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業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1/2)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anuary 20, 2021
1月22日(金)18:00よりイベント「音楽家と狂騒のコンチェルト〜西の国&北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シャイロック・ムル・ラスティカのカードが新登場🧙♀️
賢者の魔法使いたちを讃える、華やかなパレードをもう一度! #まほやく pic.twitter.com/OGYvGeB2iI
1월 22일 18:00부터 이벤트 「음악가와 광조의 콘체르토 ~서쪽&북쪽~」을 개최 예정! 가챠에는 SSR 샤일록・무르・라스티카의 카드가 새롭게 등장🧙♀️
서쪽과 북쪽의 마법사들이 임무를 위해 모여든 음악인들의 유쾌한 거리. 하지만, 그곳은 폐허와 다름없게 되어버려……. 잊지 못할 일도, 기적 같은 만남도, 그 모든 것을 수놓기 위해 최고의 연주를 하자.
현자의 마법사들을 찬양하는 화려한 퍼레이드를 다시 한 번!
1화
무르: 저는 햇빛 아래보다 달빛 아래에서 사람 마음을 끄는 것이 특기라서.
라스티카: 10점.
클로에 / 스노우 / 화이트: 10점!
샤일록: 2점.
무르: 에―! 퍼레이드 때의 샤일록, 이런 느낌이었잖아?
샤일록: 조금 부족하네요. 저를 따라하려면 좀 더 완성도를 높여주셔야죠.
클로에: 아하하, 엄하네! 하지만 그때의 샤일록은 침착하고 멋있었지.
샤일록: 항상 침착하지 못한 분이 가까이에 있으니까요. 클로에도 풋풋하고 사랑스러웠어요.
라스티카: 클로에를 따라 하라고 하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해볼까?
무르: 나도 할 수 있어! 누가 더 잘하나 승부하자!
클로에: 에, 잠깐 기다려줘. 뭔가 부끄러운데!
서쪽의 마법사들과 열었던 다과회에 지나가던 스노우와 화이트도 합석해 담화실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대화는 공처럼 톡톡 튀고 어느덧 우리는 예전에 중앙의 나라에서 했던 퍼레이드에서의 추억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날은 중앙 나라에 사람들도 엄청 많이 모였어서 함성도 엄청났었죠.
'거대한 재앙'을 물리친 현자의 마법사들을 찬양하는 화려한 퍼레이드. 목소리와 노란 꽃가루가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때의 광경을 생각하면 그리운 기분이 든다.
스노우: 우리들의 차려입은 모습에 모두 못 이겨버렸었지.
클로에: 응. 유명인이 된 것 같아서 두근두근거렸어!
퍼레이드를 보고 있던 여자아이들, 전부 좋아하고 있었어요. 멋있는 사람이 있었다고.
샤일록 / 라스티카: 그거 고맙군요.
(역시 둘 다 자신감이 넘치네……)
무르: 축제 같아서 즐거웠어! 클로에가 특별한 옷을 만들어 줬으니까.
화이트: 그러고 보니 현자의 마법사들끼리 같은 옷을 입은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구먼.
스노우: 우리들의 귀여움을 복돋워주는 옷이었지. 역시 클로에다.
라스티카: 후후. 모두가 클로에를 칭찬해줘서 자랑스럽네.
클로에: 에헤헤……! 고마워, 부끄럽네…….
스노우: 그건 그렇고 오즈나 미스라들은 아까운 짓을 해버렸구먼.
샤일록: 매년 그들은 참석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죠.
그 날, 스노우와 화이트를 제외한 북쪽의 마법사들과 오즈는 퍼레이드에 참여하지 않았다. 북쪽의 마법사들은 인간의 의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매년 퍼레이드에 항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클로에: 기왕이면 모두 다 같이 참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무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클로에: 에?
무르: 다시 한 번, 우리끼리 퍼레이드를 하면 돼! 그때처럼 다 같이 같은 옷을 입고 원하는 곳을 행진해 버리자!
(퍼레이드 놀이를 하자는 건가?)
라스티카: 그거 근사하네.
감격한 듯 두 손을 가슴으로 모은 라스티카는 곧 주문을 외워 금빛 찬란한 관악기를 꺼냈다.
그거, 트럼펫인가요?
라스티카: 네. 퍼레이드하면 음악대니까요. 모두 함께 기념할 수 있는 퍼레이드를 신나는 음악으로 장식한다면 더욱 더 멋진 추억이 될 거에요.
샤일록: 라스티카의 연주가 포함되어 있다니 호화롭군요. 음악에 심취한 사람이나 동물들이 저희의 행진을 따라올 지도 모릅니다.
클로에: 상상만 해도 즐거워졌어. 이왕이면 또 새로운 세트 옷을 만들어 볼까?
무르: 좋네, 최고! 불꽃도 올려버릴까?
스노우: 호호호. 퍼레이드 놀이란 유쾌한 놀이지. 두근두근하기 시작했구먼, 화이트여.
화이트: 들뜨기 시작했구먼, 화이트여. 우리도 이래서는 안 된다. 퍼레이드의 멤버를 모아야만 해.
스노우: 그렇다면 북쪽의 마법사들을 꼬시러 가자!
스노우 / 화이트: 꺅꺅!
스노우와 화이트는 방울을 굴리는 듯한 웃음소리만 남기고 쏙 방에서 사라졌다.
클로에: 두 사람 다 가버린 것 같아. 북쪽의 마법사도 함께하는 퍼레이드라니 괜찮을까....?
무르: 괜찮지 않을 지도. 하지만 괜찮지 않은 쪽이 더 재밌어! 그것보다 우리는 뭘 할까? 공중제비 돌래?
샤일록: 아뇨. 좀 더 좋은 것을 하죠. 저기, 현자님.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뭐, 뭔가요?
샤일록: 라스티카가 말했었죠? 퍼레이드 하면 음악대라고. 화려한 행진에 음악은 빠질 수 없죠. 무르가 먼저 제안했었으니까 저희 서쪽의 마법사가 그 음악대를 맡는 것이 어떨까요?
앗, 과연. 악기대……! 그거 좋네요.
무르: 재밌을 것 같아! 찬성!
클로에: 나도 찬성! 악기대 멋있지.
라스티카: 아아, 샤일록. 참으로 멋진 발상이야. 우리라면 분명 척척 호흡이 잘 맞는 매력적인 연주를 할 수 있어.
샤일록: 후후. 그렇게 정해졌다면, 연습을 시작해 볼까요.
저기, 저도 연습 구경 좀 해도 될까요?
샤일록: 물론이에요. 오히려 저희를 위해서도 꼭 현자님이 옆에 있어주셔야 합니다.
에?
라스티카: 자, 모두. 악기는 준비 됐니?
클로에: 자, 잠깐만! 우선 각자의 파트를 정하거나 그런걸 먼저 해야되는 게…….
라스티카: 아아,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무르: 아아,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무르: 라스티카의 흉내! 닮았어?
클로에 / 라스티카: 10점!
라스티카: 무르는 정말 재주가 있어. 어떤 것이든 될 수 있구나.
무르: 아저씨도 될 수 있어! 미간에 주름잡는 것이 포인트!
무르: 아서. 몇 번을 말해야 알겠나.
클로에: ……풋. 안돼, 너무 웃겨!
샤일록: 이렇게 저희끼리라면 바로 탈선을 해버리니까, 현자님이 있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하하, 과연.
(설득력 있네……)
어떻게든 파트를 정한 후, 담화실에서 연습을 하면 소리가 울린다는 얘기가 되어 우리는 안뜰로 이동하기로 했다.
2화
담당 악기는 라스티카와 클로에가 트럼펫, 샤일록은 트럼본, 무르는 탬버린이다.
그런데 여러분. 어떤 곡을 연주하실 건가요?
(라스티카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걸까? 그다지 이미지가 안 떠오르는데……)
무르: 나는 '거대한 재앙' 의 노래가 좋아!
클로에: 으, 으음. 잘 모르겠지만 퍼레이드에는 별로 안 맞을지도?
샤일록: 축복의 행진에 재앙의 노래라니. 엉망진창인 당신다운 선택이군요.
무르: 아싸~! 칭찬 받았다!
퍼레이드 음악……. 저는 잘 모르겠지만 밝은 이미지가 있네요.
클로에: 응, 신난다! 라거나, 행복해! 라던가. 그런 기분이 들 수 있는 곡이 좋을 것 같아.
샤일록: 여기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라스티카에게 의견을 물어야 할 것 같네요.
라스티카: 신나고 행복한 곡 말이지. 그런거라면 이건 어떨까?
그렇게 말하며 라스티카는 트럼펫을 불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선율이 안뜰에 울렸다. 듣다 보면 푹신푹신한 것에 싸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부드러운 곡이네요. 가슴이 따뜻해진다고나 할까...
무르: 하지만 어째서지? 나, 배고파 졌어.
샤일록: 라스티카. 방금 그건 어떤 곡인가요?
라스티카: 오늘 아침에 먹었던 오믈렛의 곡이야. 그 맛을 떠올리면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봤어.
(그 푹신푹신함, 계란이었던가……)
라스티카: 그리고 또 이런 곡들도.
다음에 트럼펫으로 연주한 것은, 촉촉하고 차분한 음색이었다.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들어버린다.
……예쁘다…….
라스티카: 이건 어젯밤 클로에와 바라본 밤하늘의 곡이에요.
클로에: 역시... 듣고 있었더니 자연스럽게 어젯밤의 예쁜 별이 떠올랐어.
무르: 더 듣고 싶어! 라스티카, 앵콜!
라스티카: 기쁘네. 예쁜 손님들 덕분에 점점 곡의 이미지가 떠올랐어. 그럼 다음은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자려고 눈을 감을 때의 곡을.
그거 혹시 두 번 자게 되는 곡이 아닌……?
클로에: 그 곡, 들어도 괜찮아? 우리들 자버리는거 아니야?
라스티카는 그러고 나서 즉흥적으로 곡을 여러 개 들려주었다. 마음에 드는 홍차곡이나 추억의 파티곡, 밤샘곡. 그 모든 것들이 훌륭하고 생생해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어느새 모두 라스티카의 연주회를 즐기고 있었다.
샤일록: 후후. 역시 이렇게 되어버리네요.
샤일록이 내 쪽을 바라보더니 '그렇죠?' 라고 말하는듯이 미소를 짓는다.
(핫, 진짜다……. 정신 차리고 보니 탈선하고 있어……. 그래도……)
나도 그들도 조금도 곤란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길가에 핀 가련한 꽃을 발견한 것처럼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쪽의 마법사들은 즐거운 귀로에 능숙하구나……)
이윽고 연주는 막을 내리고 우리가 큰 박수를 보내면 라스티카는 공손하게 절을 했다.
라스티카, 멋진 연주 고마워요.
라스티카: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현자님께서 들어주셔서 영광이에요.
그렇게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다니 대단해요. 항상 어떻게 곡을 만드는건가요?
라스티카: 마음 가는 대로.
마음…….
라스티카: 네. 예를 들면 꽃을 보면 아름답다고 말을 걸겠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아름답다는 감동이 음악이 되어서 제 안에 넘치게 되거든요.
라스티카는 가슴에 손을 얹고 황홀하게 눈을 감았다.
라스티카: 매일매일 잊을 수 없는 일이나, 많은 기적같은 만남……. 그것들을 곡으로 만들면서 소중한 추억과 함께 마음속의 서랍에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라스티카에게 있어서 음악과 추억은 연결되어 있군요.
마치 소중한 보석함을 이야기하듯 라스티카의 말에서 인자함을 느낀다. 그것은 매우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샤일록: 그런데 퍼레이드의 곡은 어떻게 할까요.
클로에: 앗, 연주를 듣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무르: 그럼 라스티카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자. 엄청나게 멋지고 괴상한 녀석으로!
라스티카: 좋고 말고. 우리의 퍼레이드에 걸맞은 특별한 곡을 만들도록 하자.
스노우: 오오, 여기에 있었나.
화이트: 기다리게 했구먼.
오웬 / 미스라 / 브래들리: …….
상공에서 스노우와 화이트가 빗자루를 타고 미끄러져 들어왔다. 그 뒤에서는 북쪽의 마법사들이 따라온다. 신바람이 난 쌍둥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셋 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라스티카: 모두 와주셨군요. 시끌벅적해져서 기쁘네.
클로에: 아, 안녕하세요…….
스노우: 호호호. 세 명 다 착한 아이니까. 우리들의 권유에 두 말 없이 따라와 줬네.
브래들리: 두 말 없이?
오웬: 잘 말하네. 오즈를 방패로 삼아 협박해 놓고.
(무리하게 데려왔구나……)
미스라: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클로에: 에, 그러니까…….
3화
오웬 / 미스라 / 브래들리: 퍼레이드……?
라스티카: 네. 다 같이 같은 의상을 입고 연주하면서 동네를 행진하는 건 어떨까 싶어서.
샤일록: 그 때는 전부 갖추어 지지 않았었거든요. 퍼레이드 흉내를 내면서 다시 해보자는 놀이에요.
오웬: 쓰잘데기 없어.
오웬은 차갑게 내뱉었다.
무르: 어라? 안 할거야?
미스라: 하는 의미를 모르겠어요. 구경거리가 될 뿐인데.
브래들리: 우리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어릿광대가 되어서 인간들에게 핥히다니 절대로 싫어. 퍼레이드 놀이? 웃기고 있네. 우리는 그런 의미 없는 일에 어울릴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어울리기를 싫어하는 북의 마법사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순간 긴장되는 공기가 된다.
(역시 북쪽 마법사들을 참여하게 하는 건 어렵나…….)
그 때, 기죽지 않은 부드러운 목소리가 바람처럼 들려왔다.
라스티카: 과연. 놀이를 하는 것이 싫은거군요. 그러면 정식 퍼레이드를 하죠.
스노우: 정식 퍼레이드?
라스티카: 네. 서쪽 나라에서 음악의 거리라고 불리는 곳이 있어요. 음악하면 풍요의 거리가 유명하지만 음악의 거리 또한 음악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샤일록: 아아, 악기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거리죠. 여러 가지 악기 공방이 있기 때문에 그걸 목표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다던가, 전쟁 중 병사들의 기분을 북돋우기 위해 음악가들을 모아 연주하게 한 것이 동네 이름의 유래라고 들은 적이 있어요.
헤에, 그런 거리가 있군요.
라스티카: 음악의 거리는 이름 그대로 항상 음악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창문에서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들리거나, 광장에서 자유롭게 연주를 선보이거나, 엇갈리는 사람과 수다를 떠는 대신 합주를 하거나…….
브래들리: 빙빙 돌리지 말고. 그 거리가 퍼레이드랑 무슨 상관인데.
라스티카: 음악의 거리에서는 정기적으로 음악제가 열리고, 거리를 음악대가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어. 그 퍼레이드는 어떤 사람이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거든. 악기 연주는 물론, 노래해도 되고 춤을 춰도 돼. 음악을 즐기기만 하면 누구라도 퍼레이드의 일원이 될 수 있어.
화이트: 과연. 그러니까 그 퍼레이드에 우리도 참여하자는거구먼.
스노우: 재밌어 보이지 않는가. 게다가 서쪽 나라다운 쾌활한 거리일세.
클로에: 응. 엄청 즐거운 거리야.
클로에, 가본 적이 있나요?
클로에: 여행을 하다가 라스티카랑 같이 가본 적이 있어. 둘 다 인간인 척을 하고. 가본건 그때 뿐이지만, 정말 즐거웠어!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밝았고, 맛있는 식당도 많았고. 특히 포장마차에서 파는 음식이 일품! 다른 곳에서는 먹어볼 수 없는 맛이지.
라스티카: 아아, 그건 정말 맛있었어. 뜨끈뜨끈한 그거지?
클로에: 맞아맞아! 뜨끈뜨끈하고 육즙이 많은 그거.
미스라: ……뜨끈뜨끈.
브래들리: 육즙이 많은…….
미스라와 브래들리가 귀를 쫑긋 세웠다.
라스티카: 예로부터 음악에 관련된 땅이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악기도 다루고 있고. 그런 점에서는 참 흥미로운 거리죠.
화이트: 호오, 어떤 악기인가?
라스티카: 영원히 연주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영원히 연주……? 무슨 뜻인지…….
무르: 아, 들어 본 적 있어! 저주의 바이올린 말이지? 한 번 치면 연주자의 목숨이 다할때까지 연주를 멈출 수 없게 된다는 그거!
라스티카: 고명한 바이올린 장인이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만든 마지막 작품이래. 열정적인 장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도 거리의 매력 중 하나야.
오웬: ……흐응.
(먹혀 들었다……)
클로에와 라스티카가 말하는 음악의 거리는, 무심코 방문하고 싶어지는 신비한 매력으로 가득했다. 북쪽의 마법사들도 마찬가지인듯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시 돋치던 그들의 눈빛에는 은은한 호기심이 서려져 있다.
콕로빈: 아아, 여기 계셨군요 현자님!
우리를 향해서 콕로빈 씨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콕로빈: 서쪽 나라에서부터의 조사 의뢰입니다.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생각되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거리가 있다고 해요.
무르: 서쪽 나라?
라스티카: 무슨 거리인가요?
콕로빈: 에, 그러니까. 음악의 거리예요.
!
끌어당긴 듯한 우연에 우리는 눈을 깜빡였다.
스노우: 뭐, 이것도 무슨 인연이겠지.
화이트: 우리끼리 이변을 해결하고, 모두가 퍼레이드를 하는게야!
클로에: 그럼 그럴듯한 의상도 챙겨가야지. 퍼레이드에 딱 맞는 디자인이 번쩍이니까 기대해줘!
라스티카: ……이건…….
클로에: 어떻게 된 일이야……?
며칠 후, 의뢰받은 음악의 거리로 온 우리는 거리의 모습에 당황하고 말았다. 라스티카가 말하던 활기찬 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신나는 음악도,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거리 전체가 죽은 듯 어둡고 고요하다. 무엇보다 기묘한 건…….
4화
무르: 저기, 저거 덩굴인가? 빽빽하게 감겨져 있어!
샤일록: 마치 식물에 삼켜진 것 같네요.
거리의 건물이라는 건물이 굵은 담쟁이 덩굴 같은 불가사의한 식물로 덮여 있었다. 그것들이 죽 늘어서 있는 광경은 수백 년 동안 버려져 있던 유령 도시처럼 썰렁하다. 전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쾌활한 거리 같지는 않았다.
라스티카: 기분 탓이려나. 내가 방문했을 때와는 느낌이 다른 듯한…….
클로에: 기분 탓이 아니야, 라스티카. 모든 게 완전히 달라! 다른 거리에 온 것 같아…….
브래들리: 어이, 어떻게 된 거야. 말과는 전혀 다르잖아.
미스라: 뜨겁고 육즙이 풍부한 그거라던가, 파는 가게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요.
오웬: 속여서 데려왔다는 건 각오는 되어있다는 뜻이겠지? 어느쪽 팔부터 찢기고 싶어?
기, 기다려 주세요. 이것이야말로 이 거리에 일어나고 있는 이변이에요.
스노우: 이변?
네. 각지에서 큰 피해가 났던 지난번 '거대한 재앙' 때, 음악의 거리에서는 다행히 부상자도 없고 최소한의 피해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 행운을 축하하기 위해 음악제를 열었다는데 다음날 주민들이 눈을 떴더니…….
샤일록: ……온 거리가 이렇게 되어 있었다, 라고?
그말대로예요.
화이트: 단 하룻밤 사이에 거리의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린 것이구먼.
무르: 덩굴이 휘감겨서 곤란을 겪고 있다면, 벗겨버리면 되잖아?
그게 몇 번을 시도해도 안 된대요. 덩굴을 제거하는 것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빨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같아서……. 집 밖뿐만이 아니라 속까지 덩굴이 파고들어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도 있대요.
클로에: 에에, 집 안까지? 그거 큰일이네…….
원인을 알 수 없는 탓에 거리에는 지금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이라던가, 무슨 저주라던가 하는 여러 가지 소문이 떠들고 있고. 그러다가 본인들 몸에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불안감에 사로잡혀 길거리를 나가는 사람들이 끊겼다는 이야기에요.
라스티카: 과연. 음악도 웃음소리도 없이 거리가 잠잠해진 건 이 덩굴 때문이었군요.
오웬: 아직 살고 있는 인간이 더 놀라워. 딱 봐도 폐허잖아.
지금은 아직도 참으면서 남아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러다가는 전부 나가서 폐허가 될 수도 있어요. 이변의 원인을 찾아내서 거리를 원래대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이번 의뢰입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려요.
라스티카: 예, 물론입니다. 그때의 웃음으로 가득했던 거리로 돌아가고 싶은 건 저도 마찬가지니까요.
샤일록: 음악의 거리가 이런 식으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쉽고요.
무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덩굴이란 뭘까? 다른 곳도 가보자!
클로에: 우왓, 무르. 혼자 가면 안돼!
오웬 / 미스라 / 브래들리: …….
스노우: 이봐, 그대들! 몰래 돌아가려고 하지 마!
화이트: 온 이상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겠네.
브래들리: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후딱 끝내볼까.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서쪽의 마법사와 마지못해 귀찮아하는 북쪽의 마법사의 온도차를 느끼면서, 우리는 조사도 할 겸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오웬: 아하하, 재밌어. 정말 어딜 가도 덩굴 투성이.
미스라: 꽤 무성하네요.
브래들리: 무성하다고나 할까…… 길거리가 잡아먹히고 있잖아.
거리의 모습은 끔찍했다. 어떤 건물이든 예외 없이 빽빽하게 덩굴로 덮여져 있다. 그중에는 모든 것이 덩굴에 삼켜져 외관조차 알아보지 못한 집도 있었다.
샤일록: ……일단 사람은 있는 것 같군요.
화이트: 확실히,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적막하지만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거리를 걸으면 드문드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주민: 아아, 또 이렇게 덩굴이……. 어제 그렇게나 많이 깎았는데.
주민: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하아…….
주민: 역시 저주받고 있는거야……. 모든 것이 덩쿨에 먹히고 마지막에는 나도…….
클로에: 우리가 전에 왔을 때는 다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고, 그렇게 즐겁게 웃고 있었는데…….
거리에 닥친 불행을 걱정하고 있는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변에 대한 공포인지. 스쳐지나가는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서쪽 나라가 아닌 것 같아…….)
그런 느낌을 갖게 될 정도로, 이 거리의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브래들리: 칫, 짜증나는 거리네.
오웬: 그래? 난 좋은데. 이 거리, 이놈이나 저놈이나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브래들리: 네놈의 악취미 따위 몰라. 주민 녀석들도 그렇게 겁먹었으면 투덜대지 말고 잽싸게 도망가면 되잖아.
샤일록: 오래 살았던 거리에 대한 생각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는 분도 있는 거겠죠. 애착이 가는 걸 스스로 버리는 결정을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니. 토지나 주거지에 뿌리를 박는 것은 식물뿐만이 아니니까요.
거리의 여기저기에 공방으로 보이는 간판과 악기가 놓인 쇼윈도들이 늘어서 있어 음악의 거리라고 불리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스티카들이 이야기해 준 것처럼 활기차고 밝은 거리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거리에서 나가기 어려운거겠지. 덩굴에 시달리기 전에는 평화롭게 살았을테고……)
클로에: 그건 그렇고, 뭘까 이 덩굴. 다른 거리나 마을에서는 본 적이 없어.
미스라: 지우개보다는 부드럽네요.
미, 미스라. 독이 있을 수도 있고 너무 많이 먹지 않는 편이……!
라스티카: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두 분은 이런 식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스노우: 으음.
화이트: 지금으로서는 짚이는 게 없군.
무르는 어떤가요?
무르: 응? 나도 이런 모양의 덩굴은 본 적 없어.
(박식한 무르도 본 기억이 없다니……. 이 덩굴은 대체 뭘까.)
덩굴의 수수께끼를 앞에 두고 걸음을 멈추고 있을 때, 어디선가 매끄러운 음색이 들려왔다.
5화
……지금 그 소리는?
소리나는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골목길에서 한 소녀가 트럼펫을 불고 있었다.
소녀: ……아.
소녀는 우리를 눈치채더니 조금 놀란듯이 연주를 멈췄다.
샤일록: 지금의 연주는 당신이?
소녀: 네, 네.
라스티카: 대단해. 신나는 듯한 아름다운 음색이야.
클로에: 정말 엄청 잘하네!
우리들이 박수를 치자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스노우: 이렇게나 작은데 능력 있지 않은가. 장래가 기대되네.
화이트: 우리도 들어본 적이 있는 좋아하는 곡일세. 인간치고는 오래된 곡일텐데 잘 알고 있구먼?
소녀: 엄마와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야. 거리가 이렇게 되고 나서 둘 다 굉장히 침울해져버려서……. 그러니까 조금이나마 건강해지시길 바라며 매일 이 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역시 안 되나 봐. 전혀 웃어주시질 않아.
이야기 하는 사이에 슬퍼져 버렸는지 그녀는 풀이 죽어 작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소녀: 에, 당신 마법사……?
라스티카: 쉿.
놀라는 소녀에게 라스티카는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보였다. 마법으로 낸 트롬펫을 손에 들고 풍성하게 연주를 시작한다.
소녀: ……!
(이거, 방금 여자아이가 연주했던 곡……)
쓸쓸해 보였던 얼굴이 확 밝아진다. 소녀는 곧 트럼펫을 들더니 라스티카에 맞춰 연주를 시작했다.
무르: 소리가 반짝반짝 거려! 좋아 클로에, 춤춰버리자!
클로에: 와앗!?
소녀와 라스티카의 연주는 매우 즐거웠다. 그 음색에 이끌리듯 우리는 손뼉을 치고 춤을 췄다.
브래들리: 이런 때에 자각 없는 녀석이군.
미스라: 놀고 있는 거라면 그만 돌아가도 될까요.
북쪽의 마법사들조차 투덜거리며 한 발로 박자를 맞추듯 희미하게 구둣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뒷골목에서 열린 작은 연주회 같았다.
라스티카: 정말 즐거웠어. 멋진 한때를 보내게 해줘서 고마워.
소녀: 나야말로 고마워. 덩굴이 없던 시절의 거리로 돌아온 것 같아서 즐거웠어!
소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이 이렇게 축제처럼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거리였어. 누가 연주하고 있으면 끼어들기도 하고. 이제 그럴 일도 없겠구나, 하며 포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기뻤어. 마지막으로 좋은 추억이 생겨버렸네.
마지막……?
소녀: 아빠가 내일이라도 이사를 가자고 해서. 너무 좋아하는 거리라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즐거운 연주회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오늘 정말 고마워, 마법사님.
소녀의 웃는 얼굴은 맑음과 비가 섞인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무르: 무무?
브래들리: 아까부터 뭐하냐 너. 덩굴에 얼굴이나 가까이 대고 있고.
미스라: 그거, 배 별로 안차던데요.
가장 먼저 춤을 추기 시작한 무르는 연주 도중 뭔가 눈치챈 것처럼 덩굴이 얽힌 집 쪽으로 휘청휘청 걸어갔다. 그때부터 쭉 벽의 덩굴을 노려보고 있었다.
라스티카: 무르, 반짝이는 단추라도 찾은 거니?
오른쪽 왼쪽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무르가 말했다.
무르: 연주하는 동안 덩굴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였어. 정말 정말 조금씩이지만! 그런데 두 사람의 연주가 끝나자마자 딱 멈췄어!
……연주중 덩굴이 자라났다……?
클로에: 무르, 그거 진짜야?
오웬: 아무 말이나 하는 것 뿐이잖아. 영혼이 산산조각 난 놈의 말 따위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어.
무르: 진짜야! 이 덩굴, 아까는 더 짧았었어!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믿기지 않는 얘기였지만 무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샤일록: 그렇다면 실제로 이 눈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죠. 아가씨, 다시 한 번 당신의 귀여운 음색을 들려주시지 않겠나요?
소녀는 볼을 붉히며 연주를 시작했다.
무르: ……역시 자랐어! 봐!
클로에: ……아……. 진짜다!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집 벽에 휘감기는 덩굴 줄기가 천천히 기어오르려 하고 있었다.
브래들리: 진짜 자라고 있네. 어떻게 된 거야?
스노우 / 화이트: …….
두 분 다, 무슨 일인가요?
스노우와 화이트가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시선 끝에는 잎사귀 같은 것이 있었다.
(어라……? 이거, 잎이 아니라 꽃……?)
굵고 단단한 줄기에 가려져 있어 알아채지 못했었는데, 작은 꽃이 피어 있었다. 짙은 초록색이라 잎사귀로 생각해버렸다. 그 꽃을 손가락으로 들면서 스노우와 화이트는 향기를 맡듯이 코를 들이댔다.
스노우: ……이 향기. 이 식물은 애가초 일지도 모르겠구먼.
화이트: 우리가 알고 있는 겉보기와는 많이 다르지만 비슷한 향일세. 그리고 무엇보다 이 초록색 꽃잎…….
소녀: 초록색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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