터 는겨울 수프 이야기를 들으니…… 언쟁이 멈춰지는군.
미스라: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요?
스노우: 만남이란 참으로 기구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일세. 우리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것은 변한다. 산들바람이 꽃잎의 궤도를 바꾸듯 작은 만남이 우리의 앞길을 바꾼다. 때로는 한 도시를 소멸로부터 구한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로군.
라스티카: 네. 그리고 매우 기쁜 일이죠.
미스라: ……잘 모르겠어요.
스노우: 호호. 그대도 알게 될 걸세. ……자. 레녹스와 피가로를 찾으면서 쇼핑을 재개하도록 하지! 가자, 둘 다!
라스티카: 오오!
미스라: ……하아.
레녹스: 라스티카. 라스티카. 어이…….
피가로: 아아, 레노. 이제 괜찮을 거야. 이 기척, 스노우 님들과 합류한 것 같네.
레녹스: 그런가요. 다행이다. 그도 여행에 익숙하다고는 들었지만, 가게를 나와 5분 만에 미아가 되면 아무래도 …….
피가로: 시래기를 보는 도중 순식간에 사라졌지. 뭐, 우리드는 샐러드 재료나 사고 있을까.
레녹스: 그렇네요. 모처럼의 기회니 수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야채도 살펴보죠. 미스라들은 야채를 사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피가로: 그렇네. 웬만하면 여러가지 사갈까.
피가로: ……좋아. 대충 샀으려나?
레녹스: 네. 가게로 돌아오면서 아이들의 기념품도 살펴보죠.
피가로: 그렇……. 에!? 아파……!
레녹스: 에, 선생님? 무슨 일이신가요? 괜찮으신가요?
피가로: 아아, 미안미안. 어제의 요통이 갑자기 도져서 놀랐을 뿐이야.
레녹스: 어제의 요통?
피가로: 미틸들이랑 화단을 만질 때 이상한 자세로 오랫동안 몸을 굽히는 바람에 조금 아파가지고. 마법으료 치료하지 않은 데다가 하룻밤 잤더니 통증이 가라앉아서 지금까지 잊고 있었어.
레녹스: ……덧붙여서 물어보는 거지만, 어제 마법으로 치료하지 않은 이유는요?
피가로: 미틸과 루틸이 걱정을 많이 해서 얼음주머니나 탕파를 부지런히 가져다 주고 따끈따끈하게 해줬으니까.
레녹스: ……피가로 선……. 하아…….
피가로: 한숨쉬지 마. 열심히 하는 두 사람을 마법으로 바로 내치는 것도 정이 없잖아. 이걸로 됐다. 걱정을 끼쳐버렸네, 레노.
레녹스: 그건 미틸과 루틸에게 말해주세요. 마음을 담아서. 아무튼 두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을 사가죠. 과일이라도 볼까요? 역시 동쪽은 과일 종류가 많네요. 크고 풍부한 것은 물론이지만.
피가로: 그렇네. 남쪽도 이 정도로 안정적으로 열매를 맺게 되면 좋을텐데.
레녹스: 아무래도 수원이 적은 땅이니까요. ……아, 이 무화과 맛있겠네. 그런데 미틸은 잘 못먹던가.
피가로: 그거, 미틸에게 말하면 삐질 걸. 아주 어렸을 때의 이야기라면서.
레녹스: 어라? 옛날에 미틸이 말린 무화과를 남기고 모리스가 타일렀던 기억이 강해서……. 루틸은 살구를 좋아했죠? 이건 지금도 변하지 않았나요?
피가로: 물론. 겨울철에 두 사람의 집에 가면 가을에 만든 컴포트를 주잖아.
레녹스: 에? 아니, 그런 기억은…….
피가로: 아아, 맞다. 너무 좋아해서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전부 먹었다고 했나. 네가 산에서 내려올 때쯤이면 다 먹었을 때 쯤이겠지. 나밖에 모른다는 거야.
레녹스: 자랑하지 마세요. 저도 잼은 자주 받은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왠지 신기하네요.
피가로: 뭐가?
레녹스: 이렇게 함께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피가로 님의 옆에 있는 것이요.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 400년 후, 당신 옆에 있는 것은 다른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피가로: ……우연이네. 나도 그랬어.
레녹스: 신기하네요. 운명이라는 건.
피가로: …….
레녹스: 이런……. 지금 왜 어깨를 두드리신 거죠?
피가로: 시끄러워. 자, 그러면 기념품으로 살구와 무화과를 잔뜩 사서 네로의 가게로 돌아갈까.
레녹스: 네. 요리교실이 무사히 성공하면 루틸과 미틸에게 선물을 건네고, 배운 요리를 해주죠. 저희들끼리.
리케: …….
카인: 리케. 사과 고르기에 고민하고 있네.
리케: 뭐를 골라야할지 모르겠어요. 노란색……. 큰거, 작은거……. 으음.
카인: 좋아. 이럴 때는 전문가에게 물어보자. 가게 주인씨, 상담 좀 해주지 않을래?
과일 가게 주인: 물론이지. 무슨 고민이니?
리케: 애플파이에 어울리는 사과는 어떤 건가요? 종류가 많아서 고민돼요.
과일 가게 주인: 으음, 목표하는 맛에 따라 다르겠지……. 도련님의 집에선 어떤 파이를 만들어? 신맛이라던가, 계피가 잔뜩 들어간다던가.
리케: 집……? 저는 집이 없어요.
과일 가게 주인: 에? 아…….
리케: 지금은 마법……. 공공시설에 살고 있어요. 이제 모두와 함께 파이를 만들 거예요.
카인: 그런 이유로, 사람마다 맛을 가리지 않을 것을 갖고 싶은데.
과일 가게 주인: 그런가. 그렇구나……. 도련님, 고생했네. 좋아 좋아. 알았어. 만인이 좋아하는 맛이라고 하면 이쪽의 작은 것인가. 거기의 빨갛고 진한 것이 좋아.
리케: 흠흠…….
과일 가게 주인: 작은 건 새콤하고, 빨간색이 진한 건 단맛이 강해. 이거는 취향에 따라 고르면 돼. 썰어줄 테니까 시험 삼아 먹어봐.
카인: 그래도 돼? 파는 건데.
과일 가게 주인: 열심히 하는 도련님에게 서비스를 하게 해 줘. 자, 먹어봐.
리케: 그러면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우물……. 냠냠…….
리케: ……정했어요! 여기 색이 진한 쪽으로 주세요.
과일 가게 주인: 좋아. ……우왓!
카인: 우왓! 거스름돈 상자가…….
과일 가게 주인: 와아, 오늘의 매상이……!
리케: 안심하세요. 제가 바로 모아드릴게요.
카인: 리케. 잠…….
리케: …….
과일 가게 주인: 히익!? 동전이 공중에 떴다……!?
카인: 리케!
리케: 네? ……아…….
과일 가게 주인: ……너, 너, 너는, 마법사……!?
리케: 저, 저는…….
카인: ……아하하!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저씨. 이건 서쪽에서 유행하는 마술이야. 당신이 이렇게 놀랄 줄은.
과일 가게 주인: 그래도 뜬 건 우리쪽의 돈이라고! 장치가 있을 리가 없어!
카인: 장치도 잘 숨겨서 나온 마술이야. 자, 동전 주워줬어. 우리의 대금도 여기에 둘게. 자, 서둘러 돌아가자 리케. 나랑 손 잡고.
리케: 네, 네…….
카인: ……후우. 여기까지 오면 괜찮을 거야. 갑자기 뛰게 해서 미안해, 리케.
5화
리케: 아뇨……. 마법을 써서 죄송해요. 주문을 외우지 않는 약한 마법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이 곤란해했으니까, 저도 친절하게 대하고 싶어서…….
카인: 그렇구나. 그래도 잘 기억해줘. 너의 고향에서는 마법사와 그 힘은 존경받았겠지. 그런데 세상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녀석들도 많아.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우리들은 드래곤 같은 거야. 북쪽의 탑에서 그랜드 드래곤을 만났을 때 리케도 깜짝 놀라면서 무서워 했잖아.
리케: 네……. 갑자기 나와버려서, 영문도 모르고. 저희를 공격한다고 생각해서…….
카인: 그렇지? 마법을 쓴 것도 그런 기분이 들어. 사실은 물건을 줍기 위한 마법이라도 말이야. 갑자기 나오는 건 무서워. 영문을 모르는 건 무서워. 심지어 그게 나보다 강하면 더 무서워. 그러니까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에게 공격적으로 나오게 돼.
리케: …….
카인: ……마법을 사용하지 말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아. 나도 엄마한테 들었을 때 싫었고. 그러니가, 대신 겁먹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생각하면서 그 힘을 써줬으면 해.
리케: ……네…….
카인: 아, 고개 숙이지 마. 여기부터가 제일 중요한 거니까.
리케: 중요한 것 ……?
카인: 리케. 그런 전말이 되어버렸지만 너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친절을 갚으려고 했던 너는 옳고 상냥했어. 너의 그 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리케: ……카인.
카인: 자, 이리 와. 쓰다듬어 줄게.
리케: …….
카인: 오. 아하하, 오늘은 솔직하네.
리케: ……. 저…… 저는, 모르겠어요.
카인: 뭐가?
리케: 아까 과일 가게의 일이나 네로를 내쫓은 사람들……. 저, 그 가게 주인이 그렇게 겁을 먹고 창백한 얼굴로 노려보는게 무서워서……. 슬퍼서. 엄청나게 싫은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하지만……. 그 가게 주인은 좋은 분이었어요. 조언을 해주고, 맛을 보게 해주고……. 저를 무서워하고 싫어했지만…… 매우…… 상냥한 분이셨어요…….
카인: ……그렇네. 우리를 싫어하는 녀석은 별로 나쁜 악당 같은게 아니야. 평범하게…… 상냥하고 친절한 좋은 사람이지.
리케: …….
카인: ……저기, 리케. 상냥한 사람이 너에게 겁을 먹고, 미움을 받고, 멀어지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라고 나는 생각해.
리케: ……그래도?
카인: 아아. 상냥한 사람이라는 건 타인의 슬픔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겠지. 그런 사람이 마법사를 내쫓을 수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는 마음으로 끝날 리가 없다고 생각해. 상냥한 리케가 쫓겨나서 화가 난다, 로 끝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야.
리케: …….
카인: 그러니까…….
과일 가게 주인: 하아, 하아……!
카인: ……! 누가 달려온다.
리케: 아까 가게 주인이에요! 어째서…….
카인: 내가 말을 걸게. 리케, 만일의 경우 바로 도망쳐.
카인: ……여어. 방금 전에 만났지! 그렇게 서둘러서 무슨 일이야?
과일 가게 주인: 스읍……. 하아……. 너, 너희들을 쫓아왔어. 도련님, 이거…….
리케: 이것은…… 레몬?
과일 가게 주인: 애플파이를 만들려면 레몬즙도 필요해. 덤으로 주려고 했는데 놓쳤어. ……아까는…… 동전을 주워줘서, 고마워.
리케: ……아…….
카인: ……레몬은 내가 받을게. 일부러 와줘서 고마워.
과일 가게 주인: 아니……. 애플파이, 잘 됐으면 좋겠네.
리케: ……고마워요, 가게 주인씨. 맛있는 애플파이를 구울 수 있도록 힘낼게요!
빵, 무사히 살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네로: 아아. 옛날부터 맛집이었는데 증손대까지 맛이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우리 가게는 나 혼자 돌렸으니까 빵은 매일 그 가게에서 샀거든. 특히 이 바게트가 우리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단골 손님들에게 소문이 자자하더라고.
빵으로 부푼 봉지를 툭툭 손끝으로 때린다. 그가 말하는 손님과의 옛날 이야기에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그의 손님들은 그를 여기서 쫓아낸 사람들이기도 하다.
네로: ……왜 그래?
아뇨……. 네로는 손님과 사이가 좋았군요.
네로: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뭐, 도움을 받았지.
도움을?
네로: 아아. 예를 들면 봐, 동쪽은 법률이 많잖아. 그러니까 납세 절차도 까다롭고. 그것 때문에 나도 모르게 처음 2년 동안은 세금을 떼먹었어.
에?
네로: 어느 날 갑자기 연체분 세금과 벌금을 합산한 독촉장이 왔어. 지금 금액으로 말하자면, 음……. 히스 도련님의 가장 비싼 옷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1개월 안에 지불하지 않으면 가게를 없앤다고.
에에!? 큰 위기잖아요!
네로: 진짜로, 돌이 될까 싶을 정도로 핏기가 싹 가시더라고. 하지만…… 단골들이 도와줬어.
평소보다 아주 조금 느긋하게 그가 말했다. 옆에서 대하가 잔잔하게 웅성거린다. 짙은 감색의 수면에 하얀 빛이 반사돼 그의 옆모습을 살짝 비춘다. 지킴이의 다정한 눈빛처럼.
네로: 어떤 사람은 법률가를 소개해줬어. 세금 징수원에게 융통성을 주는 방법을 슬쩍 귀띔해 준 녀석도 있었고. '편굴한 영감' 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 같은 타관 사람을 '신참자' 라고 부르던 까칠한 영감이나…….
……혹시, 아까 그 환영에서 슈니첼을 먹던 할아버지?
네로: 맞아맞아. 그 녀석은 '신참자에게 우리나라의 납세법은 너무 어렵다' 라고 관공서에 항의까지 해줬어. 덕분에 그럭저럭 가게를 망치지 않고 끝냈지. 정말로…… 고마웠어.
중얼거리는 소리는 따뜻했다. 네로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한 손님들. 동쪽 사람들은 경계심이 강하지만 품에 넣은 것에는 애정이 깊다. 그들과 네로는 이 거리에서 멋진 관계를 맺고 있었을 것이다. 네로가 추방될 때까지는.
……어째서, 네로는…….
확실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전해진 것 같았다. 은은하게 씁쓸한 먼 눈으로 네로가 웃는다.
네로: 모르겠지만……. 어딘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었겠지.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마법사가 아니냐고 소문이 났더라고.
네로: (……좋아. 바게트도 더 살 수 있었고, 오늘의 구입은 이 정도인가.)
단골 손님: ……그러니까, 역시 수상하지.
단골 손님: 그런데 증거가 없잖아.
단골 손님: 소문이라고 해도, 만일이라는 게…….
네로: (아……. 저기 길옆에 모여있는거, 우리 단골이다. 왠지 소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우와, 이거 인사해야되는 건가?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고……. 얼른 인사만 하고…….)
괴팍한 영감: ……그 타관 사람인 신참자 자식! 그 점주가 정말 마법사라면 나는 절대로 용서 못하네!
네로: …….
단골 손님: 좀 진정해.
단골 손님: 마, 맞아. 부인도 말했듯이 증거는 아직 없어.
단골 손님: 당신 입장에서는 그 사람은 아직 신참자겠지만, 꽤 오랫동안 아무 일도 없었고 …….
괴팍한 영감: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겠나! 나의 조상은 '비오는 거리의 참극' 에서 형제가 마법사에게 살해당했다고! 마법사들의 성미는 어렸을 때부터 잘 듣고 있었다! 그 녀석이 마법사라면 이 거리도 끝이야! 빨리 해치우지 않으면……!
단골 손님: 영감님, 진정하고…….
네로: …….
네로: 후우……. 이런, 겨우 가게 문을 닫았네.
네로: (……최근, 손님의 기분이 나빠보인다고 생각은 했어. 낮에 들었던 그 소문 때문이었구나. ……생각보다 때가 빠르네…….)
네로: 우왓! 슈니첼용 큰 접시가……. 별로 있지도 않은데…….
네로: (지금 마법을 사용하는 건 위험해. 그냥 버리고……. ……하지만 이 큰 접시를 산 가게, 망했지. 접시가 줄어든 만큼 한꺼번에 낼 수 있는 슈니첼의 수도 줄어들어.)
네로: ……'또 다음에 먹으러 와줘' 라고 말해봤자, 그 전에 우리 집이 없어져 있을지도 모르는데 …….
네로: ……. …….'아도노디스 옴니스'
네로: 윽, 누구야!
괴팍한 영감: …….
네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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